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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os capítulos de 폐쇄병동 401호: Capítulo 21 - Capítul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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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영원한 감옥의 시작

“전 한성대병원 석좌교수 권도현, 구속 기소 및 특별 치료를 위한 임시 수용 결정.”대형 로비의 뉴스 모니터 화면에서 앵커의 긴박한 속보가 흘러나왔다.도현이 자필로 작성한 50페이지 분량의 상세 범죄 자백서는 수사와 학계를 뒤흔들었고, 법원은 본안 판결 전까지 한성대병원 폐쇄병동의 특별 격리 치료를 임시로 집행하도록 결정했다.희대의 심리 조작범의 완전한 몰락, 그리고 사건을 완벽하게 파헤친 천재 프로파일러 윤수안의 압도적인 승리였다.한성대병원 이사회는 수안에게 폐쇄병동 특수 격리 구역의 총괄 책임 주치의 권한을 한시적으로 위임했다. 수안은 경찰청 프로파일러 직무와 병원 특수 주치의 직함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뉴스 화면이 바뀌며 병원 정문 앞에 몰린 취재진과 이사회 공지가 짧게 지나갔다. 수안은 복도 모니터를 잠시 바라보다가 시선을 거두었다. 그가 무너진 자리에 새 권한이 생겼다는 사실보다, 그 권한으로 다시는 같은 방식의 환자가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는 책임이 먼저 떠올랐다.401호로 향하는 동안 수안은 차트를 열어 그날의 반응과 면담 기록을 확인했다. 도현의 이름 옆에는 의학적 판단과 법원의 조치가 나란히 적혀 있었다. 그는 더 이상 그녀의 과거가 아니라, 스스로 남긴 기록에 따라 관리되는 한 명의 환자였다. 수안은 복도 끝에서 걸음을 한 번 멈췄다가, 차트를 덮고 다시 문 쪽으로 향했다.문 앞에 닿기 전, 수안은 가운 주머니 안의 열쇠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를 들었다. 그 짧은 소리에 과거의 기억이 스쳤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자정 무렵, 401호 특수 독방 복도. 모든 외부 빛이 완벽히 차단된 어둠 속을 따라 수안의 단정하고 차분한 구두 굽 소리가 낮고 규칙적으로 울려 퍼졌다. 육중한 철창문 너머, 푸른 환자복 차림의 권도현이 바닥을 기어 쇠창살 문틈으로 파리한 손을 필사적으로 내밀었다.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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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401호의 일과

폐쇄병동 401호의 아침은 쇠창살 틈새로 비쳐 드는 창백한 형광등 불빛과 함께 시작되었다.결박용 침대 프레임에 등을 기댄 권도현은 퀭한 눈으로 벽면에 걸린 규칙표를 응시했다.[07:00 기상 및 활력 징후 측정 / 09:00 주치의 윤수안 회진 / 12:00 격리실 배식 / 14:00 인지 행동 교정 세션 / 21:00 24시간 억제대 적용 및 소등]과거 자신이 환자들을 훈육하기 위해 직접 제정했던 잔혹한 시간표였다. 이제는 그 시간표의 1분 1초에 자신의 목숨이 걸려 있었다. 시간표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규칙 위반 시 자극 제한’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도현은 그 글자를 본 채 한참 움직이지 못했다. 예전에는 환자가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차트에 순응도 저하라고 적고, 이유를 묻는 대신 불을 끄거나 면담을 미뤘다. 그때마다 자신의 판단이 치료라고 믿었다.이제 그 문구는 누군가를 고치기 위한 질서가 아니라, 혼자 남겨질 시간을 예고하는 경고처럼 보였다.기상 직후 활력 징후를 확인하러 들어온 간호사가 물컵을 침대 곁에 놓았을 때에도, 그는 잔을 들지 못했다. 손이 떨려 물이 바닥에 몇 방울 떨어졌고, 금속 컵이 낮게 울렸다. 그는 문 밖을 향해 귀를 기울이다가 발소리가 멀어지자 다시 침대 쪽으로 물러났다. 수안이 오기 전까지는 물 한 모금도 스스로 정할 수 없다는 듯했다.벽시계의 분침이 9시를 향해 움직일수록 도현의 호흡은 조금씩 짧아졌다. 그는 바닥에 떨어진 물방울을 바라보다가, 구두 소리가 들리는 순간 황급히 환자복 소매를 정리했다.누군가의 방문을 기다리며 제 모습을 다듬는 습관이, 그에게도 남아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그는 벽의 규칙표를 다시 읽었다. 글자 하나를 외우면 불안이 조금 가라앉는 듯했지만, 문 바깥의 기척이 끊기면 곧 다시 손끝이 차가워졌다.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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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붉은 관찰 일지

