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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e Kapitel von 3년 그리고 다시 5년: Kapitel 101 – Kapitel 110

151 Kapitel

101화. 모두 팔린 그림

전시회가 한창 이어지던 오후.학과 직원이 수아를 찾았다.“이수아 학생.”“네?”“잠깐 이야기 좀 할까요?”수아는 의아한 얼굴로 다가갔다.“무슨 일이세요?”직원이 웃었다.“축하해요.”“네?”“작품들 판매됐어요.”수아는 잠시 이해하지 못했다.“제 작품이요?”“네.”“어떤 거요?”직원의 미소가 더 커졌다.“전부요.”수아의 눈이 커졌다.“전부요?”“네. 출품한 작품 모두.”수아는 믿기지 않는 얼굴로 자신의 작품들을 돌아봤다.“정말요?”“정말이에요.”직원도 꽤 기쁜 표정이었다.“졸업 작품전에서 작품 한두 점이 팔리는 경우는 있지만 한 학생 작품이 전부 판매되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에요.”“누가…….”수아가 얼떨떨한 얼굴로 물었다.“누가 산 거예요?”“태하그룹 산하 병원 쪽에서 구매 의사를 전달해 왔어요.”“병원이요?”“네. 병원에 전시할 작품을 찾고 있었나 봐요.”수아는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태하그룹.‘설마 도윤씨가…’태하그룹 산하에 얼마나 많은 계열사와 병원이 있는지 수아도 알고 있었다.“축하해요, 수아 학생.”“감사합니다.”수아가 환하게 웃었다.직원이 돌아간 뒤에도 수아는 한동안 자신의 그림 앞을 떠나지 못했다.하나씩 천천히 바라보자 그림을 그리던 시간들이 떠올랐다.학교와 아르바이트를 오가며 밤늦게까지 붓을 잡았던 날들.돈이 없어 좋은 재료를 마음껏 사지 못했던 때도 있었고, 졸업 후에도 계속 그림을 그리며 살아갈 수 있을지 막막했던 순간도 많았다.그런데 누군가 자신의 그림을 돈을 주고 샀다.그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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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화. 당신이 바라본 나

졸업 작품전 첫날 일정이 끝났을 무렵, 수아는 친구들과 함께 학교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테이블 위는 축하의 기쁨으로 가득했다. 친구들은 수아가 받은 대형 화환 이야기부터 시작해, 수아의 작품 모두 판매되어 태하그룹 산하 병원에 전시된다는 놀라운 소식까지 전하며 함께 진심으로 기뻐해 주었다. 오랜 시간 함께 학교를 다닌 친구들이었다. 졸업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평소보다 분위기도 들떠 있었다. “수아야, 오늘 진짜 축하해.” “맞아. 작품 전부 팔린 건 진짜 대박이야.” “그것도 태하그룹 병원에 걸린다며?” “응.” 수아가 수줍게 웃었다. 친구가 잔을 들어 올렸다. “이수아 작가님의 첫 완판을 축하합니다!” 친구들은 이미 잔을 부딪치고 있었다. “축하해!” “진짜 축하해.” 진심으로 기뻐해 주는 친구들을 보며 수아도 행복하게 웃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전시장 입구를 장식해 버린 거대한 꽃다발로 넘어갔다. “그런데 솔직히 그림보다 난 그 꽃이 더 궁금해.” “나도.” “수아야, 대체 누가 보낸 거야?” “그러게. 웬만한 꽃집 하나를 통째로 옮겨놓은 줄 알았어.” 수아의 얼굴이 금세 붉어졌다. “그냥…… 아는 사람이야.” “또 아는 사람이래.” “그렇게 큰 꽃을 보내는 사람이 그냥 아는 사람이야?” “남자친구 맞지?” 친구들의 질문에 수아는 대답 대신 물만 마셨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이들의 마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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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화. 그림을 의뢰한 남자

