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1시 30분.“여보, 나 갑자기 긴장돼.”은소예는 붉은 커튼이 걸린 소극장 입구에서 발걸음을 멈췄다.신시안이 그녀를 돌아봤다.“왜? 지난번 카트 대회도 나갔으면서.”“그거랑 이건 다르지. 여기서는 대사를 해야 하잖아.”“대본 보고 해도 된대.”“당신은 자신 있어?”시안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당신 앞에서 연기하는 건 처음이라.”소예가 눈을 가늘게 떴다.“평소에는 안 한다는 뜻이지?”“당연하지.”“좋아. 믿어줄게.”두 사람은 웃으며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오후 2시.진행자가 참가자들에게 작은 봉투를 나눠주었다.“오늘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 《사라진 약혼반지》입니다. 배역은 무작위로 결정됩니다.”소예는 봉투를 열었다.배역: 호텔 지배인“어?”시안이 물었다.“뭐 나왔어?”“호텔 지배인.”“당신이랑 잘 어울리는데?”소예는 그의 봉투를 가리켰다.“당신은?”시안이 종이를 펼쳤다.배역: 결혼식을 앞둔 신랑소예가 웃음을 터뜨렸다.“여보, 당신 또 결혼해?”“극 중에서만.”그때 옆에 있던 여성 참가자가 말했다.“어머, 제가 신부 역할이에요.”시안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잘 부탁드립니다.”소예는 팔짱을 끼고 장난스럽게 말했다.“신랑님, 결혼식 비용은 선불입니다.”시안이 웃었다.“지배인님, 할인은 안 됩니까?”“없습니다.”오후 2시 20분.대본을 받은 소예는 자신의 대사를 읽었다.호텔에서 결혼식 직전 약혼반지가 사라지고, 지배인이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였다.그런데 소예의 첫 대사는 예상보다 강렬했다.“이 결혼식, 지금부터 중단하겠습니다!”소예는 종이를 내려다봤다.“여보, 나 시작부터 결혼식 중단시켜.”시안이 웃었다.“내 결혼식인데?”“그러니까. 당신 결혼 못 하게 하는 역할이네.”진행자가 다가왔다.“지배인 역할은 조금 단호하게 해주시면 좋아요.”소예는 자세를 바로잡았다.“알겠습니다.”시안이 옆에서 속삭였다.“회사에서 회의할 때처럼 하면 되겠네.”“신시안 대표님
Last Updated : 2026-10-1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