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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los capítulos de 3년 그리고 다시 5년: Capítulo 81 - Capítulo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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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화. 오늘만은 연인처럼

늦은 오후. 태하그룹 전무실. 비서실장 김민철이 건네준 두툼한 서류 봉투 위로 도윤의 시선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한서희의 사생활과 최근 동선, 그리고 은밀한 만남까지 낱낱이 파헤쳐진 조사 보고서와 몇 장의 사진. 그것을 한참 동안 말없이 쳐다보던 도윤의 미간이 잘게 으스러졌다. 청담동의 프라이빗 멤버십 클럽. 여러 재벌가 자제들과 함께 있는 서희. 그리고 그리 멀지 않은 자리에 서 있는 차도진. “계속 확인해.” “네.” 내일 오후 3시, 서희와의 약속이 잡혀 있었다. 어머니 이명희 여사는 자신의 완고한 거부에도 불구하고 결국 약혼을 강행하고 공식화할 터였다. 그것을 받아들이면, 수아를 보내야 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한서희와 약혼한 상태에서 다른 여자를 자신의 집에 두고 살 수는 없었다. 적어도, 도윤에게도 그 정도의 선은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도윤은 선택해야 했다. 수아를 이 펜트하우스에서 내보내야 마땅했다. 하지만 그 당연한 수순을 떠올리는 순간, 도윤의 가슴속에서는 알 수 없는 지독한 답답함과 함께 미쳐버릴 것 같은 광기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이 여자를 내 눈앞에서 치워버린다고? 수아가 내 울타리를 벗어나, 다른 남자들의 시선이 닿는 곳을 활개 치고 다닌다고……?’ 생각만 해도 눈이 뒤집힐 것 같은 소유욕이 온몸의 피를 거칠게 역류시켰다. 절대로 그럴 수 없었다. 도윤은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서랍 깊숙이 거칠게 밀어 넣었다. 그리고 홀린 듯 수아에게 전화를 걸었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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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화. 결혼이라는 거래

토요일 오후 세 시. 서울 도심의 특급 호텔. 한서희는 전용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확인했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신경을 썼다. 몸의 선을 우아하게 살려주는 연한 아이보리색 원피스. 그 위에는 얇은 캐시미어 코트를 걸쳤고, 귀에는 작은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했다. 길게 웨이브를 넣은 머리카락은 한쪽 어깨 뒤로 자연스럽게 넘겼다. 화려했지만 과하지 않았다. 누가 보더라도— 재벌가의 며느리로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서희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그리고 서희는 양가 어머니들이 의논했던 약혼식 이야기를 꺼낼 생각에 한껏 들뜬 마음으로 약속 장소에 들어섰다. 오늘은 약혼을 도윤과 의논하는 날이었다. 결혼식은 조금 늦어져도 상관없었다. 일단 약혼이 공식화되면 된다. 그 순간부터 자신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차도윤의 약혼녀가 된다. 그리고 언젠가는— 태하그룹의 안주인이 될 여자. 그 생각만으로 기분이 좋아졌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VIP 룸으로 들어섰다. 문이 열리자— 먼저 와 있던 도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짙은 회색 슈트에 옅은 회색 넥타이. 평소와 다름없이 빈틈없는 모습이었다. “왔어?” “많이 기다렸어요?” “아니. 나도 방금 왔어.” 도윤은 자연스럽게 서희의 의자를 빼주었다. “앉아.” 서희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이런 남자였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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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화. 완벽한 계약

