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뒤 남자가 나타났다. 손에는 날카로운 칼이 들렸다. 남자는 가까이에 있던 사람들과 지나가는 사람들을 지나친 채, 오로지 에밀리에게만 달려들었다.한순간이었다.그녀의 붉은 원피스의 색이 더 짙어졌다. 옆의 붉은 가방도 색이 진해졌다. 의자 아래로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더니 금세 작은 웅덩이가 만들어졌다. 날카로운 사람들의 비명이 터지고 황급히 도망갔다. 누군가는 에밀리에게 달려가 흘러나오는 피를 지혈하려 했다. 어떤 사람은 휴대폰을 꺼내 다급하게 전화를 걸었다.혼란스러운 사람들 사이에서 에밀리만 웃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이 서서히 감겼다. 영상이 끝나자, 시우가 차갑게 말했다.“ 그 남자가 따라오는 걸 알았어. 미리 알고 움직였네.”“정확히는 CCTV가 보이는 동선으로만 지나가며 화면에 얼굴을 비췄어. 정면으로.”“누군가 이 화면을 볼 거라는 것도 알고….”화면에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 시우는 건조한 목소리가 흘렀다. 백유겸은 낮게 덧붙였다.“그날, 그 시간에 빨간 원피스와 빨간 머리카락에 빨간 가방에 흰 캔버스화를 신은 사람은 딱 한 명.”“에밀리.”시우의 눈빛이 가늘어졌다. “아직 우리도 그런 방식은 작전지역에서도 극소수 대상으로만 테스트 중인데.”백유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이렇게 타겟팅이 가능하다고?”시우의 머릿속에서 영상이 다시 떠올랐다. 에밀리, 남자, 웃음, 시우가 서늘하게 입을 열었다. “… 누가 최면이나 세뇌를 쓴다면?”“가능할지도. 하지만 오랜 시간이 걸려 작업해야 할 텐데. 아니면 엄청난 실력자가 설계한 것일 수도.”백유겸의 차가운 목소리가 나왔다. “마지막 장면 봤어?”“어. 에밀리가 웃고 있었지.”시우는 잠시 입술을 굳혔다.“주라헬에게 복수한 거였어.”*** 주라헬의 레플리카 여름인 에밀리 서머스.시키병 연구의 1인자였다.그녀는 대리모를 통해서 태어나자마자, 양부모에게 보내졌다.주라헬이 미리 정해 놓은,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5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