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내 상사가 전남편이라는 걸 아무도 모른다: Capítulo 131 - Capítulo 140

327 Capítulos

131화. 처음 사는 가구

시장에 다녀온 다음 주.거실 소파가 결국 문제를 일으켰다.신시안이 앉는 순간 한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뚝.둘 다 움직임을 멈췄다.은소예가 말했다.“들었어?”“응.”시안이 조심스럽게 일어났다.소파 한쪽이 미세하게 기울어져 있었다.소예가 웃음을 터뜨렸다.“결국 망가졌네.”“내가 무거워서 그런 건 아니지?”“그럴 수도.”“은소예.”“농담.”문제의 소파는 신혼집을 계약한 뒤 한 번 크게 싸우고 어렵게 골랐던 것이었다.당시 서로 취향이 달라 한참 다퉜다가 결국 제3의 디자인을 골랐다.그 소파가 벌써 망가졌다는 사실이 조금 아쉽기도 했다.“새로 사야겠다.”소예가 말했다.시안의 표정이 미묘해졌다.“이번에는 안 싸우자.”“그 말 내가 하고 싶었는데.”주말에 가구 매장으로 향했다.첫 번째 매장.소예는 밝은 베이지색 소파를 골랐다.“이거.”시안이 앉아봤다.“너무 푹신해.”“편하잖아.”“허리 아플 것 같은데.”두 번째.시안이 진회색 소파를 골랐다.소예가 바로 고개를 저었다.“집이 너무 어두워 보여.”“관리 편하잖아.”“예쁘지가 않아.”둘은 동시에 상대를 바라봤다.잠시 침묵.그리고 동시에 웃었다.“또 시작이네.”소예가 말했다.시안도 웃었다.“이번엔 싸우지 말자.”“그래.”직원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두 분 취향이 조금 다르신 것 같은데요.”소예가 대답했다.“많이 달라요.”직원이 웃었다.“그럼 중간 정도로 보실까요?”결국 직원 추천으로 밝은 회색과 베이지 중간쯤 되는 색을 골랐다.쿠션감도 지나치게 푹신하지 않고 단단하지 않았다.소예가 앉아봤다.“괜찮아.”시안도 옆에 앉았다.“나도.”“진짜?”“응.”소예가 의심스럽게 쳐다봤다.“나 맞춰주는 거 아니지?”“아니.”“진짜?”“은소예.”“왜.”“나도 취향 있어.”“알아.”결제를 마친 뒤 소예가 말했다.“예전 소파 살 때 우리 진짜 많이 싸웠는데.”“그때 내가 ‘그럼 네가 골라’라고 했잖아.”소예가 바로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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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화. 엄마의 전화

일요일 오후.은소예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에는 ‘엄마’라는 글자가 떠 있었다.“응, 엄마.”평범한 통화로 시작했다.반찬을 만들어놨으니 가져가라는 이야기였다.소예가 웃었다.“택배로 보내도 되잖아.”수화기 너머에서 어머니가 뭐라고 하자 소예가 시안을 바라봤다.“시안이도?”소파에 앉아 있던 시안이 고개를 들었다.“왜.”소예가 손으로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알았어. 같이 갈게.”전화를 끊었다.시안이 물었다.“무슨 일이야.”“엄마가 김치 했대.”“좋네.”“당신도 오래.”“나?”“응.”“왜.”“밥 먹고 가래.”시안의 얼굴이 아주 잠깐 긴장했다.소예가 바로 알아챘다.“아직도 엄마 어려워?”“조금.”“결혼식도 다시 했는데.”“그래도.”첫 번째 결혼이 끝났을 때 소예의 어머니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시안도 알고 있었다.두 번째 결혼을 허락했지만 그 기억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친정에 도착하자 어머니는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문을 열었다.“왔니?”“안녕하세요.”시안이 들고 온 과일 상자를 건넸다.“이런 걸 왜 사와.”“그냥 왔다가 혼날까 봐.”어머니가 웃었다.“이제 농담도 하네.”소예가 놀란 표정으로 시안을 봤다.식탁에는 이미 음식이 가득했다.“이걸 둘이 어떻게 다 먹어.”소예가 말하자 어머니가 반찬통을 꺼냈다.“다 가져가.”시안이 말했다.“제가 잘 먹겠습니다.”어머니가 그를 바라봤다.“요즘 소예가 밥은 잘 먹여?”소예가 바로 말했다.“엄마. 내가 왜 밥을 먹여.”“같이 사니까.”시안이 웃었다.“제가 더 많이 합니다.”소예가 놀랐다.“뭘 더 많이 해.”“요즘 아침 커피.”“커피가 밥이야?”어머니가 둘을 번갈아 보다가 웃었다.예전 친정 식탁에서는 이런 농담이 나오지 않았다.서로 조심했고.시안은 늘 긴장했고.어머니는 늘 딸이 상처받지 않는지만 바라봤다.식사가 끝난 뒤 소예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시안과 어머니가 거실에 둘만 남았다.소예는 일부러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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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화. 평범한 기념사진

