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황금공주를 삼킨 은빛 알파: Bab 21 - Bab 30

188 Bab

21. 폭발의 여운

제단 안을 가득 채웠던 황금빛과 은빛의 마력이 잔잔하게 가라앉았다.그러나 공기 중에 남은 짜릿한 잔류 마력은 두 사람의 피부를 은밀하게 자극하고 있었다.며칠 뒤,밤새 실바니아국을 위해 한기를 막아내던 샤칸이 힘에 부쳐 쓰러질 때루미나의 손에서 황금빛이 저절로 나와 샤캰을 감싸며 치유함과 동시에실바니아에 황금빛을 가득 채우며 실바니아가 다시 봄이 되게 만들었다.루미나 공주는 숨을 헐떡이며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자신도 모르게 빠져 나간 황금빛 마력 탓에 손끝이 여전히 화끈거렸다.평생 그녀를 괴롭히던 얼음여왕 테리아의 한기가 거짓말처럼 씻겨 내려가고,온몸의 혈류가 기분 좋게 도는 감각.발레리안의 곁에서는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완벽한 치유이자 공명이었다."……이게, 각인의 힘인가."샤칸이 낮게 읊조렸다.그의 수려한 은발 사이로 드러난 눈동자가 야성의 붉은빛으로 짙게 물들어 있었다.밤새 한기를 홀로 막아내느라 바닥을 드러냈던 그의 마력 핵이,루미나의 황금빛을 접하자마자 터질 듯이 차올랐기 때문이다.그것은 이성으로 통제하기 힘든 지독한 본능의 영역이었다.샤칸은 루미나를 자신의 품으로 더 강하게 끌어당기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기 위해,주먹을 꽉 쥐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거친 숨소리가 그의 넓은 가슴을 크게 들썩이게 했다.루미나는 그의 붉은 눈동자를 보며 몸을 움츠렸다.방금 전의 기묘한 안도감은 온데간데없고,다시금 이 야수가 자신을 덮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했다."나를…… 어떻게 할 작정이죠? 내 마력이 당신을 치료하는 걸 당신도 느꼈잖아요. 발레리안처럼 나를 가두고 결계를 치라고 명령할 건가요?"상처 입은 고슴도치처럼 날을 세우는 루미나 공주의 다그침에알파 샤칸은 눈을 질끈 감았다가 천천히 다시 떴다.붉게 물들었던 눈동자가 다시 고요하고 깊은 은빛으로 돌아와 있었다.그는 여전히 창백한 안색이었지만, 흐트러진 호흡을 가다듬으며 차갑게 말했다."착각하지 마십시오, 공주. 늑대의 알파는 결코 반려를 도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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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야수의 다정한 으르렁

다음 날 아침.루미나 공주의 방문 앞에 큼지막한 나무 쟁반이 놓여졌다.훈제 연어 구이, 따뜻한 감자수프, 그리고 갓 짜낸 신선한 염소젖이 가득했다.알파 샤칸이 직접 주방에 들러 챙겨온 영지 최고의 성찬이었다."공주, 일어났습니까?."문 너머에서 샤칸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루미나 공주는 침대 시트를 꼭 쥔 채 응답하지 않았다.인간 왕국에서 강제로 약물이 탄 음식을 먹어야 했던 트라우마 때문이었다.수인들이 자신을 길들이기 위해 음식에 무슨 짓을 했을지 모른다는 공포가자신도 모르게 앞섰다.알파 샤칸은 문 안쪽에서 느껴지는 루미나 공주의 미세한 떨림과거부감, 공포감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는 짓도 하지 않았다.대신, 문에 등을 기댄 채 조용하고 나직하게 읊조렸다."음식에 독 따위는 없습니다. 늑대는 아군에게 치사한 짓을 하지 않소. 원치 않게 황금 마력을 소모했으니 인간의 몸으로는 버티기 힘들 것이니, 먹어 두는 게 좋을 것입니다, 공주.""……필요 없어요. 가져가세요."루미나 공주가 한참만에 쌀쌀맞게 대꾸했다.샤칸은 양미간을 잔뜩 찌푸렸다.늑대 부족의 알파로서 누구에게도 거절당해 본 적 없는 그였다.당장이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 억지로라도 먹이고 싶은 야성이 끓어올랐다.하지만 그녀가 인간들에게 당한 숱한 상처와 아픔을 직접 보고 느껴서 너무나 잘 알기에,샤칸은 거친 숨을 내쉬며 목소리를 낮추었다."내 영지에서 굶어 죽는 이방인이 생기는 건 있을 수 없는 수치입니다. 정 못 믿겠다면…… 율리스에게 가공되지 않은 생것을 들여보내라 하겠소. 그러니까 제발 굶지만 마십시오. 이 낯선 곳에서 죽고자 함이 아니라면..."낮게 으르릉거리는 그의 목소리는 분명 맹수의 위협 같았지만,그 안에는 묘한 다정함과 배려가 섞여 있었다.샤칸은 쟁반을 문 앞에 둔 채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루미나 공주는 문 너머로 멀어지는 그의 발소리를 들으며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야수 주제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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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알파의 요새, 늑대들의 시선

