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상사가 전남편이라는 걸 아무도 모른다: Chapter 91 - Chapter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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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화: 다시 해외로 가야 한다면

신시안에게 해외 출장이 잡혔다.문제는 기간이었다.한 달.은소예는 일정을 듣자마자 표정이 굳었다.“한 달?”“응.”“왜 그렇게 길어.”“현지 법인 정리할 일이 있어서.”시안은 소예의 눈치를 봤다.“가기 싫어?”“응.”“나도.”두 사람은 결혼 후 이렇게 오래 떨어져 본 적이 없었다.출국 전날.시안은 캐리어를 정리하면서 계속 말했다.“주말마다 들어올까.”“미쳤어?”“비행기 타면.”“일하러 가는 사람이 매주 한국 왔다 갔다 하면 어떡해.”“그럼 네가 와.”“나도 일해.”시안이 한숨을 쉬었다.소예는 옷을 접어 캐리어에 넣어줬다.“한 달 금방 가.”“진짜?”“아마.”공항에서 헤어질 때 시안은 소예를 오래 안고 있었다.“사람들 봐.”“봐도 돼.”“비행기 놓쳐.”“그건 안 돼.”소예가 웃었다.“가.”시안이 떨어지지 않자 소예가 먼저 그의 볼에 입을 맞췄다.“매일 전화해.”“응.”“밥 챙겨 먹고.”“응.”“그리고.”소예가 잠시 말을 멈췄다.“보고 싶다고 너무 징징대지 마.”시안이 웃었다.“벌써 보고 싶은데.”출장 첫 주는 생각보다 괜찮았다.두 사람은 매일 밤 영상통화를 했다.두 번째 주부터는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소예가 집에 들어오면 조용했다.시안이 쓰던 컵도 그대로 있었다.어느 밤.영상통화 중 소예가 말했다.“나 이제 알겠다.”“뭘.”“예전에 당신 해외에 있을 때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시안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미안해.”“그때랑 달라.”“뭐가.”소예는 화면 속 시안을 바라봤다.“지금은 당신이 어디 있는지 알고.”“응.”“언제 오는지도 알고.”“응.”“매일 연락도 하잖아.”소예가 웃었다.“그래서 보고 싶어도 안 불안해.”시안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빨리 갈게.”“일 제대로 하고 와.”“보고 싶어.”“나도.”거리는 같아도,믿음이 있으면 기다림의 모양은 전혀 달라졌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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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화: 한 달 만의 포옹

신시안이 돌아오는 날.은소예는 공항에 나가지 않으려고 했다.평일이었고 일도 많았다.그런데 오후 네 시쯤부터 계속 시계를 확인했다.결국 한 시간 일찍 퇴근했다.공항 도착장 앞.사람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멀리서 시안이 보였다.소예가 먼저 손을 들었다.시안이 소예를 발견한 순간 걸음이 빨라졌다.그리고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끌어안았다.“사람 많아.”소예가 말했지만 팔은 이미 시안의 허리를 감고 있었다.“상관없어.”“한 달밖에 안 됐어.”“길었어.”시안이 얼굴을 묻었다.소예도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익숙한 향이 났다.“보고 싶었어.”이번에는 소예가 먼저 말했다.시안이 조금 떨어져 얼굴을 바라봤다.“다시.”“싫어.”“한 달 만에 왔는데.”소예가 웃었다.“보고 싶었다고.”시안은 그제야 만족한 얼굴이었다.집에 돌아오자 시안은 캐리어도 제대로 풀지 않고 거실을 둘러봤다.“집 좋다.”“한 달 만에 봐서?”“응.”소예가 냉장고를 열었다.“뭐 먹을래.”“아무거나.”“그 말 금지.”“그럼 네가 해주는 거.”“더 어려워.”둘은 결국 배달 음식을 주문했다.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시안은 계속 소예 곁에 붙어 있었다.“왜 자꾸 따라다녀.”“한 달 못 봤잖아.”“화장실도 따라올 거야?”“그건 고민.”“신시안.”소예가 웃으며 그를 밀었다.잠시 뒤 시안이 진지하게 물었다.“혼자 괜찮았어?”“응.”“너무 괜찮았어?”소예가 눈을 가늘게 떴다.“그게 걱정이야?”“조금.”소예는 그의 손을 잡았다.“혼자 괜찮았는데.”그리고 시안 쪽으로 한 걸음 다가갔다.“당신 오니까 더 좋아.”시안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그럼 됐어.”한 달 만의 재회는 두 사람에게 하나를 확인시켜줬다.떨어져 있어도 살아갈 수 있었고.다시 만났을 때 여전히 서로를 가장 먼저 안고 싶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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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화: 우리도 변한다

