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이었다.미래가 눈을 떠 부엌으로 나와 보니, 정례가 불편한 손으로 갈비찜과 딸기잼, 딸기청을 다 만들어놓은 뒤였다.“이모, 나랑 같이 해야지. 언제 했어요.”“어제 병원 갔다 와서 일찍 잤더니, 너무 일찍 눈이 떠져서 다 해놨지.”“손 조심해야 하는데 왜 해요.”“일거리 있으면 내가 못 쉬어. 쉬려고 다 한 거야.”정례가 달콤한 냄새가 진동하는 식탁 위의 투명한 통들을 정리하며 조심스럽게 말했다.“이 갈비찜이랑 딸기잼, 딸기청, 그리고 봄에 담근 생강청 좀, 어제 유진희 원장님한테 드려도 될까요? 재료비는 내가 낼게요.”정례는 늘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빚지지 않으려 계산이 정확했다.“됐어, 이모. 이모가 재료비 얘기할 때마다 내가 속상해.”“내가 미안해서 그렇지.”“이모, 그런 걱정 하지 말고 다치지나 마요. 나 어제 너무 놀랐잖아.”미래는 정례가 정성스레 싸놓은 딸기잼과 딸기청, 생강청 병, 그리고 아직 온기가 남은 갈비찜 보온통을 가방에 챙겨 들고 병원으로 향했다.하지만 데스크에 도착하자 직원이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원장님 오늘 휴일이세요.”“아.”미래가 손에 든 무거운 가방을 내려다보았다.“갈비찜 때문에 어떡하지…….”“언니?”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출근하던 김수연이었다.“어머, 언니가 여기 웬일이에요?”미래가 어젯밤 일을 짧게 설명하자, 수연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어머, 이모님 괜찮으세요? 삼촌이 꿰매드렸구나. 근데 삼촌 오늘 휴진이라 집에 있어요.”수연이 혀를 끌끌 찼다.“아침에 전화했더니 목소리가 완전 다 죽어가더라고요. 몸살 났다고, 나 죽어, 나 죽어 하면서. 몸살 아주 제대로 걸렸나 봐요.”수연이 미래의 가방을 흘깃 보더니 눈을 반짝였다.“잘됐다. 언니, 이거 삼촌 갖다줘요. 아플 때 이런 거 받으면 엄청 좋아할걸요? 혼자 살아서 아파도 챙겨주는 사람도 없는데.”수연이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톡톡 눌렀다.“번호 보내드릴게요. 집도 우리 동 바로 앞이에요. A동 45층.”
Zuletzt aktualisiert : 2026-09-10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