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내 상사가 전남편이라는 걸 아무도 모른다: Kabanata 101 - Kabanata 110

327 Kabanata

101화: 두 번째 신혼여행

결혼한 지 1년이 넘어서야 두 사람은 제대로 된 신혼여행을 가게 됐다.첫 번째 결혼 때도 여행은 갔었다.하지만 그때는 신시안에게 계속 회사 연락이 왔고, 은소예는 혼자 호텔 수영장과 바닷가를 오갔다.결국 여행 마지막 날까지 둘은 제대로 쉬지 못했다.이번에는 달랐다.“휴대폰.”공항 라운지에 앉은 소예가 손을 내밀었다.시안이 눈을 깜빡였다.“왜.”“줘.”“내 폰을?”“응.”“왜?”“이번 여행 규칙.”소예는 자기 휴대폰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회사 연락은 하루에 두 번만 확인.”시안의 표정이 난감해졌다.“대표가 연락을 하루 두 번만 보면.”“부대표도 있고 임원들도 있잖아.”“긴급한 일 생기면?”“전화 오겠지.”“그럼 폰은 있어야지.”소예가 웃었다.“그래서 압수까진 안 하는 거야.”시안도 결국 웃었다.“알겠습니다.”비행기가 뜨고 몇 시간이 지나 두 사람은 따뜻한 휴양지에 도착했다.호텔 객실 문을 열자 넓은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소예가 발코니로 뛰어나갔다.“신시안.”“응.”“여기 진짜 좋다.”시안은 바다가 아니라 소예만 바라봤다.“그러네.”소예가 뒤를 돌아봤다.“바다 봐.”“보고 있어.”“나 말고.”“나는 이게 더 좋은데.”소예가 웃으며 그의 팔을 밀었다.첫날은 아무 일정도 잡지 않았다.둘은 늦은 점심을 먹고 바닷가를 걸었다.저녁에는 노을을 보며 와인을 한 잔씩 마셨다.시안이 물었다.“첫 번째 신혼여행 기억나?”“응.”“미안해.”소예가 잔을 내려놓았다.“지금 와서?”“생각나니까.”“됐어.”“안 됐는데.”시안의 표정이 진지했다.소예는 잠시 그를 바라봤다.“그때는 많이 서운했어.”“알아.”“근데 지금은 괜찮아.”소예가 그의 손등 위에 손을 올렸다.“이번에 잘하고 있잖아.”시안이 웃었다.“아직 하루밖에 안 됐는데.”“그럼 남은 날도 잘해.”“네.”밤이 되자 둘은 발코니 의자에 나란히 앉았다.휴대폰은 객실 안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시안이 말했다.“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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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화: 휴대폰 없는 하루

신혼여행 둘째 날.은소예는 아침부터 신시안의 휴대폰을 서랍 안에 넣었다.“진짜?”시안이 황당한 얼굴로 물었다.“오늘 하루.”“소예야.”“왜.”“나 대표야.”“지금은 휴가 중인 남편.”소예는 자기 휴대폰도 같이 넣고 서랍을 닫았다.“오늘 하루는 둘 다 폰 없이.”“사진은?”“카메라 빌렸어.”소예가 작은 즉석카메라를 꺼냈다.시안이 웃었다.“준비 많이 했네.”“당신 일 못 하게 하려고.”둘은 아침부터 섬 투어를 나갔다.평소라면 지도도, 식당 검색도, 사진도 전부 휴대폰으로 해결했겠지만 이날은 달랐다.길을 잘못 들기도 했다.예약 시간을 착각하기도 했다.시안이 물었다.“우리 지금 어디야?”“몰라.”“당당하네.”“여행인데 뭐.”결국 길가 작은 카페에 들어가 직원에게 길을 물었다.시안은 커피를 마시다가 말했다.“이런 것도 괜찮네.”“뭐가.”“계획대로 안 되는 거.”소예가 눈을 크게 떴다.“당신 맞아?”“왜.”“신시안이 계획대로 안 되는 게 좋다고?”시안이 웃었다.“너랑 있으면.”소예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또 그런 말.”“사실인데.”오후에는 해변에 갔다.소예는 카메라를 들고 시안을 찍었다.“웃어.”“나 웃고 있는데.”“회사 사진처럼 나와.”시안이 억지로 더 크게 웃었다.소예가 웃음을 터뜨렸다.“이상해.”“그럼 네가 해봐.”시안이 카메라를 받아 들었다.“소예야.”“응.”찰칵.소예가 놀랐다.“준비도 안 했는데.”“자연스러워서.”사진이 천천히 인화됐다.소예가 화면이 아닌 종이 사진을 손에 들고 바라봤다.바람에 머리가 흐트러졌고 눈은 반쯤 감겨 있었다.“못생겼어.”시안이 바로 말했다.“예쁜데.”“이걸 어떻게 예쁘다고 해.”“내 눈에는.”소예가 사진을 시안 손에서 빼앗았다.“보관 금지.”“내 거야.”“내 사진인데.”“내가 찍었으니까.”두 사람은 사진 한 장을 가지고 한참 실랑이를 했다.저녁이 되어 호텔로 돌아왔을 때 서랍 속 휴대폰에는 수많은 알림이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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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화: 돌아가기 싫은 날

