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하고 나서도 무겸은 예령의 손목을 놓지 않았다.등잔 심지가 타는 소리만 났다. 예령은 그 손 아래에서 제 맥이 뛰는 것을 느꼈고, 그가 그것을 느끼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장군.”무겸이 손을 놓고 일어섰다.“주무시오.”문이 닫혔다. 마당을 가로지르는 발소리가 평소보다 빨랐다.이튿날 양소정이 아침상에서 저자가 서는 날이라고 했다. 열흘에 한 번이고, 겨울에는 그날 아니면 물건이 안 나온다고.마루 끝에 있던 무겸이 그 말을 듣고 들어왔다.“가 보시오.”“……장군께서도 가십니까?”“혼자는 못 보내오.”성안 거리에 멍석이 깔려 있었다. 마른 생선과 짐승 가죽과 쇠붙이가 나와 있었고, 그 사이를 사람들이 메우고 있었다.예령은 걸음이 자꾸 느려졌다. 물건에 값을 적은 패가 없었고, 같은 가죽인데도 사는 사람에 따라 값이 달랐다. 황도에서는 본 적 없는 셈법이었다.상인들이 무겸을 알아보고 하나씩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예령에게도 눈이 따라왔다.예령이 서너 걸음 뒤처졌을 때 무겸이 돌아보았다. 그러고는 손을 뻗어 손목을 잡았다.“떨어지면 못 찾소.”가죽을 파는 자리를 지나는데 멍석 끝에 토끼 가죽 토시가 걸려 있었다. 예령이 그 앞에서 걸음이 한 박자 느려졌을 뿐인데, 무겸이 값을 치르고 그것을 집어 들었다.그러고는 예령에게 건네고 앞서 걸었다.예령이 그것을 끼었다. 어제 그가 쥐어 자국이 남은 자리가 덮였다.바람이 거리 끝에서부터 밀려왔다.멍석을 걷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났다. 하늘이 한순간에 낮아지더니 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눈보라였다.“이쪽이오.”무겸이 손목을 당겼다.거리 옆 창고와 담 사이에 처마가 낮게 내려온 자리가 있었다. 사람 하나가 비를 그을 만한 폭이었다.무겸이 먼저 들어가 예령을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둘이 들어가니 설 자리가 없었다.예령의 등이 담에 닿았다. 무겸은 바깥쪽에 서서 등으로 바람을 막았고, 그 사이가 한 뼘도 되지 않았다.바깥에서 멍석을 걷던 사람들이 뛰어가는 소리가 났다. 누가 소리를
Huling Na-update : 2026-10-20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