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테반의 시점취조실 중앙, 사브리나의 머리 바로 위에 내리쬐는 희미한 조명만이 방 안을 비추고 있었다. 번진 검은 마스카라와 섞인 눈물 줄기가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제발, 에스테반, 난—”내 손가락이 까딱 움직이자, 티나의 손바닥이 그녀의 뺨에 자비 없이 작렬했다. 제법 찰진 소리가 들려왔다.“잘했다.” 나는 티나를 칭찬했다.내 시선은 사브리나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나는 테이블 건너편으로 의자를 끌어당겨, 사브리나의 시선이 똑바로 닿는 자리에 앉았다.“어머니, 들어오시죠.” 내가 나른하게 말했다.어머니가 우리 뒤를 따라온 걸 알고 있었다.“어머니가 그렇게 바라시던 며느릿감이, 어머니의 허락을 받았다는 이유로 규칙을 깨도 된다고 착각한 모양입니다. ‘내’ 규칙을 말입니다.” 내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내 안에서 일렁이는 분노는 전혀 차분함과 거리가 멀었다.어머니가 안으로 들어서셨다. 그 눈에는 애원이 서려 있었다.“에스테반, 제발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마라.” 어머니가 속삭이듯 말씀하셨다.나는 어머니의 손을 향해 손을 뻗었다. 어머니의 손을 가볍게 토닥이며, 나는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당연하죠.”사브리나는 그 행동을 자신이 용서받았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고마워요! 고마워요, 에스테반!”나는 어머니의 손을 잡았던 악력을 풀었다.“첫째, 감히 내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마라. 둘째, 네가 받게 될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건 그 무엇도 없다. 너는 내 허락도 없이 내 방에 들어왔지. 싸구려 수작질이야. 어머니를 봐서 내가 이번 한 번은 그냥 넘어가 준 거였다.”“네가 그 정도로 멍청할 줄은 몰랐구나, 사브리나.” 어머니의 목소리가 짧은 정적을 가랐다.나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실상 이 아이는 지독하게 멍청하죠. 나를 유혹하려는 것으로도 모자라, 내 잔에 약까지 탔으니까요. 결국 그 빌어먹을 와인을 마신 건 케이틀린이었고.”“그 아이 이름이 케이틀린이니? 내 말은, 그건 정말 끔찍한 짓이다—사브리나가 저지른 짓 말이다.” 돈냐
Last Updated : 2026-09-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