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남편의 장례식에 다른 아내가 나타났다: Kapitel 111 – Kapitel 120

185 Kapitel

<111화: 완성된 컵>

도자기 공방에서 연락이 온 건 수요일 오후였다.지난번 제작하신 머그컵 소성이 완료되었습니다. 편하신 시간에 찾아가시면 됩니다.윤하늘은 메시지를 읽자마자 강단태에게 보냈다.컵 나왔대요.답장은 금방 왔다.토요일에 갑니까?응.잠시 뒤 하나가 더 왔다.제 컵 멀쩡할까요?하늘이 웃었다.내 컵 걱정부터 해요. 내가 만든 건 원래부터 찌그러졌으니까.토요일.공방 직원이 포장된 상자 두 개를 내놓았다.“두 분 다 잘 나왔어요.”하늘은 바로 상자를 열었다.가장 먼저 보인 것은 자신이 만든 컵이었다.살짝 기울어진 몸통.조금 두꺼운 손잡이.유약이 입혀지면서 처음보다 제법 그럴듯해졌다.하늘이 컵을 돌려봤다.“어?”단태가 옆에서 봤다.“괜찮은데요.”“생각보다 예쁜데?”“제가 쓸 겁니다.”“알아요.”하늘은 컵 바닥을 확인했다.자신이 새겨놓았던 글씨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천천히 마시기.단태가 말했다.“이제 커피 마실 때마다 잔소리를 보겠네요.”“효과 좋겠네.”이번에는 단태가 만든 컵을 열었다.하늘이 사용할 컵이었다.예상대로 훨씬 반듯했다.“역시.”“뭐가요?”“내 거랑 너무 비교되잖아요.”“직접 바꾸자고 했잖습니까.”하늘은 컵을 뒤집었다.그리고 멈췄다.바닥에는 짧은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뜨거우면 기다리기.하늘이 단태를 봤다.“이게 뭐예요?”“그대로입니다.”“왜 이걸 썼어요?”“하늘 씨 뜨거운 것도 성격 급하게 마시잖습니까.”“나 안 그래요.”“혀 데인 적 여러 번 있습니다.”“그걸 기억해요?”“같이 사는데 모를 수가 있습니까.”하늘은 다시 글씨를 봤다.거창한 말도 아니었다.사랑한다는 말도, 오래 함께하자는 약속도 없었다.그냥 뜨거우면 기다리라는 말.그래서 더 웃음이 났다.“우리 둘 다 서로한테 천천히 먹으라고 써놨네.”“그러네요.”집에 돌아오자마자 두 사람은 새 컵을 씻었다.단태는 하늘이 만든 조금 찌그러진 컵을 사용했고, 하늘은 단태가 만든 반듯한 컵을 들었다.첫 메뉴는 커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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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화: 사라진 예약>

금요일 오후.은빛새는 계산대에 앉아 다음 주 예약 목록을 확인하고 있었다.정다은은 창고에서 새로 들어온 옷을 정리하는 중이었다.그때 가게 문이 열렸다.“어서 오세요.”빛새가 고개를 들었다.삼십 대쯤 되어 보이는 여성이 휴대전화를 내밀었다.“지난주에 예약한 재킷 찾으러 왔는데요.”“성함 확인해드릴게요.”고객이 이름을 말했다.빛새는 예약 목록을 검색했다.그런데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한 번 더 검색했다.역시 없었다.“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고객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지난주에 분명히 예약했는데요.”“네. 확인해보겠습니다.”고객이 휴대전화 화면을 보여줬다.예약 안내 메시지였다.상품명과 색상, 방문 예정일까지 정확히 적혀 있었다.빛새는 화면을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예약하신 게 맞네요.”“그런데 왜 목록에 없어요?”“전산 기록부터 다시 확인해보겠습니다.”빛새는 다은을 불렀다.“다은 씨, 잠깐만요.”다은이 창고에서 나왔다.“네, 사장님.”“지난주에 베이지색 재킷 예약받은 적 있어요?”다은이 잠시 생각했다.“아…… 네. 있어요.”“예약 등록까지 했어요?”“했는데요.”다은은 포스 화면을 확인하다가 멈췄다.“잠깐만요.”몇 번 화면을 넘기더니 얼굴이 붉어졌다.“사장님.”“응.”“제가 예약 메모는 남겼는데, 최종 저장을 안 누른 것 같아요.”빛새는 곧장 화내지 않았다.먼저 고객을 바라봤다.“확인됐습니다. 저희 쪽 등록이 누락됐어요. 불편하게 해드려 죄송합니다.”고객이 물었다.“그럼 옷은요?”“재고부터 확인하겠습니다.”빛새는 다은과 함께 창고로 들어갔다.베이지색 재킷은 마지막 한 벌이 남아 있었다.하지만 문제는 사이즈였다.고객이 예약한 사이즈보다 한 치수 작았다.다은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어떡하죠?”빛새는 재킷을 다시 걸었다.“일단 사실대로 말씀드려야죠.”“고객님, 죄송합니다. 예약하신 사이즈가 현재 매장에 없습니다.”고객이 한숨을 쉬었다.“그거 입으려고 이번 주말 약속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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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화: 예약표에 없는 손님>

