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내 상사가 전남편이라는 걸 아무도 모른다: Kabanata 141 - Kabanata 150

350 Kabanata

141화. 같은 집에서 다른 꿈을 꾸는 법

월요일 아침.냉장고 옆 게시판에는 어제 두 사람이 적어둔 규칙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은소예는 커피잔을 들고 그 앞에 섰다.끝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한 번 더 이야기하기.마지막 문장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왜 그렇게 봐.”뒤에서 신시안이 물었다.“그냥.”소예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우리 진짜 별 규칙 다 만들었다 싶어서.”시안이 게시판을 바라봤다.“필요하니까.”“당신이 그런 말 하니까 좀 웃겨.”“왜.”“예전에는 규칙 같은 거 제일 싫어했잖아.”“회사에서는 좋아했어.”“부부 사이에서 말하는 거야.”시안은 잠시 생각하다 인정했다.“그때는 알아서 맞을 줄 알았지.”“나도.”소예는 잔을 내려놓았다.“근데 사람 둘이 같이 사는데 어떻게 알아서 다 맞아.”“그러니까 지금은 말하잖아.”“응.”시안이 손목시계를 확인했다.“오늘 같이 나갈까?”“나 먼저 가야 해.”“왜.”“아침 회의.”“몇 시.”“여덟 시 반.”“나도 일찍 가면 되는데.”소예가 바로 고개를 저었다.“됐어.”“왜.”“오늘 우리 본부만 먼저 모이는 회의라 당신보다 내가 먼저 가는 게 편해.”시안이 잠시 그녀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예전 같았으면 같이 가자고 한 번 더 말했을지도 몰랐다.지금은 아니었다.상대가 왜 그렇게 하고 싶은지 설명하면 그대로 받아들였다.소예가 현관에서 구두를 신었다.“다녀올게.”“응.”“당신도 늦지 말고.”“대표한테.”“남편한테.”시안이 웃었다.“다녀와.”회사에 도착한 소예는 바로 회의실로 들어갔다.본부장 승진 이후 처음 맡은 분기 계획 회의였다.팀장 때와 달리 이제는 자기 팀 하나가 아니라 여러 팀의 목표를 동시에 조정해야 했다.자료를 펼쳐놓고 사람들을 바라보는 순간 아직도 조금 낯설었다.“이번 분기 목표는 매출보다 구조 개선을 우선하겠습니다.”한 팀장이 바로 물었다.“본부장님, 그러면 실적 평가에 불리하지 않을까요?”“단기적으로는요.”소예는 화면을 넘겼다.“대신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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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화. 내 자리를 대신 정하지 마

다음 날 아침.은소예는 출근 준비를 하면서도 냉장고 옆 게시판을 한 번 더 바라봤다.어젯밤 새로 추가한 문장.같은 집에 살아도 서로의 꿈은 각자 선택하기.그 아래 신시안이 적은 문장.대신 힘들 때는 혼자 버티지 않기.소예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또 봐?”넥타이를 매던 시안이 물었다.“응.”“외워지겠다.”“당신도 봐.”“이미 외웠어.”소예는 가방을 들었다.“오늘은 나 먼저 나갈게.”“같이 가도 되는데.”“오늘 본부 회의 준비할 게 있어.”시안은 더 묻지 않았다.“알겠어.”소예가 현관문을 열다 돌아봤다.“저녁은?”“늦을 수도 있어.”“연락.”“알겠습니다.”“대표님 말고 남편으로.”시안이 웃었다.“응. 연락할게.”회사에 도착한 소예는 오전부터 정신없이 움직였다.어제 제출한 분기 계획 수정안에 대한 최종 검토가 예정돼 있었다.다음 분기까지 구조 개선 효과가 어떻게 이어질지 수치로 보여줘야 했다.본부 팀장들이 회의실에 하나둘 들어왔다.“어제 수정본 확인했습니다.”“추가 의견 있으면 지금 말씀해주세요.”소예가 화면을 띄웠다.회의는 예상보다 순조로웠다.문제는 회의가 끝날 무렵 들어온 연락이었다.인사팀장이 직접 소예를 찾아왔다.“본부장님, 잠깐 시간 괜찮으세요?”“네.”둘은 작은 회의실로 이동했다.인사팀장은 문을 닫고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아직 확정된 건 아닙니다.”소예가 서류를 받았다.내용을 읽는 순간 표정이 달라졌다.신규 사업부 조직 개편 검토안.그리고 그 아래에는 은소예의 이름이 있었다.현재 본부를 일부 분리해 새로운 사업 조직을 만들고, 소예에게 독립 운영을 맡기는 방안이었다.소예가 천천히 물었다.“이거 누가 제안한 거예요?”인사팀장이 잠시 망설였다.“경영회의에서 나온 의견입니다.”“대표님도 알고 계시고요?”“네.”소예의 손이 멈췄다.“언제부터요?”“초기 검토는 지난주부터 진행됐습니다.”지난주.소예는 아무것도 몰랐다.시안은 한 번도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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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화. 내가 선택한 자리

