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를 확인한다.”재판장의 말이 끝난 뒤 법정은 한동안 조용했다. 리아는 무릎 위에 올린 두 손을 내려다봤다. 손가락은 조금 전보다 덜 굳어 있었지만 완전히 편해진 것은 아니었고, 몸도 의자 깊숙이 기대지 않았다. 언제든 문 쪽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세였다.나는 그 옆에서 가만히 기다렸다. 리아가 듣고 싶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대신 화를 내주는 것도, 이안의 사정을 먼저 설명해주는 것도 아니었다. 그날 이안에게 실제로 어떤 길이 있었는지, 그 길이 정말 걸을 수 있는 길이었는지, 그리고 그 제한된 상황 안에서 이안이 무엇을 했는지를 법정이 확인할 차례였다.검사가 첫 번째 기록을 펼쳤다.“먼저 피고인의 당시 치료 상태부터 확인하겠습니다.”마법 의료 감정인이 다시 증언석에 섰다. 이안의 치료 기록이 날짜순으로 제시됐다. 에드윈의 연구에 참여하기 전부터 존재했던 마력 불안정, 연구 과정에서 더 심해진 역류, 안정화 처치가 없을 경우 나타났던 경련과 고열,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짧아졌던 처치 주기까지 빠짐없이 남아 있었다.“당시 피고인이 안정화 처치를 갑자기 중단했다면 어떻게 되었을 것으로 판단합니까?”감정인이 기록을 다시 확인했다.“정확한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당시 수치를 기준으로 하면 중대한 마력 붕괴가 발생할 위험이 높았습니다.”“사망 가능성도 있었습니까?”“있었습니다.”리아의 손가락이 조금 움직였다.“다른 의료 기관에서 같은 처치를 받을 수 있었습니까?”이번 질문에는 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완전히 동일한 처치는 어려웠을 겁니다. 에드윈 마르켈이 사용한 안정화 방식 일부는 정식 의료 체계에 등록되지 않은 연구 단계의 방법이었고, 피고인의 몸에는 이미 그 방식에 맞춰 조정된 처치가 여러 차례 진행된 상태였습니다.”“그렇다면 황실 의료원이나 다른 마법 치료소로 가면 치료가 불가능했습니까?”“그것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른 방식의 응급 안정화를 시도할 수는 있었을 겁니다.
Last Updated : 2026-09-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