토요일 오전.은빛새는 계산대 옆에 작은 파일 하나를 세워두었다.표지에는 정다은이 직접 쓴 글씨가 있었다.예약 상품 확인표“이거 오늘부터 쓰는 거죠?”다은이 물었다.“응. 그런데 무조건 종이에만 적으면 안 돼요.”빛새가 포스 화면을 열었다.“전산에 저장한 다음에 이 표랑 대조하는 거예요.”“네.”“그리고 예약 상품은 따로 표시해두고요.”다은은 고개를 끄덕였다.지난번 예약 누락 이후 처음으로 적용하는 방식이었다.빛새는 일부러 다은에게 먼저 해보게 했다.“오늘 첫 예약 들어오면 다은 씨가 처리해봐요.”“제가요?”“네. 옆에서 확인해줄게요.”다은은 잠시 긴장했지만 곧 대답했다.“알겠습니다.”오전 열한 시쯤.한 여성이 매장에 들어왔다.“혹시 이 블라우스 다른 색도 있나요?”다은이 다가갔다.“어떤 색 찾으세요?”“연한 하늘색이요.”다은은 재고를 확인했다.“지금 매장에는 흰색만 있고, 하늘색은 다음 주에 입고 예정이에요.”“그럼 예약할 수 있어요?”다은은 빛새를 한번 바라봤다.빛새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가능합니다.”다은은 고객에게 사이즈와 연락처를 확인했다.전산에 예약을 등록하고 저장 완료 화면까지 확인했다.그다음 예약표에 내용을 적었다.마지막으로 고객에게 안내 메시지를 보냈다.“입고되면 연락드리겠습니다.”고객이 웃었다.“감사합니다.”손님이 나간 뒤 빛새가 물었다.“어땠어요?”다은이 숨을 내쉬었다.“생각보다 확인할 게 많네요.”“그렇죠.”“그래도 지난번보다는 안 헷갈렸어요.”빛새는 예약표를 확인했다.빠진 항목이 없었다.“잘했어요.”다은이 환하게 웃었다.오후에는 윤하늘이 가게에 들렀다.손에는 작은 종이봉투가 들려 있었다.“이거.”빛새가 받아보니 따뜻한 호두과자였다.“웬일이에요?”“지나가다 샀어요.”“단태 씨는요?”“집에서 화분 분갈이하고 있어요.”빛새가 웃었다.“이제 진짜 식물 키우는 사람이 됐네요.”“화분 하나 키우면서 도구가 세 개나 늘었어요.”“미니어처보다 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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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화: 두 사람의 초대장>

