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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Chapters

51화

식탁에 엎드려 보지를 활짝 벌리고 있는 미란 누나.두 손으로 엉덩이 아래쪽을 바짝 당겨, 시뻘건 보지속살을 보이며 자지를 갈구하듯 엉덩이를 살짝씩 흔들고 있었다.새카만 보지털이 빽빽하게 박혀있는 안쪽으로 시뻘건 보지속살을 넋 놓고 바라봤다. 보짓물이 안쪽에서부터 차오르는 지, 빨간 속살이 무척이나 빤짝거렸다.쓰레기 같은 이장이랑 같이 사는 미란 누나가 불쌍하게 느껴졌다. 이장 때문에 고생하며 산다고 생각하니, 동질감도 느끼고 동지애도 느꼈다. 나랑 서린 누나, 미란 누나 비슷하고 같은 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육감적이고 음란한 미란 누나의 보지맛도 정말 궁금했지만, 그것보다는 동지로서 위로해 주고 싶었다. 가까운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누나의 허리에 손을 얹고 축축하고 뜨거운 보짓구멍에 귀두를 걸었다. 빠르고 짧은 거친 숨을 쉬기 시작한 누나의 몸을 느끼며 조금씩 조금씩 자지를 밀어 넣었다.“어. 어. 어. 후으. 후으. 종. 종일아. 처. 천천히 들어와. 나 이장 마누라라고 거칠게 대하면. 안돼.”짧고 거칠게 차오르는 숨과 하고 싶은 말을 겨우겨우 뱉는 미란 누나의 목소리가 너무나 음란하게 들렸다. 신음 가득한 음란한 목소리를 곱씹다가, 마지막에 들린 ‘이장 마누라’라는 말에 가슴속에서 무엇인가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이장의 마누라.패죽이고 싶은, 이장놈의 소중한 마누라.그렇게 소중하게 대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장의 소중한 마누라라고 생각하니 흥분과 분노가 동시에 끓어올랐다. 끓어오르는 분노와 흥분을 간신히 참으며 누나에게 물었다.“누나. 저 누나한테 분풀이할 것 같아서, 너무 거칠어질 것 같아서, 미안해서 안될 것 같아요.”이장에 대한 분노를 이장의 마누라인 누나한테 쏟고 풀 것만 같아서, 누나의 엉덩이를 밀어내며 자지를 뺐다.“어? 어? 아. 나 이장새끼 좆집이야. 마누라 맞아. 마음 풀릴 때까지 따먹고 씹창 내버려. 나한테 분풀이해.”누나가 자신의 보지에서 빠져나간 자지에 당황하며, 내 자지를 다시 불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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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화

너무나도 넓고 푹신한 침대에서 천천히 정신을 차렸다.몇 시인지는 모르겠다. 깜깜한 새벽은 아니고 정말 옅게 푸르스름해지는 그런 새벽의 시간이었다.바람에 나무들이나 풀들이 살랑이며 가볍게 부대끼는 소리가 들려올 듯한, 온통 푸른빛인 세상에 습하고 시원한 공기가 내 몸 안을 차갑게 깨울 것만 같은 그런 시간.그런 시간에 내 몸을 깨운 것은 누군가의 축축하고 뜨거운 혀의 움직임과 사방에서 자지를 조여오는 압박감이었다.“츄르릅, 츄릅. 츄르르릅. 후으. 헤에.”조용한 이 방을 음란한 소리로 가득 채우고 있는 축축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너무나 익숙한 톤의 신음소리였다.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내 자지에 깔려 아슬아슬한 신음을 내뱉던 이장의 마누라. 오미란.푸른색의 세상에서 뜨거운 혀와 좁은 입으로 내 자지를 물고 삼키며 나를 잠에 깨운 사람은 미란 누나였다.무시할 수 있는 자극의 수준이 아니었다. 진작 잠에서 깨어났다. 다만, 굳이 지금의 쾌감과 흥분을 끊고 싶지 않아서 조용히 잠든 척을 이어갔다. 내 허락을 구하지도 않고 새벽에 몰래 내 자지를 물고 있는 미란 누나가 귀엽게 느껴졌다. 이왕 주기로 한 자지인데 한번 줄 때 왕창 주고 싶기도 했다. 누나를 위하는 척하며 기분좋은 쾌감과 흥분을 계속 즐겼다.자지를 목구멍 너머로 삼키고 끈적한 침을 잔뜩 끌어올려, 그 침을 손으로 자지에 바를 때쯤 잠을 척을 더는 이어가지 못했다. 너무도 강렬한 쾌감에 나도 모르게 상체를 굽히듯 세우며 일어났다. 내 자지를 손으로 흔들며 귀두를 핥아가던 누나가, 나를 향해 배시시 웃고 있었다. 서로 다 알면서 모르는 척 음란한 행위를 이어갔던 것이었다. 귀여운 누나의 얼굴을 보며 나도 웃었다.누나가 내 자지 위로 올라타더니, 손을 내려 보짓구멍에 귀두를 맞추기 시작했다.“같이 잠들어 있다가 이장 눈에 띄면 시끄러워지잖아. 그래서 깨운 거야. 근데 너는 안일어나고 자지만 일어나길래, 자지랑 잠시 놀았던 거고.”이장네 안방 침대에서 잠들면서 했던 걱정을 누나도 하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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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화

