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생아에서 정점의 변호사까지: Chapter 31 - Chapter 40

59 Chapters

31

"괜찮아, 엄마. 전부 끝났어."이현이 따뜻한 음성으로 어머니를 안심시켰다."방금 검찰에서 정식 통지가 왔어. 강 회장이 제출한 서류가 전부 거짓으로 밝혀져서 엄마는 완벽한 무혐의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어. 강 회장이랑 이선희 씨는 오히려 무고죄랑 서류 위조 혐의로 정식 조사를 받게 될 거야.""뭐? 정말이니...?"서영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평생을 권력과 부를 쥐고 흔들던 강 회장이 자신에게 무릎을 꿇고 검찰 조사를 받게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했다."응, 정말이야. 그러니까 이제 그 사람들 두려워할 필요 없어. 엄마는 아무 죄도 없고, 이제 완벽하게 자유야."서영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평생을 사생아의 어머니라는 이유로 죄인처럼 조아리며 살았던 서러움이 눈물과 함께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서영이 눈물을 닦으며 딸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그런데 이현아... 강 회장이 그렇게 순순히 물러설 사람이 아닌데, 어떻게 하루아침에 일이 이렇게 해결된 거니? 혹시... 도혁이 그 애가 도와준 거냐?"이현은 잠시 시선을 내리까다, 차분한 어조로 고개를 끄덕했다."응. 차도혁 씨가 태성그룹 법무팀을 동원해서 강 회장의 비리 장부 원본을 검찰에 넘겼어.""그랬구나... 역시 도혁이가 겉으로는 차가워 보여도 속정은 깊은 아이였어. 너희 둘이 약혼을 파기하니 어쩌니 해서 내가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모른다."서영이 안도하며 미소를 지었다. 딸이 거대 재벌가의 후계자인 도혁의 사랑을 받아 보호받고 있다고 믿는 어머니의 천진한 오해였다.이현은 가슴 한구석이 쌉싸름해지는 것을 느꼈지만, 굳이 진실을 말해 어머니를 불안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이 결혼이 자신과 차도혁 사이의 서늘하고 위험한 비즈니스 계약이라는 것을, 어머니가 알 필요는 없었다."엄마."이현이 서영의 손을 꼭 쥐며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나... 다음 달에 차도혁 씨랑 결혼해.""뭐? 정말이니?"서영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응.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태성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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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고마워, 민우야. 나를 위해 진심으로 화내주고 걱정해 줘서." 이현의 입가에 차가우면서도 단단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하지만 이건 강요나 희생이 아니야. 내가 선택한 가장 빠른 승리의 길이야." "승리의 길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법만으로는 당장 검찰의 권력과 강 회장의 음모를 며칠 만에 동결시킬 수 없었어. 어머니의 심장은 당장 한 시간의 검찰 조사도 견디지 못하는 상태였고."  이현은 곧은 눈동자로 민우를 응시했다. "난 차도혁이라는 거대한 방패를 채용한 거야. 어머니의 안전을 완벽하게 확보하고, 강 회장과 유라를 사회적으로 완벽하게 매장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차도혁이 쥐고 있던 마지막 족쇄까지 법적으로 무력화하기 위한 나의 전략적 선택이야."  민우는 이현의 눈빛 속에서 연약한 피해자의 모습이 아닌, 완벽한 판을 짜고 움직이는 냉철한 전략가의 자태를 보았다. "이 결혼은 철저한 비즈니스 계약이야." 이현의 나지막한 음성이 이어졌다.  "어떠한 신체적 접촉도, 진짜 부부로서의 의무도 존재하지 않아. 난 차도혁의 울타리 안에서 로스쿨 학업을 완벽하게 마칠 거고, 변호사가 되어 정점에 설 거야. 그리고 그 사내의 오만한 소유욕을 내 손으로 완벽하게 파멸시킬 테니까." 민우는 한참 동안 말없이 이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각오가 얼마나 단단한지, 그녀가 걸어가려는 길이 얼마나 외롭고 험난한 싸움인지 깨달은 것이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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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도혁의 손이 공중에서 멈춰 섰다. 