토요일 오전.윤하늘은 식탁 위에 놓인 작은 봉투를 발견했다.“이게 뭐예요?”강단태가 커피를 내려놓으며 대답했다.“초대장입니다.”“초대장?”하늘은 봉투를 집어 들었다.연한 크림색 봉투 앞면에는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윤하늘 님께.“누가 결혼해요?”“아닙니다.”“그럼 무슨 초대장인데?”“열어보세요.”하늘은 봉투를 뜯었다.안에는 작은 카드가 들어 있었다.토요일 저녁 7시장소: 우리 집 식탁준비물: 빈속초대하는 사람: 강단태하늘은 카드를 읽다가 웃음을 터뜨렸다.“뭐야, 이게.”“저녁 초대입니다.”“같이 사는데 초대장을 줘요?”“같이 살아도 초대할 수 있잖습니까.”하늘은 카드를 다시 읽었다.“메뉴는요?”“비밀입니다.”“또 비밀?”“이번에는 자신 있습니다.”“지난번 감자도 자신 있었잖아요.”단태가 한숨을 쉬었다.“그 얘기는 언제까지 할 겁니까?”“감자 생각날 때마다.”오후가 되자 단태는 장을 보러 나갔다.하늘은 따라가겠다고 했지만 단태가 거절했다.“오늘은 제가 준비하겠습니다.”“그럼 난 뭐 해요?”“쉬세요.”“집에서?”“네.”하늘은 잠시 고민하다 은빛새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늘 뭐 해요?”—가게요.“저녁은?”—아직 모르겠는데요.“우리 집 올래요?”빛새가 웃었다.—갑자기?“단태가 저녁 준비한대요.”—그럼 내가 가도 돼요?하늘은 잠시 멈췄다.단태가 자신을 초대한 저녁이었다.다른 사람을 부르기 전에 물어보는 게 맞았다.“잠깐만요. 물어보고 연락할게요.”단태에게 전화하자 그는 바로 받았다.—네, 하늘 씨.“저녁에 빛새 씨도 부르면 안 돼요?”잠시 정적이 흘렀다.—오늘은 하늘 씨하고 둘이 먹으려고 준비했습니다.하늘은 곧바로 대답했다.“아, 그랬구나.”—빛새 씨가 무슨 일 있답니까?“아니. 그냥 같이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단태가 웃었다.—그럼 다음에 셋이 먹죠.“좋아요.”전화를 끊은 하늘은 빛새에게 다시 연락했다.“오늘은 둘이 먹기로 했대요.”—그럼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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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화: 감자 세 개의 자존심>

일요일 아침.윤하늘은 주방 식탁에 놓인 감자 세 개를 발견했다.그 옆에는 작은 메모가 있었다.오늘의 목표: 감자 완벽하게 익히기.하늘은 메모를 읽다가 웃음을 터뜨렸다.“강단태!”욕실에서 대답이 들렸다.“네!”“이거 뭐예요?”잠시 후 단태가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나왔다.“보시는 그대로입니다.”“감자 세 개?”“오늘 저녁에 사용할 겁니다.”“설마 빛새 씨 말 때문에?”“그것만은 아닙니다.”하늘이 팔짱을 꼈다.“그럼요?”“지난번에 감자를 제대로 못 익혔으니까요.”“그거 벌써 다 먹고 끝난 일이잖아요.”“저는 아직 안 끝났습니다.”하늘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감자한테 사과라도 받아야겠어요?”“이번에는 제가 이길 겁니다.”오후 두 시.단태는 휴대전화로 레시피를 확인했다.오늘 메뉴는 감자조림이었다.하늘은 식탁에 앉아 구경했다.“오늘도 도와주면 안 돼요?”“네.”“질문도 안 해요?”“필요하면 하겠습니다.”단태는 감자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첫 번째 감자는 무난했다.두 번째도 괜찮았다.그런데 세 번째 감자는 껍질이 군데군데 남았다.하늘이 말했다.“거기 아직 남았어요.”“압니다.”“저기도.”“보고 있습니다.”“반대쪽도.”단태가 칼을 내려놓았다.“하늘 씨.”“네?”“감자 세 개보다 하늘 씨가 더 어렵습니다.”하늘이 배를 잡고 웃었다.감자를 써는 단계에서는 더 신중했다.단태는 자를 가져왔다.하늘이 눈을 크게 떴다.“잠깐. 자는 왜요?”“크기를 맞추려고요.”“감자조림 하는데 자까지 써요?”“지난번에는 너무 크게 썰어서 안 익었잖습니까.”“그냥 비슷하게 자르면 되는데.”단태는 감자 한 조각을 자 옆에 놓았다.“이번에는 확실하게 하겠습니다.”하늘은 고개를 저었다.“이렇게 진지한 감자조림은 처음 봐.”단태는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감자를 일정한 크기로 썰었다.조림이 끓기 시작하자 주방에 달짝지근한 냄새가 퍼졌다.단태는 시간을 확인했다.그리고 젓가락으로 감자를 찔렀다.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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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화: 초대받지 않은 손님>

