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 같은 어둠. 진공 같은 침묵.장치가 작동하는 동안 조명과 외부 음향은 차단됐고, 의료진의 안전 점검 때만 필요한 접촉이 허용됐다. 5점 강철 결박대에 묶인 권도현은 외부 감각이 차단된 채, 우주 한가운데 홀로 떠 있는 듯한 기괴한 착각에 빠졌다.복도 관찰실에서는 독립 전문의와 간호사가 호흡·순환 수치를 계속 확인했다. 수분 공급과 피부 상태 점검은 정해진 간격으로 시행됐고, 안전 기준을 벗어나면 즉시 세션을 끝내도록 중단 장치가 켜져 있었다.‘아무것도 안 보여…… 아무 소리도 안 들려…… 난 살아 있는 건가? 죽은 건가?’외부 자극이 완전히 박탈당하자, 도현의 뇌는 스스로를 파괴하기 위해 가장 끔찍한 기억들을 끊임없이 불러내기 시작했다. 전생에 자신이 수안에게 쏟아부었던 가스라이팅의 폭언들, 폐쇄병동 올가미에 매달린 수안의 창백한 시신, 도현의 오진으로 죽어간 환자들의 원혼이 도현의 머릿속에서 3차원 입체 파노라마처럼 시뻘건 핏빛으로 폭발했다.“크아아악! 나 좀 꺼내줘! 소리를 줘! 빛을 달란 말이야!”도현은 허공을 향해 피를 토하듯 비명을 질렀지만, 특수 방음벽에 흡수된 자신의 목소리조차 전혀 닿지 않았다. 자신이 지른 비명마저 사라지는 지독한 감각의 무덤이었다. 자신이 숨을 쉬고 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극심한 공포가 뇌를 태웠다. 정확히 48시간이 흐른 자정 무렵.지잉-!마침내 방탄유리벽 너머로 인터폰 스피커가 켜지며, 서늘하고 단정한 윤수안의 목소리가 어둠을 찢고 흘러들어왔다.“환자 권도현 씨. 세션을 종료합니다. 이름과 현재 위치를 말해 보세요.”그 한마디가 도현의 귓전을 때린 순간, 도현은 전신을 벼락 맞은 듯 격렬하게 떨며 침대 위에서 오열을 쏟아냈다.&n
آخر تحديث : 2026-09-16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