다음 날 오전.은소예는 인사팀과 다시 마주 앉았다.어제 받아온 조직 개편안은 이미 여러 번 읽었다.문장 하나하나까지 거의 외울 정도였다.신규 사업부.독립 예산.별도 인력 구성.그리고 총괄 책임자로 적힌 자신의 이름.좋은 기회라는 건 분명했다.하지만 단순히 직급이 높아지고 권한이 커진다고 해서 무조건 받아들일 생각은 없었다.소예는 서류를 펼쳤다.“몇 가지 확인하고 싶습니다.”인사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말씀하세요.”“제가 이 조직을 맡게 되면 인력 구성 권한은 어디까지 있나요?”“핵심 인력은 본부장님이 직접 추천하실 수 있습니다.”“추천만 가능한 건가요?”“최종 인사 검토는 인사팀과 경영진에서 합니다.”소예는 바로 메모했다.“예산은요?”“연간 한도 내에서는 독립 집행 가능합니다.”“대표 결재는?”“기준 금액 이상만 올라갑니다.”소예가 다시 물었다.“그럼 지금보다 대표님에게 직접 보고할 일은 늘어납니까?”인사팀장은 잠시 생각했다.“초기에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그 대답이 마음에 걸렸다.소예가 천천히 말했다.“그 부분은 조정하고 싶습니다.”“어떤 방식으로요?”“제가 조직을 맡는 대신 평가와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대표님이 직접적인 영향력을 갖지 않는 구조가 필요합니다.”인사팀장이 잠시 눈을 크게 떴다.“대표님과의 관계 때문에 말씀하시는 건가요?”“네.”소예는 숨기지 않았다.이미 회사 안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제가 일을 잘해서 성과를 내도 대표의 아내라서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고.”소예는 차분하게 이어 말했다.“반대로 문제가 생기면 대표가 감싸준다는 이야기도 나올 수 있습니다.”“그 부분은 이해합니다.”“그래서 제 업무를 독립적으로 평가할 사람이 필요해요.”인사팀장은 메모를 시작했다.“예를 들면?”“이사회 산하 평가위원회나 다른 담당 임원이 중간 평가를 맡는 방식이면 좋겠습니다.”“대표님 완전 배제를 원하시는 건가요?”“경영 전체와 관련된 부분까지 배제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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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화. 모두가 보는 자리에서

