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오전.송유지는 출근하자마자 휴대전화를 확인했다.채도하에게서 먼저 메시지가 와 있었다.—어제 말한 날짜, 아직 괜찮아?유지는 잠시 달력을 열어봤다.한 달 뒤 토요일.어젯밤에는 ‘가능한 날’이라고만 적어뒀던 날짜.이번에는 망설이지 않았다.—네. 그날로 해요.몇 초 뒤.—입주일?유지는 웃었다.—입주일.답장은 짧았다.—알겠어.그 두 글자가 이상하게 묵직했다.점심시간.유지는 부동산에 전화를 걸었다.“저희 입주일 정했어요.”날짜를 말하자 직원이 바로 확인했다.—네, 가능합니다. 그럼 계약은 이번 주 토요일에 진행하실까요?유지는 잠시 멈췄다.계약.정말 이제 거기까지 왔다.“네.”—두 분 다 오셔야 하고요. 공동계약으로 진행할게요.유지는 천천히 대답했다.“네. 둘 다 갈게요.”통화를 끊고 나서도 한동안 화면을 내려다봤다.이제는 진짜였다.집을 보고.조건을 비교하고.입주일을 정하고.마지막으로 남은 건 계약서뿐이었다.토요일.유지와 도하는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부동산에 도착했다.직원이 서류를 준비하는 동안.유지는 자꾸 손을 만지작거렸다.도하가 알아차렸다.“긴장돼?”“조금.”“왜.”“모르겠어요.”유지는 작게 웃었다.“시험 보는 것도 아닌데.”도하가 손을 내밀었다.“잡아.”유지는 바로 잡았다.“이러고 계약해도 돼요?”“왜 안 돼.”그 말에 긴장이 조금 풀렸다.잠시 뒤.계약서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유지는 가장 먼저 계약자란을 봤다.채도하.그리고 그 아래.송유지.정말 자신의 이름이 있었다.유지는 한동안 그 두 줄만 바라봤다.도하가 옆에서 물었다.“왜.”“이상해서요.”“뭐가.”유지는 계약서를 손끝으로 가볍게 가리켰다.“이렇게 같이 적혀 있는 거.”도하도 그 부분을 봤다.“싫어?”유지가 바로 고개를 저었다.“아니요.”잠깐.“좋아요.”그 말은 생각보다 쉽게 나왔다.설명을 듣고.특약을 확인하고.보증금과 관리비 조건까지 다시 체크했다.그리고 마지막으로
Last Updated : 2026-10-1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