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뒤, 보문비단상 앞 골목에 쪽빛 물이 뚝뚝 떨어졌다.주명산은 여드레를 달려온 사람답지 않게 느린 걸음으로 대문을 넘었다. 하지만 혜진을 보자 보퉁이도 내려놓지 않고 두 팔로 끌어안았다.혜진의 얼굴이 그의 어깨에 파묻혔다.“비 새는 곳은 고쳤어요?”“그 말을 지금 묻소?”명산이 화를 냈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팔에 힘이 들어갔다. 혜진은 그제야 웃다가 눈가를 훔쳤다.아완은 두 사람 옆을 지나 안채부터 구경했다.“어머니가 살던 집이 이렇게 커요?”한소렴이 아이를 위아래로 보았다.“누구더러 어머니라 하느냐?”“저분이요. 유혜란.”월문 안에서 자온이 걸음을 멈췄다.혜진은 딸을 소의에게 맡겨 씻게 하고, 명산을 옛 침방으로 데려갔다. 방은 창고가 되어 비단 궤와 빈 함만 남아 있었다.명산은 문을 닫지 않았다. 혜진이 직접 문짝을 당기고 옷고름으로 손을 뻗었다.“아직 화났어요?”“당신 얼굴을 봐도 화가 나오.”“그럼 보지 말아요.”혜진이 입술부터 맞췄다. 명산의 보퉁이가 쿵 떨어졌다. 그는 아내의 두 뺨을 감싸 얼굴을 확인하듯 몇 번이나 입을 맞추다가, 숨이 흐트러지자 허리를 끌어당겼다.비단 궤에 등이 닿았다. 혜진의 옷깃이 어깨 아래로 밀리고, 명산의 입술이 드러난 목과 쇄골을 뜨겁게 훑었다. 숨을 삼키던 혜진이 그의 검은 머리를 움켜쥐었다.“하…… 너무 늦었어요.”명산의 거친 손이 치맛자락 속으로 미끄러졌다. 발목을 감싸고, 종아리를 쓸고, 무릎 위로 오를 때마다 혜진의 다리가 천천히 벌어졌다. 그가 멈춰 눈을 들자 혜진이 손목을 잡아 더 가까이 이끌었다.“지금은 문도 제가 닫았어요.”그 말에 명산의 숨이 거칠어졌다. 손길이 속옷 위로 뜨거운 살을 눌렀다. 혜진은 짧게 신음하며 그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명산의 입술이 풀린 옷깃 아래로 내려가자 가슴이 입김에 젖고 단단히 솟았다.“흣…….”혜진은 그의 옷자락 안으로 손을 넣었다. 손바닥에 뜨거운 열기가 가득 차자 명산의 이마가 그의 어깨에 떨어졌다. 늘 느리던 남자가
Zuletzt aktualisiert : 2026-09-19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