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지." 하성에게는 아직 짊어져야 할 거대한 회사 빚이 있었다. 게다가 그곳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유산이자, 그의 목숨이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만약 그 미친 여자 때문에 하성의 인생까지 진흙탕에 처박힌다면…… 지연은 숨이 멎을 것 같았다. 절대, 하성만큼은 망가뜨릴 수 없었다. '헤어지면…… 괜찮을까.'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에 지연의 정신이 번뜩 들었다. 왼손 약지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반지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떠오른 한 사람, 주영이었다. 평소 업무 호흡도 잘 맞고, 하성을 향한 마음을 은근히 내비치던 주영이라면. 자신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하성의 곁을 지켜줄 수 있지 않을까. 심장이 찢어지게 아파왔지만, 지연은 굳게 결심했다. "헤어져야 해." 하성에게 조금의 피해라도 가기 전에, 그와 완전히 끝내는 것만이 유일한 답이었다. 심장이 갈라지는 듯한 고통에 지연의 눈물방울이 툭,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토록 원하지 않았던, 다른 사람이 내 남자를 만나는 상상. 하지만 지금 당장 그를 지킬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다. . . . "여행?" 퇴근 후 지연의 집으로 곧장 찾아온 하성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응. 우리 최근에 너무 바빠서 주말에도 제대로 못 놀았잖아." "좋지. 어디로 갈까? 하와이라도 갈래?" "아니, 그냥…… 바다. 동해 바다가 보고 싶어." "소소하긴. 그래, 가자. 언제?" "음…… 오늘?" "그럴까? 토요일이기도 하고. 맨날 집 데이트만 해서 아쉬웠는데 잘 됐네." 하성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빠르게 서치를 시작했다. 오션뷰가 훌쩍 보이는 5성급 호텔부터 프라이빗한 요트 투어까지, 막힘없이 예약을 마친 하성이 옆에서 힐끔거리는 지연을 향해 피식 웃으며 손을 뻗어 볼을 잡아당겼다. "이지연, 사랑해. 최근에 이 말 안 한 지 좀 된 것 같아서." "어……?" "뭐야, 반응이 왜 이래. 나도 사랑해, 라는 말을 들으려고
آخر تحديث : 2026-08-21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