"뭐……?" “태하와 현성.” 도윤은 테이블 위에 손을 올렸다. “우리의 결혼은 두 집안에 필요한 결혼이지.” “…….” “사업적으로 서로 도움이 되고, 양쪽 집안 모두 원하는 결과가 있으니까 하는 거야.” 서희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졌다. “그걸 내가 몰라서 여기 앉아 있는 것 같아요?” “그럼 더 간단하겠네.” “뭐가요?” “굳이 사랑하는 사람들처럼 행동할 필요 없다는 거.” 서희의 눈빛이 변했다. “오빠.” “약혼을 공식화하는 것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어.” 도윤이 말했다. “하지만 약혼식을 서두르지는 않을 거야. 결혼도 마찬가지고.” “…….” 서희는 한동안 그를 바라봤다. 아까까지의 설렘은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서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떤 여자예요?” 도윤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건 네가 알 필요 없어.” 서희의 자존심이 순식간에 상했다. “내가 알 필요가 없다고요?” “그래.” 서희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나보다 뭐가 그렇게 대단한 여자예요?” 도윤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한서희, 그만해.” 서희는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아득했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무엇인가를 가져보지 못한 적이 없었고, 완벽하고 교양 있는 재벌가 영애로서 이미지를 철저히 쌓아온 자신이었다. 그런 자신의 은밀한 치부가 발가벗겨졌다는 사실에 수치심과 분노가 치밀었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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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화. 검은 커튼뒤의 은밀한 해소

호텔 VIP 룸을 나서는 한서희의 걸음걸이는 겉보기엔 완벽하게 도도하고 우아했다. 로비를 지나 전용 출입구로 향하는 동안에도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직원들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그러나 차에 올라 문이 닫히는 순간 표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하…….” 서희가 들고 있던 가방을 옆자리에 거칠게 던졌다. 머릿속에서 도윤의 목소리가 떠나지 않았다. 네가 누구를 만나든 나는 관심 없어. 그리고— 결혼한 뒤에도 마찬가지야. 서희의 입술이 일그러졌다. “차도윤…….네가 나를 무시해? 비즈니스?” 화가 나는 것은 자신의 사생활을 조사했다는 사실만이 아니었다. 그보다 더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 있었다. 사진 속에는 자신과 다른 남자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런 사진을 보고도— 도윤은 아무렇지 않았다. 정말 관심이 없는 얼굴이었다. 서희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 순간 도윤의 표정을 분명히 보았다. 자신의 남자관계가 담긴 사진을 볼 때보다— 그 여자를 입에 올렸을 때 도윤의 눈빛이 더 차가워졌다. 마치— 건드리지 말라는 것처럼. 그 사실이 견딜 수 없이 불쾌했다. 자신은 한서희였다. 현성그룹 회장의 외동딸. 약혼식은 형식상 올리되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말라던 도윤의 냉소적인 눈빛이 뇌리를 후볐다. 굴욕감과 함께, 그가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며 숨겨둔 ‘그 여자’가 대체 누구인지 밝혀내야겠다는 집요한 탐욕이 핏발 선 눈동자에 어린 시퍼런 불꽃처럼 타올랐다. 자존심이 짓밟힌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그 여자의 정체를 파악해야 했다. 서희는 망설임 없이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화면 속 발신 버튼을 누른 곳은 다름 아닌 차도진이었다. 잠시 망설였다. 그리고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몇 번 가지 않아 도진이 받았다. “이야.” 전화기 너머로 능청스러운 목소리가 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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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화. 찾아낸 약점

차도진의 지시를 받은 흥신소와 민간 탐정업체의 움직임은 치밀하고도 끈질겼다. 태하그룹 전무 차도윤의 일상은 그야말로 철옹성 같았다. 사교계에 얼굴을 비추는 일도 드물었고, 퇴근 후에는 곧장 청담동의 펜트하우스로 직행하거나 외부 일정을 철저히 차단한 채 회사 업무에만 몰두했다. 도윤의 개인적인 동선에서 허점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늦은 오후, 차도진의 집무실. 도진은 책상 위에 놓인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화면에는 외부 탐정업체에서 보내온 메시지가 떠 있었다. 도진이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말해.” 상대가 기다렸다는 듯 보고를 시작했다. “차도윤 전무의 최근 동선을 계속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건 없습니다.” 도진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없다고?” “네. 회사 업무를 제외하면 외부에서 개인적으로 만나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퇴근 후에는 대부분 바로 자택으로 이동합니다.” 도진이 의자에 등을 기댔다. “여자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호텔이나 레지던스는?” “없습니다.” “주말은?” “마찬가지입니다. 공식 일정이 없으면 대부분 자택에 머뭅니다.” 도진의 손가락이 책상을 천천히 두드렸다. 도진의 손가락이 멈췄다. “집이네.” “네?” “그 여자가 밖에 있는 게 아니라.” 도진의 입가에 천천히 미소가 번졌다. “형 집에 있는 거야.” 상대가 잠시 침묵했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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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화. 공식화된 약속