폐쇄병동 401호의 암전 치료가 끝난 오후.권도현은 침대 모서리에 웅크려 앉아 떨리는 손으로 배식구 틈새를 바라보고 있었다. 수안이 남기고 간 의료용 차트 클립보드 위에는 붉은색 볼펜 한 자루가 놓여 있었다. '환자 본인이 직접 작성하는 이상 심리 관찰 일지'였다.도현은 볼펜을 쥐었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굳어 글씨가 흉하게 일그러졌다.[14:20 - 시야 우측 상단에서 수안의 자살 환영 반복 출현. 목덜미에 차가운 올가미 감촉 지속.][16:00 - 주치의의 발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심박수가 140회 이상 폭주함. 수안의 시선이 필요함.]자신의 망가진 뇌와 처절한 붕괴 과정을 의학 용어로 기록하는 굴욕적인 일지. 암전 치료가 끝난 뒤에도 도현은 문 쪽을 오래 보지 못했다. 불이 다시 켜질 때마다 벽의 얼룩이 사람 얼굴처럼 보였고, 눈을 비비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다. 그는 다음 줄을 적기 전에 몇 번이나 종이를 뒤집었다. 환각을 적으면 그것이 사실이 될 것 같고, 적지 않으면 수안이 자신을 보지 않을 것 같았다.글씨는 처음에는 의학 용어를 빌려 최대한 차분하게 시작됐지만, 줄이 내려갈수록 문장이 짧아졌다. 심박수 뒤에는 ‘혼자 두지 마’라는 말이 적힐 뻔했고, 그는 그 부분을 몇 번이나 지우려다 멈췄다. 관찰 일지라기보다 누군가의 관심을 붙잡기 위해 만든 메모가 되어 가고 있었다.배식구 너머 기척이 느껴지자 그는 곧바로 종이를 가슴에 끌어안았다. 수안이 읽어 주기만 하면 자신의 상태가 조금은 가벼워질 거라 믿는 표정이었다. 그래서 종이를 내미는 손끝에는 기록을 제출하는 사람의 조심스러움보다, 대답을 기다리는 사람의 조급함이 먼저 묻어났다.종이 위에는 환각의 시간보다 수안의 이름이 먼저 떠올랐다.도현은 그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 표현을 고쳐 썼지만, 문장은 자꾸 같은 자리로 돌아왔다. 그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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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손톱 밑의 흉터

필기도구를 빼앗긴 권도현의 401호 독방.자정이 지나자 도현의 금단 증상과 환각은 극에 달했다.도현은 침대 매트리스를 뜯어내고 차가운 방음벽 콘크리트 패드를 손톱으로 긁어대기 시작했다. 도현은 한동안 침대 위에서 손을 내려다보았다. 필기도구를 빼앗긴 뒤에도 손가락 끝에는 전날의 펜 감촉이 남아 있는 듯했다. 말로 적을 수 없게 되자 생각은 더 큰 소리로 머릿속을 맴돌았다.그는 벽을 바라보며 같은 문장을 속으로 되풀이했다. 사과인지, 호출인지, 자신이 아직 버려지지 않았다는 확인인지도 분간하지 못한 채였다.벽을 긁기 시작한 뒤에도 처음에는 이름만 남기려 했다. 그러나 글자가 번질수록 그는 멈추지 못했다. 손끝에 느껴지는 통증보다, 복도에서 누군가 발걸음을 멈춰 줄지 모른다는 기대가 그를 붙잡았다. 그것은 죄를 고백하는 행동이라기보다 수안의 시선을 자기 쪽으로 돌리려는 마지막 신호에 가까웠다.새벽이 가까워질수록 방음벽에 남은 흔적은 더 어지러워졌다. 도현은 손을 멈춘 뒤에도 자신의 이름이 아닌 수안의 이름만 남았다는 사실을 보며 한참 숨을 골랐다. 그제야 피가 아니라,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는 적막이 더 무섭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상처를 숨길 생각도 하지 않았다.누군가 들어와 이 벽을 보고 자신을 불러 줄 가능성만을 붙잡고 있었다. 복도 바깥에서 수레 소리가 스칠 때마다, 도현은 몸을 일으켰다가 다시 벽에 기대었다. 실제로 누가 멈춘 것은 아니었지만, 그 짧은 소리에도 심장이 먼저 반응했다. 끼기긱-!손톱이 뒤집히고 살점이 뜯겨 나가며 벽면에 붉은 핏자국으로 글자가 새겨졌다.[윤수안. 날 용서해. 날 버리지 마. 제발 날 봐줘.]손가락 끝에서 터져 나온 피가 벽을 타고 흘러내렸지만, 도현은 고통조차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손끝의 통증만이 자신이 살아 있음을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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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빈칸의 당직일지

