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아침, 예령이 눈을 떴을 때 건넌방에는 이미 불이 켜져 있었다.가 보니 양소정이 이부자리를 개어 놓고 앉아 있었다. 머리도 다 빗은 뒤였다.“일찍 일어나셨습니다.”“남의 집에서 늦게 일어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남의 집이 아닙니다.”양소정이 그 말에 잠깐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숙였다.아침상에는 셋이 앉았는데, 연화가 상을 들고 들어오면서부터 입이 쉬지 않았다.“아가씨, 간밤에 추우셨지요? 그 방은 화로를 늦게 들여서 새벽에 식습니다. 오늘부터는 제가 밤마다 숯을 갈아 넣겠습니다.”“숯은 내가 지고 온 것이다.”“그러니 더 넉넉히 때야지요.”예령이 웃었다. 양소정이 국그릇을 들다가 예령을 보았다.“부인.”“예.”“어젯밤에 마당에서 장군께서 하신 말씀 말입니다.”예령의 숟가락이 멈췄다.“……들으셨습니까?”“건넌방 문이 마당 쪽으로 났습니다.”연화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무슨 말씀이요? 저는 못 들었습니다. 아가씨, 무슨 말씀이셨습니까?”“연화야.”“예, 마님.”“밥이나 먹어라.”“마님은 아까부터 국만 뜨고 계십니다.”“연화야.”“밥이나 먹겠습니다.”“아가씨, 저한테만 말씀해 주시면 안 됩니까?”“나는 들은 것이 없다.”“아까는 들으셨다고 하셨잖습니까.”“잘못 들었다.”양소정이 시치미를 떼자 연화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입을 비죽였다. 예령은 귀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국만 떠먹었다.“부인.”“그만하십시오.”“한마디만 하겠습니다.”양소정이 숟가락을 내려놓았다.“저희 집에서 장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아버지가 늘 하시던 말씀이 있습니다. 저 어른은 사람에게 마음을 쓰는 분이 아니라고요.”“……”“어젯밤에 제가 그 말을 지웠습니다.”예령은 아무 대꾸도 못 하고 밥그릇만 내려다보았다.해가 중천에 오를 무렵 곽진이 마당으로 들어섰다.“부인. 백운상회에서 사람이 왔습니다.”양소정이 먼저 일어섰다.마당에 선 것은 열아홉쯤 되어 보이는 사내였다. 어깨가 좁고 낯빛이 하얬다. 보퉁이를
Huling Na-update : 2026-10-18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