결혼한 지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의 생활도 조금씩 변했다.은소예는 팀장 업무에 익숙해졌다.신시안도 회사에서 이전보다 업무를 나누는 법을 배웠다.어느 일요일.두 사람은 거실 정리를 하다 오래된 상자를 발견했다.“이거 뭐야.”소예가 열었다.안에는 예전 결혼 때 사용했던 물건 몇 개가 있었다.옛날 집 열쇠.결혼식 식권.그리고 오래된 메모.소예가 종이를 펼쳤다.[오늘 늦어. 먼저 자.]시안이 쓴 짧은 메모였다.소예는 한동안 바라봤다.“기억나?”시안이 물었다.“응.”“왜 가지고 있지.”“나도 모르겠어.”소예는 웃었다.“그때는 이 말 진짜 싫었는데.”“미안.”“이제는 괜찮아.”소예는 메모를 다시 접었다.시안이 물었다.“버릴까?”소예는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저었다.“놔둬.”“왜.”“이것도 우리잖아.”좋은 기억만 남길 필요는 없었다.잘못했던 순간도.서로 상처 줬던 시간도.지금의 두 사람을 만든 일부였다.시안이 옛날 열쇠를 들었다.“이 집 이제 없는데.”“그래도 보관해.”“추억?”“응.”소예는 현재 집 열쇠를 가져왔다.두 개를 나란히 놓았다.“되게 다르다.”“뭐가.”“그때 우리랑 지금 우리.”시안이 웃었다.“사람이 바뀌긴 하나 봐.”“완전히 바뀌는 건 아닌 것 같아.”소예가 말했다.“당신 아직도 고집 세고.”“너도.”“나는 뭐.”“화나면 말 빨라져.”소예가 웃었다.“그런 건 안 바뀌네.”시안도 웃었다.“대신 다루는 법을 알게 된 거지.”“뭘.”“서로.”소예가 고개를 끄덕였다.사람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지 않았다.대신 같은 사람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는 있었다.두 사람의 두 번째 결혼은 그렇게 조금씩 쌓이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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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화: 사랑이 익숙해진다는 것

어느 순간 은소예는 신시안의 사랑이 너무 익숙해졌다는 걸 깨달았다.아침마다 내려주는 커피.점심 먹었냐는 메시지.늦으면 기다리는 사람.처음에는 하나하나 설렜던 것들이 이제는 일상이 됐다.“큰일 났어.”밤에 소예가 갑자기 말했다.시안이 놀랐다.“왜.”“당신이 너무 익숙해.”시안의 표정이 굳었다.“그게 왜 큰일이야.”“설렘 없어지면 어떡해.”시안은 황당한 얼굴이었다.“지금 나 안 좋아해?”“좋아하지.”“그럼 됐잖아.”“그런가.”소예는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예전에는 당신 보기만 해도 심장 뛰었는데.”“지금은?”“그냥 편해.”시안이 상처받은 표정을 지었다.소예가 웃었다.“왜 그런 얼굴 해.”“남편한테 설렘 없다고 하니까.”“당신은 나 보면 맨날 설레?”시안은 바로 대답했다.“응.”소예가 말을 잃었다.“진짜?”“응.”“매일?”“매일은 좀 과장이고.”“봐.”둘은 웃었다.시안이 소예의 손을 잡았다.“나는 편한 것도 좋은데.”“왜.”“예전에는 네가 언제 떠날지 모르겠는 느낌이 있었어.”소예의 웃음이 조금 사라졌다.“지금은?”“집에 오면 네가 있잖아.”시안이 말했다.“그게 설레는 것보다 더 좋아.”소예는 잠시 생각했다.그리고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그러네.”“뭐가.”“나도.”소예는 시안의 손가락과 자신의 손가락을 얽었다.“당신이 익숙해서 좋은 것 같아.”“이제 말 바꾸기야?”“응.”“그래도 가끔은 설레게 해줘.”“어떻게.”소예가 얼굴을 들었다.“그건 당신이 생각해야지.”시안이 가까이 다가왔다.“지금?”“뭐 하려고.”“생각난 게 있어서.”소예는 웃으며 눈을 감았다.익숙함은 사랑의 반대가 아니었다.오래 사랑한 사람들이 얻는 또 다른 형태의 안정이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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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화: 이번에는 내가 사과할게