이장으로부터 서린 누나와의 여행을 허락받고 며칠이 지났다.그 사이 친구들에게 조금 오랜만에 연락했었다. 한 명은 정육점 옆 식당 주인의 아들이자, 작은엄마 함주경의 아들인 김현태고, 또 다른 한 명은 마을 제일 큰 마트를 운영하는 명호 아저씨의 딸 박서윤이다. 명호 아저씨는 지난번 서린 누나의 집에서 마주친 후로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다. 그의 딸인 서윤이는 좋은 이미지의 친구다. 조금은 부담스러운 좋은 친구.김현태.아주 어릴 적부터 친했던 현태는 연락이 잦아도, 연락이 뜸해도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나를 반갑게 대해주는 그런 친구다. 서로 죽지만 않으면 언젠가 또 만날 텐데, 신경 쓰면서 자주 연락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를 나눴었다. 그렇다고 아예 연락을 안하는 그런 사이는 아니지만, 내가 현태의 어머니와 관계를 맺게 되면서 연락의 빈도를 줄이게 되었다. 현태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작은엄마가 떠오르고, 나아가 내게 보지를 내어주며 거칠게 다뤄달라고 애원하던 모습까지 떠올라 버리게 되었다. 그 후로는 현태에게, 나 스스로 미안하고 떳떳하지 못한 친구가 되어버렸다. 미안하고 불편한 감정을 숨기고 아무렇지 않은 척, 모른척하며 현태를 대하면 되겠지만 그게 좀 어렵고 힘들어서 연락을 줄이게 되었다. 친구로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나 스스로 미안하고 떳떳하지 못할 뿐이지 우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박서윤.동성 친구가 아니기에 현태만큼 무척 친하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적당히 친한 정도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제법 친했는데, 중학교를 올라가면서 아주 조금 멀어졌다. 현태는 서윤이를 좋아하고 서윤이는 나를 좋아하는 상황이라 내가 어쩔 수 없이 서윤이에게서 거리를 조금 뒀다.서윤이는 또래 여자 중에서 상당히 예쁜 편에 속했다. 상당히 예쁜 편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서린 누나 때문이다. 아마도 서린 누나가 없었다면 서윤이가 또래에서 가장 예쁜 포지션을 가졌을 것이라고 확신한다.친하지만 작은엄마 때문에 연락을 줄인 현태와 나를 좋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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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지랄하고 자빠졌네. 정말.”내가 고향 마을로 내려오게 된 경위와 앞으로의 내 인생에 대한 간략한 계획을 들은 서윤이의 대답이었다. 현태는 그럴 수 있다며 나를 이해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날카로운 서윤의 눈빛에 쏘여 화장실로 도망갔다. 술잔을 비운 서윤이가 정말 마을에 정착할 거냐며 나를 노려보며 다시 말을 걸어왔다. 마을에 정착한다기보다는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겠다는 나의 대답에, 서윤이가 혼자서 술을 따라 마셨다.“나. 대학도 그렇고, 자취방도 그렇고. 너랑 가까운 곳인 거 알지? 넌 내가 가까이에서 맴도는 거 안보여? 안느껴져?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알면서 일부러 그러는 거야? 왜 그러는 거야?”“서윤아. 