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บทที่ 251 - บทที่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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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화: 첫날, 디렉터 없는 회의

다음 날 오전 8시 37분.송유지는 숙소 문을 나서기 전에 거울을 한 번 봤다.셔츠.재킷.노트북 가방.그리고 숙소 열쇠에는 작은 금속 태그가 달려 있었다.HOME.유지는 손끝으로 한번 만졌다.휴대전화가 울렸다.채도하였다.—일어났어?유지가 바로 답했다.—벌써 나가요.—밥은.유지는 잠깐 멈췄다.—커피.답은 거의 바로 왔다.—그건 밥 아니야.유지가 웃었다.—알아요.—뭐라도 먹어.—회사 가서 먹을게요.잠시 뒤.—첫날부터 굶지 마.유지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답했다.—네, 남편님.회사까지는 차로 15분 정도였다.유지는 일부러 조금 일찍 도착했다.건물 입구에서 현지 담당자가 기다리고 있었다.“송 리드님?”“네.”“어서 오세요.”처음 듣는 억양.처음 보는 사무실.유지는 자연스럽게 주변부터 봤다.사진으로 봤던 것보다 훨씬 작았다.한 층을 여러 팀이 나눠 쓰고 있었고.안쪽으로 들어가자 익숙한 얼굴들이 하나씩 보였다.화상 화면에서 봤던 12명.누군가는 유지 얼굴을 알아보고 먼저 일어났다.“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한 명.두 명.곧 여기저기서 인사가 이어졌다.유지는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드디어 직접 뵙네요.”현지 디렉터도 조금 뒤 나타났다.“잘 주무셨습니까?”“네.”“숙소는 괜찮고요?”“좋습니다.”“다행이네요.”유지는 바로 물었다.“정말 첫 회의 안 들어오실 거예요?”디렉터가 웃었다.“네.”“완전히?”“완전히.”“왜요.”그는 회의실 쪽을 한번 봤다.“제가 있으면.”“네.”“저 사람들이 송 리드에게 하는 말이 달라질 겁니다.”유지는 잠깐 생각했다.“디렉터님한테도 못 하는 말이 있다는 뜻이에요?”“당연하죠.”너무 태연한 대답이었다.유지가 피식 웃었다.“솔직하시네요.”“송 리드도 솔직하셨으니까요.”그리고 그는 덧붙였다.“끝나고 저한테 보고 안 하셔도 됩니다.”유지가 눈을 조금 크게 떴다.“진짜요?”“네.”“제가 뭘 들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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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화: 둘째 날, 도하가 보내온 사진 한 장

둘째 날 아침.송유지는 전날보다 조금 늦게 눈을 떴다.알람은 이미 한 번 울린 뒤였다.“아.”유지는 급하게 몸을 일으켰다.그리고 제일 먼저 휴대전화를 봤다.채도하에게 메시지가 와 있었다.—일어났어?시간은 20분 전.유지가 바로 답했다.—지금요.곧 답이 왔다.—늦잠?—조금.—밥 먹고 가.유지는 웃었다.—오늘은 진짜 먹어요.—사진.—또 사진?—응.유지는 숙소 근처 빵집에 들렀다.어제 퇴근길에 봐둔 곳이었다.작은 크루아상 하나와 커피를 샀다.창가 자리에 앉자마자 사진을 찍었다.—먹어요.도하가 바로 답했다.—그게 아침 끝?유지가 화면을 보다가 피식 웃었다.—커피도 있잖아요.—커피는 밥 아니야.—요즘 잔소리 늘었어요.—네가 안 먹으니까.유지는 결국 크루아상을 반쯤 더 찍어 보냈다.—됐죠?—응.—여보는요.답장이 조금 늦었다.그리고 사진 한 장이 왔다.집 식탁이었다.익숙한 자리.도하 앞에는 토스트와 달걀이 놓여 있었다.그런데 유지가 보는 건 음식이 아니었다.식탁 맞은편.자기 자리.비어 있었다.유지는 사진을 확대했다.그리고 메시지를 보냈다.—왜 제 자리까지 찍었어요.도하의 답.—그냥 찍혔어.유지는 바로 웃었다.—거짓말.잠시 뒤.—조금 조용해서.유지 손이 멈췄다.출근길.