이현의 눈동자 속에서 순간 스쳐 지나간 것은, 단순한 거부감이 아니었다. 전생의 비참했던 죽음과, 차도혁이라는 사내가 자신에게 안겨주었던 깊은 상처에서 비롯된 뼛속 깊은 트라우마와 본능적인 공포였다. 도혁은 공중에 뜬 자신의 손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손끝에 남은 이현의 차가운 살결의 잔향과, 그녀의 눈동자 속에서 보았던 낯선 트라우마의 기색.  분명 그녀는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제 발로 계약 결혼에 서명했다. 하지만 그 살결 밑에 숨겨진 깊은 상처와 거부감은, 도혁의 가슴 한구석을 기묘하고 불쾌하게 졸라매기 시작했다. '트라우마?' 도혁의 눈썹이 가볍게 꿈틀거렸다. 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칼을 세우는 이 여인의 깊은 곳에, 자신이 알지 못하는 거대한 상처와 어둠이 존재하고 있었다.  "신체적 접촉 거부라는 계약 조항, 잊지 않았겠지?" 이현이 드레스 자락을 정돈하며 서늘한 어조로 경고했다. 도혁은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손을 거두어 외투 주머니에 넣었다. "좋다. 계약은 준수하지."  도혁의 낮게 깔린 음성이 방 안을 채웠다. "하지만 기억해라, 강이현. 네가 그 드레스를 입고 내 저택으로 들어오는 순간... 너와 나 사이의 진짜 잔혹한 전쟁이 시작된다는 것을."  두 사람의 차가운 시선이 거울 속에서 부딪히며 팽팽한 스파크를 일으켰다. 화려하지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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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출석 통지서를 받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린 모양이네. 무고죄와 서류 위조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는 처지에 남의 결혼식장에서 소리를 지를 여유가 있니?" "뭐, 뭐라고?" "네 아버지와 네 어머니가 만든 추악한 비리 장부 때문에 강산건설이 어떻게 무너져가는지 똑똑히 봐. 날 짓밟으려 했던 너희의 그 비열한 수작이, 결국 너희 목을 베어버린 칼날이 되었으니까." 이현의 일갈에 이선희는 입을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유라는 입술을 깨물며 떨리는 주먹을 쥐었다.평생 제 발밑에서 눈치나 보던 사생아가, 이제는 거대한 재벌가의 여주인이 되어 자신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갈 시간입니다. 하객들이 기다립니다." 도혁의 비서실장이 대기실 문을 열며 차분하게 고했다.  이현은 유라 일가를 지나쳐 문을 향해 걸어 나갔다. 그녀의 당당한 걸음걸이에는 단 한 치의 두려움도 없었다. 결혼식장의 웅장한 버진 로드 끝, 검은 턱시도를 완벽하게 차려입은 차도혁이 서 있었다.  서늘하고 압도적인 자태. 그의 짙은 눈동자는 천천히 다가오는 이현의 모습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눈 하나 깜빡이지 않은 채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여인. 도혁의 가슴속에서 억눌려 있던 폭력적인 정복욕과 칠흑 같은 집착이 일렁였다.  이현이 단상 위에 올라서자, 두 사람의 시선이 공중에서 부딪혔다. "아름답군, 내 신부." 도혁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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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사생아에서 정점의 변호사까지

전생의 마지막 순간. 비참하게 밀려나 바닥에 피를 흘리며 숨이 막혀가던 음습한 밤. 자신을 차갑게 외면하던 도혁의 서늘한 눈빛과, 유라의 비웃음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절망감이 지독한 트라우마가 되어 이현의 전신을 관통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호흡이 막혀왔다. 시야가 붉게 물들며, 도혁의 손길이 자신을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목을 죄어 오는 살인자의 손길처럼 느껴졌다.  "놔!" 이현의 입에서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극심한 공황 발작과 환각 속에서, 이현의 시선에 식탁 위에 놓인 은색 스테이크 포크가 들어왔다. 날카로운 뾰족함이 빛나는 금속 포크. 이현은 이성을 잃은 채 본능적으로 식탁 위 포크를 낚아채어, 자신에게 다가오는 도혁의 손을 향해 거세게 휘질렀다! 서걱! 날카로운 파열음과 함께, 도혁의 오른손 등 피부가 찢겨 나가며 붉은 피가 분수처럼 터져 나왔다.  핏방울이 순백의 실크 드레스 자락과 대리석 바닥으로 뚝뚝 떨어져 내렸다. "윽!" 