본가로 다시 호출된 도윤은 이명희 여사 앞에서도 흔들림 없는 태도를 유지했다. "서희와의 약혼을 공식화하겠습니다. 하지만 약혼식을 올리거나 소란스럽게 진행하지는 않을 겁니다." 도윤의 단호한 선언에 이명희가 찻잔을 들던 손을 멈췄다. "약혼을 공식화 하면서 약혼식을 생략하겠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 "굳이 성대한 예식을 치르지 않아도, 태하와 현성이 결혼으로 맺어진다는 뉴스 하나면 두 그룹이 비즈니스적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충분합니다." 한남동 본가 응접실. 맞은편에 앉은 도윤은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했다. 명희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았다. “생각이 바뀐 거니?” “아닙니다.” “그럼?” 명희의 미간이 살짝 좁아졌다. “약혼식을 하지 않겠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서희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는 것만 공식화하겠습니다.” “도윤아.”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도윤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태하와 현성이 결혼으로 맺어진다는 사실만 시장에 알려져도 우리가 원하는 효과는 얻을 수 있습니다.” “…….” “공동 사업이나 투자 문제도 훨씬 수월해질 테고, 주주들에게도 충분한 메시지가 됩니다.” 명희가 아들을 가만히 바라봤다. “서희도 동의했니?” “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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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화. 건드린 사람

다음 날 아침. 두 사람이 나란히 걷는 사진은 여러 경제지와 연예 매체의 메인을 장식했다. 누가 보더라도— 결혼을 앞둔 완벽한 재벌가 커플이었다. 도윤은 집무실에서 태블릿 화면을 내려다봤다. 세상은 두 재벌가의 완벽한 결합이라며 찬사를 보냈지만, 그 화려한 플래시 세례 속에서 도윤의 마음은 한없이 착잡했다. 펜트하우스에 홀로 남아 이 모든 뉴스를 지켜볼 수아의 상처 입은 눈동자가 아프게 밟혀왔다. 하지만 도윤은 비즈니스적 책임을 다했다는 명목으로 스스로를 매몰차게 합리화하며 감정을 억누를 뿐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수아를 보내지 않아도 됐다. 태하건설 사장실. 쾅! 서류가 책상 위로 내던져졌다. 한편, 차진만과 차도진 부자의 사무실은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도윤의 치명적인 약점인 '수아'의 존재를 손에 쥐고 판을 뒤엎으려 했던 도진으로서는, 정작 그 패를 꺼내기도 전에 두 집안의 결혼이 공식화되어 버린 상황이 분통 터질 노릇이었다. 차도윤과 한서희. 두 사람이 나란히 현성그룹 행사장으로 들어서는 모습이었다. 도진은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진만 역시 미간을 짙게 구긴 채 가라앉은 목소리로 지시했다.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는 없다.” “도진아, 네가 확보한 그 여자의 정보를 한서희 쪽으로 흘려라.” “현성그룹의 외동딸이 자기 약혼자의 숨겨진 여자를 알게 된다면 가만히 있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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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화. 언젠가 떠나야 할 자리

