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황금공주를 삼킨 은빛 알파: Bab 31 - Bab 40

188 Bab

31. 거리두기

그 후로 샤칸은 더욱 철저하게 루미나 공주와의 거리두기를 실천했다.율리스가 남쪽 초소로 떠난 후, 음식은 철저히 이름 모를 시녀들을 통해 문 앞에 배달 되었고샤칸은 그림자조차 영지 어디에서도 루미나 공주의 눈에 보이지 않았다.루미나 공주는 침실 창가에 앉아 멍하니 밖을 바라보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하루는 한밤중에 지독한 빙결의 저주가 실바니아 영지 국경을 덮쳐왔다.사방이 꽁꽁 얼어붙고 창문에 서리가 하얗게 피어오른 그런 밤이었다.루미나 공주는 본능적으로 몸을 떨며 이불을 뒤집어 썼다.과거 발레리안 왕자가 며 뺨을 때리던 기억이 엄습해 왔다.루미나 공주는 이번에도 옛날처럼 알파 샤칸이 당장이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와당연히 자신에게 황금빛을 요구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밤이 새도록 방 문은 열리지 않았고문 앞에서 어떠한 움직임조차 느껴지지 않자참다못한 루미나 공주가 커튼을 걷고 창 밖을 바라보았다,저 멀리, 요새의 가장 높은 성벽 위에서홀로 은발을 휘날리며 서 있는 사나이가 보였다.샤칸이었다.그는 인간의 형상을 한 채, 실바니아 영지로 밀려드는거대하고, 무서울 만큼 얼어붙은 한기를 온몸으로 막아서고 있었다.그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은빛 오로라가보이지 않는 거대한 장벽이 되어 실바니아 영지 전체를 감싸 안고 있었다.샤칸은 루미나 공주의 마력을 빌리면 훨씬 쉽게 한기를 막을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두 사람의 마력이 공명하면 고통없이도 저주를 소멸시킬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지만,그는 루미나 공주에게 도움을 부탁조차 하지 않았다.루미나 공주가 느낄 공포와 부담감을 배려한 것이다.그리하여 차라리 자신의 마력을 과다 소모해 쓰러지는 길을 선택한 것이었다.성벽 위의 샤칸이 가만히 루미나 공주의 방 창가를 바라보았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친 순간, 루미나 공주는 가슴이 쿵쾅거려 얼른 커튼 뒤로 숨어버렸다.그는 루미나 공주에게 오지 않았다.오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진심을 증명하고 있었다.루미나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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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은밀한 조력

알파 샤칸이 홀로 한기를 막아내느라 쇠약해졌다는 소식은늙은 부엉이 마법사 피핀을 통해 루미나 공주에게도 전해졌다."아이고, 우리 알파님께서 고집이 황소고집입니다. 아무도 못 말립죠, 예.. 공주님의 황금빛 마력 한 가닥만 있어도 영지의 겨울을 단숨에 녹일 수 있을 텐데도.. 아, 공주님 놀라신다고 밤새 혼자 마력을 짜내다 쓰러지기 일보 직전까지 가셨지 뭡니까... 에효..."피핀이 루미나 공주의 방에 약재를 전하러 와서일부러 커다란 한숨을 쉬며 흘린 말이었다.루미나 공주의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자신을 위해 이 실바니아의 군주가 쓰러져 가고 있다니... 인간 왕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그날 오후.루미나 공주는 엘라가 잠든 사이 조용히 방을 나섰다.그녀의 손에는 작은 가죽 주머니가 들려 있었다.루미나 공주는 샤칸의 집무실로 향하는 복도 서랍 위에 그 주머니를 살그머니 내려놓았다.주머니 안에는 루미나 공주가 자신의 마력을 은밀하게 담아둔이 들어 있었다.비록 그를 직접 마주할 용기는 없었지만, 밤새 자신을 위해 홀로 피를 흘린 남자를모른 척할 만큼 그녀의 심장은 모질지 못했다.잠시 후, 복도를 지나던 샤칸이 무언가에 이끌리듯 그 주머니를 발견했다.주머니를 열어보자 따스하고 고결한 황금빛 에너지가 그의 창백한 손을 감싸며 온기를 전했다.샤칸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과거 인간들은 그녀의 능력을 강제로 착취하려 했지만,루미나 공주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순수한 의지로샤칸을 돕기 위해 은밀한 조력을 건넨 것이었다. 샤칸은 황금 결정석을 가슴에 품었다.전신으로 퍼지는 따스하고 온화한 온기와 함께. 그녀가 자신을 향해 아주 미세하게 마음의 경계를 늦추기 시작했다는 사실에알파 늑대의 입가엔 옅은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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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경계선