은소예가 실수한 건 오랜만이었다.중요한 가족 약속을 완전히 잊었다.신시안의 부모와 함께 저녁을 먹기로 한 날.팀 회의가 길어지면서 휴대폰을 확인하지 못했다.회의가 끝나고 메시지를 본 순간 소예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어디야?]한 시간 전 메시지였다.소예가 바로 전화를 걸었다.“시안아.”“응.”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기분이 좋지 않은 게 느껴졌다.“미안해.”“회의였어?”“응.”“알아.”“지금 갈게.”“이미 식사 거의 끝났어.”소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집에 돌아온 뒤 시안은 먼저 와 있었다.소예가 현관에 서서 말했다.“미안해.”“응.”“많이 화났어?”“조금.”소예는 가방을 내려놓았다.“변명 안 할게.”시안이 그녀를 바라봤다.“내가 일정 확인했어야 했고.”“응.”“연락도 했어야 했어.”“응.”“당신 부모님께도 내일 직접 전화할게.”시안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진짜 미안해.”소예는 그 앞에 앉았다.“당신 예전에 늦었을 때 내가 얼마나 화났는지 이제 조금 알겠다.”시안이 피식 웃었다.“이 와중에 그 얘기.”“진짜잖아.”소예도 조금 웃었다.“화 풀렸어?”“아직 조금 남았어.”“어떻게 하면 풀려.”시안이 잠시 생각했다.“오늘은 그냥 옆에 있어.”소예는 바로 그의 옆에 앉았다.“응.”둘은 한동안 말없이 있었다.잠시 뒤 시안이 소예의 손을 잡았다.“사실 조금 서운했어.”“왜.”“내 가족과 약속이라 네가 덜 중요하게 생각하나 싶어서.”소예의 표정이 바로 굳었다.“아니야.”“알아.”“진짜 절대 아니야.”“그러니까 지금 말하는 거야.”소예는 그의 손을 꽉 잡았다.“다음에는 캘린더 알람 열 개 걸게.”시안이 웃었다.“그 정도까진.”이번에는 소예가 잘못했고.시안이 서운함을 말했다.역할이 바뀌어도 해결하는 방법은 같았다.인정하고.사과하고.다시 대화하는 것.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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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화 : 같은편

회사에 예상치 못한 위기가 생겼다.은소예의 팀이 준비하던 프로젝트 일정이 외부 사정으로 크게 흔들렸다.팀원들은 불안해했다.“이대로면 출시 자체가 밀릴 수도 있어요.”소예도 답답했지만 팀장으로서 흔들릴 수 없었다.“우선 할 수 있는 것부터 정리해요.”며칠 동안 야근이 이어졌다.시안 역시 대표로서 다른 부서와 해결책을 찾고 있었다.집에서도 자연스럽게 업무 이야기가 나오려 했다.하지만 소예가 먼저 막았다.“집에서는 회사 얘기 잠깐만 쉬자.”“괜찮겠어?”“응.”두 사람은 저녁 한 시간만큼은 프로젝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그게 오히려 버틸 힘이 됐다.며칠 뒤 긴급회의가 열렸다.이번에는 소예가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일정을 전부 미루는 대신 일부 기능을 먼저 공개하는 방식.임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렸다.시안도 한참 자료를 보았다.“은 팀장.”“네.”“실행 가능합니까?”“가능합니다.”“확실해요?”“네.”소예는 흔들리지 않았다.시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진행하시죠.”회의가 끝난 뒤 둘은 복도에서 스쳤다.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잠시 눈이 마주쳤다.그것만으로 충분했다.밤에 집으로 돌아온 시안이 물었다.“무서웠어?”“많이.”“근데 티 안 나던데.”“팀장인데 어떡해.”시안은 소예에게 물을 건넸다.“오늘 대표로서는 당신 계획 믿었어.”“남편으로서는?”“걱정됐어.”소예가 웃었다.“반대네.”“그래도 같은 편이야.”소예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회사에서도?”“회사에서는 회사 편.”“집에서는?”“무조건 네 편.”소예는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며칠 뒤 프로젝트는 큰 문제 없이 진행됐다.위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일을 대신 해결하지 않으면서도,서로가 혼자가 아니라는 건 확실히 알려주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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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화: 우리가 늙어도

