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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Author: 안철
그날 밤 유규한은 부부의 침실로 돌아오지 않았다.

한밤중에 잠에서 깬 송지윤은 갑작스러운 다리 경련에 신음했다.

통증을 참으며 일어난 송지윤은 유규한을 찾으러 가려고 했다.

간신히 방문을 나와서 진혜라의 방 앞까지 힘겹게 걸어갔다.

문을 두드리려던 송지윤 입을 열었다.

“유규한, 다리에 쥐가 났어. 혹시...”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 안쪽에서 여자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규한 씨...”

“쉿. 목소리 낮춰. 아이가 깨겠어.”

송지윤은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 허벅지의 경련은 파도처럼 계속 번져 갔다.

하지만 가슴속의 고통은 육체의 통증보다 훨씬 심했다.

얇은 나무문 너머로 두 사람의 목소리가 너무도 선명하게 들렸다.

이어지는 거친 숨소리와 신음소리가 무거운 망치가 되어 송지윤의 가슴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천장을 올려다보던 송지윤은 임신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를 떠올렸다.

원래 몸이 약했던 송지윤은 임신 초기에 거의 날마다 토했다.

밤마다 잠들지 못하고 화장실로 달려가야 했다.

송지윤이 토할 때마다 유규한은 곧장 일어나 따라왔다. 등을 부드럽게 쓸어 주며 안타까운 눈으로 말했다.

“여보, 임신이 이렇게 힘든 줄 알았다면, 평생 아이 없이 살아도 좋다고 했을 거야!”

임신 후기로 접어든 뒤에는 자주 다리에 쥐가 나서 한밤중에 꼼짝도 하지 못 했다.

그럴 때면 유규한이 인내심 있게 다리를 주물러줬다.

8개월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았고 지친 기색도 내지 않았다.

이제 유규한은 송지윤의 곁이 아니라 다른 여자의 방에서 뜨거운 밤을 보내고 있었다.

“규한 씨, 나 정말 행복해! 드디어 규한 씨와 결혼할 수 있잖아. 한 달만 부부로 살아도 충분히 만족해.”

“내가 미안해. 너를 이렇게 마음고생을 시켰네. 앞으로는 너와 아이에게 잘할게.”

“규한 씨, 사랑해. 정말 사랑해!”

두 사람의 격한 신음 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어느새 송지윤의 다리 경련은 조금씩 가라앉고 있었다. 대신 온몸의 힘이 모두 빠져나간 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송지윤은 자신이 졌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처참할 만큼 완벽한 패배였다.

그럼에도 늦기 전에 이 관계에서 빠져나올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뒤로 유규한과 진혜라는 집 안에서 갈수록 거리낌 없이 행동했다.

식사 때면 유규한이 진혜라의 접시에 반찬을 얹어 줬다.

쉬는 시간에는 둘이 마당에 나란히 앉아서 햇볕을 쬐며 웃고 떠들었다.

밤이면 진혜라의 방에서 늘 은밀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송지윤은 보고도 못 본 척했다. 묵묵히 자기 물건을 정리하고, 멀리 부남시에 사는 부모님께 연락한 뒤 떠날 때의 고속열차 표까지 예매했다.

송지윤은 이혼 신고가 처리되는 날까지 서로 건드리지 않고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진혜라는 그 정도로 만족할 사람이 아니었다.

해 질 무렵, 송지윤은 마당의 연못가에 작은 의자를 놓고 앉아서 뱃속의 아이에게 입힐 털옷을 뜨고 있었다.

내일이면 이혼 절차가 완전히 끝난다는 생각에, 마음은 오랜만에 가벼워졌다.

오늘은 이 집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었다.

그 마지막 하루조차 조용히 넘기기는 어려울 듯했다.

진혜라가 갑자기 아들을 품에 안고 나타났다.

“지윤 씨는 참 여유롭네요. 내일이면 중령님과 이혼하면서도 이렇게 한가롭게 뜨개질이 돼요?”

“그날 밤 지윤 씨가 밖에 있는 줄 알았어요. 일부러 들으라고 그런 거예요. 규한 씨와 내가 얼마나 뜨거운 사이인지 알려 주고 싶었거든요!”

“전 규한 씨를 사랑하고 규한 씨도 나를 사랑해요. 침대에서는 저를 통째로 삼키고 싶을 만큼 좋다고 했어요.”

“지윤 씨는 고지식하고 재미도 없어서 조금도 끌리지 않는대요!”

“내일은 우리 아들의 출생 축하 파티가 열려요. 당연히 참석해서 자리를 빛내 주겠죠? 그래도 아이의 큰어머니가 될 사람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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