비록 황금빛 마력 결정을 건넸지만,루미나 공주와 알파 샤칸 사이의 보이지 않는 경계선은 여전히 팽팽하기만 했다.다음 날 정원 산책길에서, 두 사람은 며칠 만에 처음으로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다.샤칸은 루미나 공주의 은밀한 조력 덕분에 많이 회복되어 안색이 좋아지고 있었고,여전히 완벽한 인간의 모습을 유지한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루미나 공주는 그를 보자 멈칫 서서 경계 어린 눈빛을 보냈다."그... 결정석은... 감사히 잘 썼습니다. 공주."샤칸이 먼저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수줍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그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은빛 오로라가 루미나 공주의 발치를 따스하게 감싸안았다."착각하지 마세요. 당신이 쓰러지면 내 신변도 위험해지니까. 오직 나의 생존을 위해 건넨 것뿐이에요. 여전히 당신이 수인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고, 또 여전히 나는 당신들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아요. 믿을 수가 없어요."루미나 공주가 차갑게 선을 그으며 말했다.그녀의 목소리는 날이 서 있었지만, 샤칸은도망치듯 파르르 떨리는 그녀의 속눈썹과 눈동자에서 숨겨진 갈등과 혼란을 읽어내었다.샤칸은 한 걸음 다가서려다가 이내 그 자리에 멈춰 서서서두르지 않는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압니다. 당신이 평생 쌓아온 경계선을 단숨에 허물어 달라고 구걸하진 않습니다."알파 샤칸의 은빌 눈동자가 루미나 공주를 깊게 바라보았다." 그 경계선 안에서 얼마든지 나를 의심하고 경계하십시오. 하지만 기억해 두십시오, 루미나 공주. 당신이 그 선을 무너뜨리고 밖으로 나오는 날, 나는 결코 당신을 놓아주지 않을 겁니다."그의 말은 위협이 아닌, 알파가 반려에게 바치는 가장 묵직하고 단단한 약속이었다.다가갈 수 없는 경계선 사이에서 두 사람의 시선이 얽히며 숨 막히는 감정의 밀당이 펼쳐졌다.상처 입은 성녀 루미나 공주와 그녀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은빛 야수.두 사람의 거리는 여전한 것 같았지만, 서로를 향한 인력은 그 어떤 경계보다 더 강하게 서로를 끌어당기며 작동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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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붉은 여전사 프레야

