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혁과 서하가 다시 마주친 것은 일주일 뒤였다. 이번에는 침대도, 와인바도,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그의 집도 아니었다.회의실이었다.“진 팀장님, 이쪽 자료 부탁해요.”“네”서하는 노트북을 연결하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멈췄다.회의실 맞은편 문이 열리고 있었다.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수직원 5명과 함께 들어왔다.박재혁.순간 서하는 자신이 잘못 본 줄 알았다. 재혁 역시 걸음을 아주 잠깐 늦췄다. 정말 잠깐이었다. 곧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얼굴로 돌아왔다.“안녕하세요. 박재혁 전무입니다.”낮고 차분한 목소리. 서하는 기가 막혔다. 그 목소리가 며칠 전에는 침대에서 자신을 불렀다. 몇 번이고, 서하의 가슴을 움켜쥐고, 깊숙이 안에 들어와서는 신음을 내며 ‘넌 내꺼야’라고 했었다. 그런 남자가 지금은 처음 보는 사람처럼 명함을 내밀고 있었다.서하도 표정을 정리했다.“진서하 팀장입니다.”명함을 주고받았다. 재혁의 손가락이 명함 끝을 잡았다. 서하는 그의 손을 보지 않으려고 했다. 하필 손부터 기억났다. 그녀의 두 구멍을 헤집던, 그리고 애액을 문지르던 그 손가락.젠장.“잘 부탁드립니다.”“저야말로”재혁의 시선이 아주 잠깐 서하의 얼굴에 머물렀다. 그게 전부였다. 회의가 시작됐다. 서하는 곧 다른 사람이 되었다. 자료를 설명하고, 질문에 답하고, 수정된 수치를 바로 찾아냈다.“그 조건이면 저희 쪽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상대 회사 팀장이 말했다. 서하가 화면을 넘겼다.“그래서 대안을 같이 준비했습니다.”재혁은 팔짱을 낀 채 그녀를 바라봤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자신에게 안겨 있던 여자도, 자신의 강한 피스톤에 찡그리면서 황홀에 젖던 여자도 아니었다. 말이 빨라지지도 않았고, 상대가 반박해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가 놓친 숫자를 정확하게 짚었다.“전무님”옆에 앉은 직원이 작게 불렀다.“네”“이 조건으로 가면 어떨까요?”재혁이 서류로 시선을 내렸다.“잠깐만”그리고 다시 서하를 바라봤다.“진
Zuletzt aktualisiert : 2026-09-03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