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혜라가 아무리 도발해도 송지윤은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숙인 채 털옷을 계속 떴다.송지윤이 무시하자, 화가 난 진혜라는 송지윤의 손에서 털옷을 빼앗아 연못에 던져 버렸다.“귀가 먹었어요? 내가 하는 말이 안 들려요?”송지윤도 결국 참지 못했다.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털옷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려가서 주워.”“싫어요. 안 주우면 어쩔 건데요?”“안 주워? 그럼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원망하지 마.”송지윤이 한 걸음씩 다가가자, 진혜라는 연못 가장자리까지 밀려났다.진혜라가 손을 뻗어서 송지윤을 막 연못으로 밀려고 할 때, 멀리서 걸어오는 유규한이 곁눈에 들어왔다.진혜라의 입가에 기묘한 미소가 걸렸다. 손에 쥔 물건 하나를 연못으로 던졌다.“지윤 씨, 안 돼요!” 진혜라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우리 아기 액막이 금팔찌예요! 며칠 전 규한 씨가 사찰에서 축원까지 받아온 거라고요!” “지윤 씨가 바닥에 떨어뜨린 뒤로 아기가 계속 아팠는데, 그 팔찌 덕에 겨우 버티고 있었어요.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어요!”“무슨 소리야? 방금 네가 직접...”송지윤은 미간을 찌푸렸다. 역시 진혜라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좋을 일은 하나도 없었다.진혜라는 거짓 연기에 너무도 능숙했다.“송지윤!”송지윤이 해명할 새도 없이, 유규한이 성난 걸음으로 다가와 손목을 거세게 움켜잡았다.“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규한 씨, 나 이 집에서 더는 못 살겠어! 지윤 씨는 우리 아기가 죽기를 바라고 있어!”“내가 인사하려고 다가가서 규한 씨가 사찰에서 아기의 무사함을 빌며 받아온 금팔찌 이야기를 했더니, 갑자기 연못에다 내던졌어.”“우리 아기 따위는 팔찌를 찰 자격도 없고 애초에 죽었어야 한다고 했어!” “규한 씨하고 이혼해도 자기 아이가 태어나면, 우리 아들은 결국 혼외자일 뿐이라고도 했고!”“정말 그런 말을 했어? 송지윤, 진혜라를 받아들이려고 이혼에 동의한 줄 알았는데 전부 거짓말이었어?”“난 그런 말 한 적 없어!”붙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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