유지는 계속 그 사진을 한 번씩 봤다.어제까지만 해도.자기가 앉아서 떠들던 자리였다.“이거 먹어봐요.”“오늘 회사에서 있잖아요.”“여보 듣고 있어요?”그런 말들이 쌓여 있던 곳.지금은 비어 있었다.유지는 혼잣말처럼 말했다.“진짜 조금 이상하네.”회사에 도착하자.현지 팀 분위기는 어제보다 확실히 달랐다.누군가 먼저 인사를 했고.한 명은 커피를 들고 와 물었다.“어제 점심은 괜찮으셨어요?”유지가 웃었다.“네. 맛있었습니다.”“그 집 유명해요.”“남편 오면 데려가려고요.”그 직원이 웃었다.“배우자분 오세요?”“3주쯤 뒤에요.”“오.”옆에 있던 직원이 바로 끼어들었다.“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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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화: 셋째 날, 디렉터가 먼저 꺼낸 이야기

셋째 날 아침.송유지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휴대전화를 확인했다.채도하에게서 사진이 와 있었다.어제와 같은 식탁.그리고.어제와 똑같이 비어 있는 자기 자리.이번에는 그 위에 작은 메모까지 놓여 있었다.밥 먹기.유지는 그대로 웃었다.—이거 일부러죠.도하의 답은 빨랐다.—응.—이제 인정하네.—어제 들켰잖아.유지는 사진을 저장했다.그리고 답했다.—오늘은 아침 먹었어요.—사진.유지는 바로 빵과 커피 사진을 찍어 보냈다.—됐죠?—응.잠깐.—오늘 그 디렉터 만나는 날이지.유지 손이 멈췄다.—기억했어요?—네가 어제 말했잖아.—응.—듣고 와.유지는 그 짧은 문장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응.오전 8시 45분.현지 디렉터는 이미 작은 회의실에 와 있었다.유지가 들어가자 그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오셨네요.”“네.”“커피 드십니까?”“이미 한 잔 했습니다.”“그럼 바로 이야기하죠.”유지도 맞은편에 앉았다.노트북은 열지 않았다.디렉터가 그걸 보고 물었다.“기록 안 하십니까?”“필요하면 나중에 하려고요.”“왜요.”“일단 듣고 싶어서.”그는 잠깐 유지 얼굴을 봤다.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어제 팀원들에게 들으셨죠.”유지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뭘요.”“결정권은 위에 있는데 책임은 아래에 남아 있다는 얘기.”유지는 잠깐 그를 봤다.“네.”“제가 그 구조를 만든 사람처럼 들렸을 겁니다.”“일부는요.”그가 피식 웃었다.“솔직하시네요.”“디렉터님도 그러라고 하셨잖아요.”“맞습니다.”그는 잠시 손을 모았다.“예전에 큰 실수가 하나 있었습니다.”유지는 조용히 들었다.“현지에서 파트너 조건을 너무 공격적으로 잡았고.”“네.”“본사 승인을 기다리면 일정이 늦어진다고 판단해서 먼저 진행했습니다.”“누가 결정했어요?”“제가.”유지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디렉터님이요?”“네.”“결과는.”“나빴습니다.”짧고 담담했다.그는 계속 말했다.“파트너가 반발했고.”“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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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화: 넷째 날, 처음으로 회의가 멈췄다