“이수아 작가님 되시나요?”낯선 남자의 목소리에 수아의 표정이 조금 긴장했다.“네, 맞는데…… 누구신지요?”“정민수입니다.”“정민수…….”수아가 이름을 되뇌었다.“어제 전시회에서 작가님 작품 설명 들었던 사람입니다.”그제야 수아의 표정이 밝아졌다.“아, 어제 오셨던 분이시군요.”전화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정민수였다. 민수는 전날 전시장에서 보았던 수아의 작품들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개인적으로 작품을 구매하고 싶어 연락했다고 했다. 마침 오늘 전시회장에 갈 예정이니 잠시 시간을 내어 작품 구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느냐는 정중한 문의였다.“아침부터 갑자기 전화드려 죄송합니다.”“아니에요.”“사실 어제 작가님 작품을 하나 구매하려고 문의했는데 이미 전부 판매됐다고 하더군요.”“제 그림을요?”수아의 목소리에 놀라움이 묻어났다.“네.”민수는 차분하게 말했다.“어제 설명해 주셨던 작품이 마음에 들어서요.”수아의 얼굴에 자연스럽게 미소가 번졌다.“그랬어요?”“그런데 제가 조금 늦었나 봅니다.”“죄송해요.”“작가님이 왜 죄송합니까.”민수가 부드럽게 웃었다.“오히려 제가 한 발 늦었죠.”수아도 작게 웃었다.민수는 잠시 간격을 두었다가 자연스럽게 본론을 꺼냈다.“그래서 말인데요.”“네.”“혹시 작품 의뢰도 받으십니까?”“작품 의뢰요?”“네.”수아가 잠시 말이 없었다.아직 학생 신분인 자신에게 개인적으로 작품을 주문하고 싶다는 사람은 흔하지 않았다.“어떤 그림을 원하시는데요?”“전화로 설명드리기에는 조금 길 것 같아서요.”민수는 서두르지 않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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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화. 첫 번째 의뢰

“건물 로비요?”“네.”“생각보다 큰 그림이 필요하겠네요.”“아마 그럴 겁니다.”민수는 휴대전화에 준비해 온 로비 사진을 띄워 수아 쪽으로 밀어놓았다.“여기입니다.”수아가 화면을 자세히 들여다봤다.높은 층고와 넓은 벽면을 가진 세련된 로비였다.수아의 표정이 금세 진지해졌다.민수보다—그림이 걸릴 공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여기에 걸 거라면 너무 작은 작품은 안 될 것 같아요.”“그렇죠?”“네. 그리고 전체적으로 색이 차분해서 그림까지 너무 무거우면 공간이 조금 차가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고…….”수아는 사진을 확대해서 살펴봤다.어느새 그녀의 눈빛에는 조금 전까지의 수줍음 대신 진지함이 가득했다.머릿속으로 벽의 크기와 그림의 비율을 가늠하는 듯 휴대전화 화면을 이리저리 살펴보기도 했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민수는 흥미롭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자신이 앞에 앉아 있다는 사실조차 잠시 잊은 듯했다.그림 이야기가 시작되자 수아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민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혹시 원하시는 색감이나 주제가 있으세요?”민수는 그녀를 바라봤다.“작가님이 정해주시면 안 됩니까?”수아가 고개를 들었다.민수는 이어 말했다.“어제 봤던 그림처럼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사람들이 바쁘게 지나가는 공간이니까 잠깐이라도 시선이 머물 수 있는 그림이면 좋겠고요.”수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처음 받아보는 제대로 된 개인 작품 의뢰였다.단순히 그림 한 점을 사겠다는 것이 아니라—자신이 원하는 대로 그려달라고 했다.수아에게는 생각보다 큰 의미였다.자신의 그림을 누군가 좋아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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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화. 나의 힘으로

민수와 헤어진 뒤에도 수아의 발걸음은 가벼웠다.가방 안에는 조금 전 받은 정민수의 명함이 들어 있었다.하지만 수아를 설레게 하는 것은 그 남자가 아니었다.첫 번째 작품 의뢰.그 사실이었다.수아에게는 단순한 의뢰 이상의 의미였다.언젠가 도윤을 떠나게 되는 날이 와도 혼자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도윤과 헤어지는 미래를 생각하면 여전히 아팠다.도윤에게는 이미 정해진 미래가 있었고, 자신은 언젠가 그 미래에서 빠져나와야 했다.그날이 왔을 때—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누군가에게 기대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수아에게는 조금씩 모아둔 돈이 있었다.도윤과 함께 한 이후로 수아는 자신이 번 돈은 딱히 사용 할 필요가 없었다.큰돈은 아니었다.하지만 수아는 그 돈을 거의 쓰지 않고 모아두었다.언젠가 자신의 삶을 다시 시작할 돈.서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도윤 곁에 있는 동안 최대한 많은 것을 받아두라고.어차피 끝날 관계라면—받을 수 있는 만큼 챙겨두는 것이 현명하다는 말.하지만 수아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자신은 도윤의 돈을 보고 그를 사랑한 것이 아니었다.그가 태하그룹의 후계자여서 좋아한 것도 아니었다.그저—차도윤이라는 남자를 사랑했다.그래서 더더욱,언젠가 그의 곁을 떠날 때만큼은 자신의 두 발로 걸어나가고 싶었다.자신이 번 돈으로 자신의 삶을 시작하고 싶었다.전시장에 도착한 수아는 다시 한번 민수와 나눈 이야기를 떠올렸다.넓은 로비에 높은 층고.차분한 색감.그리고—사람들이 바쁘게 오가는 공간에서 잠깐이라도 시선이 머물 수 있는 따뜻한 그림.어떤 그림이 좋을까.수아의 머릿속에 벌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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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화. 너도 준비해