신규 사업부 조직 개편안이 공식 경영회의 안건으로 올라간 날.은소예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회사에 도착했다.전날까지 수없이 검토했던 자료였지만, 막상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으니 긴장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독립 조직.별도 예산.인력 구성 권한.그리고 총괄 책임자 후보.은소예.이제는 단순한 검토 단계가 아니었다.오늘 회의를 통과하면 실제 조직을 만들기 위한 준비가 시작된다.소예는 노트북을 켜고 마지막으로 발표 자료를 확인했다.잠시 뒤 팀장이 들어왔다.“본부장님, 벌써 오셨어요?”“응.”“오늘 발표 직접 하시는 거죠?”“응.”“긴장 안 되세요?”소예가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돼.”팀장이 놀란 얼굴을 했다.“본부장님도 긴장하세요?”“나도 사람인데.”“평소에 전혀 티 안 나서요.”소예가 웃었다.“지금도 티 안 나지?”“네.”“그럼 됐어.”팀장이 웃으며 나갔다.문이 닫히자 소예는 잠깐 손을 내려다봤다.손끝이 조금 차가웠다.사실 이번 회의가 부담스러운 이유는 단순히 규모 때문만은 아니었다.대표가 남편이었다.그 사실은 이제 회사 누구도 모르는 비밀이 아니었다.오히려 너무 잘 알려져 있었다.신시안의 전처였다가 다시 연인이 됐고.둘의 관계를 공개했고.다시 프러포즈를 받고.결혼식까지 올린 부부.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그래서 이번 승인이 더 중요했다.모두가 보는 자리에서.누구에게도 특혜라는 말을 들을 수 없도록.자신의 안을 직접 설명하고 인정받아야 했다.오전 열 시.경영회의실.소예가 들어가자 이미 여러 임원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신시안도 정면에 앉아 있었다.둘의 시선이 잠깐 마주쳤다.그뿐이었다.시안이 평소처럼 말했다.“시작하죠.”인사팀장이 먼저 조직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기존 사업부 규모가 커졌고,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일부 사업 영역을 독립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그리고 화면에 최종안이 나타났다.**신규 사업부 총괄 책임자: 은소예 본부장.**소예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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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화. 사람을 고르는 일

《내 상사가 전남편이라는 걸 아무도 모른다》《145화. 사람을 고르는 일》신규 사업부 승인이 난 다음 날.은소예의 책상 위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서류가 쌓여 있었다.조직 구성안.예산 초안.채용 계획.그리고 가장 위에는 인력 후보 명단이 놓여 있었다.소예는 한참 그 명단을 바라봤다.어제까지만 해도 새 사업부를 맡겠다는 결정 자체가 가장 큰 문제처럼 느껴졌다.그런데 막상 승인이 떨어지고 나니 진짜 어려운 일은 이제부터였다.누구와 함께 갈 것인가.조직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소예가 아무리 계획을 잘 세워도 결국 실행하는 것은 사람들이었다.그녀는 후보자 이름 옆에 적힌 경력과 평가를 하나씩 읽었다.현재 본부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도 있었고.다른 부서에서 추천된 사람도 있었다.외부 채용이 필요한 자리도 있었다.문제는 현재 팀이었다.“본부장님.”문이 열리며 팀장이 들어왔다.“잠깐 괜찮으세요?”“응.”팀장은 조심스럽게 맞은편에 앉았다.“신규 사업부 인력 구성 시작하신다고 들었습니다.”“소문 빠르네.”“다들 관심이 많아서요.”소예는 웃었다.“왜. 다들 가고 싶대?”팀장이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반반인 것 같습니다.”“반반?”“같이 가고 싶다는 사람도 있고, 지금 팀에 남고 싶다는 사람도 있고요.”소예는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한 일이었다.새 조직은 기회일 수 있지만 동시에 불안정하기도 했다.이미 익숙한 곳을 떠나야 하고.처음부터 체계를 만들어야 하고.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부담도 컸다.팀장이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저는 지원하고 싶습니다.”소예의 손이 멈췄다.“진짜?”“네.”“왜.”팀장은 웃었다.“본부장님이랑 계속 일해보고 싶어서요.”소예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기쁜 말이었다.하지만 동시에 위험한 말이기도 했다.“그 이유만으로는 안 돼.”팀장이 조금 놀랐다.“네?”“나랑 일하고 싶어서만 옮기면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어.”소예는 조직 구성안을 밀어줬다.“업무 범위부터 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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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화. 예상하지 못한 지원자

