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91 - Chapitre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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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을 숨기는 방법 (8)

“바로 하고 씻게?”“응.”“발정 난 짐승.”“하하하. 그건 황제의 별명 아니었어?”“….그럼 발정 난 짐승 2.”“하하하. 정말.”카슈미르가 뒤에서 나를 더 깊숙이 끌어안으며 내 어깨 위에 입술을 내려 살짝 빨아당겼다.“리리아나. 널 이렇게 데리고 있고 싶다.”씻고 난 뒤 머리를 수건으로 말려주던 카슈미르가 한동안 말이 없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플뢰르 후작에게도 인사하러 갈 수 있겠어?”“….응.”겨우 참아왔던 눈물이 다시 고였다.나는 황급히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수건을 뺏어와 눈을 짓누르듯 닦았다.“바보 카슈.”고개를 들자, 눈앞에 바보 같은 남자가 있었다.카슈미르는 활짝 휘어진 주홍빛 웃음을 보이며 내 앞에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그때도, 지금도.”그가 내 손을 잡았다.“내 주인님은 너야. 리리.”다정한 말에 괜스레 뿔이 났다. 또 울 것 같아 퉁명스럽게 말이 나왔다.“주인을 울리는 게 어디 있어.”“그러게.”카슈미르가 웃으며 내 손등에 입술을 내렸다.“다음엔 침대에서만 그렇게 할게.”“안 한다는 소리는 안 하고.”“어.”이제는 이 저택의 진실을 알아버렸다. 무너지지 않는 집이 무너져야 했고,불이 타지 않는 집이 불이 탔어야 했다.그러자 아버지가 숨겨 놓은 진실이 드러났다.***아침이 되어서, 검은색 옷으로 간단히 갈아입은 나는 카슈미르의 손을 잡고 자연스럽게 저택 지하로 내려갔다.그곳의 여러 갈림길에서 카슈미르는 능숙하게 길을 찾았다. 지하실 문 앞에서 그에게 물었다.“여긴, 어떻게 알았어?”카슈미르는 어깨만 으쓱했다.‘역시 이것도 알려주신 거네.’후계자에게만 알려주는 건데.“그냥. 황궁에도 이런 곳이 있으니 후작저도 비슷하겠다 싶었지.”“…그렇구나.”나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그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봤다.그날,불길의 시작은 그들이 맞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걸 알고 역으로 이용했다.그들은 나를 데려가려 했으니까.그때의 아버지는 나를 지키려면 그 방법밖에 없었다.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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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을 숨기는 방법 (9)

다시 수도로 돌아온 나는 카슈미르를 보내고 내 방을 천천히 둘러봤다. 드레스부터 장신구 사소한 것까지 전부 내 취향에 맞춰져 있었다. “응? 뭐야?”나는 가벼운 웃음이 나왔다.자세히 보니 종류가 나뉘어 있었다. 주황색과 검은색이 조합된 장신구는 황제인 카슈미르를 만날 때 쓸 수 있는 것이었다.‘아마 자기 옷을 맞출 때 같이 준비했겠지.’옷까지는 똑같이 맞출 수 없어도 머리 장식이나 목걸이는 정도는….“아니야.”카슈미르의 성격상 그 정도로 끝낼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바로 옆의 드레스 룸을 열자, 헛웃음이 나왔다.“역시….”정말 철저해.레온 마티아스와 있을 때 주로 입을 가벼운 옷과 황제인 카슈미르와 입을 드레스가 완전히 따로 준비되어 있었다.그중 드레스 사이에 끼워진 봉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응?”봉투를 꺼내 열자 짧은 메모가 들어 있었다.[다음엔 내가 직접 들고 올게.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미리 옷장에 넣어둔 거니까.]나는 쪽지를 다시 봐도 읽어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직접 들고 와?”황제가 그렇게 시간이 많았나?생각에 잠기려는 찰나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똑똑-“아가씨, 솔입니다.”문밖에 들리는 목소리에 눈이 크게 뜨였다. “…솔?!”황급히 달려가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대로 굳어버렸다.내가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사람들이 문 앞에 서 있었다.“너희들….!!”“마티아스 백작님께서 꼭 오라고 하셔서요.”“우리 아가씨잖아요.”브레스토 왕국에서 지낼 때부터 함께했던 하녀장이 웃으며 말했다.그 옆에는 오랫동안 플뢰르 후작가를 관리했던 집사 알버트가 서 있었다.“저희에게는 여전히 성녀님이십니다.”항상 내 곁에 있었던 쌍둥이 하녀들, 하라 와 하리.집의 정원을 책임지던 토마스 아저씨.마지막으로.“다시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아가씨.”오랫동안 내 곁을 지켜줬던 유모 솔이 몸을 낮추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일제히 함께 고개를 숙였다.“플뢰르에 다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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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연회의 서막 (1)

