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บทที่ 141 - บทที่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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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휴지보다 먼저 풀린 말

“생각보다 진짜 집 같네.”이모의 말에 송유지가 바로 받아쳤다.“그러니까 집이라니까.”“아, 알았어.”이모가 휴지 묶음을 내려놓았다.“왜 또 발끈해.”“발끈 안 했거든.”채도하가 옆에서 작게 웃었다.유지는 바로 돌아봤다.“왜 웃어요.”“아니.”“웃었잖아요.”“그냥.”“아, 또 그냥.”도하가 입을 다물었다.그 모습을 본 엄마가 한마디 했다.“둘이 맨날 저래?”도하의 어머니가 먼저 대답했다.“그런 것 같더라고요.”유지의 눈이 커졌다.“어머니까지요?”“왜.”“제 편 아니었어요?”“누가 네 편이래.”다 같이 웃음이 터졌다.식탁에 음식이 차려지자.이모가 잡채를 한입 먹고 눈을 크게 떴다.“이거 누가 했어?”유지가 괜히 어깨를 폈다.“우리요.”“둘이?”“응.”이모가 도하를 봤다.“도하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네.”“오.”유지가 바로 말했다.“왜 저한테는 그런 반응 안 해.”“넌 원래 할 것 같잖아.”“아니거든.”엄마가 한마디 했다.“유지는 생각보다 대충 해.”“엄마.”“왜, 사실인데.”도하가 웃음을 참지 못했다.“도하 씨.”“응.”“지금 웃었죠.”“조금.”“와.”유지는 젓가락을 내려놨다.“오늘 다 제 적이네.”아버지가 느긋하게 말했다.“나는 네 편이다.”“아빠.”“근데 잡채는 도하가 더 잘했을 것 같다.”“아빠까지!”이번에는 모두 대놓고 웃었다.한동안 음식 얘기만 오갔다.유지가 긴장했던 것과 달리.이모는 관계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집을 둘러보고.커튼을 만져보고.주방 수납까지 열어봤다.“이거 누가 정리했어?”“저요.”유지가 대답했다.“진짜?”“왜요.”“생각보다 깔끔하네.”“아, 진짜.”유지가 인상을 쓰자 이모가 웃었다.그러다 작은방 앞에서 멈췄다.“여긴 뭐야?”“제 작업방.”“도하는?”“저쪽.”이모가 두 방을 번갈아 봤다.“각자 방도 따로 쓰네.”유지가 바로 말했다.“작업방이요.”“누가 뭐래?”“표정이 그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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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처음으로 비워둔 자리

집들이가 끝난 다음 날.송유지는 아침부터 거실을 정리하고 있었다.“이거 어디 둘까요?”휴지 묶음을 들고 묻자 채도하가 웃었다.“창고.”“안 돼요.”“왜.”“기념품인데.”“휴지가?”“네.”도하가 어이없다는 듯 봤다.“그럼 거실에 전시하게?”“그건 좀 그렇고.”유지는 잠깐 고민하다 신발장 위쪽 수납장을 열었다.“여기.”“거기 넣으면 안 보이잖아.”“가끔 열어보면 되죠.”도하가 피식 웃었다.“진짜 이상해.”“어제 기억나는 물건이잖아요.”유지는 휴지를 밀어 넣었다.“됐어요.”점심이 조금 지난 뒤.초인종이 울렸다.유지가 고개를 들었다.“누구지?”도하가 현관으로 가 문을 열었다.택배였다.작은 상자 하나.수신인은 송유지.유지가 받아들고 고개를 갸웃했다.“나 뭐 샀나?”“기억 안 나?”“없는데.”상자를 열자.안에는 작은 화병이 하나 들어 있었다.그리고 카드.유지가 읽었다.—집들이 때 빈손으로 간 것 같아서. 식탁에 하나 놔. 이모.유지가 그대로 웃었다.“뭐야.”도하가 옆에서 봤다.“사과 선물인가.”“휴지 줬잖아요.”“그건 생활용품이고.”“그럼 이건?”“감성용품.”유지가 웃었다.