도현의 피 묻은 손가락이 붕대 안에서 굳기도 전, 수안은 401호 밖 간호스테이션에서 오래된 당직일지를 펼쳤다.자해가 시작된 시각은 분 단위로 적혀 있었지만, 그보다 앞선 관찰 칸은 비어 있었다. 같은 빈칸이 권도현이 병동을 지휘하던 시기의 기록에서도 반복됐다.당직 책임자가 마른 입술을 축였다.“그때는 교수님이 직접 지시했습니다. 면담 내용은 연구실에서 따로 관리한다고 했고요.”“별도 기록의 보관 위치가 있습니까?”“확인된 건 없습니다.”수안은 빈칸 옆에 날짜를 적었다. 야간 억제대 적용 사유가 없는 날, 보호자 연락 여부가 지워진 날, 담당자 서명만 남은 날을 차례로 분리했다. 누구를 탓하는 말은 하지 않았다. 종이가 넘어가는 소리가 멎을수록 스테이션에 선 직원들의 어깨가 굳었다.병원 행정 책임자가 낮은 목소리로 끼어들었다.“이미 지난 일입니다. 작성자가 기억하지 못하면 빈칸만으로 문제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문제를 만드는 게 아니라 남은 흔적을 확인하는 겁니다.”수안이 당직일지 한 장을 돌려 보였다.“같은 시간대, 같은 처치, 같은 누락이 이어졌습니다. 우연이라고 판단할 근거부터 제출하세요.”행정 책임자의 입이 다물렸다. 그때 맨 끝에서 의자가 끌리고, 한 간호사가 낡은 파일을 품에서 꺼냈다. 정식 차트가 아니라 교대할 때 개인적으로 적어 둔 근무 메모였다.환자가 면담을 요구한 시각과 호출을 취소하라는 지시가 짧은 글씨로 남아 있었다.“버리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빈칸이 전부 제 책임이 될까 봐 복사해 뒀어요.”수안은 곧바로 파일을 받지 않았다.“원본입니까?”“네.”“제출 의사를 기록한 뒤 봉인하겠습니다. 사본을 먼저 만들고, 원본을 건넨 시각까지 남겨 주세요.”간호사가 고개를 끄덕이자 수안은 보안 담당자를 불렀다. 자료를 낸 직원의 이름은 조사 인원 외에는 공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행정 책임자가 다시 입을 열려 했지만, 수안은 이미 다음 장의 누락 항목을 확인하고 있었다.다른 직원도 조심스럽게 손을 들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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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접근 금지 구역

병원 대회의실, 폐쇄병동 혁신안 보고회.윤수안 총괄 주치의는 도현의 과거 악습을 철폐한 새로운 '피해자 중심 심리 치료 시스템'을 발표해 재단 이사회의 만장일치 지지를 얻어냈다. 도현이 평생을 바쳐 구축했던 병원 내 영향력은 이제 완전히 소멸했다.관찰실 모니터를 통해 이 모습을 지켜보던 도현은 극심한 박탈감과 질투에 사로잡혔다. ‘내 병원이었어…… 내 자리였다고…… 저 계집이 내 모든 것을 빼앗아 갔어.’ 관찰실 모니터에는 보고회 화면이 작게 나뉘어 떠 있었다. 수안은 도현이 남긴 규칙표와 비공개 상담 절차를 하나씩 폐기하고, 환자의 동의와 외부 감시를 넣은 새 절차를 설명했다.이사들은 질문을 던졌고, 수안은 짧고 또렷하게 답했다. 도현은 화면 속에서 자신의 이름이 한 번도 불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더 크게 흔들렸다. 그가 세워 둔 체계는 비판의 대상조차 되지 못한 채, 이미 다른 방식으로 바뀌고 있었다.그날 밤 그는 복도 끝 비상등이 켜지는 방향을 오래 지켜봤다. 간호사의 발걸음이 멀어지고 청소 카트 바퀴 소리가 멎는 순간까지. 도망치려는 생각보다, 자신이 빼앗겼다고 믿는 방을 눈으로라도 확인해야 한다는 충동이 더 컸다. 억제대를 침대 모서리에 비비는 손은 조급했지만, 머릿속에는 수안의 연구실 문만 또렷하게 남아 있었다.문이 열릴 틈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그는 몇 번이나 복도 쪽을 돌아봤다. 누가 자신을 부를 리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발각되면 수안이 직접 와 줄지 모른다는 기대가 충동과 뒤섞였다.그는 401호로 돌아갈 가능성을 계산하지 않았다. 발걸음이 연구실 층을 향하는 동안, 오직 수안이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만이 머리를 채웠다. 그 생각이 벗어나는 길이 아니라 스스로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길이라는 사실을, 그는 알면서도 외면했다. 그는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한 채, 더 빠르게 복도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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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접근 금지 명령

