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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e Kapitel von 붉은 혼서: Kapitel 191 – Kapitel 200

203 Kapitel

191화. 닫힌 청묵재

청묵재 앞에는 소의보다 먼저 사람들이 와 있었다.손님이 아니었다. 현씨 집에서 보았던 하인이 값표를 떼어 상 위에 올려놓고, 옆의 장정에게 서가를 가리켰다.“저것도 실어.”곡우가 서가 앞을 막았다.“손님 물건이에요!”“사람이 죽었는데 글 몇 장이 대수냐?”소의가 문턱을 넘었다.“누가 가져가라고 했습니까?”하인은 그녀 손의 출석 요구서를 보고 웃었다.“같이 가져가면 수고를 덜지 않소.”그가 완성 문서를 집었다. 소의가 반대쪽 끝을 눌렀다. 종이가 팽팽해졌다.“놓으세요. 찢어집니다.”“못 보여줄 내용이 있나 보군.”“수색 명을 보여주세요.”하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곡우가 달려들자 장정이 팔로 밀었다. 소의는 문서를 놓지 않은 채 옆으로 돌아 곡우를 받쳤다. 모서리 한 귀퉁이가 쭉 찢어졌다.문밖이 조용해졌다.경연이 서 있었다. 그의 뒤에는 인계할 물건을 확인하러 온 대리시 서리가 기록판을 들고 있었다.“손 내려.”하인이 종이를 놓았다.경연은 찢어진 귀퉁이를 집어 상 위에 올렸다.“수색패가 있느냐.”“피해자 쪽에서 필요한 것을…….”“없으면 밖으로 나가.”장정 하나가 먼저 움직였다. 경연은 그를 그냥 보내지 않았다. 곡우를 민 손을 포졸에게 확인시켰다. 하인이 현 낭중의 이름을 꺼내자 경연의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그분이 손님 문서를 가져오라 시켰느냐?”하인은 입을 닫았다.소의는 상 위 문서를 한 장씩 나눴다. 혼서, 외상 약조, 아들에게 보내는 서찰이었다. 누구의 이름이 드러났는지 확인하는 동안 곡우가 앞문을 닫으려 했다.경연이 고개를 저었다.“사람들이 보는 데서 확인하겠소.”정식으로 가져갈 것은 화영약포에 지급한 비용과 소의가 직접 적은 출입 경위뿐이었다. 서리가 물목을 읽자 소의가 하나씩 내놓았다. 곡우는 문밖 손님에게 오늘은 글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언제 여는데?”“아직 몰라요.”“내일 내야 하는 건데.”곡우가 소의를 보았다. 소의는 손님의 은자를 꺼내 돌려주었다. 절반은 이미 쓴 종이값이었지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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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화. 대답을 바꾼 아이

약포 주인은 소의가 낸 돈을 상 위에 놓았다.“남은 건 이것뿐이오. 돌려줬다고 적어주시오.”“돌려받으러 온 게 아닙니다.”“안 받으면 내가 뭘 숨긴 것처럼 되잖소.”그는 전꾸러미를 소의 앞으로 밀었다. 소의는 손을 대지 않고 동행한 서리를 불렀다. 약값과 방값으로 쓴 몫을 주인이 말하고, 남은 돈을 서리가 따로 세었다.진료방은 비어 있었다. 침상은 그대로 두었고, 이불은 검시방으로 가져갔다. 약동이 뜰에서 물을 쏟았다. 빈 바가지를 드는 손이 덜덜 떨렸다.“제가 돈을 드린 날 기억합니까?”소의가 물었다.아이는 서리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주인어른께 드렸지요?”“저한테도…… 주셨어요.”약포 주인이 돌아섰다.“네게 언제?”“방에 들어가서,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소의의 손이 상 모서리를 짚었다. 약동은 그녀와 눈을 맞추지 않았다.“제가 방에 들어갔을 때 누가 있었습니까?”“혼자요.”“누이가 죽을 가져왔잖아요. 이불에 쏟아서 같이…….”“몰라요.”“바깥 골목에서 쌀자루를 나르던 분도 보셨을 겁니다.”아이가 바가지를 떨어뜨렸다. 이번에는 줍지도 않았다.“모른다니까요!”약포 주인이 아이의 팔을 붙잡으려 했다. 소의가 그 앞에 손을 뻗었다.“잠깐만요.”아이의 볼을 따라 눈물이 흘렀다. 울음소리는 나지 않았다. 소의는 준비해온 종이를 내려놓았다.“누이는 어디 있습니까?”약동은 입술을 꽉 물었다.주인이 한숨을 쉬었다.“삯 받으러 나갔다 아직도 안 왔소. 동생 혼자 남겨놓고 무슨…….”“찾아보셨어요?”“쌀가게에서는 삯 준 적 없다더군. 그 여자가 다른 데서 일했는지는 나도 모르오.”소의는 서리에게 그 말부터 적어달라고 했다. 약동이 갑자기 그녀의 소매를 붙잡았다.“적지 마세요.”“누이 일을요?”“거기 안 갔어요. 그냥…… 그냥 다른 데 있어요.”소의는 아이의 손에서 제 소매를 빼지 않았다. 서리가 붓을 멈추었다.“제가 아까 너무 급하게 물었습니다.”약동은 대답하지 않았다.“누이를 찾는 데 필요한 말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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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화. 낮은 판문

