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대륙에 관한 조사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그동안 두 사람 앞에 여러 보고서가 올라왔지만, 확실한 단서라고 부를 만한 것은 없었다.삼십 년이나 지난 흔적이었다.일주일 만에 답이 나오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그날도 정하은은 카시안의 집무실 소파에 앉아 단풀 액과 어울릴 만한 재료를 시험하고 있었다.살롱에 내놓을 시원한 차를 만들 생각이었지만, 좀처럼 마음에 드는 맛이 나오지 않았다.카시안은 책상 앞에서 막 도착한 보고서를 읽고 있었다. 잠시후 그가 보고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남쪽으로 떠났던 배 한 척을 찾았습니다.”정하은의 시선이 곧바로 그에게 향했다.카시안이 보고서를 내밀었다.정하은은 자리에서 일어나 종이를 받아 들었다.이십육 년 전, 새로운 교역지를 찾기 위해 남쪽으로 출항한 세이렌호.서른다섯 명이 배에 올랐고, 이 년하고도 석 달 뒤 열세 명이 돌아왔다.보고서 아래에는 귀환 당시 작성된 승선자 명단이 붙어 있었다.정하은은 그중 동그라미가 쳐진 이름 하나에 시선을 멈췄다.에드릭 베인.“이 사람을 찾은 거예요?”“그렇습니다.”정하은은 보고서를 한 장 넘겼다.에드릭 베인은 오랫동안 선원으로 일하다 십여 년 전 은퇴했다. 지금은 벨로아 항에서 서쪽으로 이틀가량 떨어진 작은 항구 마을에 혼자 살고 있었다.조사원이 대가를 제시하며 항로에 관해 물었지만, 그는 돈을 거절했다. 대신 자신을 찾는 사람이 누구인지 만나서 확인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정하은은 보고서에서 눈을 들었다.“저택으로 데려오는 게 어때요? 직접 만나보고 싶어요.”“알겠습니다. 마차를 보내겠습니다.”에드릭 베인이 블랙우드 저택에 도착한 것은 사흘 뒤였다.마차에서 내린 노인은 생각보다 왜소했다.등은 조금 굽어 있었고, 해진 외투 아래로 드러난 몸은 마른 나뭇가지처럼 가늘었다.한쪽 다리를 절었으며 왼손의 손가락 두 개는 윗마디가 없었다.희게 센 머리카락 아래의 얼굴은 깊은 주름으로 가득했다.짙은 회색 눈동자가 마중 나온 하인과 저택의 입구, 창
Last Updated : 2026-10-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