여행 마지막 날.은소예는 침대에 누운 채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가기 싫다.”신시안이 캐리어를 정리하다 웃었다.“어제는 집 보고 싶다며.”“그건 어제.”“오늘은?”“여기 살래.”“회사 그만두고?”소예가 바로 몸을 일으켰다.“그건 싫어.”시안이 웃었다.“역시.”소예는 발코니로 나갔다.바다는 첫날과 똑같이 반짝이고 있었다.“우리 돌아가면 또 바쁘겠지.”“응.”“회의하고.”“응.”“야근하고.”“응.”소예가 한숨을 쉬었다.시안이 뒤에서 다가와 옆에 섰다.“그래도 집 있잖아.”“무슨 집.”“우리 집.”소예가 그를 바라봤다.시안이 말했다.“여행 끝나도 같이 가는 곳.”그 말에 이상하게 돌아가는 게 조금 덜 아쉬워졌다.소예는 난간에 팔을 올렸다.“예전에는 여행 끝나면 되게 싫었어.”“왜.”“집 가면 다시 각자였거든.”첫 번째 결혼 막바지.같은 집에 살면서도 두 사람은 각자였다.시안은 늦게 들어왔고, 소예는 먼저 잠들었다.주말 일정도 따로였다.여행에서 돌아오면 현실로 복귀하는 기분이 강했다.“지금은?”시안이 물었다.소예는 잠시 생각하다 웃었다.“집 가도 당신 있네.”“응.”“회사 가도 있고.”“그건 싫어?”“가끔.”시안의 표정이 굳었다.소예가 바로 웃었다.“농담.”시안은 소예의 허리를 감쌌다.“다음 여행은 언제 갈까.”“벌써?”“미리 잡아야 가.”“당신 이제 여행 좋아하네.”“너랑 쉬는 게 좋아진 거지.”소예는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그럼 다음에는 산.”“바다 싫어?”“아니. 다른 데.”“좋아.”“계획은 반씩.”“응.”“회사 연락 하루 두 번.”시안이 한숨을 쉬었다.“그건 계속이야?”“평생.”둘은 웃었다.공항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소예는 여행 사진을 정리했다.시안의 지갑 안에는 여전히 자신이 싫어했던 사진이 들어 있었다.“진짜 안 버릴 거야?”“응.”“왜.”“이 여행 기억나잖아.”소예는 더 이상 뺏지 않았다.한국에 도착했을 때 밤공기는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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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화: 빈집이 아니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다음 날.은소예는 아직 시차도 풀리지 않은 채 출근 준비를 했다.“오늘 꼭 가야 돼?”신시안이 침대에서 물었다.“내가 그 말 해야 되는 거 아니야?”“대표는 휴가 하루 더 써도 돼.”“팀장은 안 돼.”소예는 셔츠 단추를 채웠다.시안이 일어나 넥타이를 집어 들었다.“그럼 같이 가.”회사에 도착하자 두 사람은 바로 업무 모드로 돌아갔다.쌓여 있던 메일.회의.결재.여행이 정말 끝났다는 게 실감났다.점심시간.소예는 팀원들과 회의를 하다가 문득 집이 생각났다.며칠 비웠던 집.예전 같았으면 여행에서 돌아와도 정리할 일이 먼저 떠올랐을 것이다.이번에는 이상하게 그 공간 자체가 보고 싶었다.저녁.먼저 집에 도착한 소예는 현관문을 열었다.신시안은 아직 퇴근 전이었다.집 안이 조용했다.그런데 예전 혼자 살던 집의 조용함과는 달랐다.현관에는 시안의 구두가 있었고.욕실에는 그의 칫솔이 있었고.소파에는 그가 아침에 벗어놓은 가디건이 있었다.소예는 피식 웃었다.“정리 좀 하지.”가디건을 집어 들려다 그냥 그대로 뒀다.조금 뒤 문이 열렸다.“왔어?”시안이 들어왔다.“응.”“왜 이렇게 일찍 왔어.”“일찍이 아니라 제시간.”시안은 가방을 내려놓고 바로 소예에게 다가왔다.“보고 싶었어.”“아침에 봤잖아.”“회사에서는 제대로 못 봤잖아.”시안이 그녀를 끌어안았다.소예도 자연스럽게 팔을 감았다.“여행 끝나니까 좀 우울했는데.”“왜.”“다시 바쁘니까.”“나도.”“근데 집 오니까 괜찮네.”시안이 소예를 바라봤다.“왜.”소예가 주변을 둘러봤다.“빈집이 아니라서.”시안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예전에 혼자 살 때는.”소예가 천천히 말했다.“집에 오면 아무도 없었잖아.”“응.”“그때는 그게 편하다고 생각했는데.”시안이 손을 잡았다.“지금은?”“당신 있으면 좋겠어.”시안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왜.”“그 말 오래 기억하려고.”“별말 아닌데.”“나한테는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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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화: 우리만 아는 농담