판문은 사람의 어깨보다 낮았다.노탁이 먼저 몸을 숙였다. 문 아래 틈으로 쌀겨와 젖은 짚이 흘러나와 있었다. 안쪽에서는 그릇을 놓는 소리, 사내가 하품하는 소리가 들렸다.소의는 담에 등을 붙였다. 창고길을 지나가는 수레가 먼지를 일으켰다. 발목까지 흙이 내려앉았다.정문에서 경연의 목소리가 났다.“문 열어라. 안에 있는 사람을 확인하겠다.”잠깐 조용해졌다.그러더니 안쪽에서 뛰는 발소리가 쿵쿵 가까워졌다. 노탁이 소의를 뒤로 밀었다. 판문이 벌컥 열리고 사내 하나가 여자의 팔을 끌고 나왔다.여자가 문턱에 걸려 넘어졌다.노탁이 사내의 손목을 붙들었다. 사내는 여자를 놓는 대신 더 세게 당겼다. 소의가 여자의 겨드랑이를 받쳤다.“이쪽으로요!”“놔!”사내가 발을 뻗었다. 노탁이 몸으로 막고 그를 문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뒤따른 포졸이 팔을 함께 붙잡았다.소의는 여자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화영약포에서 죽그릇을 들고 오던 약동의 누이였다.“동생은 약포에 있어요.”여자가 그 말을 듣고서야 소의의 팔을 붙잡았다.안에서 궤짝이 넘어졌다.쾅!판문으로 다른 사내가 달려왔다. 그는 노탁을 피해 담 쪽으로 몸을 틀었다. 소의와 여자가 길을 막고 있었다.소의는 맞서지 않았다. 여자를 끌고 짚더미 안쪽으로 물러났다. 신 한 짝이 진흙에 박혀 벗겨졌다. 사내가 그 자리를 밟고 지나갔다.포졸이 뒤쫓았다. 소의는 신을 찾으려다 고개를 들었다. 여자가 서 있지 못하고 있었다.“제 어깨 잡으세요.”두 사람이 창고 모퉁이를 돌 때 정문 쪽에서 싸움이 났다.경연은 달아나려는 사내를 수레와 담 사이에 몰아세웠다. 사내가 짧은 칼을 꺼냈다. 가까이 오던 짐꾼들이 욕을 하며 흩어졌다.“칼 버려.”사내는 뒤의 여자를 보고 방향을 바꿨다.경연이 먼저 다가갔다. 칼날을 피하며 그의 팔꿈치를 잡아 수레채 위로 눌렀다. 사내가 버티자 포졸이 다리를 걸었다. 칼이 바닥에 떨어졌고 수레꾼이 발로 멀리 찼다.경연은 결박을 확인한 뒤에야 돌아봤다.소의가 맨발로 서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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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화. 두 여자의 품삯

