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장나는 내 앞에 서 있는 나이 든 여인을 바라보았다. 경외감과 믿기지 않는 마음 사이 어딘가에서 숨이 턱 막혔다. 그녀는 마치 왕실 초상화에서 그대로 걸어 나온 사람처럼 보였다. 은빛 머리카락은 완벽하게 손질되어 있었고, 자세는 꼿꼿하고 위엄이 넘쳤으며, 모든 움직임은 느리지만 확고했다. 그녀가 가만히 서 있는 모습에는 힘이 있었고, 벽과 영혼까지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에는 우아함이 있었다.그러니까 이 사람이 그 악명 높은 빅토리아 베일이었다.에드릭의 할머니.그리고 어쩐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무섭고 아름다웠다.내가 허리를 굽혀 인사하거나 한마디라도 하기 전에, 그녀의 날카롭던 눈빛이 부드러워졌고 그녀는 두 팔을 벌렸다.“이리 오렴, 얘야.”잠시 동안 나는 얼어붙었다. 그 누구도 나를 그런 식으로 불러준 적이 없었다.그러고는 앞으로 다가가 그녀가 나를 품에 안도록 내버려두었다.그녀에게서는 부드럽고 꽃향기가 나는 고급스러운 향수 냄새가 났다. 그녀의 손길은 따뜻하고 확신에 차 있었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녹아버리게 만드는 종류의 손길이었다. 그녀는 내 귀에 짧은 축복의 말을 속삭인 뒤, 나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을 만큼만 몸을 뒤로 뺐다.“빛이 나는구나.” 그녀가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결혼이 너에게 잘 어울리는구나.”나는 미소를 돌려주려 했지만, 그녀가 내 배에 손을 얹자 그 미소가 흔들렸다.“그리고 아기는.” 그녀가 잠시 눈을 감으며 중얼거렸다.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라기를.”그녀의 말은 깊이 파고들어 내 가슴에 죄책감을 새겼다.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내가 했던 모든 거짓말이 갑자기 더 무겁게 느껴졌다. 이 여자, 이렇게 순수하고 진실한 영혼이 존재하지도 않는 아이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나는 무언가 말하려고 입술을 열었지만, 그때 뒤에서 에드릭이 헛기침을 했다.“할머니, 피곤하시겠어요. 자리를 잡으시게 하죠.”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내 손을 마지막으로 한 번 꼭 쥐어준 뒤 식사
Last Updated : 2026-08-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