주말 저녁.두 사람은 영화 한 편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앞에서 노부부가 천천히 손을 잡고 걷고 있었다.은소예는 무심코 그 모습을 오래 바라봤다.신시안이 눈치를 챘다.“왜 봐.”“그냥.”“부러워?”소예는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조금.”“우리도 하면 되지.”“뭘.”“저렇게.”소예가 웃었다.“우리 몇 살까지 살 건데.”“오래.”“너무 대충인데.”시안이 소예의 손을 잡았다.“난 당신보다 하루 늦게.”소예의 표정이 굳었다.“그런 말 하지 마.”“왜.”“싫어.”시안이 바로 사과했다.“알겠어.”소예는 그의 손을 더 꽉 잡았다.“그냥 같이 오래 살자.”“응.”“그리고 나이 들면 당신 지금보다 고집 더 세질 것 같아.”“너도.”“나는 안 그래.”“벌써 그래.”소예가 그의 팔을 툭 쳤다.둘은 웃으며 걷다가 공원 벤치에 앉았다.“우리 진짜 많이 왔다.”소예가 말했다.“어디서.”“처음 다시 만난 날부터.”시안도 잠시 생각했다.“그때는 네가 나 진짜 싫어했지.”“응.”“지금은?”소예가 시안을 바라봤다.“많이 좋아해.”시안이 멈췄다.“다시.”“싫어.”“방금 말했잖아.”“한 번만.”소예는 웃음을 터뜨렸다.“많이 좋아한다고.”시안의 표정이 천천히 풀렸다.소예가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나이 들어도 이렇게 물어볼 거야?”“응.”“귀찮겠다.”“대답해줘.”“그때도?”“응.”소예는 눈을 감았다.“그래.”미래를 확신할 수는 없었다.하지만 둘이 계속 같은 질문을 하고 같은 대답을 들을 수 있다면,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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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화: 두 번째 결혼 1주년

두 번째 결혼 1주년.신시안은 며칠 전부터 뭔가를 준비하는 눈치였다.은소예는 모르는 척했다.퇴근 후 시안이 데려간 곳은 뜻밖에도 처음 프러포즈했던 레스토랑이었다.“또 여기야?”소예가 웃었다.“싫어?”“아니.”같은 창가 자리.이번에는 특별한 긴장도 없었다.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마주 앉았다.식사가 끝나갈 무렵 시안이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소예가 눈을 가늘게 떴다.“또 반지면 안 받아.”“아니야.”상자 안에는 작은 열쇠가 들어 있었다.“뭐야?”“서랍 열쇠.”“무슨 서랍.”시안이 웃었다.“집 가서 봐.”집으로 돌아온 뒤 시안은 서재 한쪽 작은 서랍을 가리켰다.소예가 열었다.안에는 편지들이 들어 있었다.“이게 다 뭐야.”“지난 1년 동안 쓴 거.”소예의 눈이 커졌다.“나한테?”“응.”“왜 안 줬어.”“1주년 때 주려고.”소예는 첫 번째 편지를 펼쳤다.결혼식 다음 날.평범한 아침을 함께 맞아서 좋았다는 내용.다른 편지에는 싸운 날 미안했던 마음.소예가 승진했을 때 자랑스러웠던 마음.출장 갔을 때 보고 싶었던 마음이 적혀 있었다.“이걸 다 썼어?”“응.”소예의 눈가가 뜨거워졌다.“진짜 바보 같다.”“왜.”“말하면 되잖아.”“말도 했어.”시안이 웃었다.“근데 남겨두고 싶었어.”소예는 편지를 품에 안았다.“나는 준비한 거 없는데.”“있어.”“뭐.”시안이 손을 내밀었다.“지난 1년.”소예는 한동안 그를 바라봤다.그리고 그의 손을 잡았다.“그건 당신도 줬잖아.”“그럼 서로 선물.”소예가 웃었다.첫 번째 결혼에서는 1주년까지 관계가 이미 많이 흔들리고 있었다.두 번째 1주년은 달랐다.완벽해서가 아니라,흔들릴 때마다 다시 서로를 향해 걸어왔기 때문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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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화: 처음 뵙겠습니다, 다시