며칠 동안을 방 안에서만 갇혀 지내던 루미나 공주는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시녀 엘라와 함께 영지안을 조심스럽게 걸어 나왔다.문을 나서자마나 펼쳐진 풍경은 거대한 자연 그 자체였다.거대한 고목들이 숲을 이루고, 그 사이사이에 돌과 나무로 지어진늑대 부족의 요새가 웅장하게 서 있었다.사방에서 늑대 수인들의 시선이 루미나 공주와 엘라에게 꽂혔다."어이, 저기 봐. 알파께서 안고 오신 인간 왕국의 성녀 공주야.""쳇, 인간 게집 치고는 제법 귀티가 나네. 성녀라더니 황금빛이네. 하지만 너무 나약해 보여. 늑대의 바람 한 번이면 날아가겠어. 알파님의 짝으로는 말도 안되는 거 아냐?"거친 전사들이 이빨을 드러내며 웅성거렸다.하나같이 인간에 대한 적대감과 경멸, 무시가 섞인 시선들이었다.평생 고귀한 성녀로 추앙받거나, 혹은 비싼 도구로 감시당하던 루미나 공주에게 이러한 야생의 날것 구대로의 시선은큰 압박과 위협(압박감)으로 다가왔다. 루미나 공주는 자기도 모르게 같이 떨고 있는 엘라의 손을 꽉 잡았다.그때. 저 멀리 훈련장에서 전사드을 지휘하고 있던 샤칸의 모습이 보였다.그는 상체를 탈의한 채 거대한 도끼를 휘두르고 있었다.단단하게 갈라진 근육위로 땀방울이 흐르고,그의 전신에서 발산하는 은빛 오로라가 연병잔의 흙먼지를 압도하고 있었다.샤칸은 루미나 공주가 밖으로 나온 것을 눈치채고 가만히 고개를 돌렸다.그긔 시선이 루미나 공주에게 머무는 순간,훈련장과 마을에 가득했던 수인들의 거친 웅성거림이 거짓말처럼 뚝 끊겨 사라져 버렸다.알파인 샤칸의 그 눈빛 하나로 영지민들의 무레한 시선을 완변하게 루미나 공주에게서 차단해 버린 것이다.하지만 샤칸은 섣불리 루미나에게 다가오지는 않았다,그저 멀리서 서서 자신의 존재 자체로 루미나 공주의 사방을 지키듯묵묵히 바라만 볼 뿐이었다.루미나 공주는 그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자신을 향한 수인들의 차가운 시선 사이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며서둘러 발걸음을 옮겨 그 자리를 벗어났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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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굶주린 공주