화면에 떠 있는 소속을 확인한 은소예는 다시 한번 지원서를 내려다봤다.**대표이사 비서실.**그것도 신시안의 일정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관리해온 비서실 실무자였다.소예는 의자에 등을 기대었다.“왜 여기서 지원하지?”이름보다 더 놀라운 건 지원 사유였다.**신규 조직에서 의사결정 과정과 실무 운영 체계를 직접 경험하고 싶습니다. 기존 업무에서 경영진의 결정을 지원했다면, 이제는 그 결정이 만들어지는 현장에서 일해보고 싶습니다.**소예는 지원서를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경력은 충분했다.여러 부서와 협업한 경험도 많았고, 일정 조율과 보고 체계 정리 능력은 다른 직원들보다 확실히 뛰어났다.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신시안이었다.비서실에서 신규 사업부로 이동한다면 분명 말이 나올 수 있었다.대표와 가장 가까이 일하던 사람이 대표의 아내가 맡는 조직으로 옮긴다.그 한 문장만 떼놓고 보면 이상한 해석이 붙기 쉬웠다.소예는 바로 인사팀에 전화를 걸었다.“내부 공모 첫 지원 확인했어요.”— 빠르죠?“네. 그런데 비서실 지원자요.”잠시 침묵이 흘렀다.인사팀장도 이미 알고 있는 듯했다.— 저희도 조금 의외였습니다.“대표님 쪽에서 이야기된 건 없죠?”— 전혀 없습니다. 내부 공모는 개인 지원입니다.“확실해요?”— 네. 대표이사실에도 지원자 명단은 아직 전달하지 않았습니다.소예는 그제야 조금 안심했다.“그럼 다른 지원자랑 똑같이 진행해주세요.”— 면접도 직접 보시려고요?“당연하죠.”— 혹시 관계 때문에 제외하실 생각은 없으신 거죠?소예는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사실 몇 초 전까지만 해도 가장 쉬운 방법은 그것이라고 생각했다.괜한 오해를 만들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뽑지 않는 것.하지만 그것 역시 공정하지 않았다.대표 비서실에서 일했다는 이유만으로 기회를 막는 것도 결국 다른 형태의 편견이었다.“경력과 지원 이유만 볼게요.”— 알겠습니다.통화를 끊은 소예는 지원서를 다시 펼쳤다.그때 팀장이 들어왔다.“본부장님, 내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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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화. 선택받지 못한 사람

내부 공모 마감일.은소예의 책상 위에는 최종 지원자 명단이 놓여 있었다.총 열일곱 명.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았다.기존 본부 직원부터 마케팅팀, 영업기획팀, 데이터팀, 비서실까지 소속도 다양했다.하지만 신규 사업부가 필요로 하는 인원은 그보다 적었다.모두를 데려갈 수는 없었다.결국 누군가는 선택받고.누군가는 지금 자리로 돌아가야 했다.소예는 평가표를 한 장씩 넘겼다.“생각보다 더 어렵네.”맞은편에 앉아 있던 인사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사람 뽑는 게 원래 제일 어렵습니다.”“점수만 보면 쉬운데.”소예가 한 지원자의 평가표를 바라봤다.“점수가 비슷하면 그다음부터가 문제예요.”“그래도 본부장님이 최종 결정하셔야 합니다.”“알아요.”소예는 펜을 내려놓았다.1차 서류.실무 과제.면접.모든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가 여덟 명까지 줄어 있었다.그중에는 신시안의 비서실에서 지원한 직원도 있었다.그리고 소예와 가장 오래 함께 일했던 팀장도 있었다.문제는 두 사람이 비슷한 업무 포지션으로 지원했다는 것이었다.둘 다 데려가면 역할이 겹쳤다.한 명만 선택해야 했다.소예는 팀장의 평가표를 먼저 봤다.현재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소예와 오래 일해서 업무 방식도 잘 알고 있었다.현장 대응 능력도 좋았다.하지만 새 조직에서 필요한 여러 부서 조율 경험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반면 비서실 지원자는 실무 실행 경험은 조금 적었지만 회사 전체를 보는 시야와 부서 간 조정 경험에서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다.점수만 보면 답은 나와 있었다.그런데 소예의 손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인사팀장이 눈치를 보며 물었다.“고민되세요?”“네.”“기존 팀장님 때문에요?”소예가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같이 오래 일했으니까.”“그럴 수밖에 없죠.”“저 따라오고 싶다고 제일 먼저 말한 사람이기도 하고.”인사팀장은 잠시 침묵했다.소예가 씁쓸하게 웃었다.“이런 감정 때문에 사람 뽑으면 안 되겠죠.”“감정이 있는 것 자체가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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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화. 첫 번째 회의

