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대표님과 헤어지겠습니다.: Kapitel 31 – Kapitel 40

49 Kapitel

31. 내 손 잡아봐

한편, 지연은 어제 주영에게 들었던 그 '다른 여자'에 대한 찜찜함이 가시지 않아 더는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 결국 옷을 단단히 차려입고, 직원들이 대부분 퇴근해 한적해질 시간을 노려 대표실로 향했다. ​-똑똑. ​"네, 들어오세요." ​지연은 문을 벌컥 열며 들어섰다. ​"김하성 씨!" "어, 지연아. 이 시간에 여긴 어쩐 일이야?" ​당장이라도 어제 그 여자의 정체를 따져 물어야 했지만, 이미 헤어진 사인데 지나치게 과민반응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지연은 차오르는 억울함을 꾹 삼켰다. 대신 엉뚱한 핑계로 말을 돌렸다. ​"그게…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내 사직서가 왜 아직까지 처리 안 되고 있는 건지 궁금해서 와봤습니다." "그래서 직원들 다 퇴근하는 시간에 몰래 찾아왔구나? 네가 여기 왔다는 걸 남들한테 들키기 싫어서." "어찌 됐든! 말해줘요, 지금 당장." ​어제 일로 밤새 끙끙 앓았는지 지연의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하성은 서랍에서 안약을 꺼내 건네고는 이내 가벼운 웃음을 지으며 소파로 자리를 옮겼다. ​지연은 하성 맞은편 소파에 털썩 앉아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째려보았다. ​"어제 우리 사이에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 그냥 네가 내 품에서 솔직하게 진심을 털어놓은 것뿐이지." "진심…?" "아주 솔직한 고백이었지." "제가..대체 뭐라고 했나요?" ​지연이 불안한 눈빛으로 하성을 바라봤지만, 하성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나 좋아한다고 했어. 엄청 서럽게 울면서." "……." ​지연은 마음속으로 민정의 얘기를 꺼내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안심하면서도, 하성의 입에서 '좋아한다'는 말이 다시 나오자 머리가 띵해졌다. 얼굴이 순식간에 화끈거리며 달아올랐다. ​"..어제 들었던 말은 전부 못 들은 걸로 해주세요." "싫다면?" ​하성은 보고 있던 서류를 대충 내려놓고는 소파 테이블을 가로질러 지연의 앞으로 바짝 다가앉았다.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8-26
Mehr lesen

32. 평소처럼

​"한 번 믿어볼게." "고마워, 돌아와줘서." "이게 맞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끝까지 기다려줘서 정말 고마워." "그럼 내일부터 다시 출근하는 거지? 너 없어서 나 진짜 힘들었어." "응. 평소처럼, 내일 아침에 출근할게." ​하성은 지연의 입에서 나온 '평소처럼'이라는 단어에 괜히 가슴이 찡하게 울컥했다. 지독했던 공백을 지나 마침내 되찾은 평범하고도 소중한 일상. 그 단어 하나에 담긴 무게가 하성에게는 무엇보다 묵직하게 다가왔다.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어머니 대책 회의를 해볼까?" "응? 아… 엄마 문제 말이지. 그래, 해보자." "근데 너, 이번 일에 대한 벌 받아야지 않겠어? 오늘부로 나한테 '자기야'라고 불러. 알았어?" "뭐래, 진짜…." "얼른." "……자, 자기야." ​어색하면서도 쑥스러운 듯 부르는 그 한마디에 하성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씰룩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왜 그렇게 웃어?" "그냥, 네가 너무 귀여워서." "아 뭐야…. 이거 대책 회의가 아니라 그냥 자기 사심 채우기 대회 아니야?" "그것도 아주 많이 있지." "뻔뻔하기는!" ​시계바늘이 이미 8시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하성은 슬쩍 퇴근 준비를 하며 오늘 밤은 기필코 보내지 않겠다는 속내를 은근히 내비쳤다. 지연 역시 하성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오랜 불안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라, 그의 뻔히 보이는 속마음에도 싫지 않은 웃음을 흘렸다. ​"오빠, 그냥 나랑 같이 있고 싶다고 솔직하게 얘기하지 그래?" "그래, 같이 있고 싶다. 아주 많이. 됐냐?" "응. 그래, 같이 있자. 이 앙큼한 사람아." ​퇴근 준비를 마친 하성은 자연스럽게 지연의 손을 꽉 잡고 회사를 나와 차에 올랐다. 그리고 두 사람은 나란히 하성의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 마주 앉은 두 사람은 진지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니까… 우리 엄마가 회사까지 찾아와서 계속 컴플레인을 거는 바람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8-26
Mehr lesen

