بيت / 로맨스 / 폐쇄병동 401호 / Chapter 51 -الفصل 60

جميع فصول : الفصل -الفصل 60

91 فصول

제50화. 오진의 악령

폐쇄병동 401호 특수 독방의 인터폰 스피커에서 서늘하고 찢어지는 듯한 여자의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내 딸은 결코 조현병이 아니었습니다. 권도현 교수가 자기 학술 논문 실적과 임상 연구를 채우려고 멀쩡한 아이를 폐쇄병동에 감금하고 약물로 뇌를 망가뜨려 자살하게 만들었습니다……!”]도현의 과거 조작 오진으로 인해 억울하게 꽃다운 청춘을 빼앗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던 최연소 피해자 어머니의 피맺힌 탄원 녹음 음성이었다. 피해자의 울부짖음은 칼날처럼 독방의 차가운 공기를 갈기갈기 찢어발겼다. 도현은 앙상하게 마른 뼈마디 손으로 귀를 틀어막으며 차가운 침대 모서리에 머리를 처박았다.“아니야…… 난 의학적 기준에 따라 약을 썼을 뿐이야! 날 살인자로 몰지 마! 난 사람을 살리려던 의사라고!”도현이 피 섞인 침을 튀기며 발악하듯 절규했지만, 방탄유리벽 너머의 윤수안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수안은 피해자의 국과수 부검 감정서와 도현이 과거 작성했던 자필 오진 차트를 유리창에 천천히 밀착시켰다.“혈중 치료 농도의 3배에 달하는 고용량 신경차단제를 강제 투여하여 급성 심정지와 호흡 억제를 유발한 명백한 과실치사 및 미필적 고의에 의한 의료 살인입니다.”수안의 건조하고 서늘한 선고가 비수처럼 도현의 심장을 정통으로 꿰뚫었다.치지직-!그 순간, 401호의 타일 바닥이 붉은 핏물로 뒤바뀌며, 꽃다운 나이에 숨을 거둔 소녀의 원혼이 바닥 틈새에서 솟구쳐 올랐다. 피투성이가 된 소녀의 차가운 손이 도현의 가슴팍을 쥐어뜯으며 심장을 파헤치는 극심한 흉통과 질식의 환각.“커허억…… 컥! 사, 살려줘…… 숨이 안 쉬어져……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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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파쇄된 논문들

한성대병원 의과대학 중앙도서관 앞마당.대형 산업용 파쇄기의 굉음과 함께, 권도현이 지난 20년간 집필했던 학술 저서와 논문 별쇄본 수천 권이 사정없이 분쇄되어 갈려 나갔다. 펄프 가루가 눈처럼 사방으로 흩날리는 현장에서, 윤수안은 파쇄된 종이 조각 한 줌을 투명한 압축 비닐봉지에 차분히 담았다.도현의 이름으로 된 모든 학문적 유산이 쓰레기 처리장으로 향하는 순간이었다. 도현이 가르쳤던 제자들과 교수진 모두가 그 파쇄 과정을 침묵 속에 지켜보았다.자정 무렵, 폐쇄병동 401호.덜컥.수안이 배식구 철문을 열고, 파쇄된 종이 조각 뭉치를 401호 독방 바닥으로 남김없이 쏟아부었다.사각-!하얀 종이 눈보라가 차가운 바닥에 흩뿌려졌다.“당신이 평생을 바쳐 쌓아 올린 활자의 유골입니다, 권도현 씨.”방탄유리벽 너머로 수안의 서늘한 목소리가 울렸다.바닥을 기어가던 도현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종이 조각들을 허겁지겁 긁어모으기 시작했다. 갈가리 찢긴 종이 파편 사이로 [완벽한 심리 통제], [인간 무의식의 지배]라는 인쇄된 글자들이 조각조각 부서져 흩어져 있었다.“내 논문…… 내 연구…… 내 평생의 피와 땀인데…….”도현은 찢어진 종이 조각들을 가슴에 끌어안고 입술을 비비며 짐승처럼 처절하게 오열했다.“이건 내 인생이었어…… 난 고결한 의사였단 말이야! 제발 내 존재를 지우지 마…… 제발 날 인정해 줘! 내가 쓴 글들을 되돌려줘!”도현의 처절한 절규에도 수안의 눈빛은 북극해의 빙하처럼 차갑고 무심했다.“당신의 인생은 타인을 파멸시키고 조작하기 위한 흉기였을 뿐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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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의학적 사망 선고