1주년 다음 날.회사에서 신규 직원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은소예도 팀장 자격으로 참석했다.신시안은 대표 인사를 위해 단상에 올랐다.“안녕하십니까. 신시안입니다.”그 순간 소예는 처음 다시 만난 날을 떠올렸다.처음 뵙겠습니다. 은소예 대리님.그때는 저 말을 듣고 화가 났다.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났다.행사가 끝난 뒤 시안과 엘리베이터에서 단둘이 마주쳤다.소예가 먼저 말했다.“대표님.”“왜.”소예가 손을 내밀었다.“처음 뵙겠습니다.”시안이 눈을 깜빡였다.곧 의미를 알아차리고 웃었다.그도 손을 내밀었다.“신시안입니다.”“은소예입니다.”두 사람이 악수했다.시안이 손을 놓지 않았다.“잘 지냈어?”소예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그때도 그렇게 물었잖아.”“응.”“진짜 뻔뻔했어.”“알아.”엘리베이터 문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소예가 손을 조금 더 단단히 잡았다.“그래도 대답해줄게.”“뭐라고.”“잘 지냈어.”시안이 그녀를 바라봤다.“당신 다시 만나고 나서는.”소예의 목소리가 조금 부드러워졌다.“꽤 잘.”시안은 말없이 웃었다.딩.문이 열렸다.밖에 직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손을 놓았다.“먼저 가세요, 대표님.”“네. 은 팀장님.”시안이 먼저 걸어나갔다.소예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 따라 나갔다.처음 만나는 척했던 두 사람.정말 남이 되어버렸던 두 사람.그리고 다시 부부가 된 두 사람.같은 인사를 다시 했지만,이번에는 그 뒤에 이어질 결말을 알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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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화: 아무도 몰랐던 우리의 이야기

밤.은소예는 침대에 누워 휴대폰 사진을 정리하고 있었다.신시안이 옆에 누워 물었다.“뭐 봐.”“우리 사진.”“몇 장이나 있어?”“많아.”소예는 천천히 화면을 넘겼다.두 번째 연애를 시작했을 때 찍은 사진.신혼집.두 번째 결혼식.출장.벚꽃.생일.평범한 저녁.그리고 오늘 회사에서 몰래 찍은 시안의 뒷모습까지.“이거 언제 찍었어?”“오늘.”“왜.”“그냥.”시안은 소예의 휴대폰을 함께 바라봤다.한참 뒤 소예가 말했다.“우리 제목 같아.”“뭐가.”“처음에는 진짜 아무도 몰랐잖아.”시안이 웃었다.“우리 결혼한 거?”“응.”“이혼한 것도.”“응.”“다시 만나는 것도.”소예는 화면을 끄고 시안을 바라봤다.“근데 이제 다 알잖아.”“회사 사람들은.”“가족도.”“응.”시안이 소예의 손을 잡았다.“그럼 이제 비밀 없어?”소예는 잠시 생각했다.“하나는 있지.”“뭔데.”소예가 시안에게 조금 가까이 다가갔다.“사람들은 우리가 왜 다시 만났는지 정확히 모르잖아.”시안이 웃었다.“왜 다시 만났는데.”소예는 대답하지 않았다.시안이 다시 물었다.“은소예.”“왜.”“왜 나 다시 만났어?”소예는 한동안 장난스럽게 그를 바라봤다.그러다 천천히 말했다.“아직 좋아했으니까.”시안의 표정이 멈췄다.“당신은?”“난 계속 좋아했으니까.”“그럼 왜 그때 안 붙잡았어.”“바보라서.”소예가 웃었다.“인정 빨라졌네.”“이제 알아.”시안의 손이 소예의 손가락 사이로 들어왔다.“그래서 지금은 안 놓잖아.”소예는 그 손을 내려다봤다.첫 번째 결혼 때도 두 사람은 사랑했다.하지만 사랑한다는 사실만 믿고 서로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상대가 알아줄 거라고 생각했고.기다려줄 거라고 생각했고.떠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결국 둘은 헤어졌다.그리고 3년 뒤.가장 만나고 싶지 않았던 사람을 회사에서 다시 만났다.대표와 직원으로.처음 보는 사람처럼 악수했다.그날 시안은 말했다.잘 지냈어?그 한마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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