33. 출근길

"우리 강아지, 눈 풀렸네." "오빠...안아줘. 응?" 지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두 팔을 벌렸다. 그러자 하성은 그런 지연을 안고 그렇게 밤을 보냈다. . . . ​다음날 아침, 쏟아지는 햇살 속에서 하성과 지연은 같은 침대에서 거의 동시에 눈을 떴다. ​두 사람은 오랜 세월을 돌고 돌아 다시 함께 맞이하는 이 아침이 아직도 꿈만 같았다. 어색하면서도 묘하게 익숙한 공기 속에서, 하성과 지연은 예전에 사귀던 시절처럼 자연스럽게 식방과 잼, 그리고 버터를 식탁 위에 꺼내놓았다. ​지연은 익숙한 손길로그 식빵에 달콤한 잼을 슥슥 펴 발랐고, 하성은 그 옆에서 고소한 버터를 듬뿍 발라 한 입 베어 물었다. 원래 하성은 지연과 이별한 이후, 그 시절의 아픈 추억과 그리움이 고스란히 서려 있는 식빵과 버터 조합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렇게 지연과 다시 재회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마음의 빗장이 풀린 듯 다시 맛있게 즐길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음, 진짜 맛있다." ​지연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자, 하성은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맛있어, 늑대야?" ​"아... 그거 사귈 때 초반에 부르던 별명이잖아. 갑자기 그걸 왜 불러." ​하성이 쑥스러운 듯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기억나?" ​"응, 당연하지. 근데 말이야... 나보고 늑대라고 했겠다? 정 그렇다면 내가 정말 늑대처럼 행동해 줘야겠네?"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지연은 늑대처럼 날렵하고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하성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러고는 자신이 승리했다는 듯 얄밉고도 사랑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하성은 순식간에 볼과 귀가 잘 익은 토마토처럼 붉어졌다. ​"어라, 울 토끼 또 얼굴이 빨개졌네.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고." ​지연이 놀리듯 킥킥대자, 하성은 승부욕이 발동한 듯 곧바로 지연의 붉어진 볼을 부드럽게 감싸 쥐며 깊게 입을 맞추었다. 예상치 못한 반격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8-27
Mehr lesen

