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VIP 라운지에서 한서희에게 당한 치욕적인 만남은 수아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이 온전히 감당해야만 할 가혹한 현실이었다.도윤 씨 정부.그 말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도윤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의 곁에 남기로 선택한 것은 자신이었다.그를 사랑했기 때문에—아직은 떠날 수 없었을 뿐이었다.그래서 도윤에게 서희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그날 저녁,집으로 돌아온 도윤에게 수아는 평소처럼 웃었다.“옷 고마워요.”도윤이 그녀를 바라봤다.“마음에 들어?”“네.”짧은 대답이었다.그것으로 충분했다.백화점에서 제대로 챙겨오지도 못했던 옷들은 어느새 집으로 배달되어 있었다.직원들이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포장한 옷들이 드레스룸에 걸렸다.수아는 화실에 들어갔다.상처받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현실을 버텨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그림뿐이었다. 도윤에게도, 친구 지아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이 외롭고도 비참한 현실 속에서, 수아는 정민수에게 의뢰받은 작품에 온 마음을 쏟아붓기로 다짐했다. 도윤이 주는 돈이 아니라, 오롯이 자신의 손으로 벌어들인 정당한 대가로 당당하게 자립하겠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열심히 붓을 움직이던 수아는 문득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현재 펜트하우스 내에 마련된 화실에서는 이번에 의뢰받은 대형 작품들을 온전히 완성해 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유럽으로 떠나기 전에, 작업실 문제부터 민수 씨와 상의를 해봐야겠어.’수아는 잠시 고민했다.목요일이면 유럽으로 떠난다.그 전에 민수를 한 번 더 만나 작업 방향을 정해야 했다.그
Zuletzt aktualisiert : 2026-10-05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