“도하 씨 그런 말도 해요?”“왜.”“안 어울려.”“됐어.”유지는 화병을 식탁 중앙에 놓았다.비어 있는 투명한 화병.“꽃 사야겠네요.”“응.”“무슨 꽃이 좋지.”도하가 대답했다.“네가 좋아하는 걸로.”유지가 눈을 가늘게 떴다.“너무 성의 없는데.”“진짜 몰라서 그래.”“그럼 같이 사러 가요.”“지금?”“응.”도하는 시계를 봤다.“가자.”꽃집에 들어서자 향이 먼저 밀려왔다.유지는 한참을 둘러봤다.“이거 예쁘다.”“뭔데.”“리시안셔스.”“그게 이름이야?”“네.”“어렵네.”“그럼 도하 씨가 골라봐요.”도하는 주변을 천천히 보다가 하얀 튤립을 가리켰다.“저거.”유지가 웃었다.“왜요.”“깔끔해서.”“역시.”“뭐가 역시야.”“도하 씨답다고.”결국 둘은 리시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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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사진 두 장

“도하 씨.”“응.”“오늘 찍어요.”채도하가 소파에서 고개를 들었다.“뭘.”송유지가 거실 책장을 가리켰다.비워둔 한 칸.“사진이요.”“아.”“잊었죠?”“안 잊었어.”“표정이 딱 잊은 표정인데.”“아닌데.”유지는 눈을 가늘게 떴다.“그럼 준비해요.”“지금?”“네.”“집에서?”“우리 집 사진인데 집에서 찍어야죠.”도하가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어떻게 찍게.”유지는 이미 삼각대를 꺼내고 있었다.“이거 있잖아요.”“언제 샀어.”“파견 갔을 때.”“왜 처음 봐.”“도하 씨가 관심이 없으니까.”“아.”“왜요.”“또 내 잘못이네.”유지가 웃었다.“오늘은 봐드릴게요.”삼각대를 세운 곳은 거실이었다.뒤로는 아이보리색 커튼.옆에는 식탁.유지가 화면을 확인했다.“좀 더 이쪽.”도하가 한 발 움직였다.“여기?”“아니, 너무 왔어요.”“그럼 어디.”“아, 잠깐만.”유지가 직접 도하 팔을 잡아 끌었다.“여기.”“어렵네.”“사진 한 장 찍는 게 뭐가 어렵다고.”“너 기준이 많잖아.”“예쁘게 나와야죠.”도하가 피식 웃었다.“누가 보는데.”유지가 바로 대답했다.“우리.”도하가 잠깐 조용해졌다.“그럼 됐네.”“뭐가.”“네가 마음에 들면.”“아.”유지가 입꼬리를 올렸다.“오늘 말 예쁘게 하네.”첫 번째 사진.둘 다 너무 똑바로 앉아 있었다.유지가 화면을 확인하더니 바로 고개를 저었다.“이건 아니야.”“왜.”“증명사진 같아요.”두 번째.유지가 도하 쪽으로 기대었다.도하는 카메라보다 유지를 봤다.찰칵.유지가 사진을 확대했다.“어?”“왜.”“도하 씨 저 보고 있네.”“응.”“카메라 보라니까.”“봤는데.”“안 봤거든요.”도하가 화면을 보고 말했다.“이게 더 낫네.”“뭐가요.”“자연스러워.”유지도 다시 사진을 봤다.도하는 유지 쪽을 보고 있고.유지는 카메라를 보며 웃고 있었다.“음…….”“싫어?”“아니.”유지가 작게 웃었다.“이걸로 할래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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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같은 집에서 처음 싸운 날

“도하 씨.”“응.”“이거 왜 여기 있어요?”송유지가 거실 한쪽에 놓인 상자를 가리켰다.채도하가 노트북에서 고개를 들었다.“뭐가.”“이 상자요.”“아.”“아?”유지가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아직 정리하지 않은 도하의 물건들이 그대로 들어 있었다.책.서류.충전기.잡동사니.“이거 일주일 전에도 여기 있었거든요.”“알아.”“정리한다면서요.”“하려고 했어.”“언제요?”도하가 잠깐 멈췄다.“이번 주에.”유지가 허리에 손을 올렸다.“오늘 일요일인데.”“……그러네.”“아.”