평화로운 영지의 오후.루미나 공주의 방 안에서는 아주 민망하고 조그만 소리가 게속 울려 퍼졌다.꼬르륵-.루미나 공주는 황급히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썼다.뺨이 터질 것처럼 화끈거렸다.인간 왕국의 성녀로서 평생 품위를 유지해 오며 살았건만,이틀동안 위심과 경계심 때문에 음식을 전면 거부한 대가는 참혹했다.위장이 사정없이 비명을 지르며 아우성을 쳐댄 것이다."공주님...... 정말 괜찮으세요? 얼굴이 너무 하얗게 질리셨어요. 이러다 정말 큰 일 나셔요....!!"친구이자 시녀인 엘라가 안쓰러운 얼굴로 아불을 걷어내며 물었다.엘라의 배에서도 사정없이 꼬르륵 소리가 연신 울려 퍼졌다."괜찮아, 엘라. 성녀의 육체는 마력으로도 유지되니까 이정도 굶주림은...."꼬르르르륵-!루미나 공주의 호기로운 변명이 끝나기도 전에,이번에는 아까보다 훨씬 더 크로 우렁찬 소리가 침실에 가득 울려 퍼졌다.엘라는 울상이 되었고, 루미나는 수치심에차라리 이대로 땅 속으로 꺼져 사라져 버리고 싶다고 생각했다.사실 문 앞에 샤칸이 매번 신선한 과일과 고기를 가져다 두었지만,루미나 공주는 끝끝내 손을 대지 못했다.발레리안 왕자의 시녀들이 음식에 상시로 약을 타서자신을 무력화했던 기억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었다."엘라. 절대로 저 음식에 손대면 안 돼. 수인들이 우리를 길들이기 위해 무슨 짓을 했을지 몰라.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존엄을 잃지는 않을 거야!"루미나 공주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돌렸다.하지만 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구수한 버터 향과 숯불고기 냄새는 정말이지 참기 힘든 지독한 고문과도 같았다.굶주림과 트라우마 사이에서 루미나는 눈물겨운 밀당을마음으로 지속하고 있었다. 하지만...인간의 몸으로 삼일을 완전히 굶는 것은 무리였다.더구나 루미나 공주는 황금빛 마력을 내포한 성녀의 신체였기에,영양 공급이 끊기자 내부의 마력이 폭주하듯 생명력을 갉아먹기 시작햇다."공주님, 공주님-!!"엘라의 다급한 비명소리가 아른거리더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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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늙은 부엉이 마법사, 피핀

샤칸의 포효에 영지 최고령 마법사이자 치유사인 나이든 피핀이허겁지겁 루미나의 방으로 뛰어 들어왔다.피핀은 부엉이 수인족 출신으로 거대한 둗보기 안경을 코끝에 걸친 채지팡이를 의지하여 짚고 있는 깐깐한 노인이었다."아이고, 알파! 온 영지가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시면 이 늘은이 심장이 남아나질 않습니다. 좀 진정하세요!!"피핀이 투덜거리며 루미나 공주의 상태를 살폈다.그는 침애 머리맡에 앉아 루미나 공주의 이마에 깃털 손을 얹고 마력을 흘려 보냈다.한참동안 진지하게 마력을 검사하던 피핀의 얼굴에 황당하는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치유사, 피핀, 상태가 어떠한가? 얼음여왕의 져주가 미친 것인가? 아니면 인간 왕국에서 독이라노 당한 것인가?" 샤칸이 초조하게 다그치자, 피핀은 돋보기 안경을 치켜올리며 혀를 쯧쯧 차고는샤칸을 노려보듯 바라보았다."독은 무슨 독입니까. 약물의 흔적이 있긴 하지만, 그때문이 아니라....그냥 배가 고파서 쓰러진 겁니다, 알파. 쯧쯧..."".........뭐라고?!?""오늘로 삼일째 물 한 모금 안 마시고 생으로 굶었으니, 성녀고 나발이고 인간의 몸이 버틸수가 있겠습니까? 게다가 마력폭주까지 겹쳤으니 영양결핍입니다, 영양결빞!!! 급격한 환경변화까지 스트레스도 극심했을 터이고.. 공주든 성녀든 뭘 먹어야 살죠!! 영양살조로 쓰러지다니..!! 참..!!"샤칸은 순간 넋이 나간 멍한 표정을 짓고 서 있었다.천하를 호령하는 알파가 자신의 반려에게 이토록 황당한 진단을 들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피핀은 루미나의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황금빛 마력을 관찬하며흥미롭다는 듯 중얼거렸다."허참... 그런데 이 인간 공주의 마력이 알파님의 은빛 마력과 아주 기묘하게 얽혀 있군요.굶어서 쓰러진 와중에도 알파의 마력을 갈구하고 있어요.어서 따뜻한 스프와 영양을 공급받아야 합니다. 안그러면 정말잊 큰 일 치르십니다, 알파."피핀의 잔소리에 샤칸은 당혹감과 안도감이 뒤섞인 채가만히 루미나 공주를 내려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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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뚝딱이들의 구원투수

