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윤하늘은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한참 서 있었다.강단태가 뒤에서 물었다.“뭐 찾습니까?”“저녁거리.”“많잖아요.”“재료는 많은데 먹고 싶은 게 없어.”냉장고에는 계란, 두부, 채소, 고기까지 있었다.단태가 옆으로 와서 안을 들여다봤다.“밖에서 먹을까요?”“그럴까?”“백 번째니까.”하늘이 고개를 돌렸다.“뭐가 백 번째예요?”단태가 잠시 멈췄다.“그냥.”“뭔데요?”“하늘 씨가 아까 달력 보면서 오늘이 백 번째라고 했잖습니까.”하늘이 눈을 깜빡였다.그러다 웃었다.“그거 소설.”“소설?”“읽던 소설이 오늘 백 화까지 올라왔다고.”단태가 입을 다물었다.하늘은 결국 냉장고 문을 닫고 웃음을 터뜨렸다.“뭐라고 생각했어요?”“우리 백 일인 줄 알았습니다.”“우리 백 일 지났잖아요.”“그러니까 이상했습니다.”“그런데도 말 안 했네?”“제가 날짜를 잘못 기억한 줄 알았죠.”하늘은 한참 웃다가 단태의 팔을 잡았다.“그래도 나가요.”“왜요?”“백 일은 아니어도 외식은 할 수 있잖아.”“그건 맞습니다.”둘이 집을 나서려던 순간 초인종이 울렸다.하늘이 화면을 확인했다.“빛새 씨?”문을 열자 은빛새가 종이봉투를 들고 서 있었다.“나 잠깐만.”“무슨 일이에요?”“가게 근처 빵집에서 샀는데 너무 많아서.”빛새가 봉투를 내밀었다.“나눠 먹으려고 가져왔어요.”단태가 뒤에서 말했다.“저희 지금 저녁 먹으러 나가려던 참입니다.”빛새가 바로 한 걸음 물러났다.“그럼 나 갈게요.”하늘이 붙잡았다.“같이 가요.”“둘이 데이트하는 거 아니에요?”“그냥 밥 먹으러 가는 건데.”빛새가 단태를 봤다.단태가 말했다.“저는 괜찮습니다.”빛새가 하늘을 다시 봤다.“진짜?”“응. 대신 빵도 같이 먹어요.”“저녁 먹고 빵까지?”“사 온 사람이 책임져야죠.”“괜히 왔네.”세 사람은 집 근처 식당으로 갔다.메뉴판을 펼치자 빛새가 물었다.“뭐 먹을까요?”하늘이 말했다.“오늘은 각자 먹고 싶은 거
Dernière mise à jour : 2026-10-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