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월요일 오후 2시 15분.NEXT ONE 본부장실.은소예는 공차연이 가져온 서류를 넘기다가 손을 멈췄다.“차연 씨, 이건 무슨 모집 공고예요?”“아, 이번에 지역 청년 취업 지원센터에서 협조 요청이 들어왔어요.”“취업 지원센터요?”“네. 실전 모의면접 프로그램인데, 기업 실무자가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래요.”소예는 안내문을 자세히 읽었다.참가자들은 실제 기업의 채용 절차와 비슷한 환경에서 면접을 경험하고, 면접관에게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게 되어 있었다.“괜찮은 프로그램이네요.”“그렇죠? 그런데 면접관이 한 분 더 필요하대요.”“우리 회사에서요?”“네. 대표님께도 요청이 들어갔는데 일정이 가능하실지 모르겠어요.”소예는 고개를 끄덕였다.“우선 대표님 일정부터 확인해보세요.”차연은 잠시 망설였다.“그런데 본부장님.”“네?”“이번 프로그램에 조금 특이한 순서가 있어요.”“어떤 건데요?”“면접관이 지원자로 바뀌어서 역으로 면접을 받는 시간이 있대요.”소예는 눈을 깜빡였다.“면접관이요?”“네. 참가자들이 기업 관계자에게 질문하는 방식이래요.”소예는 웃었다.“그거 재미있겠는데요?”오후 4시 30분.대표실.신시안은 소예가 건넨 프로그램 안내문을 읽었다.“모의면접?”“응. 청년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래.”“취지는 괜찮네.”“당신도 참여할 수 있어?”시안은 일정표를 확인했다.“토요일 오후면 가능할 것 같아.”소예는 미소 지었다.“그럼 같이 가자.”시안은 안내문 마지막 페이지를 읽다가 웃었다.“역면접도 있네.”“응. 참가자들이 우리한테 질문하는 거래.”“어떤 질문을 할까?”“글쎄. 연봉이나 회사 문화 같은 거?”시안은 잠시 생각했다.“실제 취업 준비하는 사람들이 궁금한 걸 직접 물어보면 좋겠네.”소예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여보.”“응?”“당신 마지막으로 면접 본 게 언제야?”시안은 그녀를 바라봤다.“내가 지원자로?”“응.”“꽤 오래됐지.”소예는 웃었다.“그럼 이번에 제대로 긴장
월요일 오후 3시 20분.NEXT ONE 본부장실.은소예는 공차연이 가져온 사내 볼링 대회 운영안을 읽다가 눈썹을 올렸다.“차연 씨, 이 팀 배정은 누가 했어요?”“인사팀에서 무작위 추첨으로 정했어요.”“그런데 왜 대표님이랑 제가 하필…….”소예는 종이를 다시 내려다봤다.A팀 — 신시안, 공차연 외 2명B팀 — 은소예 외 3명차연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본부장님, 저 대표님 팀이에요.”“그러네요.”“저 어떡하죠?”“뭘 어떡해요?”“본부장님이랑 경쟁해야 하잖아요.”소예는 서류를 가지런히 정리했다.“차연 씨.”“네.”“경기장에서 만납시다.”차연이 웃음을 터뜨렸다.“본부장님, 벌써 무서워요.”소예도 웃었다.“농담이에요. 그런데 경기 날짜가 다음 달이 아니라 이번 주 금요일로 바뀌었네요?”“예약 가능한 시간이 이번 주밖에 없어서요. 참가자들한테 일정 변경 동의는 받았대요.”소예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겠네요.”차연이 장난스럽게 물었다.“혹시 연습하실 거예요?”소예는 잠시 생각했다.“아니요.”“정말요?”“네. 실력으로 승부해야죠.”그런데 차연이 나간 뒤 소예는 휴대폰을 꺼냈다.검색창에 짧은 문장을 입력했다.볼링 초보 스트라이크 잘 치는 법.화요일 오후 7시.집.신시안은 소파에 앉아 태블릿을 보고 있었다.소예는 맞은편에서 볼링 자세를 설명하는 영상을 시청하고 있었다.시안이 고개를 들었다.“여보.”“응?”“뭐 봐?”“아무것도.”“볼링 영상 같은데?”소예는 태연하게 화면을 껐다.“그냥 운동 영상이야.”시안이 웃었다.“금요일 대회 때문에?”“아니거든.”“그럼 왜 볼링공 잡는 자세를 보고 있었어?”소예는 잠시 침묵했다.“……손목 운동.”시안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알았어. 손목 운동 열심히 해.”소예는 쿠션을 끌어안았다.“여보, 당신 볼링 잘 쳐?”“대학교 때 몇 번 쳤어.”“몇 점 정도 나왔는데?”“잘 기억 안 나.”소예는 눈을 가늘게 떴다