“아니, 내가 플뢰르야. ”편지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그 말이 입에서 떨어지는 순간 편지가 순식간에 스스로 접히기 시작했다. 푸른 빛이 번지며 종이가 겹겹이 말리더니 어느새 한 송이 수레국화가 되었다. 푸른 꽃은 내 손바닥 위로 얌전히 떨어졌다. “……이거구나.”나는 꽃을 바라보다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내 손 위에 든 수레국화를 본 순간,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플뢰르의 주인을 뵙습니다.”나는 천천히 그들을 둘러봤다. 이제 어린아이도 아니고, 그저 아무것도 모르던 후작 영애도 아니었다.나는 단단한 목소리를 냈다.“오늘, 처음으로 무대에 서게 될 곳은 새로운 황비를 맞이하는 황궁 연회야.”수레국화를 다시 보며 가볍게 쥐었다.“ 그러니 준비해줘. 플뢰르가 다시 돌아왔다고.”솔의 손을 거치자 나는 조금씩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수수한 성녀가 아니라 화려한 후작가의 영애였던 모습으로. 이제는 성숙하고 요염한 귀부인의 모습으로 변해갔다.비록 입장할 때, 그와 함께하지 않아도 상관없었다.나도 오늘을 기다렸거든. 반격할 기회를 찾았으니까.카슈미르가 다른 여자를 안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원망과 미움으로 지켜봐야 했던 성녀가 아니라, 이제는 그가 나의 정부라는 걸 당당히 알리는 자리가 될 테니까. ***황궁의 가장 큰 홀에서 열린 연회장은 시작부터 들썩이고 있었다. 모여있던 귀부인들의 얼굴에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었다.“세상에, 이번에 새로운 성녀가 나타났다면서요?”“보셨어요?”“네. 우아한 금발이던데요. 그 음탕한 핑크 머리가 아니라.”“호호호.”“맞아요. 그것만으로 얼마나 속이 후련한지.”그들은 황제의 비로 자신들의 딸과 양녀를 밀어 넣었다. 하지만 리리아나 때문에 번번이 임신하지 못한 채 밀려나거나 궁에서 내쫓기는 것을 봐야 했다. “맞아요. 성녀라면서 임신도 제대로 못 시켜주고.”“그러게, 말이에요. 그 악녀 때문에 기회조차 없었잖아요.”“그러니. 이제 다시 기회가 생기지 않겠어요?”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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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연회의 서막 (2)