너를 멀리하려고, 너를 피하려고 마을로 내려온 게 아니야.”“나한테 미리 말이라도 해줄 수 있었잖아!”“서윤아. 미안해. 조금 늦었지만 내가 연락했잖아. 마음 풀어줘.”나를 한참 노려보던 서윤이가 도끼눈을 조금 풀고는 아주 깊은 한숨을 뱉어냈다. 목소리 높여서 미안하다며 잘 익은 고기 몇 점을 내 접시에 올려줬다.“억지로 나 좋아해달라는 말은 하지 않을게. 그래도 말이야. 너가 내 마음을 알고 있다면, 조금만 나를 배려해 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마음에 안들지만, 새로운 출발 축하해.”조용하고 차분하게 가라앉은 서윤이의 목소리가 나를 응원했다. 응원의 목소리치고는 톤이 너무 낮아서 이상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죄인처럼 가만히 있는 나를 보며, 사장이 바뀌어서 그런가 고기 맛이 좋아졌다며 농담을 건네오는 서윤이가 고맙고 좋았다. 냉장고에서 소주 두 병을 챙겨서 테이블로 천천히 다가오는 현태와 고기를 굽고 있는 서윤을 번갈아 쳐다봤다. 현태가 서윤이의 눈치를 살피며 자리에 앉았다.모두의 잔에 술을 채워주고는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쓰지만 달았던 한 잔을 삼키고 서로를 보며 웃었다. 그러고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술자리다운, 즐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1학기 기말고사 이야기부터 다들 외로운 연애사까지 다양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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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화

현태와 서윤, 그리고 서린 누나와 함께 펜션으로 놀러 가는 날의 아침이 밝았다.눈을 번쩍 떴다. 친구들과 놀러 가는 날이라서 눈을 번쩍 뜬 게 아니라, 상당히 이른 아침부터 창밖에서 들려오는 공사 소음에 눈을 떴다. 기분 좋게 일어난 경우는 아니지만, 제법 중요하고 즐거운 일정이 있는 날이니, 이른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잘된 일이라 생각했다.최근에 우리 집 근처 빈집들을 몇몇 사람들이 다녀가더니 이사 오는 모양이었다. 옛날 건물이라 적당히 리모델링하고 들어오는 것 같았다. 인부들의 시끄러운 대화 소리랑 공구 소리로, 최근 며칠 동안 아침부터 시끄러웠다. 시끄러운 소리를 들으며 마음속으로 기도했다.‘더 시끄러워도 상관없으니, 착한 사람이 이사 오게 해주세요. 선량한 사람이 제 이웃사촌이 되게 해주세요.’어떤 사람이 이사 올지 전혀 모르지만, 적어도 이장 같은 사람은 아니기를 바랬다.친구들과 싸우지 말고, 즐겁게 마음껏 놀고 오라는 부모님의 농담 섞인 당부에 웃음으로 화답하며 집을 나섰다.이동 계획은 이장 때문에 편했다.이장이 서린 누나를 태우고, 마트에서 서윤이를, 식당에서 현태와 나를 태워서 펜션으로 이동할 계획이기에 무척이나 편했다.식당에 도착하니 4인이 먹기에는 조금 많이 보이는 고기 박스가 눈에 들어왔다. 검보라색 액체가 제법 담겨있는 커다란 박스에 대해 현태에게 물었다.“와인에 재운 소고긴데 배터지게 먹고 오자. 너나 나나, 서윤이나 셋 다 먹을 거랑 무척이나 가까운 사람들인데 대충 먹으면 속상하잖아.”현태의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었다.술과 고기를 제외한 음식들을 준비하는 서윤, 술과 고기를 준비한 현태, 현태에게 고기를 제공한 나.먹거리 트리오들과 사실상 오늘의 주인공 서린 누나를 떠올리며, 우리 쪽으로 다가올 이장의 승합차를 기다렸다.이장의 승합차 안.앞쪽에서 서린 누나와 서윤이가 이런저런 이야기로 아주 시끄러웠다. 동갑내기 절친이라는 느낌이 아니라, 유명인을 만난 팬의 느낌으로 시끄러웠다. 어느 날 갑자기 전학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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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피톤치드가 가득한 숲속에 서린 누나와 함께 걸었다.말없이 제법 걸었다. 