은빛 영지 실바니아 최전방 국경을 지키던 정예 전사단이마수들과의 치열한 전투를 마치고 마침내 요새로 귀환했다.영지 전체가 승전의 활기와 거친 함성으로 들썩이는 가운데,전사단의 맨 앞자리에서 거대한 흑철 창을 잡은 여전사가 말에서 내려왔다.불타는 듯한 붉은 머리카락과 탄탄한 가죽 갑옷 사이로 드러난 구릿빛 피부.실바니아 영지 최고의 여전사이자, 오랫동안 샤칸의 곁을 지키며 그를 연모해 온늑대 부족 여전사 알파의 왼팔 였다.그녀는 전장에서 세운 공훈보다, 영지 내에 퍼진 기묘한 소문에 더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바로 알파가 인간 왕국의 성녀이자 공주인 여자를 데려와 자신의 각인 반려로 임명했다는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알파님! 맡은 임무를 수행하고 무사히 귀환했습니다."프레야가 집무실 문을 열고 당당하게 걸어 들어왔다.그녀의 눈동자는 샤칸을 향한 깊은 신뢰와 전사로서의 애정으로 빛나고 있었다.샤칸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노고를 치하했지만.그의 은빛 시선은 자꾸만 창밖, 루미나 공주가 머무는 고목 건물을 향했다.프레야는 늑대의 지독한 직감으로 단번에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샤칸의 영혼이 다른 누군가에게 단단히 묶여 있다는 것을."알파. 실바니아 영지에 인간 왕국의 계집이 들어왔다는 소문이 사실입니까? 그것도 알파님의 각인 반려라는 말도 안 되는 소문이..............""소문이 아니라 사실이다, 프레야. 그러니 언행을 삼가라. 황금 마력을 소유한 공주이자 나 알파의 각인 반려다. 계집이란 호칭은 이번 한 번만 용서한다, 두 번은 없다. 명심하도록!!"샤칸의 단호하고도 묵직한 답에 프레야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늑대 부족에게 각인은 절대적인 숙명이었지만,평생 샤칸의 곁을 지키며 그의 반려가 되기를 꿈꿔왔던 프레야에게는받아들이기도 납득하기도 힘든 현실이었다.그것도 나약하고 간사한 인간 여자라니!! 전사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프레야는 그 인간 공주가 어떤 대단한 존재인지자기 눈으로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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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날카로운 탐색전

집무실을 나온 프레야는 곧장 루미나 공주의 침소로 향했다.전사로서의 기선 제압이 섞인 그녀의 거친 발소리가 고목으로 된 복도를 무겁게 울렸다.방 안에서 엘라와 함께 실바니아 영지의 신선한 과일을 다듬던 루미나 공주는문 너머로 밀려드는 강력한 야성의 위압감에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붉은 여전사 프레야가 루미나 공주를 차갑게 내려다보았다."이방인 공주, 당신이 우리 알파님의 반려라고?"프레야는 방 한가운데 서서 루미나 공주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찬찬히 흝어보았다.가녀린 어깨, 하얀 피부, 그리고 가늘게 떨리는 황금빛 눈동자와 황금 머릿결.프레야의 입가에 차가운 실소가 머물렀다.수인 전사의 관점에서 루미나 공주는 그저 바람 한 번에 날아갈 것 같은 나약한 인간에 불과했다.프레야는 거칠게 다가와 루미나의 턱을 꽉 잡아 올리려 했다.굳은살이 박힌 전사의 손길이 닿기 직전,루미나는 고개를 돌려 그녀의 손을 재빨리, 간신히 피했다.두 여인 사이에 숨 막히는 긴장감이 팽팽하게 차올랐다.루미나 공주는 두려웠지만 공주로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입을 열었다."사람을 위아래로 그렇게 쳐다보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것도 모르나요? 나는 당신들의 포로도 먹이도 아닙니다. 당신이 말한 것처럼 그대들의 대장인 알파의 각인 반려이자 아르니안국의 공주입니다. 그러니 야수라 예의가 없는 것이 아니라면 기본 예의는 지켜주시기 바랍니다."프레야는 자신의 기세에 짓눌리지 않고 똑바로 눈을 치켜뜨고 말하는루미나 공주의 태도에 내심 좀 놀라긴 했지만, 이내 날카로운 조소를 지었다."나는 알파의 왼팔 여전사 프레야다. 내가 그대가 알파님의 반려로 손색이 없는지 알기 위해 그대를 살핀 것은 예의와는 별개인 것 같은데... 우리 알파님 샤칸은 실바니아 영지를 지키는 위대한 군주이자 늑대인간의 대장이다. 당신 같은 나약한 인간은 그분의 발목을 잡는 짐 덩어리에 불과해. 인간 왕국에서처럼 알파님을 이용하거나 실바니아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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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꺾이지 않는 고결함