넷째 날 아침.송유지는 출근하자마자 메일함을 열었다.현지 팀에서 올라온 일정표.파트너사 답변.그리고 오후 운영회의 자료.유지는 그중 마케팅 일정부터 다시 봤다.어제 직원이 말했다.현장에서는 너무 빠릅니다.하지만 오늘은.유지가 대신 말하지 않기로 했다.회의 시작 10분 전.그 직원이 유지 자리로 왔다.“송 리드님.”“네.”“저 오늘 말해보려고요.”유지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근데.”“네.”“디렉터님이 반대하면.”유지는 잠깐 생각했다.“끝까지 들어보세요.”“그리고요?”“그다음에 근거로 말해요.”“제가 틀리면요?”“그럼 바꾸면 되죠.”직원이 눈을 조금 크게 떴다.유지가 웃었다.“말했다고 무조건 이겨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아.”“말할 수 있는 게 먼저죠.”직원은 잠깐 긴장한 얼굴로 웃었다.“해볼게요.”오후 2시.운영회의가 시작됐다.현지 디렉터가 일정표를 화면에 띄웠다.“이번 주말 파트너 준비 완료.”그 순간.유지는 어제 그 직원 쪽을 봤다.직원도 유지와 눈이 마주쳤다.잠깐.아무 말이 없었다.유지는 일부러 시선을 거뒀다.디렉터가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려는 순간.“잠깐만요.”회의실이 조용해졌다.마케팅 담당자였다.유지는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다.디렉터가 말했다.“말씀하세요.”직원이 숨을 한번 고르고 말했다.“주말 일정 그대로 진행하면 파트너 쪽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디렉터 눈썹이 조금 올라갔다.“어제는 그런 보고 없었는데요.”“어제 확인됐습니다.”“어느 정도 부족합니까?”직원은 바로 자료를 열었다.“현지 인력 배치 60%.”“네.”“프로모션 물량은 70%.”“응.”“그리고 파트너 교육은 절반도 안 끝났습니다.”회의실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디렉터가 화면을 봤다.“그럼 대안은요.”직원이 잠깐 멈췄다.유지는 그 순간에도 끼어들지 않았다.직원이 다시 말했다.“2일 미루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2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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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화: 다섯째 날, 오늘은 서로 먼저 말하기

다섯째 날 아침.송유지는 눈을 뜨자마자 휴대전화를 확인했다.채도하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오늘은 내가 먼저.유지가 웃었다.—뭘요.답장과 함께 사진 한 장이 왔다.이번에는 빈 식탁이 아니었다.도하가 직접 찍은 셀카.막 출근 준비를 끝낸 얼굴이었다.뒤로는 익숙한 거실이 보였다.유지는 사진을 한참 보다가 답했다.—왜 이렇게 갑자기 잘생긴 척해요.—척?—응.—안 보내.유지가 바로 답했다.—아니.—저장했어요.—벌써?—응.잠시 뒤.도하가 보냈다.—너도.유지는 침대에 앉은 채 자기 얼굴을 한번 봤다.“지금?”머리는 조금 흐트러졌고.눈도 덜 떠졌다.그래도 사진을 찍었다.꾸미지 않고.그대로.—대신 웃지 마요.도하의 답.—좋은데.유지는 괜히 화면을 한번 더 봤다.—뭐가요.—아침 얼굴.“아.”유지는 입꼬리를 누르며 침대에서 일어났다.출근하자마자.현지 팀 분위기는 전날보다 조금 더 편해져 있었다.유지가 자리에 앉자 마케팅 담당자가 먼저 다가왔다.“송 리드님.”“네.”“어제 일정 미룬 건 파트너 쪽에서도 괜찮다고 했습니다.”“다행이네요.”“그리고.”직원이 살짝 웃었다.“어제 회의에서 제가 말한 거.”“응.”“다른 팀원들도 좋았다고 하더라고요.”유지는 바로 물었다.“뭐가 좋았대요?”“제가 말한 게.”“응.”“그대로 문제 취급되지 않은 거요.”유지 표정이 조금 느려졌다.“아.”직원이 웃었다.“사소한 건데.”“아니요.”유지는 고개를 저었다.“안 사소해요.”오전에는 신규 런칭 예산 검토가 있었다.이번에는 유지와 현지 디렉터 둘 다 앞에 앉지 않았다.재무 담당자가 직접 자료를 설명했다.유지는 중간에 몇 번만 질문했다.“이 비용은 왜 늘었어요?”“물류 쪽 변동입니다.”“그럼 대체 가능해요?”“가능하지만 품질이 떨어집니다.”“얼마나.”“약 8% 정도.”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유지하죠.”재무 담당자가 조금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바로요?”“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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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화: 여섯째 날, 처음으로 아무 말 없이 같이 있었다

