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이 세 걸음 빨리 터졌다.쾅― 하는 폭음과 함께 붉은 불꽃이 말의 오른쪽에서 솟구쳤고, 놀란 말이 날카롭게 울며 앞발을 치켜드는 순간 강채원은 고삐를 짧게 당기면서 반사적으로 앞을 확인했다.안전 매트까지 세 걸음.정확히는 말이 세 걸음을 더 달린 뒤, 낙마 지점에 진입하는 순간 터져야 할 화약이었다.‘젠장.’몇 분 전 채원은 안장과 복대, 말이 달릴 동선과 낙마 지점에 깔린 매트까지 직접 확인했고, 화약이 터지는 순서와 타이밍도 스태프에게 재차 물었다.“선배, 저 화약 타이밍 진짜 괜찮겠죠? 말 놀라면 위험할 것 같은데.”후배가 불안한 얼굴로 물었을 때도 제작진은 몇 번이나 점검했다며 문제없다고 장담했지만, 채원은 그 말을 믿는 대신 현장을 자기 눈으로 다시 확인했다.스턴트 대역으로 십 년을 버티면서 배운 게 있다면, 촬영장에서 누군가 ‘괜찮다’고 말하는 것과 정말 괜찮은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사실이었다.그래서 확인했다.안장도, 복대도, 매트도 이상이 없었다.화약만 제시간에 터졌다면.쾅―!두 번째 폭발이 터지자 말이 머리를 거칠게 흔들며 옆으로 몸을 틀었고, 채원의 머릿속에서 조금 전까지 있던 생각들이 한꺼번에 사라졌다.말을 진정시키기엔 늦었다.왼쪽.고삐를 놓는다.턱을 당기고, 어깨부터.수백 번 반복한 동작을 몸이 생각보다 먼저 실행했다.채원은 말이 다시 앞발을 드는 순간 고삐를 놓으며 안장에서 몸을 빼냈고, 허공으로 떠오른 몸을 왼쪽으로 틀었다.된다.낙법만 제대로 들어가면 된다.그 순간 놀란 말이 반대쪽으로 몸을 거칠게 비틀었고, 발끝에 걸려 있던 등자가 빠지면서 채원의 몸이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튕겨 나갔다.머리가 아래로 향했다.눈앞으로 검은 흙바닥과 군데군데 튀어나온 돌멩이가 빠르게 가까워졌고, 그 너머에는 조금 전 자기 눈으로 확인했던 파란색 안전 매트가 보였다.세 걸음.고작 세 걸음이었지만 지금은 닿을 수 없는 거리였다.‘안 돼.’채원은 본능적으로 어깨를 안쪽으로 말며 몸을 한 번 더 틀었
Last Updated : 2026-08-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