34. 우리 같이

​"그래서 오빠가 생각한 작전이 뭔데?" ​"음... 지금 신제품 출시 전이잖아. 내가 볼 땐 신제품이 나오기 전이든 후든, 어머님이 아시면 전 남자친구 때처럼 또 컴플레인을 거실지도 몰라." ​"그럼 그냥 아무 말 없이 비밀로 사귀는 게 최우선 아닐까? 우리 가족한테 들키지 않고 말이야." ​"나도 그렇게 생각은 해. 근데 그렇게 되면 우리 결혼도 또 미뤄져야겠지? 난 그게 영 내키지가 않는단 말이지." ​하성은 미간을 찌푸리며 진지한 표정으로 지연을 쳐다보았다. 그 모습이 은근히 귀여우면서도 우스워, 지연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오고 말았다. ​"왜 웃어?" ​"응? 귀여워서. 미안." ​"웃으니까 보기는 좋네. 진짜 나 너랑 헤어져 있는 동안 엄청 힘들었어. 사진도 차마 못 지우고 있었지, 밉다가도 보고는 싶지... 나 참 바보 같지?" ​"아니야. 사실 나도 그랬어. 오빠를 미워해야 쉽게 잊을 텐데, 희한하게 미워할수록 오빠가 더 좋아졌는걸." ​하성은 지연의 손을 꼭 붙잡으며 미소를 지었지만, 이내 북받치는 감정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지연은 조수석에 놓인 손수건으로 하성의 눈물을 닦아주며 등을 토닥여주었다. ​"사랑해, 오빠." ​"나도 사랑해, 지연아." ​"진짜 얼른 결혼하고 싶다." ​"...우리 그냥 저질러버릴까? 다 밝히고 부딪히는 거지. 어차피 신제품 발표 이후에도 어차피 부모님 반대는 부딪혀야 하는 문제잖아. 그러니까 그냥 하자, 우리 결혼." ​"그래도... 그거 오빠가 밤새워 가며 공들인 신제품이잖아. 엄마가 회사에 훼방이라도 놓으시면 어떡해." ​"그럼 컴플레인부터 철저하게 대책을 세워봐야겠네. 우리 같이." ​'우리 같이'라는 말에 깊이 감동한 지연은 환하게 웃으며 하성의 손을 더욱 꽉 붙잡았다. ​"그 문제만 해결되면 그때 결혼하자, 오빠." ​"그래. 너는 딸이 좋아, 아들이 좋아?" ​"어? 나는... 아잇, 갑자기 무슨 소리야!" ​"왜에~ 난 딸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8-27
Mehr lesen

35. 예비 사위

​"어? 아빠!" ​"어, 딸..." ​"헙...!" ​지연은 급히 하성의 손을 놓으며 사귀지 않는 척 둘러대려 했지만, 이미 아빠의 매서운 눈길을 피하기엔 너무 늦었다. ​"둘이 뭐야? 다시 만나기로 한 거야?" ​"어... 그게 아빠." ​"네. 저희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오빠...!" ​"괜찮아. 어차피 말씀드리려고 했잖아." ​하성은 지연에게 모든 것을 자신에게 맡기라는 듯, 살짝 놀란 지연의 손을 다시 꽉 잡아주며 다독였다. 하성에게 의지하기로 마음을 먹자, 그토록 불안하고 조마조마했던 마음이 거짓말처럼 평온해졌다. ​"당연히 그래야지. 박민정이 알면 절대 안 돼. 또 우리 지연이 인생 걸고넘어지려고 들 게 뻔하니까." ​"아빠..." ​민정에게 이제는 완전히 등을 돌린 듯 덤덤하면서도 단호한 아빠의 모습에, 지연은 가슴이 뭉클해져 감동을 받았다. ​명환은 딸의 촉촉해진 눈빛을 보며 쑥스러웠는지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더니 지연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꼬 꼭 안아주었다. ​"그동안 아빠 뒤치다꺼리하느라 우리 딸이 제일 힘들었지?" ​"아니야, 전혀.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하지. 나 혼자 키우느라 아빠도 고생 많았잖아. 투잡 뛰어가면서..." ​"어이구... 왜 이렇게 일찍 철이 들었어. 아빠 마음 아프게." ​"스물아홉인데 철들어야지! 그리고... 미안해. 내가 정말 아빠 딸이였음 좋았을텐데." "무슨 소리야. 우리 지연이는 아빠 딸인데." 지연은 울먹거리며 어쩔 줄 몰라했다. 명환은 그런 지연에게 속삭였다. "태어나줘서 고마워. 근데 내년에 네가 30이라니. 어우.. 징그럽다." "아빠!" ​지연과 명환은 웃음을 터뜨렸고, 서로를 다시 한번 따뜻하게 품에 안았다. 부녀 사이의 애틋한 온기가 전율처럼 퍼져나갔다. ​하성은 흐뭇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이 불현듯 그리워져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명환은 눈치가 빠르듯 하성의 그런 미묘한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8-27
Mehr lesen