토요일 오후 세 시.윤하늘은 주방에서 감자 껍질을 벗기고 있었다.강단태는 식탁에 앉아 노트북을 보고 있었다.“하늘 씨.”“응?”“뭐 만듭니까?”“감자전.”단태가 고개를 들었다.“또 감자입니까?”“이번에는 내가 하잖아요.”“그건 그렇습니다.”하늘은 감자를 강판에 갈기 시작했다.단태가 다가왔다.“도와드릴까요?”“아니요. 오늘은 구경만 해요.”“지난번에 제가 하늘 씨한테 했던 말인데요.”“그래서 똑같이 하는 거예요.”단태는 웃으며 식탁으로 돌아갔다.감자전 반죽을 만들던 중 초인종이 울렸다.하늘이 손을 씻었다.“누구지?”현관 화면에는 은빛새가 서 있었다.손에는 커다란 종이봉투가 들려 있었다.하늘이 문을 열었다.“빛새 씨?”“안녕하세요.”“무슨 일이에요?”빛새가 봉투를 들어 보였다.“감자조림 먹으러 왔어요.”하늘이 웃음을 터뜨렸다.“오늘은 감자전인데.”“그럼 감자전 먹으면 되죠.”“근데 연락도 없이?”빛새가 잠시 멈췄다.“아…… 맞다.”하늘이 웃었다.“일단 들어와요.”단태가 현관으로 나왔다.“어서 오세요.”빛새가 조금 민망한 얼굴로 말했다.“제가 갑자기 와서 죄송해요.”단태는 고개를 저었다.“괜찮습니다. 다만 다음에는 미리 연락 주세요.”빛새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럴게요.”거실에 들어온 빛새는 종이봉투를 식탁에 올렸다.안에는 과일과 작은 디저트 상자가 들어 있었다.“빈손으로 오기는 그래서.”하늘이 봉투를 열었다.“이걸 다 사 왔어요?”“셋이 먹으려고요.”단태가 물었다.“가게는요?”“다은 씨가 오늘 오후 근무 중이에요. 마감은 제가 하러 갈 거고요.”하늘이 시계를 봤다.“그럼 오래 못 있겠네요.”“응. 두 시간 정도?”“감자전 먹고 가면 되겠네.”하늘은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빛새가 따라왔다.“뭐 도와줄까요?”“접시 좀 꺼내줘요.”빛새는 찬장에서 접시를 꺼냈다.그러다 식탁 위의 자를 발견했다.“이건 왜 여기 있어요?”단태가 재빨리 말했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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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화: 세 사람의 휴일>

일요일 오전.윤하늘은 은빛새에게서 온 메시지를 확인했다.오늘 가게 쉬는 날이에요. 혹시 시간 있어요?하늘은 옆에서 신문을 읽고 있던 강단태를 바라봤다.“빛새 씨가 오늘 시간 있냐는데요.”“무슨 일 있답니까?”“그냥 쉬는 날이래요.”단태가 신문을 내려놓았다.“그럼 같이 나가도 좋겠네요.”하늘이 웃었다.“지난번에는 둘이 있고 싶다면서요.”“오늘은 특별한 계획이 없으니까요.”“그럼 셋이 나갈까요?”“좋습니다.”하늘은 빛새에게 답장을 보냈다.우리 오늘 시간 있어요. 어디 갈래요?잠시 뒤 답장이 왔다.오늘은 내가 정해도 돼요?하늘은 웃으며 답했다.좋아요. 대신 감자 요리 없는 곳으로.오후 한 시.세 사람이 만난 곳은 도심의 작은 독립서점이었다.하늘이 간판을 올려다봤다.“여기예요?”빛새가 고개를 끄덕였다.“응. 한번 와보고 싶었어요.”단태가 물었다.“책 사러 오신 겁니까?”“그것도 있고요.”빛새는 입구에 붙은 안내문을 가리켰다.오늘의 작은 행사 — 좋아하는 문장으로 엽서 만들기하늘이 웃었다.“빛새 씨 이런 거 좋아했어요?”“나도 몰랐는데 요즘은 이런 게 재미있더라고요.”세 사람은 서점 안으로 들어갔다.서점은 크지 않았다.벽면에는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었고, 가운데에는 작은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하늘은 소설 코너로 향했다.빛새는 에세이 책장을 둘러봤다.단태는 건축과 공예 관련 서적 앞에 멈췄다.한참 뒤 하늘이 책 한 권을 들고 돌아왔다.“뭐 보고 있어요?”단태가 책을 보여줬다.작은 건축물 모형을 만드는 방법이 담긴 책이었다.하늘이 웃었다.“또 미니어처?”“이번에는 구조를 좀 알아보려고요.”“이러다가 진짜 집 짓겠어요.”“그건 어렵겠습니다.”“왜요?”“크기가 너무 크잖습니까.”하늘이 웃음을 터뜨렸다.엽서 만들기 행사는 오후 두 시에 시작됐다.참가자는 마음에 드는 문장을 고르거나 직접 짧은 글을 써도 됐다.빛새는 한참 고민하다 펜을 들었다.하늘은 옆에서 물었다.“뭐 쓸 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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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화: 세 사람의 작은 승부>