"안 되겠어요. 공주님은 제가 먹여 살려야 겠어요!"루미나 공주가 굶어서 쓰러졌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엘라가 자신도 현기증으로 어지럽지만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방을 나섰다.늑대 영지의 거대 주방으로 가서 독이 없을 것 같은 생재료를 직접 얻어오겠다는 일년이었다.하지만 주방으로 가던 연병장 한복판에서 엘라는 거친 늑대 전사들에게 둘러싸이고 말았다."이봐. 부관의 반려 아니야?""율리스 부관이 아침부어 네 자랑을 아주 침이 마르도록 하던데.. 지금 어디 가는 길이야?"율리스가 엘라를 보며 군침을 흘리는 수인들로부터 엘라를 보호하기 위해충동적으로 엘라를 내 각인 반려라고 한 거짓말 때문에.영지 내 모든 수인이 엘라를 알파의 오른팔 부관 율리스의 부인으로 믿고 있었던 것이다.엘라는 밀려드는 야수들의 위압감에 흠짓 놀랐지만, 가슴을 당당히 폈다."저... 저기, 제 남편되실 분... 아니, 율리스 부관님은 어디 계시죠?제가 지금 배가 고파서 죽을 것 같아 주방에서 생감자라도 좀 얻으려고요..!"엘라의 '내 남편될 분' 이라는 말에 전사들의 눈이 반짝였다."저런! 율리스 부관님이 새색시를 굶기고 있었군. 이거 알파께 보고해야 하나..?"그들이 대수롭지 않게 엘라의 양팔을 붙잡고 주방으로 끌고 가려 하자,엘라는 납치라도 당하는 줄 알고 꺅-끼약- 비명을 질러댔다.그때,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던 율리스가 거짓말처럼 그들앞에 떡 하고 나타났다."무슨 소란이냐?"율리스는 전사들에게 붙잡힌 엘라를 보고 양미간을 찌푸렸따.그는 전사들의 손을 거칠게 내리쳐 떼어내며 엘라를 자신의 등 뒤로 웅크려 숨겼따.두 사람 사이에는 묘하게 어색하고 뚝딱거리는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이 무식한 놈들이 어디서 감히 내 반려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이냐! 당장 꺼지지 못하ㅐ?"율리스가 사납게 으르렁거리자 전사들을 억울하지만 투덜거리며 물러났다.전사드이 사라지자마자. 율리스는 큼직한 손으로 자신의 뒷목을 긁적이며뚝딱거리는 어설픈 목소리고 엘라를 다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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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만찬

엘라가 품에 안고 온 따뜻한 방과 치즈, 과일들을 보며의식을 회복한 루미나 공주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공주님. 이것들은 율리스 보관이 주방에서 직접 챙겨준 것이에요. 가공되지 않은 생재료들이라 독을 탈 수 없엇을 거구요. 이건 드셔도 안전해요! 정 걱정 되시면 제가 먼저 조금씩 먹어볼까요?"엘라의 말에 루미나 공주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엘라가 빵과 치즈 사과를 반쪽씩 먹고 1시간쯤 지나도 별 일이 없자공주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빵을 조끔씩 떼어 입에 넣었다.갓 구원내 밀의 고소한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이 혀끝을 감쌌다.뒤이어 신선한 사과를 한 입 베어 물자, 새콤달콤한 과즙이 입안 가득 퍼지며 마른목을 촉촉히 적셔 주었다.지독한 굶주림 끝에 맛보는 소박한 만찬은 눈물이 날 정도로 달콤했다."........너무........... 맛있어..!!"루미나 공주는 체통도 잊은 채 엘라와 함께 허겁지겁 빵과 치즈를 먹어 치웠다.빈 속이 따뜻하게 채워지자, 얼어붙어 차가워졌던 몸에 서서히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기운이 없이 날뛰던 황금빛 마력도 새포 하나하나를 깨우며 다시금 은은하게따스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루미나는 살 것 같았다. 인간 세상에서 늘 감시와 압박 속에서 기계적으로 먹던 화려한 성찬보다,이 낯선 실바니아 영지에서 거친 야수가 창겨준 소박한 빵 한 조각이 훨씬 더 인간 대접을 받는 기분이었다.식사를 마치고 배를 두드리던 루미나 공주는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샤칸이 자신에게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고 했던 말들,그라고 율라스 부관이 엘라에게 베푼 호의들.정말로 이 늑대 부족은 인간들과는 다른 걸까..루미나 공주의 마음속 단단했던 빗장이 아주 미세하게 덜컹거리기 시작했다.여전히 경계심은 가득했지만, 적어도 그들이 자신을 당장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최소한의 신뢰 정도는 생겨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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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대형견 율리스