여섯째 날송유지는 아침부터 조금 지쳐 있었다.큰 문제가 생긴 건 아니었다.오히려 반대였다.일이 너무 많지도 않았고.회의가 꼬이지도 않았고.누가 크게 부딪히지도 않았다.그런데 이상하게.몸이 무거웠다.출근 준비를 하다가 거울을 보던 유지가 중얼거렸다.“피곤한가.”휴대전화가 울렸다.채도하.—일어났어?유지는 바로 사진을 찍어 보냈다.침대 끝에 앉아 있는 자기 무릎.그 옆에 어질러진 셔츠.—응.도하의 답.—오늘 왜 이렇게 힘없어 보여.유지가 피식 웃었다.—무릎만 보고도 알아요?—대충.—초능력 있네.—밥 먹어.유지는 웃으면서도.이번에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잠시 뒤.—오늘은 좀 피곤해요.답장은 금방 왔다.—일 때문?유지는 생각하다가.—그냥 전체적으로.도하는 더 캐묻지 않았다.—그럼 오늘은 덜 해.유지는 그 문장을 보고 한참 있다가 답했다.—노력해볼게요.회사에 도착하자.현지 디렉터가 먼저 유지 얼굴을 봤다.“피곤해 보이십니다.”유지가 웃었다.“다들 왜 얼굴만 봐요.”“티가 납니다.”“진짜요?”“네.”유지는 자리로 가면서 말했다.“오늘은 티 안 나게 좀 해야겠네요.”디렉터가 뒤에서 말했다.“그럴 필요 있습니까?”유지가 걸음을 멈췄다.“네?”“피곤하면 피곤한 거죠.”유지는 잠깐 그를 봤다.“오늘은 제가 그 말을 듣네요.”“무슨 말입니까?”“괜찮은 척하지 말라는 말.”현지 디렉터가 웃었다.“남편분도 그러십니까?”유지가 눈을 조금 크게 떴다.“제가 남편 얘기를 너무 많이 했나 봐요.”“조금.”“아.”오전에는 파트너사 실무 미팅이 있었다.특별한 충돌은 없었다.유지는 질문을 던지고.팀원들이 답하고.디렉터가 보충했다.예전 같으면 유지가 직접 정리했을 내용을.이번에는 운영 담당자가 먼저 정리했다.“그럼 이 부분은 현지에서 바로 처리하고.”“응.”“예산 넘어가는 부분만 송 리드님 확인 받죠.”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그리고 마케팅 담당자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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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화: 일곱째 날, 도하가 먼저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일곱째 날 아침.송유지는 눈을 뜨자마자 휴대전화를 봤다.채도하에게서 사진이 와 있었다.이번에는 식탁도.셀카도 아니었다.작은 여행용 가방.침대 위에 열려 있었다.유지 눈이 커졌다.—뭐예요.답장이 바로 왔다.—짐.—벌써?—조금씩.유지는 그대로 웃었다.—진짜 오는 사람 같네.—진짜 간다니까.유지는 한동안 사진을 봤다.가방 한쪽에는 셔츠.충전기.노트북 파우치.그리고 구석에 작은 세면도구 파우치까지 들어 있었다.—그거 제가 들고 온 거랑 다른 거죠.—응.—제가 가져온 것도 있는데.—알아.—그럼 왜 또 챙겨요.잠시 뒤.—혹시 부족할까 봐.유지는 피식 웃었다.—여보 은근 철저해.—너보다.—그건 인정 못 해요.출근길.유지는 전날보다 훨씬 가벼웠다.몸도 덜 피곤했고.무엇보다.도하가 실제로 오기 시작한다는 느낌이 조금씩 강해지고 있었다.회사에 도착하자 마케팅 담당자가 물었다.“오늘 기분 좋아 보이세요.”유지가 바로 웃었다.“그렇게 티 나요?”“네.”“다들 왜 제 얼굴만 보는지 모르겠어요.”“남편분 일정 확정됐어요?”유지 눈이 조금 커졌다.“그걸 또 기억해요?”“다들 기다리고 있는데요.”“왜 다들.”