토요일 오전.윤하늘은 거실에 앉아 휴대전화로 예약 내역을 확인하고 있었다.강단태가 커피를 내려놓으며 물었다.“오늘은 어디 갑니까?”“11시까지 준비해요.”“옷은 어떻게 입습니까?”“편하게.”“많이 걷습니까?”“조금?”단태가 의심스럽게 바라봤다.“그 대답은 믿기 어려운데요.”하늘이 웃었다.“운동화 신으면 돼요.”그때 은빛새에게 전화가 왔다.—하늘 씨, 나 준비됐어요.“좋아요. 열한 시에 만나요.”—근데 진짜 어디 가는지 안 알려줄 거예요?“응.”—단태 씨도 몰라요?“몰라요.”—오늘 나만 당하는 건 아니구나.하늘은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열한 시.세 사람이 도착한 곳은 실내 양궁 체험장이었다.빛새가 간판을 올려다봤다.“양궁?”단태도 놀란 얼굴이었다.“하늘 씨가 이걸 골랐습니까?”“응.”“해본 적 있어요?”“없어요.”빛새가 물었다.“그런데 왜 양궁이에요?”하늘이 웃었다.“셋이서 점수 내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빛새가 팔짱을 꼈다.“승부 보자는 거네요?”“그렇죠.”단태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하늘은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대신 진 사람이 음료수 사기.”빛새가 바로 손을 내밀었다.“좋아요.”단태도 손을 얹었다.“동의합니다.”안전교육을 마친 뒤 세 사람은 차례로 활을 잡았다.체험용 활은 생각보다 가벼웠지만 자세를 유지하는 건 쉽지 않았다.직원이 손 위치와 시선을 설명했다.“화살을 놓을 때 몸을 갑자기 움직이지 마세요.”하늘이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 순서는 단태였다.그는 자세를 잡는 데 시간을 꽤 썼다.빛새가 옆에서 속삭였다.“저 사람 또 자 가져오는 거 아니죠?”하늘이 웃음을 참았다.“설마.”단태가 뒤를 돌아봤다.“다 들립니다.”“집중하세요.”단태는 다시 과녁을 바라봤다.화살이 날아갔다.탁!7점.빛새가 박수를 쳤다.“오, 잘하는데요?”단태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다음은 빛새였다.“나 이런 거 진짜 처음인데.”하늘이 말했다.“우리 다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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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화: 꼴찌는 누구~?>