결혼생활이 길어질수록 두 사람 사이에는 다른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는 말이 늘어났다.“오늘 저녁 뭐 먹을래?”신시안이 메시지를 보냈다.은소예는 답했다.[커피만.]몇 초 뒤 시안에게 전화가 왔다.“은소예.”소예는 웃음을 참았다.“왜.”“그 말 금지.”“왜.”“커피만이라고 해놓고 한 번도 커피로 끝난 적 없잖아.”소예가 결국 웃었다.그건 두 사람이 다시 만나던 초반의 이야기였다.처음 소예 집에 시안을 들였던 날.분명 커피만 마시겠다고 했었다.“그럼 밥만.”“그것도 위험한데.”“그냥 저녁 먹자는 뜻이야.”“알았어.”옆에 있던 팀원이 물었다.“팀장님 뭐가 그렇게 웃겨요?”소예는 바로 표정을 정리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퇴근 후 식당에서 만난 소예가 말했다.“회사에서 당신 때문에 웃었잖아.”“내가 뭘 했어.”“커피만.”시안도 웃었다.“다른 사람은 모르지.”“당연하지.”소예는 메뉴판을 넘겼다.“우리만 아는 말 되게 많다.”“뭐가.”“처음 뵙겠습니다도 그렇고.”“잘 지냈어도.”“밥만.”“다음에는 물어봐.”소예가 웃었다.“그것도.”시안이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좋네.”“뭐가.”“우리 둘만 알아듣는 게 있다는 거.”소예가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 결혼 때는 두 사람이 공유하는 시간이 점점 줄었다.그래서 둘만의 언어도 사라졌다.이번에는 반대였다.같이 살수록 작은 기억들이 쌓였다.누군가에게는 평범한 단어인데.두 사람에게는 특정한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말.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엘리베이터 안.시안이 말했다.“처음 뵙겠습니다.”소예가 바로 웃었다.“또 왜.”“잘 지냈어?”“아주 잘.”“오늘은 커피만?”소예가 그를 노려봤다.“신시안.”시안이 웃었다.문이 열렸다.두 사람은 집으로 들어갔다.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농담이 있다는 건,둘이 함께 보낸 시간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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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화: 처음으로 혼자 간 가족 모임