직원이 웃었다.“송 리드님이 너무 많이 말해서요.”유지는 잠깐 입을 다물었다.“제가 그렇게 많이 했나.”“조금요.”오전 회의는 짧았다.전날보다 더 짧았다.운영 담당자가 먼저 안건을 정리했고.재무 담당자가 자기 쪽 결정을 가져왔다.유지는 필요한 부분만 확인했다.“이건 현지에서 바로 결정하세요.”“이건 저한테 올리고.”“이건 디렉터님 승인.”점점.결정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가 명확해지고 있었다.현지 디렉터가 회의 끝나고 말했다.“오늘 40분 예상했는데 18분 걸렸습니다.”유지가 시계를 봤다.“진짜네.”“좋으십니까?”“엄청.”“전에는 회의 오래하는 사람이 일 많이 하는 줄 알았는데요.”유지가 웃었다.“저도 예전에 좀 그랬어요.”디렉터도 웃었다.“저도.”점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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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화: 여덟째 날, 먼저 바뀐 건 회의가 아니었다

여덟째 날 아침.송유지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공용 문서부터 열었다.어제 운영 담당자가 만든 업무 제안함.하룻밤 사이.3개였던 의견이 8개로 늘어나 있었다.유지는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금요일 오후 5시 정례회의 시간 조정.파트너 문의 대응 담당 분산.신규 인력 교육 자료 통합.그리고.새로 올라온 의견.회의에서 결정되지 않은 일을 결정된 것처럼 전달하지 않기.유지 손이 멈췄다.“이건 또 세네.”옆자리 직원이 웃었다.“어제부터 다들 조금 신났습니다.”“왜요.”“말해도 된다는 걸 알아서요.”유지는 화면을 다시 봤다.“아직 하루밖에 안 됐는데.”“그 하루가 컸나 봐요.”오전 회의.현지 디렉터가 먼저 제안함을 화면에 띄웠다.“오늘은 이걸 먼저 보죠.”유지가 그를 봤다.어제까지만 해도.회의의 시작은 늘 디렉터가 준비한 안건이었다.오늘은 달랐다.운영 담당자가 직접 앞으로 나왔다.“현재 8건 올라왔습니다.”그리고 하나씩 읽기 시작했다.유지는 말없이 들었다.문제의 금요일 오후 5시 정례회의 이야기가 나오자.몇 명이 동시에 반응했다.“시간은 진짜 바꿔야 합니다.”“금요일 오후에 결정하면 월요일 오전 바로 해야 해서.”“자료 준비를 주말에 하게 됩니다.”디렉터가 물었다.“그럼 언제가 좋습니까?”잠깐 정적.예전 같으면.여기서 끝났을 것이다.그런데 이번에는.마케팅 담당자가 먼저 말했다.“목요일 오후는 어떻습니까?”재무 담당이 바로 받았다.“그러면 금요일 하루 수정 가능합니다.”운영 담당이 말했다.“저도 목요일이 낫습니다.”디렉터가 유지 쪽을 봤다.유지는 어깨를 으쓱했다.“저 보지 마세요.”회의실에서 웃음이 났다.“저는 이 회의 처음 온 사람이잖아요.”결국.정례회의는 금요일 오후 5시에서.목요일 오후 3시로 옮겨졌다.시범 운영 2주.문제가 없으면 유지.디렉터가 말했다.“좋습니다. 그렇게 하죠.”순간.누군가 아주 작게 박수를 쳤다.유지가 바로 웃었다.“그 정도예요?”직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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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화: 아홉째 날, 둘이 같은 시간을 쓰는 법