토요일 오후 두 시.볼링장 입구에서 은빛새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윤하늘이 다가가자 빛새가 손을 흔들었다.“늦었어요.”“약속 시간 딱 맞춰 왔는데요?”“내가 먼저 왔으니까 늦은 거죠.”강단태가 시계를 확인했다.“아직 2 분 남았습니다.”빛새가 웃었다.“오늘은 시간 말고 점수로 승부해요.”하늘은 단태를 바라봤다.“연습했어요?”“아니요.”“지난번에 연습한다면서.”“생각해봤는데요.”“뭐를요?”“연습까지 하면 너무 진지해질 것 같아서요.”빛새가 팔짱을 꼈다.“그럼 오늘 꼴찌 예약이네요.”단태는 대꾸하지 않았다.대신 볼링장 안으로 들어갔다.세 사람은 신발을 갈아 신고 공을 골랐다.하늘은 비교적 가벼운 공을 들었다.빛새는 몇 개를 번갈아 들어보더니 손에 편한 것을 골랐다.단태는 공을 들고 한참 서 있었다.하늘이 물었다.“왜요?”“생각보다 무겁네요.”“처음부터 너무 무거운 거 고르지 마요.”단태는 공을 내려놓고 한 단계 가벼운 것으로 바꿨다.빛새가 말했다.“오늘은 자 안 가져왔죠?”단태가 가방을 열어 보였다.“없습니다.”“확인 완료.”하늘은 웃으며 점수판에 이름을 입력했다.하늘 / 단태 / 빛새순서는 가위바위보로 정했다.첫 번째는 빛새였다.빛새는 자신 있게 레인 앞에 섰다.“잘 봐요.”공을 굴렸다.데구르르.공은 오른쪽으로 휘어지더니 핀 세 개만 쓰러뜨렸다.하늘이 웃음을 참았다.“잘 봤어요.”빛새가 돌아봤다.“아직 한 번 남았거든요?”두 번째 공으로 네 개를 더 쓰러뜨렸다.첫 프레임 7점.빛새는 만족스럽게 돌아왔다.“처음치고 괜찮죠?”단태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괜찮습니다.”다음은 하늘이었다.하늘은 공을 들고 몇 걸음 다가갔다.공이 중앙으로 굴러갔다.쾅!핀 여덟 개가 쓰러졌다.“오!”빛새가 박수를 쳤다.하늘은 남은 두 개 중 하나를 더 맞혔다.첫 프레임 9점.“오늘 감 좋은데?”하늘이 웃었다.마지막으로 단태가 섰다.공을 굴리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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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화: 윤하늘의 첫 번째 전시회>

월요일 오후.윤하늘은 동네 문화센터 게시판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우리 동네 사진전 —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전시 주제는 ‘내가 좋아하는 풍경’.사진을 전문적으로 찍지 않아도 됐고, 휴대전화로 촬영한 사진도 접수할 수 있었다.하늘은 안내문을 한참 읽었다.“사진전이라…….”그녀는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첩을 열었다.낚시터에서 찍은 바다.비가 그친 뒤의 골목.도자기 공방 창가에 놓여 있던 컵.서점에서 찍은 책장.사진은 많았다.하지만 그중 어떤 사진을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하늘은 모집 안내문을 찍었다.그리고 집으로 돌아갔다.저녁을 먹은 뒤.하늘은 거실 바닥에 앉아 휴대전화 사진을 넘기고 있었다.강단태가 다가왔다.“뭐 찾습니까?”“사진요.”“무슨 사진이요?”하늘은 문화센터 안내문을 보여줬다.“여기 한번 내볼까 해서요.”단태가 옆에 앉았다.“좋은데요.”“그렇죠?”“어떤 사진 낼 겁니까?”“그걸 모르겠어요.”하늘은 사진첩을 열어 보여줬다.“찍을 때는 다 마음에 들었는데 막상 하나 고르려니까 어렵네요.”단태는 화면을 살펴봤다.“이건 어떻습니까?”그가 가리킨 건 낚시터에서 찍은 일몰 사진이었다.“예쁘긴 한데 너무 흔하지 않아요?”“예쁜 사진이 꼭 특별한 장소여야 하는 건 아니잖습니까.”하늘은 잠시 생각했다.“그렇긴 하죠.”그러다 손가락을 멈췄다.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비 오는 날, 버스정류장 옆 작은 꽃집을 찍은 사진이었다.닫힌 가게의 처마 아래로 빗물이 떨어지고 있었다.그 아래에는 누군가 놓고 간 파란 우산이 기대어 있었다.하늘이 중얼거렸다.“이거…….”단태가 화면을 봤다.“언제 찍은 겁니까?”“지난달에 혼자 산책하다가요.”“좋네요.”“정말요?”“네. 색이 눈에 들어옵니다.”하늘은 사진을 확대했다.그날은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그저 비가 와서 잠깐 처마 아래에 서 있었을 뿐이었다.그런데 사진을 다시 보니 그 순간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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