나를 살짝 앞서서 걸어가는 누나의 얼핏 보이는 웃는 얼굴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피톤치드와 누나의 냄새를 살짝 뒤에서 가슴 가득 담으며, 예쁘게 살랑이는 누나의 엉덩이도 눈에 가득 담으며 뒤따라 걸었다. 좁은 숲길을 지나고 누군가가 숨겨놓은 듯한 넓은 공간에 다다랐다.종일 따스하게 내려온 햇살에 따뜻하게 바짝 마른 통나무 의자에 누나와 살짝 닿게 앉았다. 엉덩이와 팔이 좀 더 가까이 닿고 누나가 내게 살짝 기대어 왔다. 편히 기댈 수 있도록, 내게 기대어 오는 누나의 몸을 버텨주었다. 눈을 감은 채로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뱉은 누나가 내게 손은 건네며 조용한 말하기 시작했다.“종일씨랑 가까워진 그날 이후로, 조금 편하고 좋아졌어요. 싫은 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어요. 이장이 그러던데, 종일씨한테 고마워하라고... 종일씨. 정말 고마워요. 덕분에 좋아요.”서린 누나가 조금은 편해지길 바라며 이장한테 누나를 좋아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장이 무시할 줄 알았는데, 정말 나를 아들같이 생각하는지, 내 마음을 신경 써 준 것 같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누나를 사랑하게 됐다고 말할 걸 후회했다. 나의 말 한마디 때문에 누나가 조금 편해졌다니 기분이 좋았다.“종일씨. 나 좋아해요?”누나의 질문에 머릿속이 고장 난 것 같았다. 누나에 대한 나의 마음을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나는 누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아무런 대답도 없이 누나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이 내게 피톤치드를 쏟아버렸다.숲 내음이 너무나 좋다면서, 내 주변을 천천히 걷는 누나의 모습을 바라봤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내 뒤에, 앉아 있는 나를 끌어안았다. 머리와 어깨에 누나의 가슴이 닿고, 귀에는 누나의 숨이 닿았다. 살짝 당황한 나를 누나가 강하게 안으며 얼굴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가느다랗고 부드러운 누나의 손가락을 느끼며 손끝에서 나는 달콤한 냄새를 맡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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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화

“안내며 술래. 가위. 바위. 보.”서린 누나와 이미 말을 맞춰둔 서윤이 덕에 현태는 술래가 되었다.깡통을 밟은 채, 눈을 감고 숫자를 세는 현태를 뒤로하고 어딘가로 달렸다. 같이 숨자며 나를 따라오는 서윤이의 손을 잡고 건물 뒤편으로 이동하려다, 조용히 숙소 안으로 들어왔다. 함께 이동하는 나와 서윤이를 바라보던 서린 누나는 살금살금 어딘가로 숨어버렸다. 바보같이 신발을 벗어둔 채로, 웃으며 들어오는 서윤이를 안쪽으로 보내고 내 신발과 서윤이의 신발을 챙겨 안쪽으로 같이 숨었다.숙소 안 붙박이장.이불이나 계절 가구, 장비를 넣어두는 수납공간 같은 곳이 서윤이와 같이 숨었다.비좁은 공간에 서로 자리를 잡고 희미하게 들려오는 현태의 숫자 세는 소리를 들으며 얼굴을 가까이 한 채로 웃었다. 이제 찾는다는 현태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좁고 어둑한 공간에서 술래가 다가오면 어쩌지를 걱정하던 어린 시절의 긴장감이 너무나 반가웠다.문틈 새로 들어 빛 아래, 내게로 가까이 다가오는 서윤이가 보였다. 서윤이의 따듯한 손이 내 턱과 목덜미를 부드럽게 감싸더니 자신의 쪽으로 당기기 시작했다. 좁은 공간을 가득 채우기 시작한 서윤이의 복숭아 향기에 취한 채, 따뜻한 손길에 몸을 맡겼다. 서로의 코가 맞닿고 달콤하게 찐득한 입술이 나를 눌러왔다. 달콤한 그 입술에 나를 맡겼다. 맡기고 싶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느껴보고 받아보고 싶었다. 달콤하게 다가오는 서윤이의 마음속으로 살며시 들어갔다.선생님의 눈을 피해 교실에서 편히 누워 쉬었던, 초등학교 6학년 운동회날이 떠올랐다.