유지는 한숨을 쉬었다.“또 제가 하면 되죠?”도하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왜 그렇게 말해.”“뭘요.”“내가 시켰어?”“안 하니까요.”“내가 한다고 했잖아.”“근데 안 했잖아요.”순간.둘 다 입을 다물었다.*유지는 상자 뚜껑을 다시 닫았다.“됐어요.”“뭐가 됐어.”“그냥 두세요.”“유지야.”“저 씻을래요.”유지가 돌아서자 도하가 말했다.“잠깐만.”유지는 멈췄다.“왜요.”“지금 화났잖아.”“아니요.”“화났는데.”“그럼 화났다고 하면요?”도하도 표정이 굳었다.“얘기해야지.”유지가 팔짱을 꼈다.“저만 정리하는 것 같아서 싫어요.”“나도 하잖아.”“하죠.”“그런데?”“말해야 하잖아요.”도하가 입을 다물었다.유지가 계속 말했다.“수건 채우는 것도.”“응.”“세제 떨어진 거 사는 것도.”“응.”“분리수거 날짜 보는 것도.”“…….”“제가 먼저 말해야 해요.”도하가 짧게 숨을 내쉬었다.“그건 몰랐어.”“그러니까요.”유지의 목소리가 조금 커졌다.“모르는 게 문제라고요.”*도하도 잠시 말이 없었다.그러다 낮게 말했다.“근데 너도.”유지가 바로 봤다.“저도 뭐요.”“혼자 다 해놓고 나중에 화내잖아.”“네?”“말을 해.”“지금 하잖아요.”“쌓이기 전에.”유지가 황당하다는 얼굴을 했다.“아, 진짜.”“틀린 말은 아니잖아.”“그럼 제가 매번 체크해서 알려줘야 돼요?”“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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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함께 사는 집의 첫 손님

토요일 오후.송유지는 거실을 두 번이나 둘러봤다.“도하 씨.”“응.”“여기 괜찮아요?”채도하는 소파 옆 쿠션을 보더니 말했다.“괜찮아.”“진짜?”“응.”“저 쿠션 삐뚤어졌는데.”“유지야.”“왜요.”“손님 오는데 쿠션 각도까지 봐?”유지는 쿠션을 다시 세웠다.“첫 손님이잖아요.”“가족들 왔었잖아.”“그건 집들이고.”“오늘도 손님인데.”“느낌이 다르죠.”도하가 피식 웃었다.“뭐가 다른데.”유지는 잠깐 입을 다물었다.“친구니까.”“아.”“왜요.”“이제 이해했어.”“뭘.”“긴장하는 이유.”유지가 바로 돌아봤다.“저 안 긴장했거든요.”“그래.”“진짜.”“응.”“왜 안 믿어요.”“믿어.”그 말투가 더 안 믿는 것 같았다.초인종이 울렸다.유지가 바로 현관으로 갔다.문을 열자 나현이 서 있었다.손에는 작은 케이크 상자가 들려 있었다.“야.”“왔어?”나현은 신발도 벗기 전에 집 안부터 둘러봤다.“와.”유지가 바로 웃었다.“왜.”“진짜 같이 사네.”“그럼 가짜로 살아?”“아니.”나현이 고개를 저었다.“말로만 듣다가 실제로 보니까 신기해서.”채도하가 뒤에서 인사했다.“오랜만이에요.”나현도 고개를 숙였다.“안녕하세요.”그러다 유지와 도하를 번갈아 봤다.“근데 둘이 되게 자연스럽다.”유지가 눈썹을 올렸다.“뭐가.”“같이 사는 사람들 같아.”“같이 사니까.”“아, 맞네.”둘 다 웃었다.식탁에 케이크를 올려두고.나현은 집 안을 천천히 둘러봤다.“여기가 유지 작업방?”“응.”“도하 씨도 따로 있고?”“응.”“오.”나현이 고개를 끄덕였다.“잘했다.”유지가 물었다.“뭘.”“각자 공간 있는 거.”“그치?”“응. 맨날 붙어 있으면 싸워.”도하가 거실 쪽에서 말했다.“이미 한번 싸웠습니다.”유지가 바로 돌아봤다.“아.”나현 눈이 커졌다.“벌써?”“도하 씨.”“왜.”“그걸 왜 말해요.”“숨길 일 아니잖아.”나현이 바로 의자를 끌어당겼다.“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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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회사에 적힌 새 주소

