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태의 칫솔은 그 뒤로도 욕실에 그대로 있었다.윤하늘은 처음 며칠 동안.이를 닦을 때마다 한 번씩 그쪽을 봤다.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굳이 보지 않았다.원래 거기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러워졌다.그게 조금 신기했다.사람이 익숙해지는 데는.생각보다 거창한 사건이 필요하지 않았다.칫솔 하나.컵 하나.현관에 잠깐 놓였다 사라지는 신발 한 켤레.그런 것들이었다.금요일 저녁.하늘은 은빛새의 가게에 있었다.빛새는 계산대에 앉아 계약서를 보고 있었다.며칠 전 함께 봤던 세 번째 가게.결국 그곳으로 옮기기로 했다.“여기.”하늘이 계약서 한 부분을 가리켰다.“이거 다시 물어봤어요?”“원상복구?”“응.”“물어봤어요. 여기까지만 하면 된대요.”“특약은?”빛새가 다음 장을 넘겼다.“여기.”하늘이 읽었다.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됐네.”빛새가 펜을 내려놨다.“나 떨려요.”“왜.”“진짜 계약하니까.”“하지 마요?”“아니.”빛새가 계약서를 자기 쪽으로 당겼다.“할 거예요.”“그럼 해요.”빛새는 한동안 서명란을 바라봤다.그리고.천천히 자기 이름을 적었다.은빛새.하늘은 옆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빛새가 마지막 획까지 쓰고 나서야 길게 숨을 내쉬었다.“했다.”“축하해요.”“아직 돈 나갈 일만 남았는데.”“그래도.”빛새는 계약서에 적힌 자기 이름을 한참 바라봤다.“이상하다.”“뭐가.”“예전 가게 계약할 때는.”잠시.“재욱 씨가 다 했거든요.”하늘은 조용히 들었다.“나는 옆에서 여기 예쁘다, 저기 좋다 그런 말만 했고.”빛새가 계약서를 손끝으로 쓸었다.“이번에는 내가 알아보고.”“내가 계산하고.”“내가 계약했네.”하늘이 웃었다.“그러려고 옮기는 거 아니었어요?”“맞아요.”빛새도 웃었다.“망해도 내 탓.”“또 그 말.”“중요해요.”“안 망하면?”빛새가 바로 대답했다.“그것도 내 덕.”“그건 더 중요하네.”둘이 웃었다.가게를 나왔을 때는 밤이었다.하늘의 휴대전화가
Terakhir Diperbarui : 2026-09-27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