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는 캔버스 앞에 서서 천천히 붓을 움직였다. 며칠 만에 다시 잡은 붓이었다. 익숙한 물감 냄새와 캔버스를 마주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붓을 쥔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수아의 이마 위로 다시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고 오롯이 작업에만 집중하려 했지만, 며칠을 앓다 일어난 몸은 아직 캔버스 앞에 버텨낼 만큼 온전하지 못했다. 현기증이 일며 시야가 아득해졌다. 캔버스의 색이 희미하게 흔들리는 것 같았다. “……왜 이러지.” 결국 수아는 떨리는 손으로 붓을 내려놓고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닦아낸 뒤, 조용히 가방을 챙겨 들었다. 작업대에 손을 짚고 잠시 눈을 감았다.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한 탓인지 속도 울렁거렸다. 몸이 다 나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 모든 모습을 꼭대기 층 모니터로 지켜보던 민수의 눈빛이 가늘어졌다. 그는 곧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작업실로 향했다. 작업실 문을 열고 나오려던 수아는 갑자기 몰려오는 극심한 현기증에 다리가 풀리며 휘청거렸다. 바닥으로 쓰러지려는 찰나, 미리 기다렸다는 듯 민수가 순식간에 다가와 그녀의 가녀린 어깨와 허리를 단단히 감싸 안았다. 휘청이던 수아의 몸이 그대로 그의 품에 안겼다. "이 작가님!" "아…… 대표님, 괜찮아요. 저 혼자서……." 당황한 수아가 황급히 몸을 빼내려 했지만, 민수는 손에 힘을 풀지 않은 채 더욱 다정하고도 완고하게 그녀를 부축했다. "몸이 이 지경인데 무슨 혼자요. 이러다 정말 쓰러지겠습니다. 가만히 있어요 제가 부축할 테니까.” 민수는 그녀를 놓지 않았다. 걱정 어린 태도와 다정한 목소리였지만, 그 속에는 거부할 수 없는 은근한 구속이 담겨 있었다. 민수는 자연스럽게 수아의 몸을 감싸 안듯 지탱하며 작업실 밖으로 이끌었다. "제가 집까지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이 상태로는 절대 혼자 못 가요." "아닙
Zuletzt aktualisiert : 2026-10-10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