월요일 아침.송유지는 출근하자마자 인사팀에서 온 메일을 열었다.주소 변경 확인 요청.“아.”지난주에 새집 주소로 바꿔둔 걸 깜빡하고 있었다.옆자리 직원이 슬쩍 물었다.“왜요?”“아니에요. 주소 바꾼 거 확인하래서.”“이사했어요?”“네.”“어디로요?”유지는 지역만 대충 말했다.직원이 눈을 크게 떴다.“거기 출퇴근 더 편하지 않아요?”“응. 좀 가까워졌어요.”“좋겠다.”그러다 직원이 장난스럽게 물었다.“혼자 이사했어요?”유지의 손이 잠깐 멈췄다.“아니요.”“어?”“같이 살아요.”직원의 눈이 더 커졌다.“남자친구랑?”유지는 이번에는 피하지 않았다.“네.”“와.”“왜요.”“아니, 생각보다 빨리 진도 나가서.”유지가 웃었다.“저희 생각보다 오래 만났거든요.”“결혼 준비 중이에요?”“아직 거기까진…….”유지는 말을 하다 멈췄다.도하가 친구 앞에서 너무 아무렇지 않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할 생각 있습니다.유지 입꼬리가 조금 올라갔다.“뭐예요, 그 표정.”“아무것도 아니에요.”“있네.”“없어요.”오후.인사팀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송유지 님?”“네.”“주소 변경하면서 비상연락처도 같이 수정하셨죠?”“네.”“채도하 님으로.”“아…… 네.”“관계란이 가족으로 되어 있어서 확인차 연락드렸어요.”유지의 눈이 조금 커졌다.“아.”관리사무소에서도 적었던 단어.가족.“혹시 배우자이신가요?”“아니요.”유지는 바로 대답했다.“그럼 동거 가족으로 등록하면 될까요?”이번에는 잠깐 망설였다.“네.”“알겠습니다.”너무 평범하게 통화가 끝났다.유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혼잣말했다.“동거 가족…….”생각보다 이상하지 않았다.퇴근 후.현관문을 열자 주방에서 소리가 났다.“다녀왔어요.”“어서 와.”유지는 신발도 다 벗기 전에 말했다.“도하 씨.”“응.”“오늘 회사에서도 가족 됐어요.”도하가 고개를 내밀었다.“뭐?”“비상연락처.”“아.”“관계가 가족으로 돼 있어서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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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어머니가 데려간 곳

토요일 오전.송유지는 현관 앞에서 신발을 신으며 채도하를 봤다.“진짜 아무것도 몰라요?”“응.”“어머니한테 다시 안 물어봤어요?”“물어봤어.”“뭐래요?”도하가 차 키를 집었다.“오면 안다고.”유지가 한숨을 쉬었다.“아…… 더 무서워.”“왜.”“저번에도 가보면 안다고 했잖아요.”“이번이 처음인데.”“느낌이 그렇다고요.”도하가 웃었다.“일단 가자.”약속 장소는 생각보다 평범했다.도하의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던 곳은.큰 쇼핑몰 앞이었다.유지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눈을 깜빡였다.“여기요?”어머니가 말했다.“왜.”“아니…….”유지는 주변을 둘러봤다.“저는 뭔가 되게 중요한 데 가는 줄 알았어요.”“중요해.”“쇼핑몰이요?”“따라와.”도하가 옆에서 작게 웃었다.유지가 팔꿈치로 툭 쳤다.“웃지 마요.”“아무 말 안 했어.”“표정이 웃었잖아요.”세 사람이 도착한 곳은 생활용품 매장이었다.유지는 입구에서 멈췄다.“어머니.”“응.”“설마…….”어머니는 카트를 하나 꺼냈다.“집에 없는 거 사.”유지와 도하가 동시에 말했다.“네?”어머니가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왜 그렇게 놀라.”도하가 물었다.“갑자기 왜요?”“집 가보니까 없는 게 많더라.”“저희가 사면 되는데.”“그러니까 오늘 사라고.”유지가 결국 웃었다.“아.”