복례는 만복의 발치에 신을 놓았다가 다시 치웠다.“어디 가려고?”“뒷간.”“그럼 왜 겉옷까지 입어?”만복은 입었던 소매를 벗었다. 어깨의 상처가 당겨 얼굴이 일그러졌다. 복례는 도와주지 않다가 옷이 붕대에 걸리자 결국 다가가 풀어주었다.의원에서 빌린 작은 방은 약 냄새가 짙었다. 화상 입은 자리를 갈아 싸고 나면 만복은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오늘은 그 틈에도 문밖을 보고 있었다.“석규를 찾는다며.”복례가 손을 멈췄다.“알아?”“짐꾼들 삯 떼먹는 놈. 지난봄에 내 사람 셋을 빌려 갔어.”“왜 이제 말해?”“곽진만 찾는 줄 알았지.”복례는 약그릇을 내려놓았다. 손에 묻은 약을 천에 닦고 노탁을 불렀다.만복은 석규가 쓰던 수운창 숙소를 말했다. 불붙은 수레를 몰기 전에도 방앗간 앞에서 그를 보았다고 했다. 그러나 뒤쫓아온 자들의 얼굴은 보지 못했다.“그럼 불 놓은 놈인지는 모르는 거네.”복례가 물었다.만복이 입을 다물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노탁은 그 말까지 적었다. 만복이 자기도 나가겠다고 하자 붓을 접었다.“서 있지도 못하잖소.”복례는 발치에 치워둔 신을 방 밖으로 가져갔다.*초앵은 십이등루 계산칸에서 손님에게 받은 잔을 돌려놓았다.“그 수레꾼, 아직 배를 못 구했대요?”“네가 그런 걸 왜 물어.”“짐을 맡긴다면서 방까지 비워달랬잖아요. 언제 비워요?”손님은 술을 마시다 말고 초앵을 보았다. 현씨 집 물건을 나르는 사람들에게 종종 방을 잡아주던 중개인이었다. 전날에도 석규가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그가 위층에 올라와 값을 흥정했다.초앵은 그때 들은 배 이름을 외우고 있었다. 다시 확인할 생각이었으나 손님이 먼저 잔을 탁 놓았다.“관가에서 왔니?”“아뇨.”“그럼 입 다물어.”그가 초앵의 손목을 잡았다. 초앵은 잔을 놓친 척 상 아래로 떨어뜨렸다.쨍그랑!계산을 하던 여자가 고개를 들었다. 초앵은 손목을 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손님이 뒤에서 소리쳤다.“저 여자 오늘부터 내 방에 들이지 마!”주루 주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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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화. 말하지 않은 한 번

혜진은 소의의 발을 보고 문턱에서 멈췄다.“다치셨네요.”“조금 베었습니다. 앉으세요.”대리시 보호방에는 해가 짧게 들었다. 소의는 발을 낮은 걸상 위에 올리고 있었고, 고환이 맞은편에서 약포 기록을 정리했다. 혜진은 고환이 있는 것을 보고도 돌아가지 않았다.“제가 안 한 말이 있습니다.”붓 긁는 소리가 멎었다.소의는 걸상에서 발을 내리려다 그대로 두었다. 혜진이 상 앞에 앉는 동안 기다렸다.“명산이 걸상을 들었어요.”고환이 새 종이를 폈다.“곽진이 부인을 때렸을 때 말입니까?”“그 뒤에도요.”혜진의 손이 소매를 비틀었다. 소의는 그 손을 잡지 않았다.“넘어져 있었어요. 그 사람이. 그런데 명산이 한 번 더…….”밖에서 포졸이 이름을 불렀다. 혜진은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숙였다.“제가 말렸어야 했어요.”고환은 걸상이 닿은 곳과 당시 두 사람이 서 있던 자리를 물었다. 혜진은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했다. 명산의 등 뒤에 있어서 정확히 보이지 않은 것도 있었다.소의는 쓰인 말을 읽어주었다. 혜진이 한 곳을 고쳤다.“넘어졌다는 건 맞는데, 제가 넘어뜨린 게 아니에요. 아이에게 가려다가 걸렸어요.”고환이 고쳤다.혜진은 이름을 적고 나서야 울었다. 소리가 자꾸 목에서 걸렸다.“그분이 죽을 줄은 몰랐어요.”소의도 손을 떨었다. 이 진술이 나오면 명산뿐 아니라 자신이 폭행을 감추려고 돈을 냈다는 의심도 더 커질 수 있었다. 고환이 종이를 걷으려 할 때 그녀는 마지막 줄을 다시 확인했다.혜진이 소의를 봤다.“저 때문에 낭자까지…….”“지금 말씀하신 것은 그대로 내겠습니다.”혜진은 눈을 감았다. 소의는 물그릇을 가까이 놓고 더 말하지 않았다.*명산과의 대면은 고환이 있는 자리에서 이루어졌다.혜진이 들어서자 명산은 먼저 의자를 당겼다. 손이 묶여 있지 않았는데도 움직임이 굼떴다. 그는 아내가 앉기 전까지 서 있었다.고환이 진술을 읽었다.명산은 중간에 눈을 감았다. 끝까지 듣고 나서는 아내를 보지 않았다.“왜 거짓말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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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화. 바뀐 호위