은소예는 신시안 없이 시댁에 가게 됐다.시안에게 갑작스러운 업무가 생겼기 때문이다.“다음에 가도 돼.”시안이 말했다.“이미 약속했잖아.”“혼자 괜찮겠어?”소예가 웃었다.“왜. 당신 없으면 나랑 어머니랑 싸울까 봐?”시안은 대답하지 못했다.“진짜 걱정했네.”“조금.”소예는 가방을 챙겼다.“괜찮아.”첫 번째 결혼 때 소예는 시안의 가족과 편하지 않았다.서로 조심했고.이혼 뒤에는 자연스럽게 연락도 끊겼다.두 번째 결혼을 하고 나서도 완전히 편해진 것은 아니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도망가고 싶지 않았다.시안의 어머니와 둘이 차를 마시게 된 순간.예상보다 먼저 어머니가 말했다.“처음엔 걱정했어요.”소예가 컵을 내려놓았다.“저도요.”“또 헤어질까 봐.”직설적인 말이었다.소예는 잠시 침묵하다 웃었다.“저도 그 걱정 했어요.”어머니가 조금 놀랐다.“그런데 다시 결혼했네요.”“네.”“이번에는 어때요?”소예는 잠시 생각했다.“많이 달라요.”“시안이가?”“둘 다요.”소예는 솔직하게 말했다.“예전에는 시안이가 말하지 않는다고 화만 났어요.”“지금은?”“물어봐요.”“그 애가 대답은 해요?”소예가 웃었다.“예전보다는요.”어머니도 웃었다.처음이었다.두 사람이 시안 이야기를 하며 편하게 웃은 것이.집을 나설 때 어머니가 작은 반찬통을 건넸다.“시안이 좋아하는 거예요.”“제가 먹을게요.”“소예 씨 것도 있어요.”소예가 받아 들었다.“감사합니다.”집에 돌아오자 시안이 바로 물었다.“괜찮았어?”“응.”“진짜?”“당신 흉도 봤어.”시안의 눈이 커졌다.“뭐라고.”“비밀.”“은소예.”소예는 웃으며 냉장고에 반찬을 넣었다.“어머니가 당신 좋아하는 거 보내주셨어.”시안은 잠시 소예를 바라봤다.“둘이 좀 친해졌어?”“조금.”그가 안도한 얼굴을 했다.소예는 그 모습을 보며 깨달았다.두 번째 결혼은 두 사람만 다시 연결하는 일이 아니었다.한 번 끊겼던 주변의 관계까지 천천히 다시 이어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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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화: 집안일 회의

문제는 빨래에서 시작됐다.“신시안.”은소예의 목소리가 거실까지 들렸다.시안이 바로 달려왔다.“왜.”소예는 흰 셔츠 하나를 들고 있었다.“이게 뭐야.”“셔츠.”“색깔 봐.”셔츠가 옅은 분홍색으로 물들어 있었다.시안은 세탁기 안을 봤다.빨간 수건 하나가 섞여 있었다.“아.”“아?”“미안.”소예는 이마를 짚었다.“내 셔츠도 다 그래.”“새로 사줄게.”“그게 문제가 아니야.”소예가 팔짱을 꼈다.“당신 빨래 나눠서 하라고 했잖아.”“깜빡했어.”“지난번엔 내 니트 건조기에 넣었고.”“그것도 미안.”“집안일 회의하자.”시안의 표정이 굳었다.“회의?”“응.”두 사람은 식탁에 마주 앉았다.소예가 메모장을 꺼냈다.“세탁은?”“내가.”“오늘 사고 쳤는데?”“그래서 더 잘할게.”“청소.”“반씩.”“설거지.”“먼저 먹은 사람이?”“그게 무슨 기준이야.”시안이 웃었다.“그럼 요리 안 한 사람이.”“좋아.”둘은 한참 역할을 나눴다.예전 첫 번째 결혼 때는 대부분 소예가 자연스럽게 집안일을 했다.시안은 돈을 벌고 있으니 자신의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이번에는 그런 방식으로 살고 싶지 않았다.“그리고.”소예가 말했다.“바쁜 주에는 그냥 외부 도움 받자.”“좋아.”“억지로 다 하려고 하지 말고.”시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때는 네가 너무 많이 했지.”소예가 잠시 멈췄다.“응.”“미안.”“지금 잘하면 돼.”회의가 끝난 뒤 시안은 분홍색 셔츠를 다시 들었다.“이거 진짜 못 입어?”소예가 터졌다.“당신 입어.”“회사에?”“대표님 패션 혁신.”시안이 셔츠를 자기 몸에 대봤다.“나쁘지 않은데.”소예가 결국 웃었다.며칠 뒤 시안은 정말 그 셔츠를 집에서 입었다.소예가 사진까지 찍었다.“이건 평생 보관.”“그건 지워.”“싫어.”두 사람은 빨래 하나로 싸웠고.회의했고.웃었다.결혼생활은 이런 사소한 문제를 계속 해결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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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화: 소예가 울던 날

