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먹겠습니다.”다음 날 아침 식사 시간.정확히 24시간 전쯤, 이 식탁에 앉아 있는 세 사람은 안방에서 세상에 없을 음란한 섹스를 나눴었다. 24시간이 지난 지금 그 누구도 그 행위에 관한 이야기를 일절 하지도 꺼내지도 않는다. 나와 부모님이 천륜을 아득히 넘어서는 관계를 맺기 시작하며 생긴 일종의 암묵적인 규칙이다. 정확히는 성적 대화를 꺼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자식일 때는 부모와 자식으로, 남성과 여성일 때는 철저하게 자신의 욕구에 충실한 남성과 여성으로 지내는 것이 우리 가족의 암묵적인 합의 내용이었다. 서로 마음이 동한다면 관계를 맺고,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면 언제든 거절할 수 있는 섹스가 지금 우리 집의 섹스였다.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들었다. 부모님도 아무 말 없는 것을 보면 모두가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았다. 서로 불쾌할 선을 넘지 않는 조심스러움이 마음에 들었다. 한 사람의 성인으로 인정받는 것 같아서 좋았다.오늘의 식탁에서의 이야깃거리는 최근 외박까지 할 정도로 몹시나 바빠 보이는 나의 행보였다. 전화도 아닌, 문자 한 통으로 통보하듯이 외박을 한 내 행동에 대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어디서 누구와 왜, 외박했는지 젓가락을 놓으시며 어머니가 가벼운 듯 집요하게 내게 물으셨다. 어머니가 질문을 마치고 내 대답을 기다리는 타이밍에 아버지도 수저를 내려놓으셨다. 잘잘못을 따지고 훈계하려는 분위기가 아니라, 잘생긴 아들의 연애 소식을 궁금해하는 분위기였다. 서린 누나와 가까이 지내는 모습을 지켜본 어머니는 내 입에서 서린 누나의 이야기 나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서린 누나의 이야기가 나올 리가 없었다. 나는 서윤이의 남자 친구니까.“저 서윤이랑 진지하게 교제해 보려고 합니다. 물론, 진지하게 교제하려고 외박을 한 건 아니지만, 엊그제 밤에 서윤이랑 같이 있었습니다. 하하.”“마트 명호의 딸 박서윤이? 발랑 까지게 입고서는 돌아다니는 네 친구?”어머니가 깜짝 놀라며 흥미롭다는 듯이 목소리를 높이며 내게 되묻다가
Last Updated : 2026-09-2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