동문 포졸이 수레를 한 대 들여보내려 했다.“증인 옮기는 수레입니다.”노탁은 바퀴 앞에 섰다.“어디서 왔는데?”“화영약포로 데려가라 해서.”“내가 오늘은 안 옮긴다고 들었는데.”두 사람이 패를 확인하는 동안 마부가 자꾸 안쪽 회랑을 보았다. 수레 안에는 앉을 방석도 없이 짚만 깔려 있었다.노탁은 수레를 들이지 않고 시승을 불렀다.약동의 누이는 회랑 안에서 그 말을 듣고 뒤로 물러났다. 요분이 방문을 닫았다. 소의는 그 옆에서 일어나려다 발을 잘못 디뎠다.“앉아 있어.”요분이 소의의 어깨를 눌렀다.“이번에는 우리가 할 일이다.”경연이 수레뜰에 도착했을 때 마부는 이미 내려와 있었다. 다른 포졸이 수레 밑을 살피고 짚을 걷었다. 숨긴 칼은 없었다. 사람을 묶는 줄이 두 뭉치 나왔다.“짐 묶는 것이오.”마부가 서둘러 말했다.경연은 줄을 보다가 동문 포졸을 불렀다.“누구에게서 이송 명을 받았지?”“형부 쪽에서 대면을 못 하게 한다고…… 증인을 다른 데로…….”“누구에게.”그는 이름을 대지 못했다. 대신 현씨 집 하인이 건네준 봉함을 내놓았다. 신병을 가진 관청의 이송 명이 아니라, 증인과 피고발인의 접촉을 제한해달라는 청이었다.경연은 봉함을 시승에게 넘겼다.“이걸로 사람을 내보내려 했나.”포졸이 무릎을 꿇었다.“잘못 읽었습니다.”노탁은 골목의 심부름꾼을 데리고 왔다. 동문 밖에서 아침마다 밥을 파는 집의 아이였다. 아이는 포졸이 누구에게 쪽지를 주었는지 그대로 가리켰다.마부였다.포졸이 소리쳤다.“네가 글도 모르면서!”아이가 움찔했다. 노탁이 그 앞에 섰다.경연은 마부의 품을 확인하게 했다. 쪽지에는 보호방 안쪽 자리가 적혀 있었다. 누이가 들어온 시각과 동생이 면회할 때 쓰는 문까지 있었다.글이 닮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마부가 받는 것을 본 아이와, 마부가 돌려준 돈을 센 밥집 주인을 따로 불렀다.포졸은 돈을 빌렸다고 했다. 얼마를 빌렸느냐는 물음에는 답이 세 번 달라졌다.경연은 그의 패를 거두었다.“기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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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화. 살아 있던 시각

소의는 약포 상 앞에 섰다.“여기서 돈을 세었습니다.”고환이 곁에 섰고 약포 주인은 맞은편에 있었다. 주인은 소의가 전꾸러미를 풀던 모양까지 흉내 내려다 손을 멈췄다.“그건 정확히 기억 안 나오. 돈을 받은 건 나요.”“그렇게 적겠습니다.”고환이 대답했다.소의는 상에서 진료방까지 걸었다. 뜰 가운데 물솥을 피하고, 문턱 앞에서 멈췄다. 발의 상처 때문에 걸음이 느렸다.“이 앞에서 부인과 앉아 있었습니다. 방 안에는 의원과 약동이 있었고요.”약동은 그 자리에 없었다. 대리시에서 다른 서리에게 먼저 말하고 있었다. 소의의 말을 듣고 맞출 수 없게 고환이 시간을 나눠 불렀다.의원은 마지막으로 곽진을 살핀 때를 말했다. 명산에게 맞은 지 하루가 지난 저녁이었다. 통증은 남았으나 물을 마시고 대답했다. 그 뒤의 밤은 보지 못했다.“그럼 맞아서 죽은 건 아니라는 뜻입니까?”약포 주인이 물었다.한유백이 고개를 저었다.“그렇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살아 있었다는 것과 상처가 죽음에 영향을 안 줬다는 것은 다릅니다.”그는 더 긴 말을 하지 않았다. 직접 본 상처와 의원의 경과 기록을 따로 놓았다.고환은 소의가 돌아간 시각도 확인했다. 함께 귀가한 호위는 반월주가에서 저녁 짐을 내리던 사람과 마주쳤다. 옥선은 소의가 들어온 뒤 문을 닫고 국을 데웠다고 했다. 소의가 약동에게 돈을 주었다는 말과 맞지 않는 부분이 드러났지만 고환은 그걸로 종이를 덮지 않았다.밤중에 누가 진료방에 들어갔는지가 남아 있었다.*약동은 진술을 두 번 멈췄다.한 번은 누이가 가져온 물을 마시려고, 한 번은 토할 것 같아서였다. 요분은 문을 열어두고 바깥 사람을 물렸다.“석규가 들어왔어요.”아이가 말했다.“나는 안에서 자는 줄 알았어요. 약을 달이다가 서쪽 방에 누웠으니까.”경비가 어디 있었느냐고 묻자 아이는 밖이라고 했다. 곽진의 아내를 데려오라는 말을 듣고 나간 뒤였다.“곽진 씨가 소리를 질렀어요. 자기는 하라는 대로 했다고. 혼자 옥에 갈 수는 없다고.”약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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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화. 배를 묶은 사람들