아홉째 날 아침.송유지는 숙소 문을 나서기 전에 책상 위를 한번 봤다.자기 컵.도하 컵.사진.그리고 어제 도하가 보내준 실내 슬리퍼.별것도 아닌데.며칠 전보다 방이 덜 낯설었다.휴대전화가 울렸다.채도하.—출근?유지가 답했다.—응.—오늘 몇 시쯤 끝나.유지는 잠깐 생각했다.—6시 반?—확실해?—아마.곧 답이 왔다.—아마 금지.유지가 웃었다.—여보가 그 말 써요?—배웠어.—누구한테.—너한테.회사에 도착하자.업무 제안함에 새로운 의견이 또 올라와 있었다.이번에는 꽤 구체적이었다.파트너사 요청이 긴급이라는 이유로 들어오면 담당자가 모든 업무를 멈추는 방식 개선 필요.유지는 바로 운영 담당자를 불렀다.“이거 누가 올린지는 모르죠?”“네.”“근데 문제 있어 보여요.”“저도요.”“지금 긴급 요청 들어오면 어떻게 해요?”“담당자가 거의 다 받아요.”“다?”“우선순위가 따로 없습니다.”유지가 고개를 갸웃했다.“그럼 진짜 긴급한 거랑 그냥 빨리 해달라는 게 똑같이 취급돼요?”운영 담당자가 잠깐 멈췄다.“네.”“그건 이상한데.”오전 회의.유지는 이번에도 답부터 내놓지 않았다.“긴급 요청 기준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운영 담당자가 물었다.“기준은 어떻게 잡을까요?”유지는 바로 되물었다.“여러분이 지금까지 제일 많이 겪었잖아요.”잠시 정적.곧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고객 서비스 중단.계약 위반 위험.현장 안전 문제.대외 공개 일정 차질.그 외에는 당일 대응이 아니라.일반 우선순위에 따라 처리.현지 디렉터가 말했다.“그럼 4단계 정도로 나눌 수 있겠네요.”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마케팅 담당자가 말했다.“그럼 파트너가 ‘긴급’이라고 써도 자동으로 긴급은 아닌 거죠?”유지가 웃었다.“그게 핵심인 것 같은데요.”회의실에서 웃음이 났다.회의가 끝난 뒤.현지 디렉터가 말했다.“송 리드.”“네.”“요즘 회의에서 점점 말이 줄어듭니다.”유지가 웃었다.“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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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화: 열째 날, 도하가 올 날짜를 세기 시작했다

열째 날 아침.송유지는 출근 준비를 하다가 문득 멈췄다.책상 위에 놓인 두 개의 컵.자기 것.도하 것.그리고 바닥에 나란히 놓인 슬리퍼 두 켤레.아직 도하는 오지 않았는데.숙소 안에는 이미 그 사람 자리가 생겨 있었다.유지는 휴대전화를 집었다.—여보.답장은 바로 왔다.—응.—우리 오늘 며칠째지.잠시 뒤.—10일째.유지가 눈을 크게 떴다.—벌써?—응.—그럼 여보 오는 날까지.잠깐.—세려고?유지가 피식 웃었다.—조금.도하의 답.—하지 마.—왜요.—길어 보여.유지는 그대로 웃었다.며칠 전까지.그 말은 자기가 하던 거였다.회사에 도착하자.분위기는 처음 왔을 때와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누가 유지에게 묻기 전에.직원들끼리 먼저 이야기했다.“이건 운영 쪽에서 결정하면 될 것 같아요.”“예산만 넘으면 리드님 확인 받고.”“파트너 일정은 마케팅이 먼저 보죠.”유지는 자기 자리에서 그걸 듣다가 괜히 웃었다.현지 디렉터가 지나가며 말했다.“또 좋아 보이십니다.”“오늘은 회사 때문이에요.”“오늘은?”유지가 바로 입을 다물었다.디렉터가 웃었다.“남편분 오시는 것도 좋아 보이시고.”“제가 그렇게 티 나요?”“많이요.”“아.”오전 회의는 20분도 걸리지 않았다.끝나자마자 운영 담당자가 유지 쪽으로 왔다.“송 리드님.”“네.”“다음 주 일정 하나 같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뭔데요.”“외부 파트너 대표가 직접 옵니다.”유지 표정이 달라졌다.“언제.”그가 날짜를 보여줬다.유지는 화면을 보고 잠깐 멈췄다.하필.도하가 현지에 도착하는 날이었다.“아.”운영 담당자가 눈치를 봤다.“문제 있습니까?”“아니요.”“진짜요?”유지는 웃었다.“남편 오는 날이라.”“아.”그의 표정이 바로 이해한 얼굴이 됐다.“저녁 일정까지 잡힐 수도 있습니다.”“그렇겠죠.”현지 디렉터까지 불러 일정을 확인했다.파트너 대표 도착.오후 현장 점검.저녁 식사 가능성.유지는 일정표를 한참 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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