프레야의 살기 어린 위협 속에서도 루미나 공주는 기세에 눌리지도끝내 무릎을 꿇지도 않았다.평생을 성녀로서, 인간 왕국의 고결한 상징인 공주로 자라온 그녀였다.비록 힘은 약할지언정, 영혼의 기품까지 야수에게 짓밟히게 둘 수는 없었다.루미나 공주는 가만히 숨을 가다듬으며 황금빛 눈동자를 빛냈다."나는 이곳에 내 의지로 온 것이 아닙니다. 당신들의 알파가 각인 반려라며 나를 강제로 데리고 왔을 뿐이에요."루미나 공주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안에는 결코 꺾이지 않는 단단함이 서려 있었다."내가 나약해 보인다고 마음껏 조롱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당신이 원한다면 조롱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인간 왕국에서도, 그리고 이 낯선 실바니아 영지에서도 나의 고결함을 훼손할 수 있는 자는 그 어디에도 아무도 없습니다. 당신의 창이 두렵다고 해서 내가 수인들 앞에 머리를 조아릴 일은 없다는 말입니다."루미나 공주의 가슴속에서 은은한 황금빛 오로라가 회오리치며 프레야의 거친 오로라를 밀어냈다.프레야는 루미나 공주의 가녀린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뜻밖의 당당함과 기품에짐짓 당황했다.겁에 질려 울부짖을 줄 알았던 인간 공주가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며 신념을 굽히지 않는 모습은, 전사의 심장에 묘한 자극을 주기에 충분했다.프레야는 칫- 소리를 내며 보통내기가 아닌 공주를 향한 창을 거두었다."말은 제법이군. 하지만 이 실바니아 영지는 오직 힘만으로 모든 걸 증명하는 곳이다. 그 고결함이 언제까지 버틸지 내가 두고 보지."프레야는 거친 발걸음으로 방을 나갔다.문이 닫히자 루미나 공주는 참았던 숨을 몰아쉬며 주저앉았다.전신의 힘이 풀렸지만, 그녀의 눈빛만큼은 여전히 꺾이지 않은 채 서슬 퍼렇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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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샤칸의 경고

프레야가 루미나 공주의 방을 찾아가 으름장을 놓았다는 소식은 즉시 알파 샤칸의 귀에 들어갔다.보고를 받은 샤칸의 얼굴이 무섭게 얼어붙었다.그는 당장 연병장에서 전사들을 훈령시키던 프레야를 집무실로 호출했다.집무실 문이 열리자마자 프레야를 맞이한 것은,실바니아 영지를 통째로 집어삼킬 듯한 알파의 잔혹한 위압감이었다."프레야!"샤칸의 은빛 눈동자가 야성의 붉은빛으로 짙게 물들어 있었다.그의 목소리는 낮고 조용했지만, 뼈를 깎아내릴 듯한 서늘함이 담겨 있었다.프레야는 알파 샤칸의 강력한 기세에 자기도 모르게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내가 분명 경고했을텐데. 루미나 공주는 나의 각인 반려라고. 이 실바니아 영지의 그 누구도 그녀에게 무례를 범할 수 없다고. 그녀를 대적하는 것은 곧 나를 대적하는것과 마찬가지다.""알파 샤칸님! 저는 오직 실바니아 영지의 안위를 위해 그 계집,, 아니 그 인간 공주를 시험해 본 것 뿐입니다. 인간들이 간사하다는 것은 샤칸님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런 간사하고 나약한 존재에게 알파님의 영혼을 맡길 수는............""건방지군, 프레야! 그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알파인 나, 샤칸이다. 감히 알파인 나의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토를 다는 것이냐?"샤칸의 두 눈이 은빛에서 푸르스름한 분노의 빛으로 바뀌며책상을 쾅- 하고 내리쳤다.육중한 목재 책상이 금이 가며 쩍- 갈라졌다.프레야는 그 무서운 분노의 기세에 어깨를 흠칫 떨었다.샤칸이 자신에게 이토록 분노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그 공포는 더욱 컸다."한 번 만 더 내 허락없이 루미나 공주의 방 문턱을 넘는다면, 전사단의 수장 자리를 박탈하고 다시 최전방으로 보내 돌아오지 못하게 하겠다. 내 영지에서 내 반려를 지키기 위해서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잘 알아들었으면, 그만 물러가라!"알파 샤칸의 단호하고도 엄중한 경고에 프레야는 입술을 깨물며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샤칸은 분노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창밖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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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공주의 첫 산책