보건복지부 장관의 붉은색 직인이 찍힌 최종 행정처분 결정서.[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권도현: 의사 면허 영구 취소 및 국가 의료인 등록대장 영구 말소 처분 통보.]방탄 강화유리벽 너머로 윤수안이 비춰준 공식 통지서에는, 권도현이 더는 의료인으로 등록될 수 없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다. 콧속에 비위관 튜브를 꽂은 채 침대 억제대에 묶여 있던 도현의 동공이 초점을 완전히 잃고 흐려졌다.“의료인 등록대장…… 영구 말소……?”도현의 메마른 입술이 피가 배어 나오도록 사시나무 떨듯 파르르 떨렸다. 자신이 10대 시절부터 피를 토하며 공부해 명문 의대를 졸업하고, 20년간 수만 명의 환자 위에서 오만한 신(神)처럼 군림하며 누렸던 모든 신분과 자격이 종이 한 장으로 흔적도 없이 증발했다. 평생의 정체성이 뿌리째 뽑혀 나가는 순간이었다.“이제 의사 권도현은 국가 의료인 등록대장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수안의 서늘하고 건조한 음성이 인터폰을 타고 401호의 적막을 날카롭게 갈랐다.“오늘부로 당신은 한성대병원 폐쇄병동에 영구 격리된 ‘정신질환 피험자 401호’로만 공식 호명됩니다.”“아니야…… 난 의사야! 내가 대한민국 최고의 정신분석 권위자라고!”도현이 벙어리장갑 억제대를 낀 두 팔로 제 가슴팍을 쾅쾅 내리치며 피눈물을 흘렸다.“내가 사람들의 뇌를 고쳤어! 내가 지배자였단 말이야! 날 이런 정신병자 취급하지 마! 수안아, 네가 내 의사 자격을 인정해 줘! 날 제자로 대우해 줘!”그러나 수안은 차트의 환자 분류 코드를 [피험자 401호]로 갱신하며 냉정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당신이 신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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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약물의 지옥

폐쇄병동 401호의 시간은 하루 세 차례, 고용량 신경차단 진정제가 투여되는 순간을 중심으로만 흘러갔다.의사 면허가 영구 박탈된 후, 권도현의 뇌신경 붕괴 속도는 파멸적인 가속도를 밟고 있었다. 눈을 뜨면 벽면에서 자신이 죽였던 환자들의 피투성이 원혼이 쏟아져 나왔고, 귀에서는 수안의 자살 유서가 귓바퀴를 갉아먹었다. 그 지옥 같은 공포를 10분이라도 잊게 해주는 것은 오직 수안의 처방으로 투여되는 진정제 주사뿐이었다.도현은 약물에 매달린 채 파블로프식 조건반응에 사로잡혀 있었다. 약물이 들어오지 않으면 단 1초도 숨을 쉴 수 없었다.덜컥-!오후 2시, 정기 회진을 위해 윤수안이 주사기 트레이를 든 간호사와 함께 관찰실에 나타났다. 유리벽 너머로 차가운 주사기를 발견한 도현이 바닥을 미친 듯이 기어와 방탄유리에 이마를 짓이겼다.“약 줘…… 수안아, 제발 약 줘! 온몸의 뼈마디가 썩어 문드러지는 것 같아……!”도현의 앙상한 턱 밑으로 침과 눈물이 범벅이 되어 더럽게 흘러내렸다. 과거 환자들의 약물 용량을 쥐락펴락 통제하며 쾌감을 느끼던 포식자가, 이제는 마약에 찌든 중독자처럼 주삿바늘 하나에 목을 매고 있었다.“제발…… 한 대만 놔줘. 날 안 아프게 해줘…… 네가 시키는 건 똥이든 흙이든 다 핥을 테니까! 수안아, 제발 날 불쌍히 여겨줘!”하지만 수안은 도현의 실시간 혈중 약물 농도 차트를 검토하더니, 차갑고 단호한 목소리로 지시했다.“환자의 병적 약물 의존성 심화 및 내성 발생 확인. 현 시간부로 진정제 투여량을 50%로 긴급 감량 처방합니다.”“뭐? 감량?! 안 돼! 감량하면 난 고통스러워 미쳐버린다고! 날 죽일 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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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침묵의 헬멧