집 안에는 사진이 꽤 많아졌다.두 번째 결혼식.여행.생일.도자기 공방.낚시.신혼집에 처음 들어온 날.하지만 은소예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이상하게 제대로 찍힌 것이 아니었다.비 오는 날.회사에서 집으로 걸어오던 두 사람의 뒷모습.회사 직원 한 명이 멀리서 우연히 찍어 다음 날 보내준 사진이었다.검은 우산 하나.조금 젖은 바짓단.가까이 붙어 걷는 두 사람.얼굴도 보이지 않았다.소예는 사진을 한참 보다가 말했다.“이거 액자에 넣을까?”신시안이 소파에서 고개를 들었다.“뭐.”소예가 화면을 보여줬다.시안이 웃었다.“이걸?”“응.”“얼굴도 안 나오는데.”“그래서 좋아.”“왜.”“그냥 우리 같아.”시안은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이었다.소예는 집 안 사진들을 가리켰다.“여기 있는 건 다 잘 찍었잖아.”결혼식 사진은 전문 사진가가 찍었다.여행 사진도 여러 장 중 가장 예쁜 것을 골랐다.생일 사진도 웃는 얼굴이었다.“근데 이건 그냥 집 가는 길이잖아.”“그게 왜 좋아.”“그냥.”소예는 잠시 생각했다.“이제 우리한테 중요한 게 이런 거 같아서.”“뭐.”“집에 같이 가는 거.”시안의 표정이 조용해졌다.첫 번째 결혼에서는 서로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달랐다.누군가는 기다렸고.누군가는 늦었다.같은 집이 있어도 함께 돌아간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다.소예가 말했다.“그때는 결혼식 사진은 많았는데 생활 사진은 별로 없었어.”“그러네.”“지금은 반대.”시안이 휴대폰 사진을 넘겨봤다.시장 장바구니를 들고 있는 소예.소파에 누워 잠든 시안.부엌에서 국을 끓이다 찍힌 사진.낚시터에서 작은 물고기를 들고 좋아하던 시안.하나같이 잘 나온 사진은 아니었다.“나 이런 사진 언제 찍었어.”시안이 자기 잠든 사진을 발견했다.소예가 웃었다.“기억 안 나.”“지워.”“싫어.”“너무 못생겼잖아.”“귀여운데.”“그 말 싫어.”소예가 더 웃었다.결국 둘은 작은 액자를 하나 샀다.비 오는 날 뒷모습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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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화. 출장 전날