은소예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신시안은 이상함을 느꼈다.“왜 그래.”“아무것도 아니야.”소예는 가방을 내려놓고 바로 침실로 들어갔다.시안이 따라가지 않았다.잠시 기다렸다.십 분쯤 지나 침실 문을 두드렸다.“들어가도 돼?”대답이 없었다.“소예야.”“응.”“들어가?”“응.”문을 열자 소예는 침대 끝에 앉아 있었다.눈이 붉었다.시안의 표정이 바로 굳었다.“무슨 일 있어.”소예는 고개를 저었다.“회사?”“응.”그녀의 팀이 오랫동안 준비한 안건 하나가 최종 단계에서 무산됐다.단순히 일이 실패한 것뿐이었다.누군가 잘못한 것도 아니었다.그런데 몇 달 동안 준비했던 시간이 한순간에 사라진 것 같아 견디기 힘들었다.“내가 팀원들한테 괜찮다고 했거든.”소예가 말했다.“다음 거 하면 된다고.”“응.”“근데 나는 안 괜찮아.”그 말과 동시에 눈물이 떨어졌다.시안은 아무 말 없이 옆에 앉았다.소예가 눈물을 닦았다.“웃기지.”“안 웃겨.”“일 하나 안 됐다고 우는 거.”“울 수도 있지.”시안은 손을 내밀었다.“안아도 돼?”소예가 고개를 끄덕였다.그의 품에 들어가자 참았던 눈물이 더 나왔다.“진짜 열심히 했는데.”“알아.”“내가 부족했나.”“그건 아니야.”“당신은 대표라서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니야?”시안은 잠시 침묵했다.“대표로 보면.”소예가 고개를 들었다.“이번 안은 결과가 안 좋았어.”직설적인 말이었다.“근데.”시안이 눈물을 닦아줬다.“그게 네가 부족하다는 뜻은 아니야.”소예는 다시 그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오늘은 해결책 말하지 마.”“응.”“다음 프로젝트 얘기도.”“응.”“그냥 있어.”시안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응.”한참 뒤 소예는 조금 진정됐다.“나 되게 못생겼지.”“예뻐.”“거짓말.”“진짜.”“눈 부었는데.”“그래도.”소예가 작게 웃었다.시안은 아무 해결책도 내놓지 않았다.대신 그날 밤 소예가 잠들 때까지 옆에 있었다.사랑하는 사람을 돕는 건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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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화: 다음 날에도 회사는 있다

