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병동 401호의 세면대 위에는 거울이 존재하지 않았다.자신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물리적 수단을 모조리 빼앗긴 권도현은 매일 아침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하면서도,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그에게 유일하게 허락된 거울은, 오직 하루 한 번 자신을 차갑게 내려다보는 윤수안 주치의의 서늘한 눈동자뿐이었다.수안이 바라보아 주지 않는다면 그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투명한 유령에 불과했다.덜컥-!오전 9시 정각, 정기 활력 징후 측정 및 신체 검진 시간. 윤수안이 은색 청진기와 혈압계를 든 채 401호의 황색 경계선 안쪽으로 들어섰다.푸른 환자복 차림의 도현은 바닥에 단정히 무릎을 꿇고 상의 단추를 스스로 풀어헤친 채 엎드려 있었다. 수안의 허락 없이 몸을 일으키거나 눈을 마주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 규정이었다.“401호, 상체를 일으키세요.”수안의 건조하고 서늘한 명령이 떨어지자, 도현은 조심스럽게 가슴을 펴고 앉았다. 차디찬 은색 청진기 판이 도현의 왼쪽 가슴팍, 심장 부근에 닿는 순간. 쿵, 쿵, 쿵.도현의 앙상한 흉골 안쪽에서 미친 듯이 요동치던 심장이, 얼음장 같은 수안의 손길이 닿자마자 거짓말처럼 규칙적이고 완만한 박동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수안은 귀에 꽂은 청진기를 통해 도현의 심장박동수를 초 단위로 정밀하게 체크했다. 분당 130회까지 치솟았던 빈맥이, 수안의 체온과 접촉하자마자 정확히 68회로 완벽하게 안정화되는 생체 신호.“자율신경계 및 심장 박동의 주치의 접촉 의존성 100% 안착.”수안이 청진기를 거두며 서늘하게 선고했다.“당신의 심장은 이제 내 손길이 닿지 않으면 공황으로 터져 나가고, 내 명령이 있어야만 간신히 뛰는 완벽한 기계가 되었습니다.”수안의 선고에 도현은 감격에 겨워 눈
Last Updated : 2026-09-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