36. 민정의 계략

"역시 여긴 올 때마다 새롭네. 지연아, 회사 일하는 건 안 힘들고?" ​"응? 아, 가끔 대. 표. 님이 일거리를 산더미처럼 안겨줄 때 빼고는요?" ​지연은 '대표님'이라는 단어에 힘을 주며 장난기 어린 눈으로 하성을 쳐다보았다. 명환은 지연의 짓궂은 농담에 땀을 훔치는 하성을 보더니, 이번에는 슬쩍 하성의 편을 들어주며 지연에게 화살을 돌렸다. ​"하성아, 우리 지연이가 회사에서 일 실수하는 건 없지?" ​"어... 하하, 실수가 있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전혀 없습니다." ​"아잇, 장인어른 앞에서 하나쯤은 있다고 해줘야지!" ​"그러게요. 근데 지연이가 워낙 완벽하게 해내서 틈을 안 주네요." ​"오빠... 오늘 말 왜 이렇게 감동스럽게 해?" ​"난 감동 아닌데? 이따 저녁에 아주 혼내줄 거야." ​하성은 능청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눈빛으로 지연을 슬쩍 찔러보았다. 그 의미심장한 시선에 지연은 얼굴이 살짝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잠시 후, 명환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코트 단추를 여몄다. ​"난 이제 그만 가봐야겠다. 우리 지연이 일 잘하고 있는 거 내 눈으로 직접 확인했으니 됐다." ​"벌써 내려가게, 아빠?" ​"그래. 주말에 집에서 얼굴 보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가볼게." ​"우리 집에서 며칠 자고 가시지..." ​"너 요즘 하성이랑 거의 같이 지내다시피 하는 거 아빠가 모를 줄 알아? 마음에 없는 소리 하지 마." ​"아, 아니거든!" ​"푸흡... 어서 조심히 가십시오, 장인어른." ​"그래, 우리 사위도 일 열심히 하고. 결혼식 올리기 전에 정식으로 집에 한 번 들러라." ​"네, 알겠습니다." ​지연과 명환은 1층 로비까지 함께 내려가 배웅을 마친 뒤, 다시 대표실과 비서실이 있는 3층으로 올라왔다. ​지연은 아까 아빠 앞에서 오고 갔던 핑크빛 대화들을 애써 잊은 척 비서실 제 자리에 앉아 서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성은 가만히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그는 슬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8-27
Mehr lesen

37. 존댓말 금지

"대표님, 회의 갈 시간입니다." ​"아, 단둘이 있을 때는 존댓말 당분간 금지." ​"네?" ​"우리 헤어졌을 때 네가 계속 존댓말을 썼었잖아. 그 기억 때문인지 요즘은 네가 존댓말을 하면 아주 딱 질색이야." ​"그게 뭐야. 알겠어. 반말할게. 됐지?" ​"훨씬 좋네. 자, 가자. 회의 자료는 다 챙겼지?" ​지연과 하성은 서로 회의에 필요한 서류들을 꼼꼼히 챙겨 들고 4층 대회의실로 향했다. ​이미 회의실 안에는 각 팀의 부장과 과장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지연은 속도를 내어 그들에게 오늘 프로젝트 기획서 복사본을 빠르게 나누어주었다. 임직원들은 지연을 보자마자 안도하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사람이 잠시 헤어져 있던 동안 지연 없이 진행되었던 회의들은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는 지옥 같았기 때문이다. ​부장과 과장들은 하성이 자리 잡고 앉자 저절로 미소를 지었다. 지연이 곁에 돌아온 덕분에 하성의 날카로운 눈치가 한결 부드러워졌음을 모두가 피부로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본격적으로 회의가 시작되자, 하성은 각 팀이 준비해 온 설문조사 결과와 신제품 관련 피드백을 꼼꼼하게 살피며 제품의 완성도를 한층 더 높이기 위한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 나갔다. ​시간이 흘러 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하성과 지연은 다시 대표실로 돌아왔다. 1시간 뒤 외부 미팅이 잡혀 있는 하성을 위해, 지연은 그의 넥타이를 반듯하게 고쳐 매주며 옷태를 정돈해 주었다. ​"역시 우리 오빠는 이렇게 정장 입었을 때가 제일 멋있다니까." ​"그래? 그럼 잘 때도 이 정장을 입고 잘까?" ​"아잇, 당연히 멋있기는 한데 그건 아니지! 불편해서 어떻게 자." ​"푸흡... 너 지금 표정 엄청 귀여운 거 알아? 장난친 거니까 그렇게 노려보지 마." ​"진심 같았는데." ​"아니거든. 나 그럼 미팅 다녀올게." ​"응, 조심히 다녀와." ​하성은 한결 댄디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미팅 장소를 향해 회사를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8-27
Mehr lesen