테이저건의 잔여 전류가 뼛속 깊은 곳까지 찌르는 지독한 근육통과 함께 권도현은 무거운 눈을 떴다.양 손목과 발목, 가슴팍은 침대 프레임에 굵은 소가죽 결박 벨트로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다. 손가락에는 여전히 두꺼운 벙어리장갑 억제대가 씌워진 채였다.머리맡의 흰 벽면에는 법원과 경찰청 직인이 선명한 [특수 의료 격리 환자 100m 접근 금지 및 보호 처분 명령서]가 차갑게 붙어 있었다.지잉-!독방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두꺼운 방탄 강화유리벽 너머로 전동 스크린 셔터가 서서히 올라갔다. 유리벽 반대편의 안전 관찰실, 티 하나 없이 새하얀 의사 가운을 걸친 윤수안이 마이크 인터폰 앞에 단정하게 앉아 차트를 검토하고 있었다.“수안아……! 윤수안……!”도현이 침대 난간을 사납게 덜컹거리며 쉰 목소리를 쥐어짰다.“이 투명한 벽은 대체 뭐야? 날 만지지도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 얼굴조차 이렇게 멀리서 보라는 거냐고!”손끝 하나 닿을 수 없게 차단된 완벽한 물리적 격리에 도현의 눈동자가 원초적인 공포로 뒤틀렸다. 수안과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자신이 버림받아 소멸할 것 같은 지독한 불안이 엄습했다. 도현은 유리벽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수안의 모습은 선명해졌지만, 목소리는 인터폰을 거쳐 얇게 변했다. 같은 방 안에 있는데도 손을 뻗으면 닿지 않는 거리였다. 그는 유리의 차가운 표면에 이마를 대고 잠시 숨을 골랐다.“말만 하게 두지 마. 내가 얌전히 있으면, 한 번쯤은 안으로 들어와 줄 수 있잖아.”부탁처럼 들리는 말 안에는 여전히 조건을 내걸어 상대를 움직이려는 버릇이 남아 있었다. 수안은 그 미묘한 어조까지 놓치지 않고 차트에 짧게 적었다. 도현은 그녀가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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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자정의 불면증

폐쇄병동 401호의 벽걸이 시계가 자정을 가리키고 있었다.권도현은 일주일째 단 10분도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침대 모서리에 웅크려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충혈된 눈동자는 실핏줄이 모조리 터져 검붉게 물들어 있었고, 턱선은 해골처럼 앙상하게 말라붙어 있었다. 수면 박탈로 인해 뇌신경이 완전히 마모되어 가고 있었다.눈을 감기만 하면 천장에서 전생의 수안이 목에 밧줄을 맨 채 피눈물을 흘리며 쏟아져 내렸고, 귀에서는 소름 끼치는 속삭임이 멈추지 않았다.‘교수님, 날 죽이고 혼자 살아남으니 행복하신가요?’“제발…… 제발 닥쳐…… 그 입 다물란 말이야!”도현은 벙어리장갑 억제대가 씌워진 손으로 머리를 미친 듯이 쥐어뜯었다. 수안의 처벌이 시작된 이후, 어둠은 그에게 영원한 형벌의 방이 되어 있었다. 잠드는 순간 찾아올 시신의 손길이 두려워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지옥이었다. 도현은 시계 초침이 한 바퀴 도는 동안에도 몇 번씩 고개를 들었다. 잠들지 않으려 손등을 꼬집고, 침대 프레임에 등을 세게 기대 보았지만 몸은 자꾸만 짧은 순간씩 꺼졌다가 환영 속에서 다시 튀어 올랐다. 그 사이에 들린 것이 실제 발소리였는지, 복도 스피커의 잡음이었는지 그는 구분하지 못했다.새벽이 지나면서 물컵의 수위와 벽의 시계 숫자도 낯설어 보이기 시작했다. 도현은 문득 자신이 며칠째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도 떠올리지 못했다. 오직 수안의 얼굴이 보이면 이 혼란을 멈출 수 있을 거라는 생각만 남았다.그는 스크린이 열릴 시간을 세려다 숫자를 잊었다. 손끝으로 침대 프레임을 두드리며 다시 세어 봤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박자마저 환청의 속삭임과 겹쳤다. 치익-!오전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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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유리벽 바깥의 규칙

