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주하가 천천히 손을 폈다. 손바닥 위에는 티끌 없이 맑고 흰 진주 귀걸이가 놓여 있었다.그제야 시우는 조금 전 주라헬의 한쪽 귀에서 왜 피가 흘렀는지 이해한 듯 눈빛이 변했다.“내가 당긴 거 아냐.”“…….”“ 그 여자가 당겨서 줬지.”주하는 손안의 귀걸이를 내려다봤다.“모든 준비가 끝나면, 돌아가서 제대로 한 방을 해야지.”차분하게 말하고 나니, 시우가 한동안 주하를 바라봤다. “주하야.”그가 조심스럽게 이름을 부르자, 주하는 눈을 감았다.‘네가 무언가 눈치챘을 때마다, 그런 식으로 불렀어.’묻고는 싶은데 차마 물어보기 두려운 걸 내비칠 때마다, 시우 넌 그렇게 내 이름을 부르곤 그저 아무 말도 안 하고 기다렸으니까.그땐, 그걸 모르고 숨기기에 급급했다. 그런데도 현시우는 기다려주고 믿어줬다.그래도 이제는 숨기지 않을래.말할래.입술을 한번 깨물고 다시 눈을 떴다.“나, 실은 너랑 헤어지려고 한 거 맞아.”애써 담담하게 꺼낸 말이었지만 시우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주하는 짧게 숨을 내쉬고 말을 이었다. 차마 그를 보고는 말할 수 없었다.“얼마 전, 아빠한테 전화가 왔는데 ….그러셨거든. 1년 뒤에 돌아가자고. ”“돌아가?”주하가 고개를 끄덕였다.“미국에, 예전에 살던 그곳에서 다시 다 같이 살자고.”시우의 얼굴이 굳었다.“그래서 1년 안에 연구도, 학위도 마무리하기로 했어.”“…….”“처음에는 네가 만나자고 했을 때도…..”주하의 시선이 왼손으로 내려갔다. 약지에 끼워진 반지를 물끄러미 바라봤다.“나는, 1년 뒤에 정리하려고 생각했거든.”시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주하의 왼손을 감싸 쥔 채 엄지로 반지를 느릿하게 매만졌다. 잠시 말이 끊겼다. 주하의 입술은 몇 번 달싹였다.“실은…”이번에는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아까도 그럴 생각이었어.”주하의 손가락에 낀 반지를 만지던 시우의 손이 멈췄다.“ 치료제를 만들고 나면.”주하는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1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