38. 백허그

"허 참나, 나를 이렇게 밀어내? 어이가 없어서 원... 그래도 확실히 둘이 아직 사귀는 건 맞는 모양이네." ​미팅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오던 하성은 로비 근처를 서성이며 불쾌한 표정으로 밖을 나서는 민정을 우연히 목격했다. 심상치 않은 예감에 하성은 급하게 액셀을 밟아 지하주차장으로 차를 밀어 넣었다. 곧장 3층 비서실로 뛰어 올라간 그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지연을 발견하고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지연아! 이지연, 정신 차려 봐!" ​"오... 빠..." ​"어, 나야 나. 괜찮아? 정신이 좀 들어?" ​"응... 헉! 엄마는? 설마 마주쳤어?" ​"아니, 차에서만 봤어. 근데 지금은 네 몸이나 좀 챙기지? " ​"휴, 다행이다..." ​지연은 풀린 몸을 하성에게 완전히 기대며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 하성은 그런 지연을 꽉 끌어안고 떨리는 등을 부드럽게 토닥여주었다. ​"응급실이라도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야, 괜찮아. 그냥 엄마를 갑자기 마주쳐서 놀란 것뿐이야. 난 그보다 엄마가 우리 아직 만난다는 걸 눈치챘을까 봐 그게 더 걱정이야." ​"설령 눈치챘다고 해도 내가 다 알아서 해결할 테니까 걱정 마. 대신 넌 앞으로 어떤 방해나 역경이 닥쳐와도 절대 나 안 떠난다고 약속해 줘." ​"응, 알겠어. 약속할게." ​하성과 지연은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서로 새끼손가락을 걸고 굳게 약속했다. 그제야 하성의 굳어 있던 표정이 살짝 풀리며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지연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했다. 이 약속을 시발점으로 앞으로 또 어떤 폭풍이 자신들을 덮칠지 몰라 온갖 불안한 망상들이 머리를 어지럽혔다. ​"또, 또 쓸데없는 망상하지? 그만해, 내가 이렇게 네 곁에 딱 붙어 있잖아." ​"알면서도 마음처럼 잘 안 되는 걸 어떡해." ​"정말, 우리 아기 같은 지연이를 누가 이렇게 불안하게 만드나 몰라." ​"누가 아기야? 아니거든!" ​"아니긴. 얼굴에 '나 겁먹은 아기예요'라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8-27
Mehr lesen