신규 사업부의 첫 번째 공식 회의 날.은소예는 평소보다 십 분 일찍 회의실에 들어왔다.아직 정식 출범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었지만, 오늘부터는 선발된 사람들이 실제로 한 팀처럼 움직이기 시작해야 했다.회의실 안에는 새로 옮겨온 직원들의 이름표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기존 본부 출신.마케팅팀.데이터팀.영업기획팀.그리고 신시안의 비서실에서 옮겨온 직원까지.서로 다른 부서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소예는 가장 앞에 서서 그 모습을 잠시 바라봤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종이에 이름으로만 존재하던 사람들이었다.이제는 자신이 직접 이끌어야 할 사람들이 됐다.한 명씩 회의실에 들어왔다.“안녕하세요.”“좋은 아침입니다.”“여기 앉으면 되죠?”서로 익숙한 사람끼리 인사하는 이도 있었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어색하게 고개를 숙이는 사람도 있었다.마지막 사람이 들어오자 소예가 문을 닫았다.“다들 왔죠?”“네.”소예는 앞에 섰다.“어제도 말씀드렸지만 다시 한번 이야기할게요.”회의실이 조용해졌다.“여기 있는 사람들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뽑은 사람들이 아닙니다.”몇몇 사람이 웃었다.소예도 살짝 웃었다.“진짜예요.”“너무 솔직하신 거 아닙니까?”누군가 장난스럽게 말했다.“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수는 있죠.”다시 웃음이 터졌다.소예가 손을 들었다.“그런데 그게 기준은 아니었다는 뜻이에요.”분위기가 조금 가라앉았다.“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소예는 화면을 켰다.신규 사업부의 첫 번째 운영안이 나타났다.“제가 총괄이기는 하지만 모든 걸 제가 결정하지 않을 겁니다.”한 직원이 물었다.“최종 결정은 본부장님이 하시는 거 아닌가요?”“최종 책임은 제가 지겠죠.”소예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책임을 진다고 해서 모든 의견까지 제가 정답일 필요는 없어요.”잠깐 말을 멈췄다.“그래서 첫 번째 규칙부터 정하려고 합니다.”화면에 문장이 나타났다.반대 의견은 회의 안에서 말한다.직원들이 화면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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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화. 첫 번째 실수