같은 날 오후, 유리벽 밖에서는 도현이 보지 못하는 또 하나의 심사가 열렸다.회의실 모니터에는 그가 격리실을 빠져나와 연구실 문을 두드리기까지의 동선이 소리 없이 반복되고 있었다. 병원 윤리위원과 간호 책임자, 보안 담당자가 화면을 바라봤다.“접근 금지 조치는 필요합니다.”윤리위원이 영상을 멈추며 말했다.“다만 총괄 주치의 한 사람에게 진료와 관찰, 처치 결정이 모두 모여 있습니다. 환자와 과거 관계가 있었다는 사실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수안은 변명하지 않았다. 테이블 위에 놓인 자신의 출입 기록을 위원 쪽으로 밀었다.“관계가 있었다는 사실부터 회의록에 적으세요. 그래서 제 판단만으로 처치가 집행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직접 대면을 전부 중단하겠다는 결정도 같습니까?”“무단 이탈과 침입이 확인됐습니다. 안전거리는 유지합니다. 면담은 유리벽 너머에서 진행하고 전 과정을 저장하세요.”수안은 화면에 떠 있는 격리실 문을 가리켰다.“출입은 두 명 이상이 확인합니다. 응급 상황을 제외한 처치는 당직 책임자의 검토를 거치고, 사유가 없는 지시는 실행하지 마세요.”한 위원이 외부 전문의의 정기 재검토를 제안했다. 수안은 곧바로 동의하되, 검토자에게 자신의 요약본부터 보내지 말라고 했다. 원본 기록을 먼저 읽은 뒤 판단이 다른 부분만 비교해야 했다.“제 이름이 적힌 결론도 근거 없이 받아들이지 마세요. 변경 의견이 나오면 삭제하지 말고 같은 화면에 남깁니다.”간호 책임자가 새 절차를 받아 적었다. 회의실 모니터에는 여전히 연구실 문 앞에서 제압된 도현의 모습이 멈춰 있었다.회의록 담당자가 항목을 다시 읽는 동안 수안은 빠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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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자정의 불면증

폐쇄병동 401호의 벽걸이 시계가 자정을 가리키고 있었다.권도현은 일주일째 단 10분도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침대 모서리에 웅크려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충혈된 눈동자는 실핏줄이 모조리 터져 검붉게 물들어 있었고, 턱선은 해골처럼 앙상하게 말라붙어 있었다. 수면 박탈로 인해 뇌신경이 완전히 마모되어 가고 있었다.눈을 감기만 하면 천장에서 전생의 수안이 목에 밧줄을 맨 채 피눈물을 흘리며 쏟아져 내렸고, 귀에서는 소름 끼치는 속삭임이 멈추지 않았다.‘교수님, 날 죽이고 혼자 살아남으니 행복하신가요?’“제발…… 제발 닥쳐…… 그 입 다물란 말이야!”도현은 벙어리장갑 억제대가 씌워진 손으로 머리를 미친 듯이 쥐어뜯었다. 수안의 처벌이 시작된 이후, 어둠은 그에게 영원한 형벌의 방이 되어 있었다. 잠드는 순간 찾아올 시신의 손길이 두려워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지옥이었다.도현은 시계 초침이 한 바퀴 도는 동안에도 몇 번씩 고개를 들었다. 잠들지 않으려 손등을 꼬집고, 침대 프레임에 등을 세게 기대 보았지만 몸은 자꾸만 짧은 순간씩 꺼졌다가 환영 속에서 다시 튀어 올랐다. 그 사이에 들린 것이 실제 발소리였는지, 복도 스피커의 잡음이었는지 그는 구분하지 못했다.새벽이 지나면서 물컵의 수위와 벽의 시계 숫자도 낯설어 보이기 시작했다. 도현은 문득 자신이 며칠째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도 떠올리지 못했다. 오직 수안의 얼굴이 보이면 이 혼란을 멈출 수 있을 거라는 생각만 남았다.그는 스크린이 열릴 시간을 세려다 숫자를 잊었다. 손끝으로 침대 프레임을 두드리며 다시 세어 봤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박자마저 환청의 속삭임과 겹쳤다.치익-!오전 정기 인터폰 문진 시간이 되자, 유리벽 너머로 스크린이 열리며 윤수안의 차가운 얼굴이 나타났다. 도현은 유리창을 향해 기어가며 인터폰 스피커에 입술을 바짝 밀착시켰다.“수안아…… 나 잠 좀 자게 해줘. 뇌가 불타서 녹아내리는 것 같아…….”도현의 목소리는 짐승의 단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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