쿵, 쿵, 쿵!폐쇄병동 401호 특수 독방의 방음 벽면이 거친 진동과 함께 울려 퍼졌다.진정제 투여량이 절반으로 긴급 감량된 지 사흘째, 뼛속을 갉아먹는 금단 증상과 환각에 미쳐버린 권도현이 피투성이가 된 이마로 벽면을 사정없이 찧어대고 있었다.“수안아! 날 봐! 내 피를 보라고! 날 이따위 암흑 속에 버려두지 마!”자해를 통해서라도 수안의 직접적인 관심과 손길을 갈구하는 추악하고 비열한 발악이었다. 피가 눈두덩을 타고 흘러내려 환자복 앞섶을 붉게 물들였다. 자신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여주면 수안이 흔들릴 것이라는 오만한 계산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철저한 착각에 불과했다.철컥-!육중한 철문이 열리며, 윤수안이 병원 보안 요원들과 함께 차가운 눈빛으로 들어섰다. 도현은 피범벅이 된 얼굴로 바닥을 기어 나와 수안의 흰 의사 가운 발치에 엎드렸다.“수안아…… 내가 다쳤어. 나 이마가 찢어져서 피가 철철 나…… 네 손으로 직접 꿰매줘. 네 손길이 필요해…… 네가 날 만져주면 안 아플 것 같아.”하지만 수안의 눈동자에는 일말의 연민도, 분노조차 담겨있지 않았다. 완벽한 무기질의 무반응이었다.“환자의 극단적 고의 자해 충동 확인. 침대 4점 신체 결박 및 충격 흡수용 보호 헬멧 강제 착용 시행하세요.”“뭐? 헬멧?! 안 돼! 내 얼굴을 가리지 마! 수안아, 날 똑바로 보란 말이야! 날 투명인간 취급하지 마!”보안 요원들이 도현의 사지를 침대 4개 모서리에 단단히 결박하고, 머리에 두꺼운 소가죽 자해 방지 헬멧을 씌운 뒤 버클을 이중으로 채웠다. 시야가 좁아지고 외부의 소리가 둔탁하게 갇힌 헬멧 안에서, 도현은 숨을 헐떡이며 눈물을 흘렸다. 수안은 도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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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완벽한 고립

한성대병원 폐쇄병동 4층 간호스테이션 게시판에 붉은색 특별 지침 공고문이 붙었다.[401호 피험자 권도현: 전 의료진 및 간호 인력 사적 대화 일체 금지. 환자의 모든 발언 및 요구에 절대 무반응 원칙 엄수.]윤수안 주치의의 절대적인 지시였다.배식판을 밀어 넣는 보조원도, 활력 징후를 측정하러 들어오는 간호사도 헬멧을 쓴 도현을 철저히 투명인간 취급했다. 도현이 무슨 소리를 지르든 그들의 귀에는 닿지 않는 소음일 뿐이었다.“이봐요, 간호사님! 나 좀 봐! 내 말 들리잖아! 제발 아무 말이라도 한마디만 해줘! 날 사람으로 취급해 달란 말이야!”도현이 4점 억제대에 묶인 채 침대를 덜컹거리며 애원했지만, 의료진은 단 한 번의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기계처럼 혈압만 재고 밖으로 나갔다. 침묵의 벽이 도현을 짓눌렀다.세상과 단절된 침묵의 지옥.오직 하루 한 번, 방탄유리벽 너머로 차가운 인터폰 문진을 읊는 윤수안의 서늘한 목소리만이 도현에게 허락된 유일한 '인간의 언어'였다. 수안의 음성이 아니면 세상의 모든 소리가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었다.지잉-!오전 인터폰 면담 시간, 스크린이 열리며 윤수안이 나타났다. 도현은 헬멧을 쓴 머리를 유리벽에 쿵쿵 부딪치며 마이크를 향해 울부짖었다.“수안아…… 네 목소리만이 진짜야.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날 유령 취급해…… 제발 날 불러줘.”도현의 앙상한 가슴이 파들파들 떨렸다.“너만이 날 가두고, 너만이 날 봐줘…… 날 평생 네 뜻대로 지배해 줘. 난 네 음성 없이는 1초도 숨을 쉴 수 없어…… 날 영원히 네 손아귀에 둬.”완전한 정서적 노예이자 절대적인 종속의 완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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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거짓 기억의 해체

