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내려앉았다. 서희는 그 작은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알아봤네요.” “…….” “나 누군지 알죠?” 수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손끝이 차갑게 식었다. 왜 이 여자가 자신을 찾아왔는지—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도윤과 결혼할 여자. 그 앞에 앉는 순간 수아는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지는 기분이었다. 수아는 차마 서희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 “….죄송해요.” 그저 죄송하다는 말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서희는 그 반응이 내심 의외였다. 도윤의 관심을 받는다는 유일한 무기를 믿고 조금은 뻔뻔하게 나오거나, 적어도 눈빛이라도 똑바로 마주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이수아라는 여자는 생각보다 너무나 순수했고, 그래서 더 비참할 정도로 무력했다. 서희의 눈빛이 미묘하게 변했다.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었다. “뭐가요?” 수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다시 말했다. “그냥…… 죄송해요.” 서희는 수아를 가만히 바라봤다. 수아의 얼굴에는 정말 죄책감이 있었다. 당황했고, 상처받았고, 무엇보다— 거짓말을 잘하지 못하는 얼굴이었다. 정말 이런 여자였어? 서희는 잠시 말이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불편했다. 차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8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