요즘 들어 한층 밝아진 미소를 보여주는 수아를 보며, 도윤 역시 일상 속에서 전에 없던 깊은 평안을 느끼고 있었다.도윤은 그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느끼고 있었다.도윤은 좋았다.이유가 무엇인지는 굳이 묻지 않았다.그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을 보고 웃는 수아가 있다는 것.그것만으로 충분했다.회사에서는 여전히 숨 돌릴 틈이 없었다.수백억, 수천억이 오가는 계약과 보고가 이어졌고 작은 실수 하나에도 냉정했다.그런데 집에 돌아와 수아를 보면—이상하리만큼 마음이 가라앉았다.그저—요즘은 집에 돌아오는 것이 좋았다.금요일 저녁.도윤이 평소보다 조금 일찍 퇴근했다.수아는 거실 테이블에 스케치북을 펼쳐놓고 있었다.민수에게 의뢰받은 그림 때문에 요즘 틈만 나면 여러 가지 구도를 그려보고 있었다.그리고 소파에 앉아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다음 주 목요일부터 열흘 동안 유럽 출장이 잡혔어. 너도 준비해."수아는 제 귀를 의심하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마치 잘못 알아들었다는 듯 깜빡거리다가, 간신히 목소리를 짜내어 물었다."……네? 저, 저도요……?"도윤의 출장에 자신이 함께 동행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당황한 수아가 허둥지둥 말을 이었다."저…… 여권도 없는데요……?"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었다.“저도…… 같이 가요?”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었다.도윤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와인잔을 내려놓으며 무심하게 대답했다."여권은 비서실에서 알아서 다 준비해 뒀어."도윤과 함께 살기 시작한 뒤 그가 해외 출장을 가는 일이 처음은 아니었다.그런데 자신에게 같이 가자고 한 적은 없었다.수아는 몇 번이나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몇 번을 물어.”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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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화. 조금씩 달라지는 호기심

토요일 아침.다음 주 도윤과 함께 떠날 유럽 여행에 대한 설렘을 가슴 한켠에 품은 채, 수아는 토요일에도 회사로 출근하는 도윤을 배웅했다. 그리고 이른 오후, 정민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약속 장소인 민수의 빌딩 앞에서 만난 수아는 그 규모와 화려함에 저절로 눈이 휘둥그레졌다. 단순한 상업용 빌딩이 아니라, 요즘 트렌드에 맞춘 젊은 싱글들을 위한 하이엔드 원룸형 오피스텔이었다. 건물 내부에는 입주민들을 위한 피트니스 센터와 레스토랑, 감각적인 카페는 물론 프라이빗한 영화관까지 다양한 편의 시설이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었다.‘이런 곳이라면 어지간한 아파트보다 훨씬 비쌀 텐데…….’잠시 후—“이수아 작가님.”익숙한 목소리에 수아가 돌아봤다.민수가 다가오고 있었다.“안녕하세요.”“일찍 오셨네요.”“저도 방금 왔어요.”민수는 자연스럽게 건물을 가리켰다.“들어가시죠.”“네.”안으로 들어선 수아는 다시 한번 주변을 둘러봤다.넓고 세련된 로비.높은 천장과 차분한 조명.수아가 생각했던 평범한 오피스텔과는 전혀 달랐다.“여기가 오피스텔이에요?”“네.”“저는 처음에 호텔인 줄 알았어요.”민수가 웃었다.“요즘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서요. 특히 젊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만든 곳입니다.”수아는 신기한 듯 주변을 바라봤다.“여기서 살면 밖에 안 나가도 되겠네요.”“웬만한 건 다 해결되죠.”“월세도 비싸겠어요.”민수가 웃었다.“조금.”‘조금’이라는 말에 수아도 웃었다.아마 자신이 생각하는 ‘조금’과 민수가 말하는 ‘조금’은 전혀 다른 금액일 것이다.수아는 새삼 자신이 전혀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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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화. 다시 마주친 현실