폐쇄병동 401호 특수 격리실의 방탄 강화유리벽 너머로 스크린 셔터가 조용히 열렸다.가죽 헬멧을 쓴 채 침대 4점에 결박된 권도현은 몽롱하고 충혈된 눈으로 윤수안을 올려다보았다. 수안은 태블릿 PC에 저장된 과거 도현의 '비공개 최면 및 인지 조작 녹음 파일'을 인터폰 스피커로 재생했다.[“수안아, 넌 어릴 때부터 모두에게 버림받았어. 세상에서 널 온전히 이해하고 품어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권도현 교수뿐이야.”]5년 전, 도현이 수안의 영혼을 잠식하고 정서적으로 완벽히 종속시키기 위해 지속해서 주입했던 악마 같은 최면 가스라이팅 음성이었다.도현의 동공이 사납게 수축하며 호흡이 가빠졌다.“저, 저건…… 저 파일은 진작에 삭제했을 텐데…….”수안의 건조하고 서늘한 음성이 인터폰을 뚫고 도현의 심장을 정통으로 겨눴다.“당신은 내가 가족에게 버림받았다는 거짓 기억을 최면으로 조작해 내 뇌에 억지로 심어 넣었습니다. 날 세상으로부터 완벽하게 고립시키고 오직 당신만을 바라보게 만들기 위해서.”수안이 붉은 펜으로 최면 조작 일지를 유리창에 차갑게 밀착시켰다.“이제 당신의 추악한 입으로 직접 진실을 말하세요. 그 기억은 누구의 사악한 조작이었습니까?”도현은 헬멧 속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침대를 사납게 덜컹거렸다. 자신이 지어낸 거짓의 그물이 이제는 자신의 숨통을 짓누르는 거대한 올가미가 되어 조여오고 있었다.“내가…… 내가 조작했어……!”도현이 찢어지는 비명을 토해냈다.“넌 버림받지 않았어! 넌 가족들에게 사랑받던 소중한 아이였어! 내가 널 독점하려고…&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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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기억의 소유권

복구된 최면 녹음 파일의 사본이 피해자 지원실 회의 탁자 위에 놓였다.검찰 제출용 봉투, 법원 감정용 봉투, 아직 아무 표시도 붙지 않은 원본 보관함. 윤수안은 세 개를 나란히 두고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과 생존자 대표가 문서를 읽는 동안 기다렸다.생존자 대표는 재생 버튼에 손을 대지 않았다.“이 음성에 제 이름은 안 나옵니다. 그래도 진료 날짜와 논문 번호가 같이 공개되면 주변 사람들은 알아볼 거예요.”그녀는 진술서 모서리를 엄지로 누른 채 말을 이었다.“권도현이 무슨 짓을 했는지 밝히는 데 필요하다는 건 압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또 자료가 되고 싶은 건 아니에요.”수안은 공개 예정 목록을 자기 쪽으로 당겼다. 녹음 전체 공개, 피해자별 진료 이력 첨부, 언론 브리핑 제공이라고 적힌 세 줄에 차례로 선을 그었다.“공소 사실을 입증하는 구간만 법원에 냅니다. 이름과 진료번호는 분리하고, 원본은 열람 기록이 남는 보관함에 봉인하겠습니다.”법률대리인이 물었다.“이미 제출한 뒤에도 철회할 수 있습니까?”“재판 기록에 편입되기 전까지는 가능합니다. 그 뒤의 비공개 신청 절차도 안내문에 넣으세요.”수안은 담당 직원에게 수정된 동의서를 새로 출력하게 했다. 한 장으로 묶여 있던 동의 항목은 법정 제출, 연구 이용, 언론 제공으로 나뉘었다. 어느 칸도 미리 표시하지 않았다.담당 직원은 사망 피해자의 자료를 어떻게 처리할지 물었다. 기존 안에는 연락 가능한 유가족 한 사람의 서명만 있으면 일괄 사용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생존자 대표가 종이를 뒤집었다.“가족 중에도 생각이 다릅니다. 한 분이 허락했다고 사진과 상담 내용을 전부 내보내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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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진정제 제로