금요일 오후 5시 40분.NEXT ONE 대표실.신시안은 마지막 결재 서류에 서명한 뒤 노트북을 닫았다.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똑똑.“들어오세요.”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은소예였다.그런데 평소와 달리 손에 작은 봉투를 들고 있었다.“대표님, 오늘 저녁 일정 있으십니까?”시안이 고개를 들었다.“공식 일정은 없습니다.”“그럼 퇴근 후 2시간 정도 시간을 내주시겠습니까?”시안은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무슨 일입니까?”소예는 봉투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초대장입니다.”시안은 봉투를 열었다.안에는 검은색 카드가 들어 있었다.오늘의 특별 초대참석자: 신시안동행인: 은소예장소: 비공개복장: 편안한 옷준비물: 호기심시안은 카드를 읽다가 웃었다.“은 본부장님.”“네, 대표님.”“이거 혹시 납치 예고입니까?”소예는 태연하게 대답했다.“합법적인 데이트 신청입니다.”“목적지는요?”“비밀입니다.”시안은 웃으며 초대장을 다시 봉투에 넣었다.“알겠습니다. 참석하겠습니다.”오후 7시 10분.서울의 한 실내 양궁장.시안은 입구 간판을 바라보다가 소예에게 고개를 돌렸다.“양궁?”소예가 활짝 웃었다.“응. 오늘은 활 쏘러 왔어.”“갑자기?”“당신이 전에 집중력 필요한 운동 해보고 싶다고 했잖아.”시안은 잠시 생각했다.“그랬지.”“그래서 찾아봤어. 초보자도 강사한테 배울 수 있는 곳으로.”시안은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다.“재미있겠는데?”접수를 마친 두 사람은 안전교육을 받았다.강사는 활을 다루는 방법과 사대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설명했다.“화살은 반드시 사대에서만 장전하시고, 사격 중에는 절대 앞으로 나가시면 안 됩니다.”소예와 시안은 고개를 끄덕였다.팔 보호대와 손가락 보호 장비를 착용한 뒤 각자 지정된 사대에 섰다.소예는 활을 들어보더니 눈을 동그랗게 떴다.“여보, 생각보다 무겁다.”시안도 활을 잡았다.“그러네.”강사가 자세를 잡아주었다.“어깨에 힘을 너무 많이 주지 마세요.
월요일 오전 9시 15분.NEXT ONE 본부장실.은소예는 오전 회의 자료를 확인하다가 공차연의 말을 듣고 고개를 들었다.“대표님이 안 계신다고요?”“네. 비서실에서도 오늘 오전 외부 일정이라고만 전달받았대요.”“외부 일정이면 일정표에 있어야 하는데.”소예는 사내 일정표를 확인했다.신시안의 오전 일정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대표님께 직접 연락해보셨어요?”“네. 그런데 통화가 안 돼요.”소예는 휴대폰을 꺼냈다.여보, 어디야? 오전 회의는?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차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본부장님도 모르셨어요?”“네. 아침에는 평소처럼 출근했는데.”소예는 잠시 생각하다가 회의 자료를 덮었다.“일단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하죠. 대표님 결재가 필요한 안건은 따로 정리하고요.”“알겠습니다.”차연이 나간 뒤 소예는 다시 휴대폰을 바라봤다.읽음 표시조차 뜨지 않았다.“신시안, 대체 어디 간 거야?”오전 10시 30분.회의실.소예는 부서별 보고를 듣고 있었다.“신규 협력사 계약 검토는 어디까지 진행됐나요?”운영팀장이 대답했다.“법무 검토는 끝났고, 최종 조건 조율만 남았습니다.”“그럼 조건 변경 사항을 정리해서 오후까지 전달해 주세요.”그때 회의실 문이 열렸다.차연이 조용히 들어와 소예에게 메모를 건넸다.대표님 연락 왔습니다. 오후 12시 30분 복귀 예정입니다.소예는 메모를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회의를 마친 뒤 휴대폰을 확인하자 시안에게 메시지가 와 있었다.여보, 오전에 급하게 확인할 일이 생겼어. 점심 전에 돌아갈게.소예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무슨 일인데?잠시 후 답장이 왔다.돌아가서 이야기할게.소예는 화면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말을 해줘야 알지.”오후 12시 25분.대표실 앞.소예는 복도를 지나가다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시안을 발견했다.그런데 그의 모습이 평소와 조금 달랐다.정장 재킷 대신 짙은 남색 셔츠를 입고 있었고, 한 손에는 커다란 종이봉투를 들고 있
