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속을 찌르고 깊숙이 들어간 비위관 튜브를 꽂은 채, 권도현은 침대에 사지가 꼼꼼히 결박되어 있었다.위장으로 차가운 영양액이 기계식 펌프의 일정한 박자에 맞춰 주입될 때마다, 뼈마디가 시려오는 지독한 굴욕감이 전신을 난도질했다.지잉-!방탄유리벽 너머로 스크린 셔터가 열리며, 윤수안이 인터폰 마이크 앞에 단정하게 앉았다. 수안은 도현이 과거 명성을 떨치던 시절 펴냈던 저서 [인간 무의식의 지배와 통제]의 한 페이지를 펼치더니, 차분하고 메마른 목소리로 낭독하기 시작했다.[“환자의 극단적인 거식과 자해성 단식은 주치의의 통제권을 빼앗으려는 미숙한 퇴행 행위이다. 이러한 경우, 주치의는 일말의 정서적 교감을 완벽히 차단하고 철저히 비인격적인 강제 처치를 통해 물리적 한계를 각인시켜야 한다.”]수안의 낭독이 스피커를 타고 독방 전체에 얼음장처럼 서늘하게 울려 퍼졌다.도현의 충혈된 눈동자가 사납게 흔들렸다.자신이 5년 전, 병동 환자들의 인격을 짓밟고 저항을 무력화하기 위해 학술이라는 이름으로 저술했던 잔혹한 지침. 그 악랄한 문장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바로 지금 자신을 결박하고 통제하는 절대적인 처벌 규정이 되어 고스란히 돌아와 있었다.“어떻습니까, 권도현 씨? 당신이 직접 집필한 완벽한 치료 가이드라인대로 정확히 처치해 드렸는데.”“그만해……! 제발 멈춰!”도현은 코에 꽂힌 튜브를 흔들며 침대 위에서 오열했다.“내가 잘못 썼어……! 그건 학문이 아니야! 사람을 찢어 죽이는 고문이었어! 내가 미친놈이었어!”낭독이 잠시 멈춘 사이에도 영양 펌프의 규칙적인 작동음은 계속됐다. 도현은 그 박자에 맞춰 문장 속 단어를 하나씩 되짚었다. ‘교감 차단’, ‘물리적 한계’.과거에는 환자의 반응을 설명하는 전문 용어라고 믿었던 말들이, 이제는 자신의 목을 조르는 차가운 명령처럼 들렸다.“그 문장을 쓸 때, 누가 그 안에 묶일지 생각했습니까?”수안의 질문은 높지 않았다. 도현은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튜브가 당기는 감각에 다시 멈췄다. 도현은 입을 열
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6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