39. 착한 거짓말

"오빠도 어디 가지 마." "너도... 어디 갈 생각하지 마." "응! 이제 가서 일해." ​지연은 하성의 등을 떠밀며 대표실 안으로 들어가게끔 부드럽게 밀어주었다. 하성은 가볍게 웃으며 대표실로 들어가, 아까 오후 미팅에서 오고 갔던 의견들과 자료들을 파일로 깔끔하게 정리하기 시작했다. ​평화롭게 업무에 집중하던 그때, 대표실 전화벨이 날카롭게 울리기 시작했다. 사내 번호가 아닌 외부 발신 번호임을 확인한 하성은 수화기를 들어 차분하고 공손한 목소리로 받았다. ​"여보세요." "네, 거기 대표실이죠?" "그런데요, 누구십니까?" "대표님이랑 할 이야기가 좀 있어서 그러는데, 바꿔주시겠어요?" "제가 대표입니다만... 누구신지?" "아, 나 지연이 엄마인데요. 할 말이 좀 있어서요. 오늘 저녁에 시간 돼요?" ​하성은 순간 수화기를 뚝 끊어버리고 싶었지만, 심호흡을 한 번 크게 내쉬며 냉정을 되찾았다. ​"여보세요?" "저녁에 내가 그쪽으로 찾아갈게요. 만날 주소가 어떻게 되죠?" ​하성은 민정이 부르는 장소의 주소를 노트에 빠르게 적어 내려간 뒤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는 바깥 비서실에 있는 지연을 불렀다. ​"왜요? 뭐 필요한 서류라도 있어?" "나 오늘 저녁에 갑자기 외부 미팅이 하나 더 잡혀버렸어. 그러니깐 먼저 집에 가 있을래? 나도 미팅 끝나고 바로 들어갈게." "엥? 갑자기 웬 미팅? 내 스케줄표에는 없던 건데... 왜 내 통화 안 거치고 오빠한테 바로 연락이 온 거래?" "아, 급하게 들어온 개인적인 일이라서 그래." "심각한 일이야?"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신제품 관련해서 잠깐 조율할 게 있어서 그런 거니까 걱정 말고 먼저 가 있어." "응... 알겠어. 조심히 다녀와." ​지연은 아무것도 모른 채 하성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고는 퇴근길에 올랐다. ​지연이 나가자마자, 하성은 두 손으로 머리를 짚고 민정의 도발에 어떻게 맞대응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잠겼다.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8-27
Mehr lesen

40. 신제품 출시

"지연아, 사이다랑 치킨 사 왔어." ​"왔어?" ​"응. 근데 무슨 고민이라도 하고 있었어? 표정이 영 안 좋네." ​"아... 아빠한테 방금 전화가 왔는데, 결혼식 날짜는 언제 잡을 거냐고 물어보시더라고.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음... 내년에 올린다고 말씀드려." ​"그렇지만 엄마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잖아..." ​쪽. ​경쾌한 뽀뽀 소리가 조용한 방안 공기를 가르며 두 사람의 귀를 울렸다. 하성이 순식간에 다가와 지연의 볼에 입을 맞춘 것이다. ​"왜 그렇게 당황해? 얼굴 빨개진 거 귀엽게." ​"뭐래! 암튼 장난꾸러기라니깐." ​"지연아, 어머니 문제는 곧 다 해결될 거야. 근데 좀 도와줄래? 네 허락이 필요해서 말이야." ​"내 허락?" ​"응. 이번 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정식 법적 조치까지 갈 수도 있어. 게다가 우리는 이 싸움에서 무조건 이겨야 해. 지연이 네만 괜찮다면, 나도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서지 않을 거야." ​"좋아. 나도 이제는 안 피해. 우리 같이 끝까지 해보자." ​지연은 결연한 눈빛으로 미소를 지으며 하성의 손에 들린 치킨 상자를 받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이어 하성이 제일 좋아하는 닭날개를 집어 그의 입에 쏙 물려주었다. ​"맛있게 먹어." ​"고마워." ​"정말 귀엽다, 우리 오빠." ​"내가 아니라 네가 더 귀엽거든?" ​"아닌데? 오빠가 더 귀여운데." ​티격태격 장난을 치면서도 서로를 향한 단단한 연대감을 확인한 두 사람의 얼굴에 편안한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신제품 출시 당일,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성과 지연은 민정이 악의적으로 제기할 컴플레인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당당하게 출근했다. 예상대로 민정은 출시하자마자 회사를 상대로 허위 과장 광고와 안전성 문제를 삼으며 거센 항의와 컴플레인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하성 팀이 이미 완벽한 정부 공인 안전 검증 자료와 법적 방어선을 구축해 둔 덕분에, 민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8-27
Mehr lesen
ZURÜCK
12345
CODE SCANNEN, UM IN DER APP ZU LESEN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