"어이, 꼬맹이 엘라. 이거 받아라."다음 날 복도에서 율리스가 엘라를 불러 세우며 큼지막한 가죽 주머니를 툭 던졌다.주머니 안에는 달콤한 야생 꿀과 잘 말린 베리류 과일들과 감자들로 가득했다."이에 뭐예요?""뭐긴 뭐야. 영지 남쪽 계곡에서만 자라는 야생 과일들이지. 전사들이 사얀 가다가 따온 건데.. 맛이 제법 달달해서 너희 공주님 가져다 주라고 가져와 봤다."율리스는 샤칸의 명령으로 가져왔다는 말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더 툴툴거렸다.사실 갸칸이 루미나 공주를 위헤 직접 험난한 게곡을 뒤져 공수해 온 최상급 과일들이었지만,자신이 주면 루미나 공주가 경계할까봐, 율리스를 조력자로 내세운 것이었다.엘라는 눈을 가늘게 뜨고 율리스를 쳐다보았다.덩치는 산만해서는 툴툴거리고 있지만, 엘라의 앞에서면 귀가 미세하게 붉어지고 꼬리가 움직이는 것이꼭 커다란 애완용 대형견 같았다."흐음....... 율리스 씨. 이거 정말 전사들이 따온 거 맞아요? 혹시 저 주려고 직접 따온 건 아니구요?""뭐...? 지금 뭐라는 거냐? 이 꼬맹이가 눈이 높다 못해 하늘을 찌르는 군. 겁대가리도 모두 상실했고. 내가 왜 너 같은 인간 꼬맹이한테 과일을 바치지?"율리스 부관의 얼굴이 터질 것처럼 빨개진 채 꽥- 소리를 질렀다.늑대 특유의 뚝딱거림이 폭발하는 귀여움이었다.엘라는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게 귀엽고 웃겨서 깔깔거리며 가죽 주머니를 안아 들었다."농담이에요, 농담!! 아무튼 정말 고마워요. 잘 먹을께요. 가짜 남편님!!"엘라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방으로 들어가 버리자.율리스는 붉어진 귀를 만지작 거리며 그자리에 얼어붙어 멀뚱히 서 있었다.대형견처럼 꼬리를 흔들고 싶어 하는 본능을 힘겹게 억누르며,부관 율리스는 거침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두 사람의 어설픈 티키타카는 영지의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해 주는최고의 활력소가 되고 있었다.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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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알파의 엉뚱한 질투와 징계?