오전 9시 정각, 폐쇄병동 401호의 정기 투약 시간.방탄유리벽 너머 관찰실의 의료용 카트 위에는, 매일 도현의 뇌를 마비시켜 주던 푸른색 향정신성 진정제 앰플이 단 한 개도 놓여 있지 않았다. 차가운 투명 멸균 생리식염수 주사기만이 트레이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었다.4점 억제대에 묶인 채 헬멧을 쓴 도현이 유리창을 향해 필사적으로 고개를 쳐들며 침을 질질 흘렸다.“수안아…… 주사 줘! 약이 왜 없어! 왜 식염수만 있는 거야!”금단 증상으로 온몸의 뼈마디가 부스러지는 듯한 통증에 도현이 사시나무 떨듯 경련했다. 혈관을 타고 차가운 불길이 치솟는 듯한 지독한 고통이 뇌수를 사정없이 갉아먹고 있었다.수안은 차트 바인더를 넘기며 인터폰 마이크를 켰다.“다학제 검토 결과, 단계적 감량을 마쳤습니다. 오늘부터 진정 계열 약물은 0mg 관찰로 전환합니다. 활력 징후가 중단 기준을 넘으면 당직 전문의가 즉시 개입합니다.”수안의 냉혹하고 명쾌한 선고가 독방에 얼음장처럼 울려 퍼졌다.“뭐……? 전면 중단?! 안 돼! 약이 없으면 난 저 벽의 시신들에게 찢겨 죽는다고! 날 죽일 셈이야?!”도현이 헬멧을 침대 난간에 미친 듯이 찧으며 피눈물을 쏟아냈다. 자신의 죄악이 만든 환각을 피할 유일한 방패막이가 완전히 박탈당한 순간이었다. 숨을 쉴 때마다 가슴이 찢겨나갔다.수안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서늘하게 응시했다.“약으로 기억을 지우는 처치는 끝났습니다. 그렇다고 고통을 처벌로 쓰지는 않습니다. 증상과 위험 신호는 같은 기준으로 기록하세요.”“수안아! 제발 날 죽여줘! 날 안락사시켜 달란 말이야! 날 제발 살려두지 마!”도현의 처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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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폭우 속의 탈출

쿵쾅-! 콰르릉-!서울 전역의 밤하늘을 검붉게 뒤덮은 기록적인 야간 폭우와 함께, 거대한 낙뢰가 한성대병원 옥상 대형 피뢰침을 직격했다. 순간, 병동 전체의 메인 전력 공급망이 일시 차단되며 비상 발전기가 가동되기까지의 30초간 칠흑 같은 정전 공백이 발생했다.폐쇄병동 401호 특수 격리실의 전자 도어락이 딸깍, 비상 해제음과 함께 풀렸다.모든 향정신성 진정제가 0mg으로 전면 중단된 지 나흘째, 뼛속까지 타들어 가는 끔찍한 금단 증상과 사방 벽면에서 쏟아지는 수안의 피투성이 시신 환각에 완전히 미쳐버린 권도현이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도현은 비상 해제된 보호 헬멧과 침대 억제대를 벗어던지고 맨발로 어두운 복도를 향해 미친 듯이 뛰쳐나갔다. 그러나 도현의 목적지는 사회로의 도주나 자유로운 탈출이 결코 아니었다.그에게 세상 밖의 자유 따위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수안이…… 수안이를 만나야 해. 수안이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면 내 뇌가 당장 터져버려…….’도현은 병원 비상계단을 굴러떨어지듯 내려와 거센 장대비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아스팔트 도로 위로 뛰쳐나갔다. 세찬 빗줄기가 앙상한 환자복을 사정없이 적셨고, 날카로운 유리 파편과 아스팔트 자갈이 맨발바닥을 사정없이 찢어놓아 붉은 핏자국이 도로 위로 길게 번져나갔다.하지만 도현은 살이 찢어지고 뼈가 울리는 통증조차 전혀 느끼지 못한 채, 오직 윤수안이 있는 서울지방경찰청을 향해 5km의 빗길을 유령처럼 질주했다. 도현의 머릿속엔 오직 수안의 형상과 올가미의 공포뿐이었다. 빗물인지 피눈물인지 알 수 없는 액체가 시야를 가렸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복도를 빠져나온 도현은 계단참마다 한 번씩 벽을 더듬었다. 정전으로 꺼진 표지판과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 때문에 방향감각이 흐려졌지만, 멈추면 다시 40
last updateآخر تحديث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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