알파 샤칸의 엄격한 경고 덕분인지, 요새의 분위기는 눈에 띄게 조용해졌다. 루미나 공주는 프레야의 방문 이후 느낀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실바니아 입성 이후 처음으로 시녀 엘라와 함께 본격적인 영지 산책에 나섰다. 언제나 방 안에만 갇혀 지내던 그녀에게 늑대 영지의 거대한 자연은 생경하면서도 압도적이었다. 사방에 거대한 고목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고, 그 사이로 늑대 수인족들의 소박한 마을이 펼쳐져 있었다. 루미나 공주가 걸어다니자, 영지민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에게 쏠렸다. "저기 봐, 인간 왕국의 성녀 공주야." "알파님께서 데려오신 각인 반려라는데.....인간이라니... 황금빛으로 빛날 뿐 정말이지 너무나 나약해 보이는 군." 수인의 아이들은 신기한 듯 나무 뒤에 숨어서 루미나 공주를 훔쳐 보았고, 전사들은 여전히 경계와 불신, 경멸과 무시가 섞인 눈초리로 그녀를 먼 발치에서 뒤쫓으며 쳐다보았다. 루미나 공주는 사방에서 느껴지는 야생의 날 것 그대로의 시선에 몸이 떨리고 움추러 들었지만, 그럴수록 억지로 더 가슴을 펴고 당당히 걸어 다녔다. 이미 몇 번 그런 눈초리를 겪어본 엘라도 제 주인이자 친구인 루미나 공주의 옷자락을 꼭 쥔 채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때, 저 멀리 사냥꾼들이 짊어지고 온 거대한 마수의 시체가 보였다. 영지민들이 거친 공기를 뿜어내며 삶을 영위하는 모습은, 인간 세상의 가식적이고 화려한 귀족 사회와는 전혀 달랐다. 투박하지만 거짓이 없는 삶의 현장. 루미나 공주는 두려움 속에서도 이 낯선 영지의 풍경에 묘한 호기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비록 자신을 향한 시선은 불신과 경멸로 차가웠지만, 발레리안 왕자의 독사 같은 감시와 폭력, 그리고 이용 속에서 숨 막혀 하던 때와 비교하면 이 거친 자유가 차라리 나았고, 적어도 거짓 없는 솔직한 눈빛이 나았기 때문이다. 루미나 공주는 천천히 실바니아 영지의 공기를 들이마시며 첫 산책을 계속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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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위기의 늑대소년, 토리

