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12시 정각, 401호 철제 격리문의 좁은 배식구 틈새가 딸깍 소리를 내며 열렸다.무광 실리콘 식판 위에 정갈하게 담긴 따뜻한 쌀밥과 맑은 배추된장국, 그리고 소화용 비타민 한 알이 배식구 안쪽으로 밀려 들어왔다. 하지만 권도현은 식판 앞에서 1m 거리를 둔 채, 두 손을 무릎 위에 단정히 얹고 석상처럼 굳어 있었다.위장이 쥐어짜듯 뒤틀리는 허기와 침샘을 자극하는 음식 냄새가 온몸의 감각을 사납게 찔렀지만, 도현은 숟가락 끝 하나조차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 과거 자신이 수안의 수련의 시절, “내가 먹으라 허락하지 않은 음식과 생각은 단 한 톨도 삼키지 마라”며 사소한 식사 시간까지 통제하려 들었던 그 악랄한 조련술. 그 잔혹한 규칙이 이제는 도현 자신의 뇌수를 완벽하게 옭아매는 절대적인 족쇄로 작동하고 있었다.지잉-!낮 12시 10분, 방탄 강화유리벽 너머로 스크린 셔터가 열리며 윤수안이 나타났다. 수안은 모니터를 통해 온전하게 보존된 식판과 바닥에 엎드린 도현의 자세를 확인했다. 수안이 인터폰 마이크를 켜며 단 한 단어의 트리거 음성을 독방에 울렸다.“섭취하세요, 401호.”수안의 차가운 음성이 스피커를 찢고 귓전을 때리는 바로 그 찰나.“흑…… 흑! 감사합니다, 주치의님!”도현은 전신에 전율을 일으키며 식판을 향해 맹렬하게 기어갔다. 숟가락을 쥘 틈도 없이 앙상하게 마른 손가락으로 밥을 한 움큼 쥐어 입안 가득 쑤셔 넣으며, 눈물과 콧물이 뒤섞인 얼굴로 허겁지겁 씹어 삼켰다. 주치의의 허락 한마디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유일한 생명의 양식이자 구원이었다.식사를 마친 도현은 식판을 배식구 앞으로 공손히 밀어 넣은 뒤, 쇠창살 문틈으로 손을 뻗어 수안의 그림자가 비친 유리창 아래 바닥을 간절하게 어루만졌다.“주
Last Updated : 2026-09-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