제27장– 알리나의 시점그가 상영관 밖으로 나간 바로 그 순간, 나 역시 그곳을 떠났어야 했다.그때가 기회였고, 유일한 탈출구였다.하지만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그의 키스가 아직 맴도는 입술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앉아 있었다. 이름조차 붙일 수 없는 무언가를 기다리며, 온몸이 숨을 죽이고 있는 것 같았다. 이성적인 모든 생각이 당장 이곳을 벗어나라고, 이 미친 짓에 완전히 삼켜지기 전에 끝내라고 비명을 질렀지만… 내 심장은 들으려 하지 않았다.깊은 곳에서는, 도망치고 싶지 않았으니까.남고 싶었다. 그를 원했다.마침내 그가 돌아왔을 때, 공기가 달라졌다. 그의 발걸음은 한층 무거워졌고, 얼굴은 더 차갑게 경계하는 빛을 띠고 있었다. 표정에 그늘이 진 듯 이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나쁜 소식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으면서도, 결코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처럼 보였다.“무슨 일 있어요?”내 목소리는 겨우 속삭임에 가까웠다.그는 답하지 않았다. 아주 잠시 내 눈을 맞춰왔다가 시선을 돌려버릴 뿐이었다. 하지만 침묵도 때로는 커다란 소리를 내는 법이다. 무언가가 변했다는 것, 그가 아직 내게 말할 준비가 되지 않은 무언가가 생겼다는 사실을 그 침묵이 전부 말해주고 있었다.그리고 예고도 없이, 그가 내게 손을 뻗었다.“가죠.”낮지만 단호한 음성이었다.“에드릭—”내가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의 팔이 나를 감싸 안으며 깃털처럼 가볍게 들어 올렸다. 발끝이 땅에서 떨어지자 심장이 목구멍까지 차올랐고, 나는 본능적으로 그의 어깨를 잡았다.“지금 뭐 하는—?”“가만히 있어요.”그는 앞만 바라본 채 낮게 중얼거렸다.바깥 세상이 흐릿하게 스쳐 지나갔다. 어두운 벽을 따라 복도의 금빛 조명들이 스러져갔고, 그는 일정하고 단호한 걸음걸이로 나를 안고 걸었다. 스쳐 지나가는 하녀들과 경호원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눈을 크게 떴다. 그들의 수군거림이 우리 뒤를 바짝 쫓아왔다.“다들 보고 있잖아요.”볼이 화끈거려 그에게 속삭
Last Updated : 2026-08-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