그들은 다양한 신분들이 모인 남자들로 나이대는 다양했지만 하나같이 잘 생기고, 몸매도 좋아서 영애들과 부인들의 시선이 향했지만, 함부로 다가가지는 않았다. 사교계에서는 아주 질이 나쁜 자들로 알려져 있었다.마음에 드는 하급 귀족의 영애나 영식을 하룻밤의 놀이 상대로 삼는다고 알려졌다. “저들이 벌써 노리고 있다고 하더라고요.”“그렇겠죠. 황제의 잠자리를 봐주던 창녀인데.”“저들이 얼마나 돌려먹을지.”“벌써 기대돼요.”“저들 다음에 우리가 굴려도 되죠.”“맞아요. 호호호.”“혹시 알아요? 우리에게 빌며 도와달라 할지?”“어머나. 너무 즐거운 일 아닌가요?”짜릿한 쾌감에 취해, 영애들은 한껏 들뜬 목소리로 재잘거렸다.그때 한 영애가 목소리를 낮췄다.“그런데…소문에, 비비안님이 약혼자가 있다는 소문이 있던데요.”“맞아요. 글레아리우스 대공님이라고 하시던데.”“….”잠시 정적이 흘렀다.“예?”“저희 가문의 하녀가 신전에 갔다가 들었대요. 글레아리우스 대공님께서 신전을 떠나실 때 들었대요.”“!! 그럼?!”그들이 보기에는 계산이 완벽했다.리리아나를 그토록 찾던 황제를 이제 새로운 황비를 맞이했고, 신전에서 그녀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 주던 란티아스 대신관은 비비안 곁에 섰다.리리아나를 아끼고 지키던 성기사단장은 신전을 떠났지만 새로운 성녀 비비안의 약혼자로 나타났다.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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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연회의 서막 (3)

나는 그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당겨 의자에 앉혔다. 부푼 드레스를 걷어 올려 새하얀 허벅지를 고스란히 드러낸 채, 그의 허벅지 위에 다리를 벌리고 올라앉았다.얇디얇은 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의 은밀한 음부와 그의 뜨거운 성기가 빈틈없이 맞닿았다.“폐하시니, 여벌 옷 정도는 있으실 테고….”카슈미르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여벌 옷으로 이 옷과 맞춘 옷을 입고 오세요.”나는 눈을 가늘게 감으며 웃음을 흘렸다.“그러면, 제 첫 춤을 기꺼이 드리죠.”카슈미르가 나를 빤히 바라보는 앞에서 목뒤의 훅을 풀었다.딸칵. 얇디얇은 분홍색 천이 사르르 아래로 흘러내렸고, 가려져 있던 말랑한 가슴이 고스란히 밖으로 드러났다.카슈미르는 나의 유혹에 무너지며 양손으로 내 가슴을 움켜쥐며 입술을 묻었다.“으읏!”그의 어깨를 잡던 내가 신음을 내뱉으며 고개를 뒤로 살짝 젖혔다.“리리.”따뜻한 입 안으로 들어간 유두가 희미하게 까슬한 혀에 문질러지자, 나는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며 음부를 아래에 닿아있는 그의 성기에 천천히 비볐다.“하…아…폐하.”“읏….리리.”나는 그를 살며시 내려보며 야릇하게 눈매를 휘며 웃었다.“폐하, 리리의 보지에 넣어주세요.”“…….”“이렇게 팽팽하게 부푼 채로 가시면 힘드시잖아요.”진득하게 늘어진 내 목소리에 카슈미르의 한 손이 아래로 내려왔다. 도톰한 조갯살을 비비자 허리가 바로 움찔했다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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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연회의 서막 (4)

순간 카슈미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의 거친 손길이 내 뒷머리를 움켜쥐고 제 얼굴 쪽으로 끌어당기더니, 이내 붉은 입술이 내 입술을 사정없이 머금었다.“나에게 있어서 처음이자 마지막 황후는 오로지 너야.” “…….” “내겐 황비 따윈 아무 의미도 없으니까.” “카슈미르 폐하.”내 입술을 조금 떨었다.“믿어 줘.”그가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너 이외는….!”나는 더 듣고 싶지 않아 그의 입술을 물었다.“알아요. 하지만 질투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네요.”카슈미르가 나를 바라보다 낮게 목소리를 냈다.“오늘 밤, 저택에 가지 말아줘.”나는 입술을 깨물었다.“여기에 있어.” “…….!!” “나의 진짜 밤은 너랑 보낼 테니까.”다시 그의 입술이 더 깊게 맞물렸다. 잠시 뒤, 카슈미르는 흐트러진 내 옷을 하나씩 정리해 주면서도 걱정스러운 눈을 떼지 못했다.“리리. 진짜 그 옷은….”옷을 정리 다한 나는 카슈미르를 차갑게 바라봤다.“내 정부가 누구죠?” “……나.”카슈미르가 바로 대답했다.“카슈미르 타크리스.” “그럼, 제 첫 춤을 가져가 봐요.”나는 그의 옷깃을 가볍게 정리해 주었다.“그럼 이 옷을 입은 채 다른 남자의 품에서 춤을 추지 않아도 될 테니까.”나는 그와 내 옷을 번갈아 바라보며 싱긋 미소 지었다.“누가 황제와 짝을 맞춘 옷을 함부로 건드리겠어요?”그의 입술이 깊게 다가왔다.“정말이다. 알겠지?” “폐하, 괜찮으시겠어요?”나는 입술이 떨어지자 싱긋 웃었다.“아?…그게 왜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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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연회의 서막 (5)

