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그 단어가 내려온 순간, 대회장은 말을 잃었다.누구나 엘리제를 보았다.독초 영애.공작의 만찬에 독을 탔다고 알려진 악녀.처형장에서 살아남은 여자.그녀가 황실 미식회 본선에서 독이라는 주제를 받았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노골적이었다.마리는 바로 기록판을 펼쳤다."셰프님, 이번 주제 의도가 노골적입니다.""괜찮아."엘리제는 조용히 말했다.이번만큼은 그 괜찮다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었다.오히려 분명했다.독이라는 말은 그녀를 겁주지 않았다.화나게 했다.'내 요리에 독을 붙인 놈들이, 이제 독을 주제로 내놓는다?'엘리제는 입꼬리를 올렸다.좋아.그럼 제대로 보여주면 된다.독과 약의 차이.먹이면 침묵시키는 음식과, 살리기 위해 쓴맛을 쓰는 음식의 차이.재료 상자가 열렸다.이번에는 더 노골적이었다.쓴 뿌리, 푸른 잎, 검은 열매, 흰 버섯, 향이 강한 꽃잎. 모두 약재이면서 독성이 있을 수 있는 재료들이었다. 사용량과 처리법에 따라 약도 되고 독도 되는 것들.엘리제는 재료를 보자마자 눈을 빛냈다."좋네."마리가 놀랐다."좋습니까?""응. 드디어 제대로 된 주제야.""독인데요.""독은 나쁜 게 아니야. 용량과 목적이 문제지."마리는 바로 적었다.독. 용량과 목적.르시앙은 반대편에서 엘리제를 보고 있었다."독초 영애에게 어울리는 주제군요.""황실 수석에게도 어울리겠네요.""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아름다운 독을 잘 만들 것 같아서요."르시앙은 잠시 침묵했다.그 말은 칭찬이 아니었다.엘리제는 재료를 골랐다.쓴 뿌리, 검은 열매, 맑은 잎, 닭 육수, 소금, 아주 적은 꿀. 그리고 독성이 강한 흰 버섯은 제외했다.마리가 물었다."버섯은 안 쓰십니까? 가장 강한 재료 같습니다.""강하다고 좋은 재료는 아니야. 오늘은 독을 쓰는 게 아니라, 독이 되지 않게 하는 법을 보여줄 거야.""해독식입니까?""응."엘리제는 쓴 뿌리를 아주 얇게 썰었다.물에 세 번 씻고, 첫물은 버렸다. 두 번째 물은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8-1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