그날따라 교실의 서늘함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책상에 엎드려 눈을 감고 졸다가 잠들어 버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내 얼굴을 따라 그리는 누군가의 아주 조심스러운 손끝이 느껴졌다. 눈을 뻔쩍 뜨고 누군지 확인하고 싶었지만, 그 순간이 너무 좋아서 가만히 눈을 감고 있었다. 조심스러운 손끝이 멀어지더니 누군가의 몸이 가까이 내 쪽으로 밀착해 왔었다. 부드러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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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

달콤하고 즐거웠던 깡통 차기를 마무리하고 현태와 바비큐 파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서린 누나와 서윤이는 밖에서 노느라 화장이 녹았다며, 씻고 다시 준비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보기에는 살짝 녹은 화장이 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서 이쁘고 좋은데 왜 다시 화장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내 말을 들은 현태도 고개를 끄덕거리며 맞는 소리라며 맞장구를 쳐줬다.펜션 한편에 있던 바비큐 통에 숯을 넣고 말없이 토치로 불을 쏘고 있는 현태를 보며, 나와 서윤이와의 관계를 고백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부자연스럽게 우물쭈물 다가오는 나를 느낀 것인지 적당한 거리에 들어온 내게 현태가 먼저 말을 걸었다.“종일아. 서윤이가 너 좋아하는 거 내가 먼저 알았어. 초등학교 때부터 너랑 잘되게 도와달라고 나한테 부탁했었거든.”현태의 손에 들린, 토치의 파랗고 빨간 불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새카만 숯을 뜨겁게 감싸안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이 쉽게 옮겨붙는 것 같지는 않았다. 숯만 바라보고 있는 내게 현태가 말을 이어갔다.“내가 서윤이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억지로 만나고 싶은 마음은 없어. 그리고 임마. 내 연애는 내가 알아서 하니까, 너는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이 시골에서 서윤이처럼 예쁜 사람 만나기 쉽지 않다. 아. 서린 누나가 있구나. 뭐 너 알아서 해라 임마.”숯에 불이 옮겨붙는 것 같았다. 언제 붙었는지 모르는 저 불처럼 내게도 뭔가 옮겨 붙긴 했다.서윤이의 마음이 내게 옮겨붙은 것인지, 서린 누나의 마음이 내게 옮겨붙은 것인지를 모르겠지만, 누군가의 마음이 옮겨붙었다. 서린 누나와의 은밀했던 숲속 데이트 후에 서윤이의 마음을 안아주게 되었으니, 아마도 내게 붙은 마음은 서린 누나의 마음 같았다. 서린 누나를 위해서 서윤이를 안아주기로 마음먹었었다. 그렇다고 서윤이가 싫은 것은 아니었다. 굳이 나누자면 좋은 쪽이다. 나도 서윤이가 좋았다. 나도 서윤이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다.바비큐 통 근처만 가도 후끈함이 느껴질 때쯤, 서린 누나와 서윤이가 새 단장을 마치고 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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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다들 배도 부르고 날도 추워져서 숙소 안으로 자리를 옮겼다.이제부터 뭐하고 노냐는 서린 누나의 질문에 세 사람이 부지런히 술자리를 세팅하는 동작으로 답했다. 늙으나 젊으나 펜션에 놀러 오면 밤늦도록 술 마시며 노는 게 목적이라는 서윤이의 말에 나와 현태는 고개를 끄덕였다. 최고 연장자인 서린 누나는 자리에 앉혀둔 채 세 사람이 이것저것 준비해서 세팅을 마쳤다.오늘 밤이 지나면 내일은 돌아가는 날이기에 다들 너무 빨리 취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주량껏 마시기로 정했다. 고기를 재우다 남은 와인부터 소주, 맥주 그리고 마트에서 서윤이가 챙겨온 양주까지 다양한 종류의 술들이 테이블에 출석했다. 