신시안에게 지방 출장이 잡혔다.이틀 일정이었다.예전에도 해외출장까지 한 달씩 다녀왔던 사람이기에 이틀 정도는 별일이 아니었다.그런데 은소예는 이상하게 신경이 쓰였다.이유는 하나였다.이번 출장 일정이 지나치게 빡빡했다.“첫날 오전 일곱 시 출발?”소예가 일정표를 보며 물었다.“응.”“저녁 회의 열 시까지?”“중간에 쉬어.”“어디서.”“차에서.”소예가 바로 인상을 썼다.“그게 쉬는 거야?”시안은 캐리어에 셔츠를 넣으며 말했다.“이틀이니까 괜찮아.”“얼마 전에 감기 걸린 사람이.”“다 나았어.”“그래도.”소예는 캐리어 옆에 앉았다.“일정 좀 줄여.”“이미 잡혔어.”“대표가 조정하면 되잖아.”“거래처도 있는데 내 마음대로 어떻게 해.”맞는 말이었다.소예가 더는 말하지 않았다.대신 셔츠를 하나 꺼냈다.“이거 말고.”“왜.”“구겨졌어.”“괜찮은데.”“출장 가서 사진 찍힐 수도 있잖아.”“내 스타일리스트야?”“아내.”시안이 웃었다.소예는 새 셔츠를 넣었다.그리고 약봉지 하나도 캐리어에 넣었다.시안이 발견했다.“이거 뭐야.”“감기약.”“안 아픈데.”“혹시 모르니까.”“은소예.”“잔말 말고 가져가.”시안은 결국 그대로 넣었다.잠시 뒤 소예가 물었다.“당신 예전에는 출장 가는 거 좋아했지?”“좋아했다기보다 익숙했지.”“집보다?”시안의 손이 잠시 멈췄다.“그때는.”소예가 아무 말 없이 기다렸다.“집에 들어가면 당신한테 미안했어.”예상하지 못한 대답이었다.“왜.”“늦게 들어오니까.”“그럼 일찍 들어오면 되잖아.”“그걸 못했으니까.”시안은 캐리어를 닫았다.“그래서 차라리 출장 가면 이유라도 있었어.”소예의 마음이 조금 이상해졌다.첫 번째 결혼이 무너질 때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힘들었다.소예는 기다리는 것이 외로웠고.시안은 기다리게 하는 자신이 미안해서 더 멀어졌다.“왜 그때 말 안 했어.”“몰랐어.”“뭘.”“내가 왜 그런지.”시안이 웃었다.“지금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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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화. 떨어져 있는 이틀

신시안이 출장을 떠난 첫날.은소예는 평소처럼 출근했다.대표실은 비어 있었고.회의 몇 개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화면 속 시안은 회사에서 보던 것과 똑같았다.“이 부분 수정 부탁드립니다.”“네.”소예도 평범하게 대답했다.회의가 끝났다.몇 분 뒤 휴대폰이 울렸다.[밥 먹었어?]소예가 웃었다.화면에서는 대표였고.회의 종료 버튼을 누른 지 삼 분 만에 남편이 됐다.[지금 먹으러 가.][제대로 먹어.][본인부터.]잠시 후 시안에게 식사 사진이 왔다.소예도 점심 사진을 찍어 보냈다.평소 같으면 굳이 하지 않았을 일이었다.퇴근 후 집에 도착하자 빈집이 유난히 조용했다.불을 켰다.시안이 벗어둔 가디건.아침에 사용한 컵.소파 한쪽에 놓인 그의 쿠션.사람은 없는데 흔적은 곳곳에 있었다.소예는 혼자 저녁을 먹었다.처음에는 자유롭다고 생각했다.보고 싶은 프로그램도 마음대로 보고.침대도 넓게 쓰고.그런데 밤 열 시가 되자 이상하게 심심해졌다.마침 영상통화가 왔다.시안이었다.“뭐 해.”“TV.”“혼자?”“그럼 누구랑 봐.”시안의 얼굴이 화면에 크게 잡혔다.호텔이었다.“당신은?”“방금 들어왔어.”“밥 먹었어?”“응.”“술은?”“조금.”소예가 바로 표정을 굳혔다.“약 먹어야 하면 술 먹지 말랬지.”“안 아파.”“그래도.”시안이 웃었다.“알았어.”둘은 별것 아닌 이야기를 했다.오늘 회의.팀원 실수.출장지 날씨.호텔 침대가 너무 딱딱하다는 이야기까지.그러다 시안이 물었다.“나 없으니까 좋아?”소예가 일부러 대답했다.“응.”“그래?”“침대 넓고.”시안의 표정이 서운해졌다.“진짜?”소예가 웃음을 터뜨렸다.“조금 심심해.”그제야 시안이 웃었다.“나도.”“호텔 좋은데?”“집이 좋아.”“그렇게 말하면 봐준다.”통화는 한 시간이 넘게 이어졌다.둘째 날.소예는 생각보다 바빴다.그래서 낮에는 연락할 시간도 없었다.오후 네 시가 지나서야 시안이 메시지를 보냈다.[오늘 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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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화. 돌아온 사람

