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블레어 로즈 ❦ ⋅ ⋅ “당장 꺼져!” 놀란이 그 소녀에게 으르렁거렸다. 그녀는 그의 고함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눈만 굴리며, 바닥에 떨어진 드레스를 무심하게 주워 들었다. 그녀는 드레스를 걸치고 내 옆을 느긋하게 지나가며, 싸구려 향수의 진한 향기를 남기고 방을 나갔다. “도대체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블레어?” 놀란이 체육복 반바지를 허둥지둥 입으며 따져 물었다. “그냥 네가 어떻게 지내는지 보러 왔을 뿐이야,” 나는 부드럽고 완벽하게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말은, 전화도 없고, 메시지도 없고… 아무것도 없잖아.” 나는 조금이라도 신경 쓰는 척하며, 그의 방어적인 태도에 절대적인 침착함으로 맞섰다. 그가 심리전을 잘한다고 생각했다면, 내가 훨씬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될 터였다.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가 팔짱을 끼며 중얼거렸다. 그는 벌써 화제를 돌리며, 이야기를 뒤틀어 나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하고 있었다.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그게 바로 그와 제인의 가장 뚜렷한 차이점 중 하나였다. 제인은 결코 변명을 하지 않았고, 가짜로 화난 척하는 가면 뒤에 숨지도 않았다. 제인이 무언가를 원하면 그냥 가져갔고, 화가 났을 때는 그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놀란은 그저 징징대기만 했다. 그러더니 그의 시선이 내 맨손으로 떨어졌다. 그는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들어 내 손가락을 움켜쥐고 빛에 비추었다. “네 반지는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블레어?” “이미 말했잖아, 놀란. 우리 약혼을 파기할 거야,” 나는 그의 손아귀에서 내 손을 뺐다. “이제 너와는 더 이상 아무 관계도 맺고 싶지 않아.” “어떻게? 왜?” 그가 침을 뱉듯 말하며, 좌절감에 두 팔을 휘두르자 얼굴이 깊고 위험하며 추악한 붉은 빛으로 달아올랐다. “도대체 네가 누구길래 우리 약혼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거야? 감히 나에게 반항하다니, 블레어 로즈!” 차갑고 진심으로 즐기는 듯한 웃음이 내 입술
Last Updated : 2026-08-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