나는 그것을 보고 입꼬리를 올렸다.‘도대체 플뢰르는 어디까지 뻗어 있는 거야?’“승리가 플뢰르에게 머물길.”“기쁨이 그대에게 넘치길.”짧은 인사가 오간 뒤, 그는 나를 향해 고개를 숙인 뒤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었다.시종의 우렁찬 목소리가 홀 안으로 울려 퍼졌다.“마티아스 백작부인 드십니다.”***입장 서열에서 뒤로 갈수록 신분이 높았다.대공의 입장을 앞두고 나타난 사람. 그것도 연회장에 있는 모두가 훤히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소개되었다. ‘이만한 선전포고도 없지.’보통 귀족의 입장에는 이름을 붙였지만, 시종은 일부러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보는 순간 누구인지 알 테니까.대신 그녀의 곁에는 새로운 수식이 붙었다.마티아스 백작부인.카슈미르가 마티아스 백작이라는 이름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아는 귀족들은 긴장했다.황제의 또 다른 이름에 부인이라고 호칭을 붙는다는 것은 결코 가볍게 들을 일이 아니었다. 그의 막강한 권력을 등에 입은 정부이자 황제가 공식적인 연인으로 인정한 여자나 다름없는 이름이었다.연회장의 사람들이 모두 입구로 향했다.문이 완전히 열리며 모습이 드러나자 연회장의 공기가 순간 얼어붙었다.그들은 경악한 표정조차 가릴 수 없었다.나는 그들을 천천히 훑으며 안으로 들어섰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걸음을 옮길 때마다 드레스 자락이 부드럽게 흔들렸다.연회에서는 좀처럼 쓰지 않는 검은색.그리고 황제의 색을 드레스 상단이 아니라 당당히 하단에만 장식하고 있었다.뜻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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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연회 (1)

비비안.조금 전까지 새로운 성녀이자 오늘의 주인공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던 그녀였다. 하지만, 내가 들어오는 순간 모든 시선과 관심이 나에게로 향했다.  비비안의 굳은 얼굴을 보자 무척 반가워 살짝 눈칫으로 아는 척을 했다. 그러자 그녀의 손가락이 감정을 숨기지 못한 것인지 안으로 말리며 단단한 주먹을 만들었다.'어느 하이에나 곁을 지나쳐 가는 것이 여기 전체를 분탕질을 칠 수 있을까?’‘그럼, 여기지.’나는 슬며시 느릿한 걸음으로 이 연회에서 가장 음침하다는 평을 받는 집단의 곁을 스쳤다.겉으로는 재물도 많고, 뒤에서 변태 짓도 즐겨한다는….“이런이런. 원래 아름다운 분인 줄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매력적인 줄은 ….”나는 화들짝 놀란 척하며 웃음을 흘리고는 부채를 펼쳤다. “어머나…. 제가 이런 자리가 오랜만이라서요.”살며시 뒤로 물러나다 쓰러질 듯 몸을 기울이자, 곁에 있던 다른 남자가 얼른 나를 부축했다. 그의 시선이 순간 드레스 위로 깊게 파여진 풍만한 가슴골 사이에 멎었다.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본 거겠지.’방금 진득하게 하고 온 선명하게 남은 붉은 흔적.희미한 잇자국까지도.카슈미르는 내 몸 안에 들어와서도 선명한 흔적을 남기거든.‘아마 어제의 흔적까지 있으니 놀랄만하지.’내 몸에 잇자국을 남기는 두 남자 중 한 명은 흔적을 지우지만, 남은 한 명은 굳이 지울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당당한 지배자니까.“그렇군요. 그럼, 정식으로 인사하죠.”나를 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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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연회 (2)