밤 열한 시가 조금 넘었을 때 현관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은소예는 소파에서 바로 고개를 들었다.문이 열렸다.신시안이 캐리어를 끌고 들어왔다.“다녀왔어.”그 한마디를 듣는 순간 소예는 자신도 모르게 일어났다.“왔어?”“응.”시안은 신발도 제대로 벗기 전에 소예를 끌어안았다.“잠깐.”“왜.”“캐리어.”“나중에.”“신발도.”“잠깐만.”소예는 웃으며 그의 등을 두드렸다.“이틀밖에 안 됐어.”“알아.”“왜 이래.”“보고 싶었어.”소예도 결국 팔을 감았다.“나도.”조금 뒤 시안이 떨어졌다.“진짜?”“응.”“어제 침대 넓어서 좋다며.”“그건 진짜였어.”시안의 표정이 굳었다.소예가 웃음을 터뜨렸다.“근데 당신 있는 게 더 좋아.”그제야 시안이 웃었다.캐리어를 거실로 옮겼다.소예가 물었다.“밥은?”“공항에서 대충.”“뭐 먹었는데.”“샌드위치.”소예는 바로 주방으로 갔다.“뭐 해?”“라면이라도 먹어.”“늦었는데.”“배고프잖아.”“당신도 먹을 거야?”“조금.”결국 자정 가까운 시간에 둘은 식탁에 앉아 라면을 나눠 먹었다.시안은 출장 이야기보다 회사에서 있었던 소예의 이야기를 더 궁금해했다.“어제 회의는?”“잘했어.”“신규 안은?”“내일 보여줄 거야.”“팀은?”“잘 돌아갔어.”시안이 웃었다.“나 없어도 회사 잘 돌아가네.”“그걸 이제 알았어?”“집은?”“집도 잘 돌아갔어.”이번에는 시안이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소예가 덧붙였다.“근데 재미없었어.”“그건 다행.”“뭐가 다행이야.”“내가 필요하다는 거잖아.”소예는 라면을 먹으며 웃었다.식사가 끝난 뒤 둘은 캐리어를 풀었다.시안이 기념품을 꺼냈다.작은 지역 과자였다.소예가 바라봤다.“이게 끝?”“시간이 없었어.”“대표님 출장 기념품 수준이.”“안 사오면 더 뭐라고 할 것 같아서.”“맞아.”소예는 과자 봉투를 받아 들었다.“그래도 고마워.”시안이 셔츠를 세탁바구니에 넣었다.소예는 캐리어 한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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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화. 늦은 밤 산책

출장에서 돌아온 다음 주.금요일 밤이었다.둘 다 피곤했지만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은소예가 시계를 봤다.밤 열한 시 십 분.“산책 갈래?”신시안이 놀랐다.“지금?”“응.”“내일 아침에.”“지금 가고 싶어.”시안은 잠시 고민하다 일어났다.“옷 갈아입어.”둘은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봄밤 공기는 생각보다 선선했다.아파트 단지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소예는 시안의 팔짱을 꼈다.“회사 사람 마주치면 웃기겠다.”“왜.”“대표랑 본부장이 밤 열한 시에 츄리닝 입고 돌아다니는 거.”“부부가 산책하는 게 뭐가 웃겨.”“회사 모습이랑 너무 다르잖아.”둘은 편의점에 들렀다.소예는 아이스크림을 골랐다.시안이 말했다.“밤에 먹으면 춥지 않아?”“산책의 완성.”“그런 게 있어?”“있어.”결국 시안도 하나 골랐다.근처 벤치에 앉았다.소예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말했다.“우리 첫 번째 결혼 때 밤 산책한 적 있었나?”시안이 생각했다.“없는 것 같은데.”“나도.”“왜 안 했을까.”소예가 웃었다.“당신이 열한 시에 집에 없었으니까.”시안의 표정이 순간 미안하게 변했다.소예가 바로 말했다.“사과하지 마.”“그래도.”“그냥 사실 말한 거야.”소예는 가볍게 그의 팔을 건드렸다.“지금 있잖아.”시안도 웃었다.“응.”잠시 두 사람은 말없이 앉아 있었다.멀리서 차가 지나가는 소리.바람에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특별할 것 없는 밤이었다.시안이 물었다.“요즘 행복해?”소예가 놀랐다.“갑자기?”“그냥.”“응.”“얼마나.”“행복을 점수로 매겨?”“아니.”“그럼 왜.”시안은 아이스크림 막대를 바라봤다.“예전에는 당신이 행복한지 생각을 별로 못했던 것 같아서.”소예는 잠시 침묵했다.“지금은 생각해?”“응.”“왜.”“같이 살잖아.”소예가 웃었다.“첫 번째 때도 같이 살았는데.”“그때는 내가 잘 몰랐어.”시안이 솔직하게 말했다.“당신이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줄 알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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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화. 처음 듣는 고백