다음 날 아침.은소예는 눈이 부은 채 거울을 바라봤다.“출근하기 싫다.”신시안이 옆에서 말했다.“쉬어.”“그럴 수는 없지.”“왜.”“팀원들도 출근하는데 팀장이 쉬면.”소예는 찬물로 얼굴을 씻었다.“더 이상하잖아.”시안은 더 말리지 않았다.회사에 도착하자 팀원들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어제 프로젝트가 취소됐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었다.소예는 회의실로 팀을 모았다.“어제는 다들 고생 많았어요.”아무도 쉽게 대답하지 않았다.“결과는 아쉽지만 우리가 만든 자료랑 과정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소예는 숨을 골랐다.“오늘은 실패 원인만 정리하고, 오후부터는 다른 업무 정상적으로 진행할게요.”한 팀원이 물었다.“팀장님은 괜찮으세요?”소예는 잠시 멈췄다.예전 같았으면 무조건 괜찮다고 했을 것이다.“아니요.”팀원들이 놀랐다.소예가 웃었다.“저도 많이 아쉬워요.”그리고 덧붙였다.“그래도 일은 해야죠.”조금씩 분위기가 풀렸다.회의가 끝난 뒤 시안과 복도에서 마주쳤다.“은 팀장.”“대표님.”평범하게 지나쳤다.잠시 뒤 메시지가 왔다.[괜찮아?]소예가 답했다.[아직 별로.][점심 먹자.][팀이랑 먹을 거야.][알겠어.]그게 전부였다.시안은 억지로 위로하지 않았다.퇴근할 때 소예는 어제보다 조금 나아져 있었다.집 문을 열자 시안이 물었다.“오늘은?”“어제보다 괜찮아.”“얼마나.”“한 30퍼센트.”“그럼 내일은?”“모르지.”시안은 웃었다.“저녁 뭐 먹을래.”“매운 거.”“스트레스?”“응.”둘은 매운 음식을 시켜 먹었다.소예가 땀을 닦으며 말했다.“회사 진짜 싫다.”“대표 앞에서 할 말은 아닌데.”“집에서는 남편이잖아.”“그러네.”소예가 웃었다.실패 다음 날에도 회사는 있었다.생활도 있었다.밥도 먹어야 했다.그리고 그 평범한 다음 날들이 계속 이어지면서,어제의 실패는 조금씩 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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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화: 다시 시작한 프로젝트

한 달 뒤.은소예의 팀에 새로운 프로젝트가 배정됐다.예전보다 규모는 작았다.하지만 소예는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이번엔 무리하지 말자.”첫 회의에서 소예가 말했다.“지난번 실패했던 부분부터 정리하고 시작해요.”팀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는 모든 과정을 조금 더 천천히 진행했다.중간 점검도 늘렸다.외부 의견도 일찍 받았다.어느 저녁.소예가 집에서 자료를 보고 있는데 시안이 물었다.“이번 건 어때.”“좋아.”“안 무서워?”“무섭지.”소예는 노트북을 닫았다.“근데 지난번에 한 번 망해보니까.”“응.”“세상 안 끝나더라.”시안이 웃었다.“그건 맞지.”“그래서 이번에는 좀 덜 무서워.”소예는 그의 옆에 앉았다.“당신도 그런 적 있어?”“뭐.”“큰일 실패한 거.”시안은 잠시 생각했다.“많지.”“왜 한 번도 말 안 했어.”“대표가 실패 이야기 자랑하고 다니진 않잖아.”“집에서는.”시안이 웃었다.“들어볼래?”“응.”그날 시안은 자신이 해외에 있던 시절 실패했던 투자와 사업 이야기를 처음으로 했다.소예는 놀랐다.항상 완벽해 보였던 시안에게도 실패는 많았다.“당신도 많이 망했네.”“표현이 너무한데.”“진짜잖아.”둘은 웃었다.시안이 말했다.“그때는 실패하면 아무한테도 말 안 했어.”“왜.”“창피해서.”“지금은?”“너한테는 말할 수 있네.”소예는 그의 손을 잡았다.“그럼 다음에 실패하면 바로 말해.”“안 실패하면 안 돼?”“그게 제일 좋고.”몇 달 뒤 새로운 프로젝트는 무난하게 성공했다.대박은 아니었다.그런데 소예는 오히려 더 만족했다.한 번 넘어진 뒤 다시 시작해서 끝까지 갔다는 사실.집으로 돌아온 소예가 시안에게 말했다.“이번 거 성공.”시안이 두 팔을 벌렸다.“축하.”소예는 자연스럽게 그 품으로 들어갔다.실패 뒤의 성공은 숫자보다 더 큰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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