도혁이 나지막한 신음을 내뱉으며 뒷걸음질 쳤다. 찢어진 손등에서 붉은 피가 계속해서 흘러내려 그의 검은 수트 소매를 적셨다.  하지만 도혁은 고통 때문에 신음한 것이 아니었다. 피를 흘리는 자신의 손을 감싸 쥐며, 도혁은 이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현은 포크를 꽉 쥐고 벽에 등을 붙인 채 덜덜 떨고 있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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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결혼 첫날밤. 두 사람을 감싼 것은 달콤한 미소나 약속이 아니었다. 피 흘리는 상처와, 거대한 트라우마,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얼음장처럼 차가운 냉전이었다. 이현은 드레스 자락을 꽉 쥔 채 눈을 감았다. 차도혁이라는 거대한 온실 안에서, 그녀의 깊은 상처와 복수의 칼날이 더욱 날카롭게 다듬어지는 서막이 오르고 있었다. --- 다음 날 아침, 태성 타워 펜트하우스.  햇살이 통유리창을 통해 은은하게 비쳐들고 있었지만, 집 안의 분위기는 여전히 서늘했다. 이현은 단정한 수트 차림으로 서재 겸 침실에서 걸어 나왔다. 어젯밤의 충격과 발작에서 벗어난 그녀의 얼굴은 다시 차갑고 정갈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거실 테이블 앞, 도혁은 이미 수트를 차려입고 신문을 읽고 있었다. 그의 오른손 등에는 두꺼운 붕대가 감겨 있었다. 이현이 거실을 지나쳐 문을 향해 걸어가자, 도혁이 신문을 내리며 낮게 물었다. "어디 가나?" "학교." 이현은 돌아보지도 않은 채 건조하게 대답했다.  "오늘부터 로스쿨 정식 학기가 시작돼. 수업에 늦을 수 없어." "차를 준비시켜 두었다. 태성그룹 전용 차량을 타고 이동해라." "필요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할 거야."  이현이 단호하게 거절하자, 도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붕대를 감은 손을 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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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내는 날 건드리지 못해. 내가 변호사가 되어서 스스로의 힘으로 그 족쇄를 끊어내는 날까지, 전진할 뿐이야." 민우는 이현의 단단한 결의에 고개를 끄덕했다.  "그래. 오늘 형사소송법 첫 수업이야. 김문석 위원장님이 직접 강의하시는데, 판례 토론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하더라고. 같이 준비하자." "응."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책을 펼치고 토론을 시작했다. 지적인 교류와 열정 속에서, 이현은 비로소 자신이 숨 쉴 수 있는 자유의 공간에 있음을 느꼈다. 그러나 같은 시각, 태성 타워 도혁의 집무실. 비서실장이 도혁에게 보고서를 올려놓았다. "대표님. 강산건설 강 회장이 가압류 조치와 검찰 수사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소유하고 있던 미술관 재단 지분 전체와 삼청동 주택 소유권을 한서영 씨에게 완전히 이전했습니다." "좋다." 도혁이 차갑게 응수했다.  "그리고... 강유라 씨가 지방으로 내려가지 않고, 로스쿨 준비생 커뮤니티와 일부 언론에 강이현 씨에 대한 2차 음해 자료를 유포하려 준비 중이라는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도혁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핏빛으로 충혈되었다.  "강유라 그 계집애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군." 도혁이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오른손의 붕대가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강산건설의 남은 하청 계약 전체를 파기해라. 그리고 강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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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를 건드리지 말라고. 강씨 가문의 그 조잡한 수작으로 내 아내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고 했을 텐데." "도, 도혁 씨! 이건 오해예요! 저는 그냥... 그 기집애가 도혁 씨를 이용하는 게 화가 나서..." "내 아내다."  도혁이 유라의 말을 끊으며 한 걸음 다가갔다. 그의 낮게 깔린 음성이 유라의 귓가를 찔렀다. "네 따위 하찮은 벌레가 감히 입에 올릴 수 있는 이름이 아니야. 