성문이 열리자 수레들이 한꺼번에 움직였다.소의는 고환과 같은 수레를 탔다. 연수문을 나선 뒤에도 나루는 한참이었다. 창고 지붕 너머로 아침 안개가 걷혔고, 쌀을 실은 수레가 길을 막아 두 번 내려 걸었다.경연은 먼저 출항할 배들을 확인하고 있었다.석규가 탄다는 배는 큰길에서 보이지 않는 짐배들 사이에 끼어 있었다. 선주가 돛줄을 풀며 포졸과 싸웠다.“오늘 못 뜨면 사흘을 기다리오!”“사람부터 확인한다 하지 않소!”“그래서 내 손해는 누가 줍니까!”소의가 도착했을 때 선주는 고환의 관복을 보고도 고개를 돌렸다. 초앵과 복례에게 알려준 뒤 관청 사람이 들이닥쳤다며 이를 갈았다.고환은 수색패를 읽었다. 그 소리에 화주들이 몰려왔다.“우리 짐도 묶는 거요?”“차가 젖으면 끝장이오!”소의는 고환에게 종이를 받아 다시 읽었다. 석규의 신병과 그가 맡긴 짐을 확인한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화물 전부를 압류한다는 말은 없었다.“고 평사, 다른 분들 짐까지 못 나가게 하는 겁니까?”“아닙니다. 확인되면 나갈 수 있습니다.”“지금 읽어주세요. 저분들은 못 들었습니다.”고환이 배다리 위로 올라갔다. 목소리가 물소리에 묻히자 소의는 가까운 화주부터 불렀다. 전부 몰리면 배다리가 흔들려 한 사람씩 서게 했다.선주가 마지못해 화물칸을 가리켰다.“석규 짐은 맨 뒤요. 나머지는 내 손님들이고.”경연이 노탁과 배에 올랐다. 소의는 뭍에서 화주들이 제 짐을 확인하도록 고환을 도왔다. 배다리를 걷으려던 선원이 멈추고 줄을 도로 말뚝에 감았다.화물칸 안에서 나무 긁는 소리가 났다.석규는 포목 상자 뒤에 있었다. 노탁이 부르자 고개를 들었다가 선원 하나의 목을 팔로 감았다. 짧은 칼이 옷깃에 닿았다.“내려!”경연이 멈췄다.갑판 위의 발소리도 끊겼다. 잡힌 선원이 두 손을 들었다. 손끝에 밧줄을 잡다 까진 자국이 있었다.“나는 이 사람 몰라요.”석규가 팔에 힘을 주자 선원의 말이 끊겼다.경연은 칼을 뽑지 않았다.“배에서 나가겠다는 건가.”“길 열어.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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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화. 돌려받은 이름

