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침대 끝에 조용히 걸터앉아 있었다.수영장에서처럼 흐트러짐 없는 단정한 모습으로, 아무 말 없이 오직 진희만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오래도록 이 순간을 기다려온 것 같은, 애틋하고도 투명한 눈빛이었다.진희는 눈을 뗄 수 없었다.“……어떻게, 여기에.”잠긴 목소리가 낮고 느리게 흘러나왔다.미래는 답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진희를 응시할 뿐이었다. 뭔가를 말하려는 것 같기도 했고, 그냥 보고 싶었던 것 같기도 했다. 오래 기다렸던 사람의 눈빛 같기도 했다.유진희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미래는 도망치지도, 물러서지도 않았다.이 거리였다.처음 엘리베이터 어둠 속에서 서로를 붙들었던 것, 유모차 두 대 사이에서 등 뒤로 체온이 느껴졌던 것, 비를 맞으며 함께 뛰었던 것, 벤치에서 바람이 불던 것, 수영장에서 물을 가르던 것. 그 모든 순간이 지금 이 거리 안에 있었다.유진희의 손이 천천히 올라가 미래의 얼굴로 향했다.이마, 눈, 코, 볼, 입술, 턱 끝까지. 하나씩, 천천히.이 얼굴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 적이 없었다. 이렇게 오래 봐도 되는지 몰랐다. 미래는 눈을 감은 채 숨을 참고 있었다. 그 얼굴이 너무 아름다웠다.유진희는 그 순간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그냥, 이 사람이었다.손끝이 미래의 뺨에 닿자 미래가 눈을 살짝 감았다. 유진희의 입술이 천천히 가까워졌다.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사라졌다.유진희의 숨이 닿자, 미래가 더 깊게 호흡했다.그런데.미래가 밀어내지 않았다. 오히려 가까워졌다. 아주 조금, 그런데 분명하게. 유진희를 향해서. 마치 오래 기다렸던 것처럼. 이 순간을, 이 거리를, 이 입술을.유진희는 그 순간 알았다.이 사람도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언제부터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 입술이 말하고 있었다.기다렸다고.유진희는 멈추지 않았다. 멈추면 미래가 사라질 것 같았다. 이 온기가, 이 숨소리가, 이 사람이. 그래서 멈출 수 없었다.더 깊이 스며들었다. 서로의 달콤함에 취해 미래의 숨소리가
Last Updated : 2026-09-0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