일요일 오전 7시 30분.은소예는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처음에는 빗소리인 줄 알았다.하지만 커튼을 걷자 창밖으로 보이는 것은 빗방울이 아니라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였다.“여보.”침대에서 일어난 소예가 신시안을 불렀다.“응…….”“밖에 바람이 좀 부는데?”시안은 눈을 뜨고 창밖을 바라봤다.“그러네.”“오늘 능동자갈마당 가기로 했잖아.”시안은 휴대폰으로 기상 정보를 확인했다.“오전에는 바람이 조금 강하대. 해변 상황 보고 결정하자.”소예는 고개를 끄덕였다.“무리해서 갈 필요는 없으니까.”그때 시안이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물었다.“그런데 지금 몇 시야?”“7시 30분.”“……우리 9시에 일어나기로 하지 않았어?”소예는 웃었다.“여행 와서 늦잠 자면 아깝잖아.”시안은 다시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그럼 나는 30분만 더.”“신시안.”“응.”“아침 먹으러 가야지.”시안은 눈도 뜨지 않은 채 대답했다.“대표이사 연차 신청합니다.”소예는 이불을 살짝 잡아당겼다.“반려합니다.”오전 9시 15분.두 사람은 숙소에서 아침을 먹은 뒤 차량을 이용해 능동자갈마당으로 향했다.이동하는 동안 소예는 창밖을 살폈다.도로 양옆으로 숲이 이어졌고, 멀리 바다가 보였다.“여보, 섬 안에도 이렇게 숲이 많네.”“그러게. 어제 본 해변이랑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오늘은 사진보다 소리를 많이 듣고 싶어.”“자갈 부딪히는 소리?”“응. 진짜 특별한 소리가 나는지 궁금해.”시안은 미소 지었다.“그럼 오늘은 귀가 바쁘겠네.”잠시 후 목적지 인근에 도착했다.바람은 아침보다 조금 잦아들었지만, 해변 쪽에서는 파도가 제법 크게 밀려오고 있었다.소예는 안내판을 확인했다.“여보, 아래쪽은 파도가 높네.”시안도 바다를 살폈다.“가까이 내려가지 말고 안전한 관찰 구역에서 보자.”“응.”두 사람은 난간이 설치된 곳으로 이동했다.그때였다.촤르르륵.파도가 밀려왔다가 빠져나가자 독특한 소리가 들렸다.수많은 자갈이 서
금요일 오후 6시 15분.NEXT ONE 지하 주차장.은소예는 조수석에 앉자마자 신시안을 바라봤다.“여보, 이제는 알려줄 때 되지 않았어?”시안은 안전벨트를 매며 웃었다.“뭘?”“배 타러 간다는 거.”“내일 아침이면 알게 되잖아.”“그게 문제야. 뭘 준비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시안은 뒷좌석에 놓인 가방을 가리켰다.“편한 옷이랑 운동화. 그리고 얇은 겉옷 하나.”“수영복은?”“필요 없어.”“여권은?”“그것도 필요 없고.”소예는 눈을 가늘게 떴다.“혹시 무인도에 내려놓고 오는 건 아니지?”시안이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왜 당신을 무인도에 내려놔.”“요즘 당신이 자꾸 비밀로 하니까 그렇지.”“걱정하지 마. 돌아오는 표까지 예약했어.”소예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멈췄다.“……돌아오는 표?”“응.”“여보, 우리 어디까지 가는 거야?”시안은 대답 대신 차를 출발시켰다.토요일 오전 9시 20분.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소예는 출발 안내 전광판을 올려다봤다.“여보, 설마 덕적도?”시안이 휴대폰 승선권을 보여줬다.“정답.”“진짜 섬에 가는 거야?”“응. 1박 2일.”소예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잠깐. 나 내일 저녁 약속 없긴 한데…….”“확인하고 예약했어.”“언제?”“지난주에 당신이 다음 여행은 나보고 계획하라고 했을 때.”소예는 웃었다.“실행력 하나는 정말 대단하다.”시안은 승선권을 확인했다.“신분증 챙겼지?”“응.”“멀미약은?”“아까 먹었어.”“좋아. 그럼 들어가자.”소예는 터미널 유리창 너머에 정박한 여객선을 바라봤다.“근데 여보.”“응?”“배에서 자는 거 아니라고는 끝까지 안 했잖아.”시안이 미소 지었다.“배에는 객실이 있으니까.”소예의 걸음이 멈췄다.“뭐?”오전 10시 5분.두 사람은 승선을 마치고 선내 안내도를 살펴봤다.소예는 시안이 가리킨 곳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여보! 이거 일반 객실이잖아!”“응. 좌석 있는 객실.”“나는 무슨 크루즈 객실 예약한 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