소의는 자기 이름이 불릴 때까지 앉아 있었다.사흘 동안 같은 말을 여러 자리에서 했다. 돈을 준 시각, 약포에서 나온 문, 함께 걸은 사람. 틀린 부분을 고치고 모르는 부분을 비워두었다. 이제는 질문을 듣기도 전에 대답이 나올 것 같았지만 입을 다물고 기다렸다.심리당에는 꼭 필요한 사람만 들어왔다.경연은 판관 자리에 앉지 않았다. 집행 경위를 말한 뒤 옆자리로 물러났다. 소의는 그가 서 있는 쪽을 한 번 보고 정면으로 돌아섰다.고환이 약포 주인을 불렀다.주인은 소의에게 받은 돈 중 약값과 방값으로 쓴 몫을 말했다. 남은 돈은 관청에 맡긴 그대로였다. 약동에게 입을 막을 돈을 건넨 적 없다고 했다.약동은 고개를 숙였다가 들었다.“제가 거짓말했습니다.”누이가 뒤에서 두 손을 맞잡았다. 아이는 그녀를 돌아보지 않고 말을 이었다.석규가 고발한 내용과 아이가 실제로 본 일은 달랐다. 소의가 귀가한 뒤에도 곽진은 살아 있었고, 밤에 진료방에 들어온 사람은 석규였다. 의원은 마지막 진료 시각을, 죽은 자의 아내는 경비가 자신을 찾아온 일을 각각 확인했다. 누이를 데려간 자와 가둔 방도 확보되어 있었다.석규가 끼어들었다.“저 아이가 어둠 속에서 뭘 봤다고!”고환은 아이에게 같은 장면을 다시 말하게 하지 않았다. 숙소에서 붙잡힌 사내의 진술을 읽었다. 석규가 여자를 데려와 문을 지키게 했고, 동생이 말을 바꾸면 내보내라고 했다는 내용이었다.사내는 자기 죄를 줄이려고 했을 수 있었다. 그래서 고환은 그 말만 읽지 않았다. 숙소 지기가 여자를 받은 날과 방값을 받은 사람, 누이가 실제로 닫힌 문 안에 있었던 일까지 따로 확인했다.석규의 발이 방석 밖으로 나왔다.“현씨 집에서 알아서 하라기에…….”심조문이 처음으로 그를 불렀다.“누가 무엇을 알아서 하라 했지?”석규는 입을 다물었다.고환은 답하지 않았다고 적고 다음 사람을 불렀다.소의는 문서 끝을 잡은 손에 땀이 나는 것을 느꼈다. 시승이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약동이나 그 누이에게 진술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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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화. 다시 켠 등불

값표를 걸자마자 손님이 왔다.곡우는 사다리에서 내려오지도 못한 채 고개를 돌렸다.“아직 바닥이 젖었어요!”“나도 젖었소.”노인이 신을 들어 보였다. 아침에 물을 길어오다 엎질렀다고 했다. 소의는 마른 자리를 가리키고 앉으시라 했다.“무슨 글을 써드릴까요?”“아들한테.”노인은 품에서 구겨진 종이를 꺼냈다. 며칠 전 돌려받아 간 서찰이었다. 소의가 펴보자 끝에 글자가 몇 자 더 붙어 있었다.“직접 쓰셨어요?”“옆집 애한테.”“그럼 이대로 베껴드릴까요?”“아니. 그건 빼.”아들더러 당장 돌아오라고 적힌 줄이었다.소의는 붓을 들고 기다렸다. 노인이 목을 가다듬었다.“바쁘면 안 와도 된다. 그런데 네 어미가…… 아니, 내가 좀 아프다.”곡우가 값표를 걸던 손을 멈췄다. 소의는 앞의 말까지 지우지 않고 어느 것을 남길지 물었다.노인이 한참 만에 손가락으로 짚었다.“내가 아프다는 것만.”청묵재에는 종일 그런 손님이 왔다. 밀린 글을 찾으러 온 사람은 화부터 냈다가 소의의 발을 보고 목소리를 낮췄다. 한 사람은 돈을 돌려받은 것을 잊고 또 내밀었다. 곡우가 되밀어주자 그는 돈궤를 한 번 더 세어보라며 오히려 의심했다.곡우는 입술을 삐죽였지만 끝까지 세어주었다.해가 기울 무렵 소의가 손을 털었다. 붓을 오래 쥐었더니 아물던 손바닥이 뻣뻣했다. 문밖에서는 명산 가족이 객점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깐 멈췄다.아완이 안을 들여다봤다. 소의가 손을 흔들자 아이도 작게 흔들었다. 명산은 아내와 딸 사이에 서 있었지만 예전처럼 앞장서지 않았다. 혜진이 먼저 걸으면 따라갔다.곡우가 청묵재 문턱을 쓸었다.“내일도 오겠네요. 손님들.”“그래야지.”소의가 돈궤를 닫았다. 곡우의 밀린 품삯을 먼저 따로 묶어두었다. 종이값을 빼자 남은 돈은 많지 않았다.*경연은 해가 지기 전에 왔다.이번에는 손에 봉함이 있었다. 소의는 그것을 보고 곧장 상을 비웠다.“또 무슨 일입니까?”“현도언이 반소를 냈소. 혜진 부인의 혼인과 청람염방의 재산을 함께 걸었소.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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