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마당은 밖에서 본 것보다 넓었다.짐을 지고 오가는 자가 스물은 넘었고, 한쪽에서는 수레에 덮개를 씌우는 중이었다. 모두 예령을 한 번씩 보았다가 서둘러 눈을 돌렸다. 손님이 드나드는 창고의 공기가 아니었다.“서씨 상단의 부인께서 이 먼 데까지 오셨습니까.”황기문이 마당까지 나와 그녀를 맞았다. 황도의 서씨 상단 회관에서 보았을 때와 같은 차림이었다. 비단 겉옷에 패옥을 늘어뜨리고, 서른 중반의 얼굴에 웃음을 얹고 있었다. 날카로운 눈매만은 웃지 않았다.“북방 거래처를 돌아보는 길입니다. 태성상단 창고가 있다 하여 인사나 드리려고요.”황기문이 과장스럽게 손을 저었다.“인사라니, 과분합니다. 관문에서 저희 사람이 실수를 저질렀다 들었습니다. 사람을 잘못 쓴 제 불찰이지요.”황기문이 차를 내밀었다. 예령은 잔을 받되 입에 대지 않았다.“북방 물이 입에 맞지 않으십니까.”“남의 집에서 차를 마시면, 셈이 흐려지더군요.”황기문이 소리 내어 웃었다. 마당 한쪽에서 짐을 나르던 자들이 그 웃음에 곁눈질을 했다.마당을 가로지르며 예령은 발밑부터 보았다. 다져진 흙에 희끗한 알갱이가 박혀 있었다. 소금이었다.그 위로 난 수레바퀴 자국은 곡식 수레보다 좁고 깊었다. 무거운 것을 조금씩, 자주 실어 나른 바퀴였다.뒤채에서는 편자 박는 쇳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창고 한 채가 부릴 말보다 훨씬 많은 수였다.창고는 셋이었다. 문이 열린 것은 하나뿐, 나머지 둘에는 자물쇠가 걸려 있었다. 그 안에서 사람 소리가 났다.“창고를 좀 보여 주시겠습니까. 북방 곡식 시세를 보고 가려고요.”“오늘은 곤란합니다. 짐을 옮기는 날이라서요.”짐을 옮기는 날이라면 창고 문이 열려 있어야 했다. 자물쇠가 걸린 쪽은 오늘 아무것도 들이지도, 내지도 않는다는 뜻이었다. 예령은 그 말을 삼켰다.“그리고 진가상회로 가신다 하셨지요. 헛걸음이실 겁니다. 그쪽은 며칠 전에 저희와 문서를 맞췄습니다.”“그럼 제가 가서 확인하면 되겠군요. 상인은 남의 입보다 제 눈을 믿으니까요
Huling Na-update : 2026-10-05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