조금 전까지 웃고 있던 몇몇 오래된 귀족들의 시선이 날카롭지만 따갑지는 않았다. 마치 내가 누구인지 관찰하는 시선에 가까웠다.나는 그쪽을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그들은 단순히 저택 하나를 되찾았다는 뜻이 아니었다.원로원과 플뢰르의 의미를 아는 자들은 내가 플뢰르로 다시 돌아왔다는 말로 이해했다.대부분은 지금의 황제가 황태자 시절 태웠다고 알려진 그 저택을 다시 복원해서 줬다는 말에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얼마나 당황했는지 표정도 숨기지 못하네.’조토는 그 분위기를 읽더니 웃으며 말했다.“하하하. 제가 그 정도의 재산가는 아녀서 아쉽군요.”“음…”나는 고민하는 척하다가, 조토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 조용히 물었다.“제가 괜찮은 염료를 발견했거든요. 이걸 잘 써 주실 화가를 찾고 있어요.”“!!!”아벨의 눈빛이 달라졌고, 조토는 크게 웃었다.“제가 웬만한 물감은 다 써 봐서요. 무슨 색일까요?”“짙은 푸른색. 라피즈라줄리 같은 색이거든요.”조토를 보며 나는 선명하게 웃었다.‘화가이기도 한 당신은 새로운 염료에 대한 욕심이 많지.’게다가 보석을 이용한 염료라면은 더욱더.“!!!”“그렇군요. 그럼 그 색을 잘 쓰는 화가를 제가 한번 물색해 봐 드려도 될까요?”“물론이죠. 그리고….”나는 부채를 펼쳐 입가를 가린 채 그의 귓가에 가까이 다가가 주변 사람들에게도 들릴 만큼 낮게 속삭였다.&ld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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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연회 (3)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테라스로 향하자, 그 큰 덩치가 입꼬리를 올린 채 순순히 따라왔다.안에 들어오자마자 나는 황급히 커튼을 쳤다.“너, 이렇게 풀어지면 어떻게 해!. 이젠 성기사가 아니라…!!”말이 끝나기도 전에 에반의 입술이 먼저 닿았다. 오래 참았다는 듯 입안을 그의 혀가 거칠게 휩쓸고 지나가자, 몸이 휘청였지만, 등을 받치는 단단한 손이 나를 붙잡았다.등에 닿은 그의 손바닥에 선명한 열기가 전해졌다.“리리.”간신히 떨어진 입술 사이로 여전히 풀지 못한 열기가 남아 있었다. 다시 입을 맞추려 하는 그의 입술에, 나는 손을 올려 막았다.“ 글레아리우스 대공님.”내가 그의 이름을 정식으로 말하자 그는 거친 숨이 섞인 채 내 이름을 불렀다.“하아…리리아나.”“여기에 약혼녀가 있으시잖아요.”“그게 왜?”조금 전까지도 화사하게 웃고 있던 붉은 눈이 짙게 가라앉았다. ‘잔뜩 쌓여있다는 뜻인데….’에반의 혀가 제 입술을 막고 있는 내 손바닥을 천천히 핥아 올렸다.“난 얼굴도 몰랐어.”“…….”“그래서 북부 가서 직접 확인했지.”그가 한 걸음 다가오자, 나는 반대로 두 걸음 물러났다.“그런데 말이야.”에반의 목소리가 낮아졌다.“내가 너한테 그 백작가 이야기를 한 적이 없거든.”그의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런데 넌 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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