친구들 덕분에 너무나 즐겁다는 누나의 건배사를 시작으로 술자리가 시작되었다.나와 현태, 서윤 세 사람이 공유하는 추억 이야기부터 대학 이야기, 정육점 일, 세상 이야기 등등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술자리를 즐겁게 채웠다. 술자리가 점점 끝을 향해 무르익어 갈 때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현태와 서윤이가 서린 누나에게 왜 대학도 안가고 마을에 머무르냐며 불편한 질문을 던졌다. 종이컵 가득 담긴 술을 천천히 다 마신 누나가 조용히 술잔을 내려두며 대답했다.“마을에서 내가 할 일이 있어서 남아 있어.”무슨 일이냐며 물어오는 두 사람에게 누나가 종이컵에 술을 가득 따르며 묵직하게 대답했다.“복수.”가득 담긴 술잔을 바로 마시는 누나를 두 사람이 걱정과 당황스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즐겁고 웃음소리 가득했던 술자리가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모두의 표정을 뒤늦게 확인한 누나가 무거운 표정을 풀고, 농담이었다며 웃는 얼굴로 분위기를 다시 띄우기 시작했다. 즐거운 분위기로 술자리를 마무리하기 위해 내가 화제를 돌렸다. 언제 해도 즐겁지만, 특히나 남녀가 섞인 술자리에서 하면 더 즐거운 진실게임을 제안했다.밝은 목소리로 재밌겠다는 누나와 서로서로 각자 누군가의 마음속이 궁금한 두 사람이 눈빛을 반짝였다. 서윤이의 마음이 궁금할 현태와 내 마음이 궁금할 서윤, 다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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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화

숙취 때문에 머리가 제법 지끈한 아침을 맞이했다.어제 다 끝나가는 술자리 마지막에 진실게임을 하다가 내가 걸렸고, 내 대답을 다 듣기도 전에 술기운에 넘어가는 서윤이를 붙잡았던 기억이 숙취 가득한 두통 속에서 떠올랐다. 사귀기로 정한 것은 아니지만 서윤이와 친구 이상의 관계로 넘어간 것 같았다. 서윤이한테 잘해주라는 현태의 말도 떠올랐다. 못들었던 말로 하고 싶었지만 떠올라버렸다.[똑똑똑]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현태가 방 안에 없지만 노크하며 들어올 것 같지는 않아서 서린 누나 아니면 서윤이 임을 짐작했다. 헝클어진 머리와 붓고 엉망인 얼굴을 급하게 체크하고 문을 열었다. 희미한 과일향이 문이 열릴 때부터, 내 코를 간지럽혔다. 방금 자다 일어나서 엉망일 내 상태를 걱정하며 조심스럽게 상대를 맞이했다.뽀송한 얼굴로 수줍어하는 서윤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살짝 부끄러워하며 내 눈도 못마주치는 서윤이의 모습은 처음 봤다. 어제 못다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이따가 마을로 돌아가면 잠깐 시간을 내달라는 부탁을, 서윤이가 수줍음 속에서 한참을 머뭇거리다 내게 전했다. 그러고는 내 대답은 듣지도 않고 서둘러 사라져 버렸다.연인으로 지내기에는 서윤이에 대한 부족한 내 마음이 미안하고 신경 쓰였다. 부족한 애정으로 시작하는 연애만큼 상대방에게 실례가 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한 연애의 결말이 좋을 것 같지도 않았다. 어설프게 시작해서 친구 두 명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 사랑하는 연인관계를 전제로 진지하게 알아가는 과정을 갖고 싶었다. 서윤이에 대한 애정이 커지고 사랑이라 느껴질 때쯤, 내가 고백해서 사귀고 싶었다. 나보다는 감정과 마음이 좀 더 크고 앞서있는 서윤이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내 진심을 전할 방법을 고민하며 짐을 챙겼다.마을로 돌아가는 길.이장을 불러 승합차에 널널하게 짐을 싣자는 현태와 서윤의 의견을 무시하고 택시를 불러서 트렁크에 짐을 가득 실었다. 이장과 원수졌냐는 현태의 볼멘소리에, 어떻게 알았냐며 정말 원수졌다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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