신규 사업부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일주일째.은소예는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조직이 실제로 굴러가고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었다.아침마다 회의가 있었고.회의가 끝나면 수정할 것이 생겼고.수정을 마치면 또 다른 문제가 튀어나왔다.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일정이었다.첫 번째 회의에서 12주 일정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외부 리서치 업체와 계약하는 과정이 예상보다 늦어졌다.재무팀 검토.계약 조건 수정.개인정보 처리 기준 확인.하루면 될 줄 알았던 일이 사흘째 멈춰 있었다.“이대로면 시작부터 밀립니다.”데이터 담당 직원이 말했다.소예는 화면을 바라봤다.“대체 업체는?”“두 곳 더 있습니다.”“조건은?”“첫 번째 업체보다 비용이 높습니다.”“얼마나.”수치가 화면에 떴다.소예의 표정이 굳었다.예산을 아끼려면 기다려야 했다.일정을 지키려면 비용을 더 써야 했다.소예가 잠시 생각했다.“두 번째 업체로 갑시다.”회의실 안에서 몇 사람이 고개를 들었다.재무 담당자가 물었다.“바로 변경하실 건가요?”“네.”“조금 더 기다리면 첫 번째 업체와 계약될 수도 있습니다.”“그 기다리는 시간이 더 아까워요.”“추가 비용이 생깁니다.”“알아요.”소예가 단호하게 말했다.“일정을 우선하겠습니다.”그렇게 결정은 내려졌다.회의가 끝난 뒤 각자 움직이기 시작했다.소예도 다른 업무로 넘어갔다.그날 오후까지는 아무 문제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문제가 생긴 건 다음 날 오전이었다.“본부장님.”재무 담당 직원이 급하게 들어왔다.“잠깐 확인하셔야 할 게 있습니다.”“뭔데요?”직원이 노트북 화면을 돌렸다.대체 업체 계약서였다.소예는 처음에는 무엇이 문제인지 몰랐다.“이게 왜요?”“최소 계약 기간이 6개월입니다.”소예의 손이 멈췄다.“뭐?”“어제 말씀드린 금액은 월 비용이었습니다.”소예가 다시 자료를 봤다.그제야 숫자가 다르게 보였다.월 단가.6개월 의무 계약.중도 해지 위약금.소예가 천천히 물었다.“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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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화. 처음으로 이름을 걸다

신규 사업부 정식 출범까지 한 달.은소예는 이제 거의 매일 새로운 결정을 하고 있었다.회의실 자리 배치부터.보고 체계.예산 사용 기준.프로젝트 일정.심지어 회의 시간을 몇 분으로 할지까지.처음에는 사소해 보였던 것들이 쌓일수록 조직의 성격이 조금씩 만들어졌다.그리고 그날 오전.인사팀에서 새로운 서류가 도착했다.소예는 제목을 읽고 잠시 멈췄다.신규 사업부 명칭 최종 확정 요청.“이것도 내가 정해야 돼?”옆에 있던 직원이 웃었다.“총괄이시잖아요.”“이름까지?”“이름 중요하죠.”소예는 문서를 열었다.사전에 검토된 후보가 다섯 개 들어 있었다.영문 이름.한글 이름.브랜드 확장성을 고려한 이름.무난했다.나쁘지 않았다.그런데 이상하게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직원이 물었다.“어떤 게 제일 괜찮으세요?”“모르겠어.”“3번은 어때요?”소예는 고개를 갸웃했다.“너무 다른 회사 같아.”“그게 장점 아닌가요?”“새 사업부라고 회사랑 완전히 분리되는 건 아니잖아.”소예는 문서를 다시 내려다봤다.이름 하나 정하는 일인데 생각보다 어렵게 느껴졌다.직원이 말했다.“본부장님이 직접 하나 만들어보시는 건요?”“내가?”“네.”“작명 센스 없는데.”“사업부 이름이니까 너무 예쁠 필요는 없잖아요.”“지금 나 놀리는 거지?”직원이 웃었다.“아닙니다.”소예도 웃었다.그런데 그 말이 머릿속에 남았다.직접 만들어보는 것.처음부터 자신이 만들기로 한 조직이었다.그렇다면 이름 역시 누군가 만들어놓은 후보 중에서 고르는 것보다 직접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소예는 빈 메모장을 열었다.그리고 한참 동안 단어를 적었다.시작.연결.변화.첫 번째.다음.확장.새로운 방향.적었다 지우기를 반복했다.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마음에 드는 건 나오지 않았다.결국 소예가 말했다.“이거 회의에서 같이 정하자.”직원이 눈을 들었다.“사업부 이름을요?”“응.”“본부장님이 정하셔도 되는데.”“왜 내가 혼자 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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