루미나 공주와 엘라가 실바니아 영지 외곽의 깊은 계곡 근처를 걷고 있을 때였다.갑자기 고요한 숲속을 찢는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살려주세요! 으아앙! 할아버지-!!"어린아이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에루미나 공주는 본능적으로 소리가 나는 계곡 아래로 시선을 돌렸다.험준한 바위틈 사이에 늑대 수인족 어린 소년 한명이 다리가 낀 채 울부짖고 있었다.부족의 최고 원로인 장로, 오지의 금쪽같은 손자, 토리 였다. 토리는 어린 나이에도 홀로 사냥 연습을 하다가 발을 헛디뎌 굴러 떨어진 듯 했다.당황한 토리는 늑대의 모습이었다가 인간의 모습이었다를 반복하며 다리를 빼내려 하며고통 속에 울부짖고 있었다.더 큰 문제는 바위틈에서 흘러나오는 검고 불길한 기운이었다.얼음여왕의 마수들이 복쪽 국경을 침범할 때 흘리고 간 지독한 독성 빙결 독초의 씨앗이자라나 독성 저주가 서린 입김을 연기처럼 내뿜고 있었다.검은 서리가 토리의 작은 다리를 타고 올라오며살점을 점점 까맣게 얼려가면서 서서히 죽어가게 하고 있었다.이대로 두면 아이의 다리가 괴사해 부서지거나, 전신으로 퍼지면 목숨을 잃을 위기였다."공주님, 위험해요!! 수인족 아이잖아요. 어린 새끼 늑대라구요. 괜히 나섰다가 우리가 무슨 오해라도 받으면 어쩌시려구요!!"엘라가 루미나 공주의 팔을 붙잡으며 다급하게 만류했다.수인들의 적대적인 시선을 잘 알기에 엘라의 걱정은 지극히 현실적인 것이었다.서둘러 수인족들을 불러 오는것이 가장 현명한 일일지는 모르지만,루미나 공주는 고개를 저었다. 당장 고통에 울부짖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더구나 과거 인간 세상의 왕국에서 결계의 도구로 부려지며 홀로 울부짖던 자신의 비참했던 어린시절까지 오버랩되며 보였기에공주는 그 자리를 외면하며 떠날 수가 없었다."아니야, 엘라. 저 아이를 저렇게 그냥 둘 수는 없어. 수인이든 인간이든 고통 받는 어린 생명을 외면하는 건 도리가 아니야. 더구나 나는 성녀인데, 있을 수 없는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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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황금빛 구원

계곡 바닥에 내려온 루미나 공주는 서둘러 토리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젖은 바닥 덕에 공주의 치맛자락은 금새 진흙 투성이가 되었지만, 루미나 공주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아이는 인간인 루미나 공주가 다가오자 겁에 질려 늑대로 변해뽀족한 이빨을 드러내며 사납게 하악질을 해댔지만,다리를 타고 올라오는 검은 연기의 저주가 주는 극심한 통증 때문에 이내 비명을 지르며 온몸을 비틀어 댔다.아이는 곧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잠시만 가만히 있으렴, 아가. 아프지 않게 해줄게. 조금만 참으렴."루미나 공주가 부드럽고 다정한 목소리로 아이를 달랬다. 새끼 늑대는 마치 강아지 같아 하악질을 해대고 이빨을 드러내도 루미나 공주에겐 귀여운 강아지가 낑낑대는것 처럼 귀엽게 보이기만 했지 두렵지 않았다.그녀는 아이에게서 두려움을 지워내려 낮은 목소리고 어린시절 잠깐 들었던 어머니의 자장가를 부르며 두 손을 토리의 까맣게 얼어붙은가느다란 늑대 다리 위에 가만히 얹었다.그녀가 깊은 숨을 들이 쉬며 눈을 감자, 가슴 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황금빛 신성 마력이그녀의 손끝을 통해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촤화아아악-!눈이 부실 정도로 고결하고 따스한 황금빛 빛무리가어두운 계곡 전체를 환하게 비추며 휘오리쳤다.루미나의 황금빛 마력은 얼음여왕의 지독한 검은 독성이 서린 연기 저주를정면으로 받아내며 격렬하게 부딪쳤다.찌르르한 마력의 충격파가 루미나 공주의 가녀린 신체를 사정없이 타격했다.이마에서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다 이내 비 오듯 뚝뚝 떨어지기 시작앴고,완전히 굶었었던 여파가 남아 있어 마력을 짜내는 과정은.그야말로 뼈가 부서지는 듯한 극심한 고통이었다.하지만 루미나 공주는 끝끝내 어린 늑대 아이에게서 손을 떼지 않았다,자신의 생명력을 나누어 주듯, 온 힘을 다해 신성한 마력을 쏟아 붓고 있었다."제발.............!! 이 어리고 작은 생명을 부디 구하게 해주소서..."루미나의 간절한 기도와 함꼐, 마침내 황금빛 온기가 얼음여왕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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