밤 아홉 시가 조금 넘은 시간. 야간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하나둘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수아도 가방을 챙겨 건물을 나섰다. "너 뉴스 봤어? 태하그룹 차도윤 전무랑 현성그룹 한서희 영애 약혼 발표 났잖아. 진짜 재벌가 선남선녀 커플이다, 엄청 잘 어울리지 않아?" "그러게. 두 사람 비주얼도 완벽하고, 기업끼리도 대단하더라. 부럽다 진짜……." 웅성거리는 목소리들이 수아의 귓가를 예리하게 스쳐 지나갔다. 심장이 쿵 하고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가슴 한구석이 꽉 막힌 것처럼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검색창에 도윤의 이름을 입력하려다 손가락을 멈췄다. 그리고 수아는 홀린 듯 학교 앞 편의점으로 걸어가 진열대에서 신문 한 부를 집어 들었다. 1면에 대서특필된 기사. 태하그룹 차도윤 전무·현성그룹 한서희, 결혼 전제 교제 커다란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거대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나란히 미소를 지으며 서 있는 차도윤과 한서희의 모습은 눈이 멀 정도로 찬란했다. 선남선녀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어울리는 한 쌍. 수아는 자신이 도윤과 진지한 미래나 결혼 같은 걸 꿈꾼 적은 없었다. 언젠가는 그가 자신을 놓아줄 것이고, 그때가 되면 조용히 이 울타리를 떠나겠다고 수없이 다짐했었다. 하지만 그 잔인한 현실을 남들의 입과 차가운 지면을 통해 눈으로 직접 마주하는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 결혼. 수아는 한동안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잘 어울렸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너무 잘 어울렸다. 태하그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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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화. 놓아줄 수 없는 여자

언론을 통해 도윤과 서희의 결혼 소식이 터진 이후,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하고도 서늘한 기류가 흘렀다. 도윤은 수아가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자신과의 접촉을 피하고,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는 사람처럼 거리를 두려 하는 태도가 거슬려 견딜 수 없었다. 아침 식탁에서도 예전보다 말이 줄고, 퇴근 시간을 묻는 메시지도 오지 않았다. 늦게 돌아오는 날이면 언제나 거실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수아가 이제는 먼저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에게 먼저 다가오지 않았다. 품에 안으면 밀어내지는 않았지만— 그것뿐이었다. 마치 조금씩 자신에게서 마음을 떼어내려는 사람처럼. 아니. 언젠가 떠날 날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그래서였을까. 마치 정략결혼의 보상이라도 하듯, 그는 하루가 멀다 하고 명품 가방과 수천만 원에 호가하는 값비싼 보석들을 사들여 안겼다. 하지만 수아에게 그 화려한 물건들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평생 자신의 세상에서는 구경조차 할 수 없었던 눈이 멀 것 같은 보석들. 그러나 그것들을 바라보는 수아의 심정은 비참하기 짝이 없었다. ‘이게 다…… 그 사람과 잠자리 댓가인 걸까.’ “저 이런 거 필요 없어요.” “그냥 받아.” “너무 비싸요.” “이수아.”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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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화. 그 여자를 만나다

한서희는 궁금했다. 이수아. 도대체 어떤 여자일까. 차도진에게 받은 자료에는 사진도 있었다. 하지만 사진만으로는 알 수 없었다. 그 차가운 차도윤이라는 남자가 왜 이 여자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생각할수록 자존심이 상했다. 대중과 언론 앞에서는 완벽하게 다정한 연인인 척 카메라를 향해 웃어 보였고, 파트너 동반 모임에도 기꺼이 동행해 주었다. 팔짱을 끼워달라면 팔을 내어주었고, 필요한 순간에는 다정한 눈빛을 연기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카메라의 불이 꺼지고, 단둘이 남겨진 사적인 공간에서 도윤은 그녀에게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않았다. 그 점 하나만큼은 인정할 수 있었다. 차도윤은 자신이 한 약속은 지키는 남자였다. 하지만— 카메라가 사라지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났다. “수고했어.” 그 한마디뿐이었다. 서희는 그런 대접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녀가 어디를 가든 남자들의 시선이 따라왔다. 재벌가의 딸이라는 배경을 제외하더라도— 한서희는 충분히 아름다웠다. 갖고 싶다고 생각한 남자가 자신을 거절한 적도 없었다. 서희는 그것이 견딜 수 없이 자존심 상했다. 솔직히 태하그룹의 안주인이라는 자리가 아니었다면— 자신에게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않는 남자와 자존심까지 내려놓으며 결혼할 이유는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태하그룹의 안주인이라는 타이틀 그 이름이 가져올 위치와 권력은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것이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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