어머니가 바로 물었다.“왜.”“아니에요.”“뭔데.”“생각했던 거랑 너무 달라서.”“뭘 생각했는데.”유지는 도하를 봤다.“저희 둘 다 긴장했거든요.”어머니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뭐가 그렇게 무서워.”도하가 작게 중얼거렸다.“어머니가 장소를 안 알려주셨잖아요.”“그게 무서울 일이야?”유지가 웃음을 참았다.첫 번째로 멈춘 곳은 주방용품 코너였다.어머니가 물었다.“냄비 몇 개 있어?”유지가 대답했다.“두 개요.”“두 개?”“네.”“그걸로 뭘 해.”도하가 말했다.“충분한데요.”어머니가 바로 잘랐다.“넌 빠져.”유지가 웃음을 터뜨렸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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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처음으로 같이 늦은 날

금요일 밤.송유지는 회사에서 나오자마자 휴대전화를 확인했다.—끝났어요.채도하의 답장은 금방 왔다.—나도 지금 나가.유지가 바로 전화를 걸었다.“오늘 진짜 늦었네요.”—너도.“저는 회의였고요.”—나는 수정 건.“그래서.”유지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누가 먼저 집 도착하나 내기할래요?”—뭘 걸고.“설거지.”잠깐 정적.—싫어.유지가 웃었다.“왜요.”—둘 다 늦었는데 설거지를 왜 해.“그럼?”—시켜 먹자.“아.”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찬성.”결과는 도하가 먼저였다.유지가 현관문을 열자 불이 켜져 있었다.“다녀왔어요.”주방 쪽에서 바로 대답이 돌아왔다.“어서 와.”유지는 신발을 벗으며 웃었다.“졌네.”“뭘.”“내기.”도하가 물을 꺼내다가 고개를 돌렸다.“내기 성립 안 했어.”“저 혼자 했어요.”“그럼 네가 진 거네.”“아, 얄미워.”유지는 가방을 내려놓고 그대로 식탁에 엎드렸다.“힘들어.”도하가 물컵을 앞에 놨다.“많이?”“네.”“밥은.”“안 먹었어요.”“나도.”유지가 고개만 살짝 들었다.“진짜?”“응.”“와.”“왜.”“오늘 처음이네요.”“뭐가.”“둘 다 이렇게 늦은 거.”도하도 잠깐 생각했다.“그러네.”둘은 결국 가까운 곳에서 국밥을 포장해왔다.유지가 뚜껑을 열며 말했다.“집 생기고 좋은 점.”“뭔데.”“늦어도 어디서 만날지 안 정해도 돼요.”“응.”“그냥 여기 오면 되니까.”도하가 수저를 건넸다.“맞아.”유지는 국물을 한입 먹고 바로 눈을 감았다.“아.”“뜨거워?”“아니요.”“그럼.”“살 것 같아서.”도하가 웃었다.“아까 죽을 것 같았어?”“조금.”“과장.”“진짜라니까.”밥을 거의 다 먹었을 때.유지가 말했다.“근데 오늘 회사에서.”“응.”“또 물어봤어요.”“뭘.”“남자친구랑 같이 사는 거 어떠냐고.”도하가 눈썹을 올렸다.“누가.”“같은 팀 직원.”“그래서.”유지는 수저를 내려놨다.“좋다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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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돌아갈 집이 없어지는 날

토요일 늦은 오후.송유지는 거실 바닥에 앉아 빨래를 개고 있었다.채도하의 휴대전화가 울렸다.도하는 화면을 확인하더니 전화를 받았다.“네.”유지는 수건을 접으며 흘끗 봤다.“……네.”잠깐.“가격은 그렇게요?”유지의 손이 멈췄다.도하는 몇 마디를 더 듣고 전화를 끊었다.“도하 씨.”“응.”“무슨 전화예요?”도하가 휴대전화를 내려놨다.“예전 집.”“아.”유지가 바로 알아들었다.“팔려고 내놨어요?”“응.”“언제요?”“며칠 전에.”유지가 눈을 크게 떴다.“저한테 말도 안 하고?”“상담했던 건 알잖아.”“상담이랑 내놓은 건 다르죠.”