“괜찮으시면 저녁 같이 하시죠.” 민수의 제안에 수아는 잠시 망설였다. “그림 이야기도 조금 더 하고요.” 정민수의 저녁 제안을 두고 수아가 잠시 망설이며 거절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을 그때, 스마트폰 화면이 밝아지며 도윤으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다. 수아가 화면을 확인했다. 도윤이었다. ‘오늘 생각보다 일찍 끝날 것 같아. 같이 저녁 먹자.’ 메시지를 읽는 순간— 수아의 입가에 자신도 모르게 작은 미소가 번졌다. 민수는 그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민수는 커피잔을 들어 올리며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바쁜 일이 있으시면 저녁은 다음에 하시죠.” 수아가 고개를 들었다. “죄송해요.” “죄송할 게 있습니까. 갑자기 제가 제안한 건데.” 민수는 가볍게 웃었다. “다음에 그림 이야기할 기회는 또 있을 테니까요.” 수아도 안심한 듯 웃었다. “그럼 다음번에는 제가 저녁 살게요.” 민수의 눈빛이 아주 잠깐 달라졌다. 하지만 이내 평소의 여유로운 미소로 돌아왔다. “그 약속은 기억해두겠습니다.” “네.” 수아는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아 가볍게 목례를 하고 민수와 헤어졌다. 곧이어 도윤에게 지금 집으로 향하는 중이라는 답장을 보내자마자, 도윤에게서 곧바로 다시 연락이 왔다. ‘지금 어디야?’ 수아는 자신이 있는 곳을 알려주었다. 잠시 후 다시 메시지가 도착했다. 거기 있어. 기사 보낼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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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화. 두 개의 이름

수아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뭐?” 주희가 놀란 얼굴로 수아를 다시 바라봤다. “뭐……? 차도윤의 정부라고?” 서희는 대답하지 않았다. 민주희는 경악한 표정으로 수아를 다시 한번 쳐다보았다. 그 시선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수아를 훑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도윤이 자신을 위해 준비해 준 옷을 보며 설레던 수아는 그 시선 하나만으로도 마치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다 들킨 사람처럼 몸이 굳었다. 서희가 수아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제 충고를 꽤 잘 들었나 봐요.” “…….” “내 충고대로 도윤 씨한테서 최대한 많은 재산이랑 돈은 악착같이 뜯어내고 있나 보네? 이런 VIP 라운지까지 기어들어 와서 옷을 다 사고 말이야.” 수아의 손끝이 차갑게 식었다. “그게 아니라…….” “아니긴요.” 서희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다. 화를 내지도 않았다. 오히려 입가에는 우아한 미소까지 걸려 있었다. 그래서 더 잔인했다. “이런 곳에서 쇼핑까지 하는 걸 보니 생각보다 적응이 빠른 것 같은데.” “…….” 수아의 입술이 굳었다. 주희가 황당하다는 듯 웃었다. “세상에.” 그리고 주변을 한번 둘러보며 말했다. “여기 아무나 들어오는 곳 아니잖아.” 그 말에 서희가 직원을 바라봤다. “그러게.”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여기도 이제 많이 달라졌나 봐요.” 직원의 얼굴이 굳었다. “고객님…….” 서희는 직원의 말을 가볍게 끊었다. “언제부터 아무나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됐죠?” 서희는 이내 주변 직원들을 향해 오만한 어조로 쏘아붙였다. “여기 이 라운지도 이제 수준 떨어져서 못 오겠네요. 언제부터 이런 하찮은 것들까지 아무나 들어와서 이용할 수 있게 된 거죠?” 순간 라운지 안의 공기가 싸늘하게 굳었다. 직원들은 난처한 얼굴로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누구도 대놓고 수아를 바라보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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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화. 내 힘으로 서는 길

백화점 VIP 라운지에서 한서희에게 당한 치욕적인 만남은 수아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이 온전히 감당해야만 할 가혹한 현실이었다.도윤 씨 정부.그 말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도윤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의 곁에 남기로 선택한 것은 자신이었다.그를 사랑했기 때문에—아직은 떠날 수 없었을 뿐이었다.그래서 도윤에게 서희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그날 저녁,집으로 돌아온 도윤에게 수아는 평소처럼 웃었다.“옷 고마워요.”도윤이 그녀를 바라봤다.“마음에 들어?”“네.”짧은 대답이었다.그것으로 충분했다.백화점에서 제대로 챙겨오지도 못했던 옷들은 어느새 집으로 배달되어 있었다.직원들이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포장한 옷들이 드레스룸에 걸렸다.수아는 화실에 들어갔다.상처받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현실을 버텨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그림뿐이었다. 도윤에게도, 친구 지아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이 외롭고도 비참한 현실 속에서, 수아는 정민수에게 의뢰받은 작품에 온 마음을 쏟아붓기로 다짐했다. 도윤이 주는 돈이 아니라, 오롯이 자신의 손으로 벌어들인 정당한 대가로 당당하게 자립하겠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열심히 붓을 움직이던 수아는 문득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현재 펜트하우스 내에 마련된 화실에서는 이번에 의뢰받은 대형 작품들을 온전히 완성해 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유럽으로 떠나기 전에, 작업실 문제부터 민수 씨와 상의를 해봐야겠어.’수아는 잠시 고민했다.목요일이면 유럽으로 떠난다.그 전에 민수를 한 번 더 만나 작업 방향을 정해야 했다.그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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