강이현은 태성가의 여주인이이자, 내가 선택한 내 여자다." "도혁 씨! 그 년은 도혁 씨를 사랑하지 않아요! 그 년은 오직 제 어미를 구하고 도혁 씨를 이용하려고 결혼한 거라고요! 도혁 씨 손에 붕대를 감게 만든 것도 그 년이잖아요!"  유라가 비명을 지르며 악을 썼지만, 도혁의 입꼬리는 오히려 싸늘하게 비틀려 올라갔다. "알고 있다." 도혁의 단호한 답변에 유라의 입이 벌어졌다.  "그 애가 날 이용하든, 나에게 칼을 겨누든, 그건 나와 강이현 사이의 문제다." 도혁은 유라를 내려다보며 차갑게 덧붙였다. "하지만 네가 그 애의 발목을 잡으려 한 대가는, 네 가문 전체가 치르게 될 거다." 도혁은 비서실장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강산건설과의 모든 신규 하청 계약 전면 파기. 그리고 강 회장이 가진 소액 지분 전체에 대한 법적 가압류 집행을 진행해라." "예, 대표님."&n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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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의 진심 어린 우려에 이현의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졌다. 어젯밤 펜트하우스에서 있었던 극심한 공황 발작과, 도혁의 오른손에 피를 흘리게 만들었던 포크 사건이 순간 뇌리를 스쳤다. 하지만 이현은 이내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었다.  "괜찮아, 민우야. 완벽하게 내 경계를 지키고 있어. 그 사내도 내 조건을 받아들였고." 이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민우의 시선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내가 말했잖아. 난 그 집에서 죄인처럼 숨죽여 사는 게 아니야. 완벽한 변호사가 되기 위한 내 발판으로 삼고 있을 뿐이지. 강유라 일가도 이제 더 이상 날 건드리지 못하게 되었고."  민우는 이현의 눈빛 속에서 전보다 훨씬 단단해진 결의를 읽었다. "그래... 네가 그렇다면 다행이야." 민우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책을 챙겼다. "다음 주에 있을 로스쿨 실무 스터디 자료 정리해 둔 거 있거든. 내일 도서관에서 같이 검토하자." "응, 내일 봐, 민우야."  이현은 민우와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법학관을 나섰다. 교정의 은행나무 길을 걸어 나가는 이현의 발걸음은 더없이 당당했다. 전생의 사생아 강이현은 죽었다. 이제 그녀는 그 어떤 권력에도 무릎 꿇지 않는 정점의 변호사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었다. ---  오후 7시, 서초동 태성 타워 펜트하우스. 이현이 프라이빗 엘리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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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사생아에서 정점의 변호사까지

"당신이 쥐여준 이 완벽한 환경과 지원을 발판 삼아, 난 대한민국 최고의 변호사가 될 거야. 그리고 당신이 가진 그 오만한 자본과 소유욕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법정에서 똑똑히 증명해 줄 테니까." "좋다." 도혁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피어올랐다.  "어디 한번 해봐라, 강이현." 두 사람의 차가운 시선이 정적 속에서 부딪혔다. 서로를 향해 칼날을 겨눈 채, 같은 공간에 갇히게 된 가짜 부부. 그러나 그 차가운 냉전 속에서, 두 사람 사이의 거대한 운명의 수레바퀴는 더욱 깊고 치열한 정점을 향해 굴러가고 있었다.  이현은 자기 방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책상 위에 펼쳐진 두꺼운 법학 책과,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서울의 야경.  사생아라는 비참한 낙인을 찍고 살아왔던 지난날의 슬픔은 이제 없었다. 차도혁이라는 거대한 온실의 힘을 역으로 이용하며, 스스로 정점의 변호사로 거듭나기 위한 강이현의 진짜 싸움이 비로소 시작되고 있었다.  * 은밀한 궤적  한국대학교 법학관 지하 1층에 위치한 리걸클리닉 센터의 실습실은 늦은 밤까지 불빛이 꺼지지 않고 있었다. 탁자 위에는 두꺼운 수임 사건 기록 서류와 관계자 진술서, 그리고 수십 권의 판례집이 어지럽게 어질러져 있었다. 로스쿨 1학년 과정의 핵심인 리걸클리닉 실무 과정은 단순한 학술적 토론을 넘어 실제 억울한 사연을 가진 당사자들의 법률 구조를 담당하는 중대한 실습이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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