도하가 잠깐 멈췄다.“그러네.”“아.”유지가 수건을 내려놨다.“이렇게 또 뒤늦게 말하네.”“미안.”“이번엔 미안 허용.”도하가 피식 웃었다.유지가 물었다.“근데 방금 뭐래요?”“사겠다는 사람 있대.”“벌써?”“응.”“와…….”유지는 자기도 모르게 길게 숨을 내쉬었다.도하가 그녀를 봤다.“왜.”“몰라요.”“아쉬워?”“제가 왜요?”그렇게 말하고.유지는 잠깐 입을 다물었다.“조금?”“응?”“이상하잖아요.”유지가 손가락으로 바닥을 툭툭 두드렸다.“저 거기 처음 갔을 때도 기억나고.”“응.”“제 머그컵도 있었고.”“응.”“서랍도 생겼고.”“응.”“거기서 처음 같이 자기도 했고.”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랬지.”유지가 작게 중얼거렸다.“생각보다 제 기억도 많네.”도하는 잠시 말이 없었다.“내일 갈래?”유지가 고개를 들었다.“어디요.”“그 집.”“왜.”“남은 물건도 좀 보고.”잠깐.“아마 마지막일 것 같아서.”유지의 표정이 멈췄다.“진짜 팔 거예요?”“응.”이번에는 대답이 빨랐다.“안 아쉬워요?”“아쉽지.”“그런데?”도하는 집 안을 한번 둘러봤다.“여기 있잖아.”유지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아.”“왜.”“그 대답 좀 반칙인데.”다음 날.예전 집 문을 열자 익숙한 냄새가 났다.유지는 현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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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하나만 남은 주소

월요일 오후.채도하가 오래 살았던 집의 매도 계약을 끝냈다.송유지는 퇴근 직전 메시지를 받았다.—끝났어.유지는 화면을 한참 봤다.—진짜요?—응.몇 초 뒤.—이제 진짜 남의 집 됐네.유지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기분 이상해요?답장은 조금 늦었다.—조금.유지는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도하 씨.”—응.“괜찮아요?”—응.“진짜?”—진짜.유지는 의자에 기대었다.“그래도 오래 살았잖아요.”—알아.“언니랑도 살았고.”잠깐 정적.—응.유지는 괜히 말을 잘못했나 싶었다.“아…….”도하가 먼저 말했다.—왜 네가 눈치 봐.“그냥.”—괜찮아.그리고.—기억 없어지는 거 아니잖아.유지는 조용해졌다.“응.”—집만 바뀌는 거지.퇴근 후.유지는 평소보다 조금 빨리 현관문을 열었다.“다녀왔어요.”거실에서 도하가 바로 대답했다.“어서 와.”유지는 가방도 내려놓기 전에 그에게 다가갔다.“뭐야.”“그냥.”“그냥 금지.”유지가 웃었다.“오늘은 허용.”그리고 도하를 안았다.도하가 잠깐 굳었다가 바로 등을 감쌌다.“왜.”“축하해주려고.”“집 판 걸?”“응.”“그게 축하할 일이야?”유지는 품에서 고개를 들었다.“새집으로 완전히 온 거잖아요.”도하가 몇 초 유지 얼굴을 봤다.“그렇게 생각하면 그렇네.”“그러니까.”유지는 다시 꼭 안았다.“잘 왔어요.”도하가 웃었다.“이미 여기 살고 있었는데.”“그래도.”저녁을 먹다가.도하가 식탁 위에 작은 봉투 하나를 올렸다.유지가 눈썹을 올렸다.“뭐예요?”“가져온 거.”“어디서.”도하는 말없이 봉투를 밀었다.유지가 열어봤다.안에는 오래된 열쇠 하나.어제 봤던 그 열쇠였다.“아.”“기억해?”“응.”유지는 열쇠를 손바닥 위에 올렸다.“진짜 가져왔네요.”“응.”“어디 둘 건데요.”도하가 잠시 생각했다.“네가 정해.”유지가 바로 말했다.“왜 제가.”“어제 네가 더 오래 보고 있었잖아.”“그랬나?”“응.”유지는 열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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