율리스가 루미나 공주의 방에 과일을 전해주고 돌아오는 길.집무실 복도에서 샤칸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샤칸의 주변으로 평소보다 한층 더 차갑고 묵직한 기운이한기가 느껴질 듯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잘 전해주고 왔나?""예, 대장. 전해주긴 했는데..... 공주님 시녀인 엘라 고 꼬맹이가 자꾸 저더러 가짜남편이니 뭐니 하면서 놀려대지 뭡니까. 늑대 전사 놈들도 저를 엘라 남편으로 알아서, 유부남 취급이고....... 아주 귀찮아 죽겠습니다."율리스가 무심코 내뱉은 투덜거림이었다.하지만 가짜 남편이라는 그 단어가 샤칸의 귓가를 스치는 순간.샤칸의 은빛 눈동자가 매섭게 빛났다.알파 샤칸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각인된 반려를 둔 알파만의 지독한 소유욕과아직 그녀를 온전히 차지못한 외로움과 질투가 엄습했다.자신은 루미나 공주의 경계심 때문에 그녀의 방 문 턱조차 넘지를 못하고강제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데.자신의 부관인 율리스는 루미나 공주의 침소에 수시로 드나들며 가짜남편이라도남편 소리를 듣고 있다는 사실이 본능적으로 신경에 거슬린 것이다."율리스 부관!""예. 대장.""영지 남쪽 경계선에서 마수들의 흔적이 발견되었디. 오늘 밤부터 일주일간 경계 초소로 출정을 명한다."율리스는 두 귀를 의심했다.경계초소는 실바니아 영지에서 가장 춥고 험난한 오지 중의 오지였다.출정이 아니라 징계이거나 좌천이나 다름 없는 명령이었다."네? 대장. 갑자기 거기를 제가 왜...? 대장, 제가 뭘 잘못했습니까? 거긴 말단 전사들이나 가는 곳 아닙니까??""다른 뜻은 없다. 부관으로서 솔선수범하라는 뜻이다. 그리고... 앞으로 루미나 공주님의 방에 물건을 전달할 때는 반드시 문 앞에 두고 오고 직접 대면하지 말라. 반려를 둔 수인으로서 처신을 똑바로 하라는 말이다."샤칸이 낮게 으르렁거리며 율리스를 압박했다.율리스는 그제서야 알파의 눈에 서린 지독한 외로움과 질투를 읽어내고는속으로 비명을 질러댔다.'아니, 대장. 질투는 공주님한테나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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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낯선 친절은 두려워

율리스가 전달해 준 과일을 보며 루미나 공주는 가만히 그것들을 어루만졌다.과일 표면에 미세하게 남아 있는 알파 샤칸의,그 특유의 맑고 고결한 은빛 마력의 잔류를 느꼈기 때문이었다.이것은 율리스 부관이 딴 것이 아니었다.샤칸이 자신을 위해 직접 공수해 온 것이 분명했다.샤칸은 자신과 철저히 거리를 두면서도,이토록 세심하게 자신의 먹을 것까지 챙기고 있었다."왜 다가오지는 않으면서 이런 호의를 베푸는 거지... 늑대의 각인이란 대체 무엇일까?"루미나 공주는 궁금증과 함께 가슴이 답답해졌다.차라리 발레리안처럼 빤히 보이게 뻔뻔한 요구를 하고 능력을 착취하려 든다면마음이 편할 것만 같았다.그래야 그를 맘편히 미워하고 잔뜩 날이 서서 경계하며자신이 세운 성벽을 굳건히 지킬 수 있을테니까.하지만 이 낯선 친절은 그녀가 평생 받아보고 쌓아온 인간의 불신의 성벽을 가장 효과적으로 무너뜨리고 있었다."공주님... 샤칸 알파님은 정말 좋은 분 같아요. 인간 왕국의 더러운 놈들과는 달라요."엘라가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피며 말을 건넸다.하지만 루미나 공주는 고개를 저었다."아니, 아니야. 엘라. 세상에 대가 없는 친절은 없어. 나는 그런 것을 보거나 겪어 본적이 단 한번도 없는걸. 지금은 각인이라는 이유든 핑계든 그런 말로 다정하게 굴지만, 결국 영지가 더 큰 위험에 처해 알파의 능력만으로 해결이 안되면,, 나의 황금빛 능력을 요구하게 될 거야. 낯선 친절은.................. 언젠나 더 큰 도구로 쓰이기 위한 미끼 같은 거야..."말은 그렇게 했지만 루미나 공주의 눈동자는 크게 흔들이고 있었다.이용하려 하지 않기에 오히려 더 신경 쓰이고 불안한 존재.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사나이.알파 샤칸의 다정한 방치가 만드는 기묘하고 오묘한 감정과 기분(텐션) 속에서.루미나 공주는 밀려드는 서글픈 운명과 혼란을 간신히 억누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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