토요일 저녁.둘은 집에서 와인을 한 잔씩 마셨다.TV는 켜져 있었지만 아무도 제대로 보지 않았다.은소예가 사진을 정리하다 오래된 날짜를 하나 발견했다.“이때 당신 어디 있었어?”신시안이 화면을 봤다.두 사람이 이혼한 지 약 일 년이 됐을 무렵이었다.“해외.”“아.”“왜.”“그냥.”소예는 사진을 넘겼다.그 시절 친구들과 여행 갔던 사진이었다.시안이 물었다.“잘 지냈어?”소예는 잠시 생각했다.“그때는 좀 괜찮아졌던 것 같아.”“나는 별로였어.”소예가 손을 멈췄다.“뭐가.”“잘 못 지냈다고.”이미 100화에서도 서로 여전히 좋아했다는 이야기를 나눴지만, 시안의 구체적인 이혼 후 생활은 자세히 들은 적이 없었다.소예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어떻게 지냈는데.”시안은 와인잔을 손에 들고 잠시 생각했다.“처음 몇 달은 계속 호텔에 있었어.”“왜 집 안 들어갔어?”“집에 당신 물건이 남아 있었으니까.”소예가 놀랐다.“내가 거의 다 가져갔는데.”“조금 남아 있었어.”“뭐.”“머그컵.”“그걸로?”시안이 웃었다.“당신이 쓰던 컵 하나.”소예는 아무 말도 못 했다.“그리고 욕실에 머리끈 하나 있었고.”“그걸 왜 안 버렸어.”“못 버렸어.”시안은 조금 민망한 듯 잔을 내려놓았다.“그래서 집에 들어가면 계속 보여서.”소예가 조용히 물었다.“그다음에는?”“출장 많이 갔어.”“일부러?”“지금 생각하면 그런 것 같아.”소예는 시안을 바라봤다.처음 듣는 이야기였다.“연락할 생각은 안 했어?”“매일.”소예의 눈이 커졌다.“매일?”“거의.”“그런데 왜 안 했어.”“당신이 싫어할까 봐.”“나는.”소예가 말하다 멈췄다.시안이 기다렸다.“나도 연락 올까 봐 전화 계속 봤어.”이번에는 시안이 놀랐다.“진짜?”“처음 몇 달은.”“왜 말 안 했어.”“이혼했는데 뭘 말해.”“그래도.”“당신도 안 했잖아.”둘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동시에 웃었다.“우리 진짜 답답했다.”소예가 말했다.“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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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화. 우리만의 결혼기념일

두 번째 결혼기념일이 다가왔다.회사 사람들도 날짜를 알고 있는 사람이 꽤 있었다.결혼식에 참석했던 직원들도 있었기 때문이다.아침부터 인사를 몇 번이나 들었다.“본부장님, 오늘 결혼기념일이시죠?”은소예가 웃었다.“어떻게 기억했어요?”“작년에 사내 행사 이야기할 때 날짜 나왔잖아요.”“기억력 좋네.”다른 직원도 꽃 사진이 있는 작은 메시지를 보내왔다.결혼기념일 축하드립니다.예전처럼 아무도 모르는 기념일은 아니었다.하지만 축하를 받는다고 해서 그날의 모든 것이 공개되는 것은 아니었다.소예와 시안에게는 둘만 아는 방식이 있었다.오후 회의에서 시안과 마주쳤다.둘은 평소처럼 업무만 이야기했다.“예산안 수정됐습니까?”“네.”“오후 다섯 시까지 부탁합니다.”“알겠습니다.”회의가 끝나자 한 임원이 웃었다.“대표님, 오늘은 본부장님 야근시키시면 안 됩니다.”시안이 물었다.“왜요?”“결혼기념일이잖아요.”회의실에서 웃음이 터졌다.소예가 말했다.“저도 제 일 끝나야 퇴근합니다.”시안이 웃었다.“들으셨죠.”그렇게 평범하게 업무를 마쳤다.퇴근 후 소예가 도착한 곳은 거창한 호텔도 고급 레스토랑도 아니었다.두 사람이 두 번째 프러포즈를 했던 작은 레스토랑이었다.시안은 먼저 와 있었다.테이블에는 작은 꽃 한 송이만 놓여 있었다.소예가 앉으며 말했다.“왜 한 송이야.”“당신이 꽃 많이 받으면 관리 힘들다며.”“기억했어?”“당연하지.”“대표님 기억력 좋네요.”“남편입니다.”둘은 잔을 부딪쳤다.첫 번째 결혼기념일도 있었다.두 번째 결혼기념일도 있었다.그리고 다시 결혼한 뒤 해마다 돌아오는 기념일도 있었다.소예가 물었다.“우리 기념일 너무 많지 않아?”“몇 개지.”“처음 결혼한 날.”“응.”“다시 만난 날.”“응.”“다시 사귀기로 한 날.”“응.”“두 번째 프러포즈.”“응.”“두 번째 결혼식.”시안이 웃었다.“다 챙길까?”“안 돼.”“왜.”“일 년 내내 기념일이겠다.”“좋은데.”소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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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화. 앞으로의 약속

결혼기념일 다음 날.두 사람은 아무 일정도 잡지 않았다.늦게 일어났고.아침과 점심 사이 애매한 시간에 밥을 먹었다.은소예는 새 소파에 누워 책을 보고 있었고.신시안은 바닥에 앉아 태블릿을 보고 있었다.너무 조용해서 소예가 먼저 입을 열었다.“우리 어제 기념일이었는데 오늘은 진짜 아무것도 안 하네.”시안이 고개를 들었다.“어제 했잖아.”“그렇긴 해.”“뭐 하고 싶어?”“아니.”소예는 책을 내려놓았다.“그냥 좋아.”“뭐가.”“아무것도 안 하는 거.”시안도 태블릿을 껐다.소예는 천장을 보며 말했다.“예전에는 결혼하면 뭔가 계속 특별해야 하는 줄 알았어.”“나는 반대였는데.”“어떻게.”“결혼하면 그냥 알아서 유지되는 줄 알았어.”소예가 웃었다.“둘 다 틀렸네.”“응.”잠시 조용해졌다.소예가 몸을 일으켰다.“우리 규칙 다시 정리할래?”시안이 놀랐다.“또?”“왜.”“이미 많잖아.”“그래도.”소예는 메모장을 가져왔다.두 번째 연애를 시작할 때부터 둘은 규칙을 만들었다.업무와 사생활을 구분할 것.혼자 결정하지 않을 것.화나면 말할 것.헤어지자는 말을 쉽게 꺼내지 않을 것.사과해야 할 때 사과할 것.그 규칙들은 결혼 후에도 계속 이어졌다.소예가 말했다.“첫 번째.”“응.”“회사에서 싸워도 집까지 대표랑 본부장 하지 않기.”“좋아.”“두 번째.”“응.”“늦으면 연락.”시안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평생.”“세 번째.”“출장 가면 연락.”“매일?”“상황 봐서.”“영상통화는?”“장기 출장만.”“섭섭한데.”“이틀 출장에 매일 한 시간 했잖아.”“좋았는데.”소예가 웃었다.“그건 그때.”“네.”“네 번째.”소예는 잠시 생각했다.“각자 혼자 있는 시간 존중하기.”시안이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둘은 그 필요성을 배웠다.“다섯 번째.”“응.”“아프면 무조건 쉬기.”시안이 바로 표정을 찌푸렸다.“무조건은.”“신시안.”“네.”소예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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